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진은 즉시 내 의도를 알아차리더니 한동안 침묵하다가 말했다.“너와 지훈 씨의 일이 인터넷에서 떠들썩하더라. 계속 묻고 싶었지만 혹시 방해가 될까 봐 참았어. 수아야, 한때 넌 현성 씨를 죽도록 사랑했잖아. 그런데 결국 지훈 씨를 선택했지. 그건 이해할 수 있어. 예전에 네 오빠도 현성 씨와 비슷했거든. 그래서 나도 나중에 다른 남자를 만났었어. 그리고 그 남자를 선택하려 했지만... 내가 놓쳐버렸어. 난 지금까지도 후회하며 살아.”김예진이 예전에 만났던 그 남자가 죽었다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나는 그녀를 불렀다.“언니.”“수아야, 지훈 씨가 어떤 사람인지는 네가 더 잘 알겠지. 지훈 씨의 세계는 위험으로 가득해. 내일이 먼저 올지, 아니면 사고를 먼저 당할지 아무도 몰라. 그런데도 네가 병 때문에 지훈 씨를 밀어내려고 한다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오히려 함께 이겨내는 거지. 수아야,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 후회하지 마.”한때 조민수가 내게 해줬던 말과 똑같았다.그 후 나는 고현성을 잃었다.지금 언니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순간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차올랐다.나는 망설이며 말했다.“생각해 볼게요.”“수야아,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병원최희연은 눈을 뜨자마자 곁에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그는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그녀가 지금까지 본 사람 중 가장 잘생긴 남자였다. 물론 석지훈 역시 그에 못지않았다.최희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왔네요.”그가 대답했다.“네, 왔어요.”최희연은 일부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제 얼굴은 이미 망가졌어요.”그녀는 이게 누구의 소행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그럼에도 진유겸이 진실대로 말하기를 기다렸다.그러나 그는 냉랭한 얼굴로 말했다.“미안해요.”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물었다.“왜 사과해요?”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던 그는 한참을 침묵했다. 이미 그녀와 끝내려고 마음을 정했지만 그녀에게 직접 말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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