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의 불빛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이전과는 달리, 아줌마는 나를 보자 예전처럼 반갑게 맞이하지 않았고 오히려 당황한 모습이었다.삼촌은 그 자리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병이 심각해진 이후로, 몸이 많이 쇠약해졌고 머리카락도 예전보다 훨씬 더 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는 나와 진정우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그리고 아줌마는 매우 불편해 보이며 서서 인사를 했다.“지원아, 정우야, 왔구나.”“아줌마, 삼촌.” 나는 예전처럼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삼촌은 손짓으로 앉으라고 했고 곧 집사가 차를 가져왔다.“다쳤어?” 삼촌이 먼저 말을 꺼냈다. 나는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손목이 아직도 많이 아팠다. 그곳은 몇 시간 동안 묶여 있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아줌마도 그것을 보고 손을 내밀 듯했지만 결국 손을 내밀지 않았다.그녀는 마치 무언가에 겁을 먹은 듯한 모습이었다. 예전처럼 나를 친딸처럼 대해주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이따가 아줌마가 약 발라줄게.” 삼촌의 말투는 예전과 같았고 나는 목이 꽉 막힌 채로 괜찮다고 대답했다.“지원아.” 이때 아줌마가 낮게 내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그녀가 말을 이어가기 전에 삼촌이 손을 들어 아줌마에게 눈치를 줬고 오히려 삼촌이 나에게 물었다.“지원아, 궁금한 거 있으면 묻고 싶은 대로 물어.”나는 고통스럽게 침을 삼키며 물었다.“용진표가 말한 것들이 다 사실인가요?”20년 넘게 아버지처럼 여겨온 사람을 마주하고 있자니 갑자기 두려움이 밀려왔다.삼촌이 내게 대답하는 그 한마디가 그동안 쌓아온 믿음을 모두 무너뜨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말이다. 그러나 내가 두려워했던 말은 그대로 그의 입에서 나왔다.“그래.” 그 한마디가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숨이 멎을 것 같았고 눈앞이 아찔했다.삼촌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지원아, 네 부모님의 죽음은 내가... 시킨 거야.”쿵! 하늘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느낌이었다. 비록 예전부터 의심은 했고 용진표가 말해주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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