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도 멀어서 거절할 이유는 충분했지만 나는 그래도 선생님의 부탁을 들어주었다.[네, 가능해요.][고마워, 수아야.][아니에요.]사실 내가 운성에 가려는 가장 큰 이유는 그곳에 석지훈이 있었기에 그의 옆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였다.그래서 나는 바로 석지훈에게 문자를 보내보았다.[언제 와요?][내일 저녁에 갈게, 조금만 기다려.]문자의 끝에 항상 조금만 기다리라고 덧붙이는 건 나의 걱정을 덜어주고 나를 다독이기 위한 그의 배려였다.나는 그의 문자를 보며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문자를 보냈다.[나 내일 운성 갈 일 있는데, 저녁에 같이 올까요 그럼?”[응, 내가 내일 데리러 갈게.]그 문자에 기분이 좋아진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으로 들어가 진하진 않지만 생기 도는 가벼운 화장을 하고는 분홍색 탑으로 갈아입고 포니테일을 묶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연한 립스틱까지 바르고 차 키를 들고 내려가려 하는데 마침 담현아가 문자를 보내왔다.[언니, 우리 저녁에 클럽 가는데 같이 갈래요?]놀 때도 나를 부르는 걸 보니 담현아는 나를 정말 친구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아니, 나 내일 운성 가야 해.][거긴 왜 가는데요?][수업 대타해주러. 내일 저녁에 올 거야.]그에 담현아가 기다렸다는 듯 바로 답장을 보내왔다.[나도 데려가서 같이 놀면 안 돼요?]물론 놀러 가는 건 아니었지만 담현아를 거절할 수 없었던 나는 주차장에서 그녀가 좋아할 만한 차를 골라서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흰색 탑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는 담현아는 나보다 더 시원한 옷차림을 하고서 기다리는 게 지루했는지 돌멩이들을 차고 있었다.볼이 발그스레한 담현아는 나를 보자마자 차를 에워싸고 돌며 감탄했다.“수아 언니, 스포츠카가 왜 이렇게 많아요?”나보다 어린 애가 불러주는 수아라는 이름은 오혜원이 부를 때와는 달리 전혀 거북하지 않았다.그래서 나는 웃으며 물었다.“나랑 드라이브 갈래?”“당연하죠.”담현아는 신나게 선글라스를 끼며 차에 올라탔는데 그녀가 앉자마자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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