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131 - 챕터 140

459 챕터

제131화

나와 고정재의 인연이 시작된 곳이다.나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말했다.“고마워요.”고정재가 나의 생명에 나타난 것은 나의 행운이었다. 하지만 고정재가 예전에 나에게 말했듯이 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일들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는 감격해하며 말했다.“안녕히 가세요. 기회가 되면 또 만나요.”고정재가 떠난 후, 나는 웅크리고 앉아 감정을 진정시켰는데 너무 오랫동안 웅크리고 앉아 있어서인지 일어나려고 할 때 살짝 머리가 어지러웠다.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었는데 누군가 나의 손을 잡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들고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나는 황급히 손을 빼고 물었다.“여기는 무슨 일로 왔어요?”고현성이 담담하게 말했다.“나 줄곧 여기 연씨 가문에 있었어.”그럼, 조금 전에 내가 고정재에게 한 말을 다 들은 건가?고현성은 갑자기 손을 들어 나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고정재를 거절하는 걸 봤으니 이제 안심해도 되겠어. 그런데 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잔인한 것 같아.”나는 귀찮아하며 물었다.“그렇게 말하면 재미있어요?”“수아야, 나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나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나한테 손을 대지 말아요.”고현성에게 어떤 사정이 있든 나는 받아주고 싶지 않았다.“수아야, 나는 절대 너를 다치게 하지 않아.”고현성은 자세를 낮추더니 갑자기 나를 끌어안았다.내가 아무리 화를 내고 몸부림쳤지만 좀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나에게 전화한 사람은 오혜원 씨야.”“…”내가 고개를 들어 하늘의 달빛을 보며 더 이상 몸부림치지 않자, 고현성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오혜원 씨가 갑자기 나에게 전화를 한 거야. 수아야, 나 정말 그럴 수밖에 없었어.”순간 나의 머릿속에 오늘 밤에 연시혁이 한 말을 떠올랐다.의사인 오혜원이 나를 상대할 수 있는 무기가 있다고 했는데 이제야 그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나는 차분한 어조로 물었다.“혜원이에게 나를 치료할 약이 있대요? 그것으로 현성 씨를 협박했어요?”고현성은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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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고현성은 연씨 가문과 오혜원 사이의 불화를 모르기에 오혜원이 고현성과 결혼한 후 나의 병을 치료해 주기를 바랐다.고현성을 알지도 못하는 오혜원이 왜 결혼하겠다는 걸까?그건 바로 오혜원이 우리 사이를 잘 알기에 자기의 인생을 걸어서라도 우리를 헤어지게 하고 싶었을 뿐이다.“내가 꼭 너를 치료하게 할 거야.”고현성은 어조는 아주 확고했는데 나는 그런 그의 품속에서 물러나 그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만약 그래도 소용없으면요?”그는 입을 다시다가 말했다.“오혜원 씨가 기회를 줬어.”무슨 기회?결혼하는 거 말인가?내가 스스로를 비웃었다.“그런 동정은 필요 없어요.”내가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차로 들어가려고 하자, 고현성이 곧바로 쫓아와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수아야, 나와 같이 집에 가자.”고현성이 말하는 집은 바로 여기 연씨 가문 별장이었다.“현성 씨, 우리 헤어져요.”그렇다, 이렇게 얽히는 거 너무 피곤하고 다시 한번 상처를 입고 싶지 않다. 특히 나를 위한다는 명의로 일이 이루어 지는 건 더 싫다.고현성은 마음을 가다듬고 허리를 굽혀 나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수아야, 나는 절대 너와 헤어지지 않을 거야. 앞으로 무슨 일이 발생하더라도 나는 너의 옆에 꼭 있을 거야.”내가 다시 물었다.“그 결혼 꼭 할 거예요?”나는 다시 기회가 온다면 무슨 이유든 고현성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그게 나를 위한 것일 줄은 몰랐다.고현성은 누구보다도 내가 나아지기를 너무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오혜원의 요구가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동의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그도 잘 알지 못했기에 나를 잃을까 봐 엄청나게 두려워했다.그런데 나는 너무 지쳐서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그저 단순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싶지 다시는 속이고 속이는 관계에 얽히고 싶지 않다.특히 주변에 있는 남자가 나를 위해서 이런 짓까지 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오혜원이 나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해도 나는 원수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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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무슨 파티인데 왜 안 가면 안 된다는 거지?내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파티예요?”강해온이 설명했다.“유씨 가문 어르신의 팔순 잔치를 맞아 원래는 해외에서 보내려고 했는데 며칠 전에 안 좋은 일이 생겨서 유씨 가문의 주식이 떨어졌잖아요. 그래서 어르신이 이번 파티를 기회로 유씨 가문의 이미지를 돌리려고 대표님께 직접 사과하겠다고 했어요.”나를 위한 파티라고 하니 정말로 피할 수 없었다.“어르신께 드릴 선물 준비해요.”“네, 알겠습니다.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강해온이 떠난 후, 나는 사무실로 돌아가서 책상에 너무 많이 쌓여 있지 않은 서류들을 처리했다.회사 업무를 직접 처리하지는 앉지만 다년간 운영하다 보니 그래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서류 처리를 점심때까지 했는데 강해온이 바쁜 일들을 마친 다음, 같이 나가서 식사하고 곧바로 공항으로 이동했다.우리가 A시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30분이었는데 아직 유씨 가문에 가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강해온과 같이 근처의 쇼핑몰로 갔다.비록 마음에 드는 건 없었지만 반지 두 개를 사서 손가락에 끼고 또 귀걸이와 립스틱까지 골랐다.나는 립스틱을 바르고 물었다.“예뻐요?”강해온이 웃으며 대답했다.“네, 예뻐요.”차에 타자 강해온이 간만에 말했다.“대표님 오늘 기분이 좋은신 것 같아요. 오랜만에 이렇게 환한 모습으로 쇼핑하시는 것 같아요.”내가 웃으며 물었다.“그럼, 내가 평소에 계속 인상을 쓰고 있었나요?”“고현성 대표와 결혼한 3년 동안 기뻐하시는 날이 별로 없었어요. 예전에는 종종 쇼핑도 하고 소녀처럼 물건을 많이 샀는데 요즘은 엄청나게 드물어요. 그리고 대표님이 표정에 슬픔이 많아졌어요.”나는 입술을 깨물었다가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말했다.“예전의 나는 너무 고집만 부렸다면 지금의 나는 눈앞의 순간을 즐기면서 살 거예요.”강해온이 단호하게 말했다.“대표님은 아직 한창 젊으세요.”“해온 씨, 나는 언제든지 하루아침에 이 세상을 떠날 거예요.”그렇다, 언제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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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나는 최근에 어찌나 운이 없는지 계속 괴롭힘을 당하고 따귀를 맞았으며 칼에 베이기도 한 상황에서 오늘은 또 뭔지 모를 액체를 맞을 뻔했는데 다행히 고현성 덕분에 피할 수 있었다.고현성은 나를 꼭 안아서 다치지는 않았지만 조금 낭패한 표정으로 일어나서 의자에 앉았다.뒷마당의 불빛은 조금 어두웠는데 나는 자리에서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킬 뿐 고현성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그는 바닥에서 일어나서 손으로 정장을 정리하고 냉정한 어조로 물었다.“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유서정은 서둘러 자기의 혐의를 벗으려고 설명했다.“고 대표님, 방금 일은 저와 아무 상관이 없어요. 저는 임지혜 씨가 이런 짓을 할 줄 몰랐어요. 두 분 다친 데 없는 거죠?”고현성은 유서정를 아예 무시하고 임지혜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물었다.“병에 뭐가 들어 있었어?”임지혜가 웃으며 말했다.“현성아, 그거 황산이야.”지금의 임지혜 모습은 두려운 것이 없는 듯했다.나는 바닥에 떨어진 액체를 보며 나의 얼굴에 묻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도 하기 싫었다.얼굴이 망가진 모습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건 아마도 죽기보다도 못할 것이다.나는 거친 숨을 내쉬고 있을 때 고현성이 달려온 비서에서 차갑게 하는 말이 들려왔다.“문우림, 지혜 데리고 밖에 나가 있어.”고현성의 비서 문우림이 임지혜를 데리고 나가자, 유서정도 더 이상 혼자 남아있고 싶지 않았는지 곧바로 핑계를 만들어서 떠났다.고현성은 그들이 모두 떠난 후, 나의 옆에 와서 앉아 어깨를 꼭 감싸며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수아야, 너를 잘 지켜주지 못하고 위험에 처하게 해서 미안해.”그가 죄책감을 가지는 것을 보고 나는 심호흡하고 말했다.“괜찮아요. 그리고 고마워요.”그러자 그가 말했다.“우리 사이에 그런 인사는 안 해도 돼.”“현성 씨, 나 혼자 있고 싶으니까 가요.”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또 말했다.“우선 임지혜 씨의 정신 상태를 확인해 보고 문제가 있으면 다른 도시로 보내요.”임지혜가 운성시에 계속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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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고 차는 어느덧 석지훈 아파트 아래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린 다음 택시를 타고 떠나려고 했지만, 기사가 지켜보고 있어서 도망칠 기회조차 없었다.하는 수 없이 나는 기사와 같이 건물 맨 위층으로 올라갔고 기사는 비번을 누른 후, 공손한 손짓으로 나를 들어가라고 했다.내가 안으로 들어가자, 그는 신속하게 문을 닫았는데 마치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것 같았다.집안을 둘러보았지만, 석지훈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지금도 유씨 가문에 있을 것이다.나는 아무 방이나 찾아 들어가서 메이크업을 지우고 창백한 얼굴을 보며 웃었다.“오늘 얼굴이 망가지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야.”특히 흉터를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이제 많이 얕아져서 석지훈의 말처럼 그렇게 흉하지 않은 것 같았다.나는 얼굴을 살짝 두드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맨발로 거실에 있는 창가로 가서 끝없이 오고 가는 사람들을 내려다보았다.지금 마침 밤 생활이 시작되는 시간이기에 사람들도 유난히 많았다.내가 돌아서서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가지고 놀 때 고현성이 전화해서 관심했다.“지금 어디에 있어?”나는 거짓말을 했다.“호텔에 있어요.”“주소를 보내줘. 지금 그쪽으로 갈게.”“그럴 필요 없어요. 나 내일 바로 운성시로 돌아갈 거예요.”내가 거절하자, 그는 살짝 목소리를 낮추고 애걸하는 듯 말했다.“수아야, 네가 너무 보고 싶고 옆에 있고 싶어.”고현성의 말에 감동하지 않았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하지만 난 정말로 다시 상처를 받을까 봐 두렵고 게다가 병이 악화하면...나는 이제 아무 사람에게도 짐이 되기 싫어서 전화를 끊고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오혜원이 돌아오기 전까지라도 나에게 시간을 줘요.”오혜원이 돌아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손을 신장 부위에 올려놓자마자 갑자기 어제 연시혁과 통화할 때 그가 한 말이 생각났다.“만약 너의 신장으로 혜원이의 목숨을 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때는 신장을 줄 수 있어?”솔직히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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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석지훈이 더 이상 답변이 안 와서, 강해온에게 전화했더니 그는 아직 A시를 떠나지 않았다.결국 강해온이 나를 데리러 왔는데 뒷좌석에 어두운 표정을 한 고현성도 있었다.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여기는 어떻게 왔어요?”강해온이 서둘러 설명했다.“고 대표님은 어젯밤에 저와 같은 호텔에 투숙했어요. 마침, 항공편도 같아서 아침에 같은 시간에 내려왔는데 제가 대표님과 전화하는 것을 들으시고 동행하게 되었어요.”“...”내가 하는 수 없이 차 문을 열고 올라타자, 고현성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물었다.“여기에 집이 있는 거야?”내가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것을 눈치챈 강해온이 서둘러 말했다.“고 대표님, 저희 여기에 두 곳 있어요.”“...”강해온의 말에 나는 어이가 없었는데 왠지 강해온이 고현성에게 너무 순종적인 것 같다.우리가 운성시에 도착했을 때는 많이 늦었고 게다가 어젯밤에 휴식을 제대로 못 해서 나는 집으로 돌아가서 자고 싶었는데 고현성이 계속 따라다녔다.나는 고현성이 나의 새로운 오피스텔을 아는 것이 싫어서 강해온에게 연씨 가문의 별장으로 가라고 했다.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뒤에서 따라오는 구현성은 신경도 쓰지 않고 곧바로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잠이 거의 들 때 누군가 어깨의 상처를 만지는 것을 느꼈는데 눈을 뜨지 않았다.잠에서 깨보니 때는 거의 해가 지고 있었는데 최근의 운성시 하늘은 너무 아름다운 것 같다.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에 가서 씻고 치마를 바꿔 입었다.내가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는 고현성이 이미 떠난 후여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지금 오혜원이 돌아왔을 때 나의 병을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고현성이 그녀를 선택할까 봐 두렵다.나는 나를 위한다는 명의로 다른 사람들이 무언가를 하는 것이 싫다.주방에 가서 라면을 끓이고 있는데 원태웅이 전화가 와서 물었다.“윤아야, 둘째 형은 어디에 있어?”최근에 석지훈을 찾지 못하면 나에게 연락하는데 왜 내가 석지훈의 행적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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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내가 병원으로 가려고 하자 석지훈이 안 된다고 했다.“윤아야, 병원에 가면 그들이 쫓아올 수 있어.”하지만 상처가 꽤 심해 보여서 걱정하며 물었다.“그럼, 호텔은요?”“카메라를 피하면 돼.”호텔은 대부분 도시 중심에 있기에 카메라가 적지 않을 것이다.병원에도 갈 수 없고 호텔에도 못 가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연씨 가문의 별장에는 데려가기 싫어서 결국 나의 오피스텔에 가기로 했다.나는 작은 길로 카메라를 피하며 시내에 들어왔고 아파트 쪽에는 카메라가 많았지만, 다행히 나의 자산이기에 괜찮았다.나는 차를 운전해서 곧바로 나의 개인 차고지에 갔는데 그곳에는 강해온이 준비해 준 다양한 고급 차들이 가득했다.빈자리에 주차하고 고개를 돌려 석지훈을 봤더니 눈빛이 맑고 정신 상태도 나쁘지 않았다.사실 나는 그를 상관하고 싶지 않았지만 얼마 전에 석지훈이 자기 맘대로 나를 자기의 가족이라고 하며 나를 평생 지켜주겠다는 한 것 때문에 무시할 수 없었다.비록 처음에는 마음속으로 거부를 했지만, 왠지 그의 보호가 싫지 않았다.나중에 연씨 가문이 석지훈과 협력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나는 그를 도와주기로 했다.하지만 그때는 여전히 그를 마음속으로 모르는 사람처럼 대했다.차에서 내려 석지훈을 부축하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그리고 강해온에게 전화를 해서 남자 옷 한 벌 보내달라고 하며 아무도 아파트의 카메라 내용을 못 보게 하라고 지시했다.강해온이 물었다.“고 대표님의 사이즈로 하면 될까요?”석지훈이 나의 옆에서 강해온의 말을 똑똑히 듣고 있었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네.”석지훈의 체구는 고현성과 비슷했는데 부축해서 침대로 가려고 하자 그는 오히려 소파에 앉아 꿈쩍도 하지 않았다.내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누워있는 것이 더 편할 거예요. 침대에 누워서 쉬어요.”석지훈이 무심하게 말했다.“나 결벽증이 있어.”“...”그럼 내가 누웠던 자리가 역겹다는 건가?“저 여기에 이사 온 지 하루밖에 안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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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석지훈은 마음속으로 나를 이미 여러 남자를 가지고 노는 여자는 물론이고 남자들이 모두 나의 스폰서인 줄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나는 설명할 방법도, 설명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에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았다.“아직 없어요.”잠깐 침묵 후 나는 말을 계속했다.“아직 고정 남자는 없는데 당분간은 그냥 이렇게 살려고요. 언젠가는 적당한 남자를 만날 수 있지 않겠어요.”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돈이 부족하면 원태웅을 찾아가.”나는 순간 왜 거짓말을 했는지 후회했지만, 석지훈은 아주 담담하게 나의 행동을 질책하지 않고 믿는다는 표정을 지었는데 정말로 나를 따로 조사해 보지 않은 것 같았다.다시 말하면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자랐는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아예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그의 눈에 나는 그저 연윤아고,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지 못하지만, 기꺼이 도와주고 싶은 연윤아일 뿐이다.나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나도 돈 있어요.”석지훈은 더 말하지 않았는데 눈빛이 조금 피곤해 보여서 나는 그가 충분한 휴식을 할 수 있게 방에서 나와 거실 소파로 갔다.소파에 앉아 발을 소파에 올리려고 하는 순간 발에 온통 모래라는 것을 발견했고 그제야 구두가 아직 해변에 있다는 걸 알아챘다.나는 거실 쪽에 있는 화장실에 가서 발을 씻고 다시 소파로 돌아와 누웠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윤다은이 보낸 메시지를 받았다.[수아 언니, 나 이제 정재 오빠와 불가능하다는 걸 받아들였어요. 오빠는 언니와 함께 할 수 없고 남은 생을 혼자 지내더라도 나를 선택하지 않을 거예요. 그건 우리가 잘못된 시간에 만나서 오빠를 나에게 한눈에 빠지지 못하게 한 내 잘못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 이제 포기하고 오빠를 놔주려고요. 남은 생에서 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남자를 못 만날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됐던 이제 정재 오빠를 귀찮게 하지 않을 거예요.]윤다은이 전에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서 고정재를 포기할 거라고 했을 때 내가 왜 그러는지 물었었는데 이제야 그 답변을 보낸 것이다.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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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석지훈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아니야.”그는 내가 왜 피를 토하는지 궁금해하지 않고 그냥 몸을 돌려 길을 비켜주었다.나는 소파에 앉아 계속해서 약을 먹었는데 다행히 메스꺼운 느낌이 아까보다는 강하지 않아서 억지로 참으며 약을 모두 들이켰다.약을 다 먹고 고개를 돌려보니 석지훈이 방금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는 것이 보여 망설이다가 물었다.“내일 동성시로 돌아갈 거예요? 제가 직접 운전해서 모셔다드릴게요.”“그럴 필요 없어. 태웅이가 데리러 올 거야.”석지훈의 거절에 나는 실망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 헤어지면 오랫동안 볼 수 없을 것이다.내가 소파에 누워 휴식을 취하려 할 때 석지훈이 갑자기 나의 옆에 나타나서 깜짝 놀라며 물었다.“안 자요?”그가 설명했다.“안 졸려. 그리고 태웅이가 금방 도착할 거야.”원태웅이 지금 오고 있다고?“그럼 저는 들어가서 쉴게요.”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석지훈이 나를 불렀다.“윤아야.”나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왜요?”“힘든 일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석지훈의 목소리에 나는 불안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가라앉는 것을 느끼고 웃으며 말했다.“뭐든 다 해결할 수 있어요?”그는 아주 긍정적이고 단호하게 대답했다.“말해봐.”내가 말만 하면 다 해결해 줄 수 있다고?그런데 석지훈이 아무리 못 하는 게 없다고 해도 나의 몸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지금 상황에서 정말로 고현성의 말대로 오혜원만이 나를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지금은 없어요.”나는 말을 마치고 곧바로 침실에 돌아가서 누웠는데 침대에는 온통 석지훈의 냄새가 가득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잠이 들었고 깨어나 보니 날이 밝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피곤한 몸을 일으켜 나가보니 석지훈은 보이지 않았다.나는 곧바로 씻은 다음 운전해서 회사로 나갔다.아침부터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는데 오후가 되어 강해온이 들어왔다.“대표님, 유서정 씨가 운성시에 왔는데 대표님을 만나고 싶다고 해요.”유서정이 운성에 나를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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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차가운 레드와인 한 잔이 얼굴에 쏟아졌다. 나는 눈을 감고 한참을 진정하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아, 진짜 요즘 왜 이렇게 재수가 없지? 파리 떼가 자꾸 꼬여서 정말 토할 것 같아.”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테이크 한 접시를 집어 들어 유서정의 얼굴에 던졌다. 그녀는 날카로운 나이프와 포크에 이마가 찢어져 선홍색 피가 솟구쳐 흘렀다. 그녀는 충격에 휩싸인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던 모양이었다.나는 손을 뻗어 얼굴을 닦으며 차갑게 경고했다.“내가 그쪽과 안 싸운다고 해서 정말 자기 멋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내가 그쪽을 상대하기로 마음먹으면 유 회장도 지켜주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그쪽이 말하는 그 소위의 연수아를...”그녀는 내가 두려워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나는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 단지 죄책감을 느낄 뿐이었지.하지만 마음속 죄책감이 그녀가 나를 괴롭히는 이유가 될 순 없었다.나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그녀는 나를 이길 수 없어요.”유서정의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피가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에 대한 증오가 점점 커져가고 있음을 나는 알고 있었다.나는 휴지 몇 장을 뽑아 얼굴의 레드와인을 닦아내고 자리를 떠났다. 차에 타자마자 나는 유근수에게 전화를 걸었다.나는 너무 화가 나서 유서정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 여자는 우리 연 씨 가문과 협력할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유근수는 내 전화에 놀라며 받자마자 온화한 목소리로 물었다.“연 대표님, 어쩐 일로 이 늙은이에게 전화를 다 주셨어요?”사람들 앞에서는 체면 때문에 나를 수아라고 부르지만, 개인적으로 유근수는 나를 존중하며 연 대표라고 불렀다.나는 바로 전화 목적을 밝혔다.“유 회장님, 지금부터 따님 유서정과의 모든 협력을 거부합니다.”유근수는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었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따님께서 금융학 석사라고 들었습니다. 훌륭한 학력이지요. 하지만 학력과 교양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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