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241 - 챕터 250

463 챕터

제241화

나는 문득 집사님이 말씀하신 그 한 마디를 이해했다.“사실 어르신과 사모님은... 사실...”그 말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는 순간이었다.그는 우리 부모님이 아직 살아 계신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나는 눈앞에 있는 중년 남자가 연기처럼 사라질까봐 꼭 안고 잠시도 놓지 못했다.그때 뒤에서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수아야.”나는 경악하며 고개를 들고 소리쳤다.“엄마.”“가자, 먼저 들어가서 얘기해.”...거실은 깔끔했고 구석에는 옛날 피아노가 한 대 있었는데 나는 어머니가 매일 연주하는 장면을 상상했다.거칠어진 어머니의 손을 꼭 잡은 나는 담담한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우리가 떠나서 미안해.”나는 감정을 억누르고 물었다.“왜 그랬어요?”그들은 왜 열네 살의 나를 버리고 사라진 건지 궁금했다.“나와 네 아빠는 비즈니스 업계의 그런 일에 질린 지 오래됐어. 게다가 누군가 우리에게 경고까지 했어... 수아야, 엄마가 미안해.”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들은 꼬박 9년 동안 나를 피했다.도대체 누가 뒤에서 그들에게 경고했단 말인가?엄마가 나를 안고 울자 아버지가 다가와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아이를 봤으니 기뻐해야지.”나는 어머니를 껴안고 물었다.“누가 두 분을 협박했어요?”그때 연씨 가문의 누가 감히 협박했단 말인가.내 눈물이 멈추지 않자 어머니는 손을 뻗어 내 뺨을 닦아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수아야, 너는 다 컸으니 이런 일들을 더는 너에게 숨기고 싶지 않아. 그리고 네가 여기 찾아왔으니 분명 무슨 소문을 들었을 거야!”나는 어머니의 부드러움이 참 좋았다. 그 부드러움으로 내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싶어 어머니를 꼭 껴안은 채 잠시도 놓지 않고 어릴 때처럼 그녀에게 매달렸다.“수아야, 너는 우리의 친딸이 아니야.”나는 깜짝 놀라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거짓말이죠?”나는 아버지가 거짓말했기를 바랐지만 집사가 한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고 부모님도 나를 속일 생각은 없는듯했다.아버지는
더 보기

제242화

두려운 표정을 지은 아버지는 평온한 삶을 방해하기라도 한 듯 내가 그의 말을 소화하기도 전에 모질게 어머니의 품에서 나를 끌어냈다.나는 아버지에게 떠밀려 문밖으로 나왔지만 한사코 그의 팔을 붙잡고 떠나려 하지 않고머리를 흔들며 억울하게 애원했다.“아빠, 절 쫓아내지 말아요.”아버지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나를 쫓아내려고 마음을 굳게 먹은 듯했다. 나는 울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빠, 정말 보고 싶어요. 쫓아내지 말고 여기에서 하룻밤만 묵게 해주면 안 돼요?”아버지는 나를 다시 밀치지 않았는데 한순간에 10년은 늙은 것 같았다. 나는 문 앞에, 아버지는 문 안에 서 있었는데 나는 아버지가 애수에 찬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보고 싶었어. 나도 우리 예쁜 딸 수아가 보고 싶었어. 나는 지난 9년 동안 내 딸 보러 운성시에 수도 없이 가고 싶었어. 내 딸이 매일 잘 먹고 있는지, 밤에 잘 자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누구한테 괴롭힘을 당하는 건 아닌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는지 궁금했어... 나와 네 엄마는 밤낮으로 그리워했지만 네 소식이 조금도 들을 수 없었어. 네 일이 몇 번이나 실시간검색에 오르내려서야 우린 어른이 된 너를 알아봤어.”“아주 예쁜 소녀였지. 난 그 기사를 보며 네 엄마에게 말했어. ‘봐, 우리의 소중한 딸이야. 다 커서 시집간대!’”“하지만 딸이 시집간 그 사람은 내 딸을 행복하게 하지 못했는지 또 이혼했어. 너의 이혼 소식을 듣고 엄마는 밤새 잠도 못 자고 한참이나 울었고, 나는 이혼도 괜찮다고, 앞으로 더 좋은 남자가 너를 사랑하고 아껴주고 예뻐할 것이라고 위로했지.”내 눈은 눈물샘을 잠그지 못하는 듯 계속 눈물이 흘러나왔는데 슬픈 표정으로 한마디 한마디 뱉어내는 아빠의 모습을 보았을 때 가슴이 너무 아팠다. 누군가 심장을 도려내 빨간 피가 흐르는 것 같았지만 이 말은 지혈의 효과가 있었다.아버지는 한숨을 내쉬며 눈시울을 적셨다.“넌 나와 네 어머니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야. 우리도 너와 더 있고 싶지만 많은
더 보기

제243화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묻지 않고 기다리라는 그의 말에 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물었다.“뭘 기다리라는 거예요?”“네 휴대폰에 활력 징후 검사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는데 그쪽에 일이 생겼다고 떴어. 지금 상태는 어때?”석지훈은 나를 정말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덤덤하게 그에게 대답했다.“나는 괜찮아요.”몸의 고통이 사라진 듯했는데 폭우가 조금씩 새어 들어왔고 불빛을 빌려 보니 비서의 얼굴이 피투성이였다.나는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아요?”비서는 고집스레 대답했다.“연 대표님, 전 괜찮아요.”그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죄송해요. 제가 운전을...”나는 황급히 그의 말을 끊었다.“강해온 씨, 천재지변은 모두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에요. 미래와 사고 중 어느 것이 먼저 도착할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니 자책할 것 없어요.”비서는 감격하며 말했다.“연 대표님, 괜찮을 거예요.”그럴 것이다. 우리는 괜찮을 것이다.하지만 내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었다.석지훈은 전화를 끊지 않았고 나도 끊지 않았지만 나는 그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우리는 커플인데 전혀 연인 같지 않았다.비가 전부 내 몸에 쏟아지자 비서는 간간이 나를 달랬다.“연 대표님, 인터넷에서 대표님이 나쁜 여자라고 하지만 그들은 대표님의 과거를 모르고 대표님이 겪은 억울함을 몰라서 그래요. 다들 대표님의 열정과 사람 됨됨이를 몰라요.”“강해온 씨, 그런 거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사실 아무한테도 말한 적 없는데 제가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너무 무서웠고 절망적이었어요. 사람들의 위로가 필요했지만 그때 제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제 남편이었어요. 나는 특히 그 사람이 나에게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아주 조금이라도 좋았을 텐데... 하지만 내가 죽을 때까지 없었죠... 그날 밤 나는 혼자 외롭게 별장에 누워있었고, 창밖에는 눈이 펑펑 내렸어요. 나는 내가 죽은 줄 알았고, 내 애절한 사
더 보기

제244화

동성시의 비는 점점 더 크게 내리면서 창문을 전부 내 몸에 쏟아졌다. 나는 몸으로 휴대폰을 내리치는 비를 가리며 석지훈과 더 많은 얘기를 하고 싶었고 마음속의 억울함도 전하고 싶었다.하지만 결국 입가에서 맴돌던 말을 삼켜버리며 나는 힘들게 고개를 들어 강해온을 바라봤다. 온몸이 흠뻑 젖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으며 차가운 빗물이 그의 얼굴의 핏자국을 씻어내렸다.심하게 다친 데다 큰비가 퍼붓고 있어 피가 흐르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잠시 후에도 우리를 구하는 사람이 오지 않는다면...아마 생사를 넘나드는 일을 너무 많이 겪어서인지 나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강해온과 이야기를 나누었다.“강 비서, 나와 알고 지낸 지 9년이 되죠? 내가 연씨 가문을 접수해서부터 해온 씨는 줄곧 저의 곁에 있었고 많은 번거로운 일을 막아줬어요.”“대표님,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에요.”강해온의 목소리는 유난히 낮았다. 온몸이 마비된 나는 휴대폰을 꽉 잡고 석지훈과 말하고 싶었지만 냉담한 그의 성격을 떠올리며 주춤했다...결국 겁이 났던 나는 석지훈의 비위를 맞춰주려고 자존심을 버리려는 생각을 접었다.나는 휴대폰을 끈 후 옆으로 내팽개쳤다. 그동안 강해온이 계속 말을 걸었지만 나는 더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비를 얼마나 맞았는지, 또 차에 얼마나 오랫동안 갇혀있었는지 몰랐지만 나의 귓가에는 어렴풋이 누군가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대표님, 연수아 씨가 뒷좌석이 갇혔어요. 차 문을 떼야 하는데 아마 15분 정도 걸릴 거예요.”“활력 징후는 어때?”“연수아 씨 상황이 좋지 않아요.”남자는 냉담하게 지시했다.“차 문을 떼.”밖의 말소리가 멎자 빗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렸다.나는 꿈을 꾼 것 같았다. 꿈속에는 부모님이 있었고 오혜원도 있었으며 우리는 매우 행복하게 살았다.화면이 바뀌더니 또 섣달 그믐날로 돌아갔다. 당시 사람을 잘못 사랑한 것을 몰랐던 나는 조용히 침대에 누워 죽기를 기다렸다.화면이 또 바뀌어 나와 석지훈이 처음 만난 장면이 보였는데
더 보기

제245화

석지훈이 물었다.“배고파?”오늘따라 그는 유난히 부드러웠는지라 나도 차분하게 말했다.“안 고파요.”그러자 그가 궁금한 듯 물었다.“왜 여기로 왔어?”그 말을 들은 나는 걱정스러웠다.“차가 뒤집힌 지점이 어디예요?”석지훈은 복잡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봤다.“여기서 멀지 않아.”“이곳은 동성시에서 얼마나 떨어졌어요?”석지훈은 입술을 질끈 씹으며 미간을 찌푸렸다.“30km.”이곳이 동성시로부터 30km가 떨어져 있다면 영진까지는 100km가 넘을 것이다. 영진시와 거리가 너무 가깝지 않다고 생각된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면 나의 친부모님이...어젯밤 아빠가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했다. 나는 내 친엄마가 왜 그들에게 떠나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혹시 친아빠가 뭔가 눈치챈 게 아닐까?이 생각이 들자 나의 마음은 더욱 의문스러워졌다.이런 의문들은 안개처럼 나를 휘감아 진실을 알고 싶어도 그저 빙산의 일각을 엿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유일한 단서가 바로 어제 아빠가 나에게 준 쪽지였다.어젯밤에 내가 차 안에서 미리 이 전화번호를 저장해 놓았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어디에서 그 쪽지를 찾을 수 있었을까?게다가 폭우가 쏟아져서 글씨를 알아볼 수도 없었을 것이다.생각에 잠긴 나를 보고 석지훈은 손바닥으로 내 머리를 주물러주며 매력적인 목소리로 물었다.“윤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나는 심드렁해서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나의 냉담한 태도를 눈치챘는지 석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한참 바라보다가 결국 말없이 일어나 방을 나갔다.방이 몇 평밖에 안 되지만 아주 깨끗했고 침대 시트도 새것이어서 냄새가 좋았다.수심에 잠긴 채로 침대에 누워있던 나는 고개를 돌리자 머리맡에 마침 휴대폰이 놓여있는 것을 보았는데 마침 화면에 문자가 있다는 알림이 떴다.그것도 고현성의 문자였다.[수아야, 보고 싶어.]시간을 보니 조금 전에 보낸 문자였는데 화면에는 그가 보낸 다른 문자도 있었다. 그는 내가 왜
더 보기

제246화

“연수아 씨가 대표님에게 화냈어요?”밖에 빗소리가 요란했고 윤 비서의 말소리도 높지 않았지만 난 여전히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내가 화냈다고? 석지훈이 나를 냉담하게 대한 게 아니었어?’석지훈의 목소리는 낮았다.“아마 그런가 봐.”“대표님, 여자는 달래야 해요.”“말이 많네.”석지훈의 무뚝뚝한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렸다.“며칠 동안 윤아와 여기에 머물 테니 넌 먼저 동성시로 돌아가 회사의 일을 처리해. 무슨 일이 있으면 원태웅에게 물어보고 그 사람이 이곳을 알아내지 못하도록 해.”나는 석지훈이 말한 그 사람이 누군지 몰랐으나 윤 비서는 알아듣고 공손하게 말했다.“네. 대표님.”윤 비서가 떠났고 밖에서는 빗소리가 멈추지 않았지만 석지훈은 더는 방에 돌아오지 않았다.이불을 들춰보니 허벅지에 거즈가 둘려 있었고 가슴과 손바닥에도 붕대가 감겨 있었다.몸에 난 상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마침 석지훈이 방으로 들어와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침대 발치에 놓았다.하얀 셔츠를 입은 석지훈이 다가와 손을 들어 나의 뺨을 만지며 물었다.“뭐 먹고 싶어?”낮은 목소리로 일부러 천천히 물었다.나는 고개를 저었다.“배 안 고파요.”기분 탓인지 나는 조금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최근 많은 일이 발생해서인지 재수가 없다는 생각만 들었다.“그럼 죽이라도 끓여줄게.”말을 마친 석지훈은 내 방에서 나갔다.또 혼자 방에 남겨져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는데 전형적인 한옥이었고 나는 머지않은 다른 방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한참 후 그는 죽 한 그릇을 들고 방에 들어왔는데 내가 고개를 쳐들고 빤히 보자 부드럽게 물었다.“설탕 넣어줄까?”평소에 거의 웃지 않던 석지훈이 씩 웃으니 나는 그에게 홀린 것 같아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짠 게 좋아요.”석지훈은 돌아서서 다시 부엌에 갔다. 부엌에서부터 내가 있는 방까지 몇십 보 거리밖에 되지 않아 그는 곧 내 방으로 돌아왔다.그는 한없이 담담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는데 그 뼛속에
더 보기

제247화

나는 그의 마음에 깊이 새겨진 여자가 되고 싶었다.내가 말하지 않자 그는 매혹적인 목소리로 나를 아가라고 부르며 계속해서 말했다.“어젯밤에 널 걱정했어.”평온하고 강인했던 내 마음의 장벽은 그가 아가라고 부르자 무너져 내렸고 나는 눈시울을 붉히며 화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화난 게 아니라 그저 나 자신이 한심했을 뿐이에요.”욕심이 많은 내가 한심했다. 석지훈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갖고 싶었다.석지훈의 차가운 손바닥은 나의 얼굴을 어루만졌는데 이 동작에 나는 위로를 받았다.그는 고개를 숙여 얇은 입술로 나의 이마에 입 맞추며 인내심 있게 타일렀다.“나와 말해봐.”“오빠, 사랑한다고 말해줘요.”나는 이 말을 하지 못할 줄 알았지만 결국 그의 앞에서 참지 못하고 해버렸다. 그도 내가 큰 결심을 하고 이 말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만약 그가 나에게 사랑을 주지 않는다면... 난 어떻게 할 수 있을까?’내가 이 일로 화를 낸 것을 알게 되자 석지훈은 나의 어깨를 꼭 끌어안으며 한참 후에야 물었다.“아가야, 사랑이란 뭘까?”이 말은 왠지 익숙했다. 나는 고개를 들어 그의 그윽한 눈빛을 바라보며 갑자기 꿈에서 이 상황을 본 것 같았다.이것은 꿈이 아니라 오래전에 석지훈이 나한테 물었었다.방황스럽고 의혹투성이다.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어리둥절해 있는 나에게 설명했다.“난 사랑이 없는 환경에 처해 있어 네가 원하는 사랑이 뭔지 잘 몰라. 솔직히 말할게. 난 어릴 때 집을 떠난 후 줄곧 보육원에 있다가 2년도 안 되어 돌아왔어... 내가 석씨 가문을 물려받기 전까지 냉혹한 일들이 많았거든.”석지훈은 담담한 말투로 과거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 후 머뭇거리다가 약속하듯 말했다.“난 사랑이 뭔지 모르다 보니 네가 원하는 게 뭔지도 잘 몰라. 내 사랑을 원한다면 내가 할 수 있게 가르쳐줘. 내가 줄게.”내가 원한다면 그가 나에게 해줄 수 있게 배워달라고 했다. 이것은 석지훈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양보였다.나는 그때 이 말을 믿었다. 그러나 한참
더 보기

제248화

썩어빠진 석씨 가문의 규칙이 만들어낸 물건이라...석지훈이 석나은에 대한 평가다. 잔인하고 무정했다.나는 어제 나의 앞에서 우아하게 원피스를 차려입은 여자가 떠올랐다. 현대 교육을 받은 여자로서 이 사회의 발전과 일부일처제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석지훈을 사랑하다 보니 기꺼이 다른 여자와 그를 공유했다.나는 석지훈의 품에 안겨 공정하게 말했다.“나은 씨는 대범하고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어요. 이렇게 하는 건... 오빠, 나은 씨는 석씨 가문의 규칙이 만들어낸 물건이 아니라 불쌍한 여자예요. 그저 오빠를 잡고 싶을 뿐이죠.”석지훈은 나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관심이 없는 일에 대해 냉담했던 그는 화제를 돌려 나에게 물었다.“졸려?”나는 고개를 저었다.“안 졸려요.”석지훈은 길쭉한 손가락은 나의 얼굴을 만지며 의문스러운지 물었다.“며칠 동안 폭우가 내렸는데 왜 하필 한밤중에 시골에 왔어?”그는 방금 나에게 이 문제를 물었지만 나는 대답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만약 그에게 답을 주지 않는다면 그는 반드시 조사할 것이다.그에게 부모님이 살아 계신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지만 나는 속으로 망설이고 있다. 그를 믿을 수 없어서가 아니라 나도 어안이 벙벙하기 때문이다.나도 아직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다 보니 그에게 이대로 말한다면 걱정만 줄 뿐이다. 더군다나 나는 아직 나의 출신을 파헤쳐보지 못했다...지금까지도 나는 친부모가 왜 갑자기 양부모가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리고 그들이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을 방금 알았다.머릿속이 뒤죽박죽된 나는 석지훈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며 말했다.“개인적인 일이 있는데 저도 아직 진실이 무엇인지 잘 몰라요. 아직은 혼란스러우니 나중에 조사가 되면 알려줄게요.”나는 그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숨길 생각은 없었다. 내가 정말 방황하고 곤혹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석지훈은 더는 캐묻지 않았다.“그래. 해결할 수 없으면 나에게 말해줘.”나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문득 그의 엄마가 손자를 보려고 그에게 약을
더 보기

제249화

게다가 마음속으로 그를 두려워하며 감히 접근하지 못했는데 이제 겨우 그의 여자가 되어 이런 자격이 생겼다.“재밌어?”내가 다쳐서인지 석지훈은 유달리 나를 배려했고 내가 물도록 내버려 두었다. 우리 분위기는 점점 더 미묘해졌고 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나는 그에게 매료된 것 같았다.나의 변화를 눈치챈 듯 그는 고개를 떨구어 내 볼에 키스하며 내 입에서 그의 손가락을 뽑은 후 어깨를 꼭 끌어안았다.“좀 자. 이따가 저녁에 의사가 약 바꿔주러 올 거야.”“오빠.”내가 억울한 듯 애교를 부리가 그는 부드럽게 타일렀다.“말 들어.”나는 여전히 억울한 목소리로 나지막이 불렀다.“석지훈...”“버릇없이...”석지훈은 버릇없다고 꾸짖으려다가 우리의 사이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생각났는지 말을 삼켰다.“착하지, 말들어.”나는 울적해서 눈을 감았다. 아마 상처를 입어 정신적으로 피곤한 탓인지 나는 그의 품에서 잠들었다.싱긋한 향기가 항상 콧구멍에서 감돌자 나는 그가 자리를 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때 밖에서 말소리가 들렸다.“대표님.”석지훈은 나를 내려놓고 떠났다. 깊이 잠들지 못한 나는 그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지만 눈 뜨기 싫어 잠자코 누워있었다.비몽사몽인 상태에서 나는 그 사람의 말소리를 들었다.“연수아 씨의 CT 검사 결과가 방금 나왔어요. 이번 교통사고로 인해 연수아 씨는 척추를 심하게 다쳐 당분간 회복할 수 없어요.”석지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어떤 영향이 있어요?”그 사람은 한결 긴장해진 목소리로 대답했다.“연수아 씨의 건강에는 큰 영향이 없으나 큰 힘을 쓰지 못하고 몸도 허약해 보일 수 있어요. 그리고 아이를 낳는다면 중추신경을 심하게 압박할 수 있어 위험해요.”‘내가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나는 눈을 뜨고 싶었지만 눈꺼풀이 천근처럼 무거워 뜨지 못했고 그저 석지훈의 차가운 목소리를 들었다.“알았어요. 내일 약 바꿔주러 오세요.”“네. 대표님.”밖은 다시 조용해졌고
더 보기

제250화

“아니, 내일 약 바꾸러 올 거야.”나는 의문스러워 물었다.“저녁에 온다면서요?”“비가 너무 커서 올 수 없다고 했어.”그의 담담한 말투에 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방금 악몽을 꿨어요.”석지훈이 눈을 지그시 감고 물었다.“무슨 악몽?”“의사 선생님이 그러는데 제가 임신해도 낳을 수 없다고 했어요. 얼마나 무서운지 아세요?”나는 아직도 두려운 것처럼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한의사가 약을 꾸준히 먹으면 엄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어요.”신석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고 나는 그의 목을 끌어안고 어깨에 기대며 부드럽게 말했다.“나는 송이연이 부러워요. 비록 목숨을 걸고 조산해서 아이를 낳았지만 여전히 부러워요. 저는 엄마가 되고 싶고 오빠의 아이를 낳고 싶어요. 아까 그 악몽은 너무 무서웠어요.”석지훈은 나의 어깨를 다독였다.“헛생각하지 마.”나는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말했다.“정말 무서웠다고요.”그는 화제를 돌렸다.“알았어. 배 안 고파?”계속 나에게 배고픈지 묻는 그를 보며 나는 어이가 없었다.“제가 잠에서 깨면 먹을 것을 찾는 사람인가요?”그는 진지하게 대답했다.“그런 줄 알았어.”나는 말문이 막혔다.석지훈은 일어나서 그 검은색 롱코트를 입었지만 마비가 되어 침대에 누운 채로 아무 데도 갈 수 없게 된 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우울해졌다.나의 간절한 눈빛을 바라보던 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나가서 놀고 싶어?”“네. 누워만 있었더니 퇴폐해졌어요.”이 말을 들은 석지훈은 문을 나서더니 얼마 안 되어 자동 휠체어를 끌고 들어왔다. 나는 기뻐서 물었다.“어디서 가져왔어요?”“윤 비서가 아침에 가져왔어.”나는 옷을 입지 않아 석지훈은 옷장에서 그의 옷을 꺼내 입혀줬다. 흰색 스웨터였다.그는 키가 크기 때문에 그의 옷은 내게 헐렁했다.석지훈은 미간을 찌푸렸다.“너무 말랐어.”나는 입을 삐죽거렸다.“여자들은 뚱뚱한 것을 싫어해요.”석지훈은 대꾸하지 않고 나를 휠체
더 보기
이전
1
...
2324252627
...
47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