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표정을 지은 아버지는 평온한 삶을 방해하기라도 한 듯 내가 그의 말을 소화하기도 전에 모질게 어머니의 품에서 나를 끌어냈다.나는 아버지에게 떠밀려 문밖으로 나왔지만 한사코 그의 팔을 붙잡고 떠나려 하지 않고머리를 흔들며 억울하게 애원했다.“아빠, 절 쫓아내지 말아요.”아버지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나를 쫓아내려고 마음을 굳게 먹은 듯했다. 나는 울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빠, 정말 보고 싶어요. 쫓아내지 말고 여기에서 하룻밤만 묵게 해주면 안 돼요?”아버지는 나를 다시 밀치지 않았는데 한순간에 10년은 늙은 것 같았다. 나는 문 앞에, 아버지는 문 안에 서 있었는데 나는 아버지가 애수에 찬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보고 싶었어. 나도 우리 예쁜 딸 수아가 보고 싶었어. 나는 지난 9년 동안 내 딸 보러 운성시에 수도 없이 가고 싶었어. 내 딸이 매일 잘 먹고 있는지, 밤에 잘 자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누구한테 괴롭힘을 당하는 건 아닌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는지 궁금했어... 나와 네 엄마는 밤낮으로 그리워했지만 네 소식이 조금도 들을 수 없었어. 네 일이 몇 번이나 실시간검색에 오르내려서야 우린 어른이 된 너를 알아봤어.”“아주 예쁜 소녀였지. 난 그 기사를 보며 네 엄마에게 말했어. ‘봐, 우리의 소중한 딸이야. 다 커서 시집간대!’”“하지만 딸이 시집간 그 사람은 내 딸을 행복하게 하지 못했는지 또 이혼했어. 너의 이혼 소식을 듣고 엄마는 밤새 잠도 못 자고 한참이나 울었고, 나는 이혼도 괜찮다고, 앞으로 더 좋은 남자가 너를 사랑하고 아껴주고 예뻐할 것이라고 위로했지.”내 눈은 눈물샘을 잠그지 못하는 듯 계속 눈물이 흘러나왔는데 슬픈 표정으로 한마디 한마디 뱉어내는 아빠의 모습을 보았을 때 가슴이 너무 아팠다. 누군가 심장을 도려내 빨간 피가 흐르는 것 같았지만 이 말은 지혈의 효과가 있었다.아버지는 한숨을 내쉬며 눈시울을 적셨다.“넌 나와 네 어머니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야. 우리도 너와 더 있고 싶지만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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