나는 최욱현이 담현아의 말처럼 무섭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새해 때도 그는 소년처럼 우리 집에 눌러앉아서 설을 쇨 정도였으니까. 그때는 딱히 과한 행동도 안 했고 나름 잘 지냈다.하지만 담현아의 걱정하는 모습에 그냥 따라 나가기로 했다. 콘서트장 출구에 다다랐을 때, 우리에게로 한 줄기 빛이 쏟아졌다. 동시에 최욱현의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두 분, 축하드립니다! 무대에 올라와서 저와 함께 게임을 하시겠어요?”스태프가 마이크를 건넸다. 담현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며 단호하게 거절했다.“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 지금 바로 가 봐야 해요. 죄송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할게요.”담현아는 나를 잡아끌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욱현은 그냥 철없는 애야. 그렇게 무서워할 것 없어.”담현아는 동의하며 말했다.“무섭진 않죠. 그냥 미친놈이니까!”담현아는 최욱현에 대해 좋은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는 궁금해서 웃으며 물었다.“혹시 욱현이한테 안 좋은 일이라도 당한 적이 있어?”그 말에 담현아는 침묵했다. 그리고 그녀의 표정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정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한겨울에 담현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최욱현이 사람을 죽이는 걸 봤어요. 그것도 아주 잔인한 방법으로... 수아 언니, 그 녀석은 순진한 척하는 게 특기예요. 그래서 업계 사람들은 다 그를 싫어하죠! 지금까지 프랑스 왕실의 비호가 없었다면 그는 진작에 제멋대로인 성격 때문에 목숨을 잃었을 거예요. 그러니 언니도 그 인간과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예요.”담현아의 표정을 보니 정말 최욱현을 무서워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최욱현과 나 사이의 미묘한 관계는 말하지 않았다.굳이 설명하자면 같은 어머니를 뒀다는 것뿐이었다.나와 담현아가 헬기를 타려고 할 때, 최욱현이 뒤쫓아 왔다.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내게 물었다. “수아야, 어디 가?”담현아는 내 팔을 꽉 잡았다.나는 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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