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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작가: 꽃길
“진정우 씨.”

나는 평범한 동료처럼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인사를 했지만 진정우는 아무 말 없이 나를 쳐다보았고 우리는 그냥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 순간 내 얼굴에 있는 미소가 조금 씁쓸하게 느껴졌다. 나는 회사 차를 몰고 함소은이 말한 곳으로 갔다.

내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함소은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나는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그녀는 먼저 자리를 찾아 앉아 기다리라고 했다.

그녀를 기다리면서 나는 다시 휴대폰을 열었고 그때 진소영이 보낸 메시지를 받았다.

스크롤을 위로 올려보니 진소영이 보낸 메시지는 거의 다 자책과 내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진정우를 변호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나는 딱 한 번만 답을 보냈고 그 후에는 다시 답하지 않았다.

[언니, 보면 답장해 줘. 오빠가 나를 방에 가두고 나가지 못하게 해요.]

진소영의 메시지를 보고 한참 생각한 후에야 나는 그녀에게 답을 보냈다.

[소영아, 나는 괜찮고 이젠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어. 그리고 나랑 네 오빠 사이에 대해선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아도 돼.]

그러자 그녀는 바로 답을 보냈다.

[언니, 오빠는 언니를 정말 사랑해요. 정말이에요. 맹세해요.]

나는 답하지 않았고 그때 다시 메시지가 왔다.

[오빠가 언니에게 죽을 끓여줄 때 정신이 없어서 팔까지 데었어요.]

그 메시지를 보자 나는 그가 버린 죽을 떠올리며 여전히 답하지 않았다.

[오빠가 언니한테 죽을 가져가고 돌아와서 잠도 자지 않고 창문 앞에 서 있었어요. 담배도 피웠고요.]

[언니, 나는 언니와 오빠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요. 하지만 언니, 오빠한테 다시 기회를 주면 안 돼요?]

[언니와 오빠가 이렇게 지내는 걸 보면 마음이 아파요. 난 평생 혼자 살아도 괜찮으니 그냥 언니 오빠가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 메시지를 보고 나는 웃음을 지었고 동시에 진소영이 소지훈에 대한 짝사랑을 떠올렸다.

나는 또 한 번 메시지를 보냈다.

[소지훈이 너한테 연락했어?]

[아니요!]

진소영은 눈물 나는 이모티콘을 덧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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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동안 오지 않다가 오늘 왔는데 공교롭게도 배성재가 여기 있었고 또 마침 사고까지 났다.이건 분명 우연이 아니었고 누군가 일부러 꾸민 일일 가능성이 높았다.나는 그대로 주차장에서 아까 나한테 맞은 고진구를 가로막았다.“이봐요, 오늘 누가 시켜서 이런 짓을 한 겁니까?”그의 얼굴은 피범벅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모습을 보고 움찔했겠지만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았다.그는 눈을 피하며 말을 얼버무렸다.“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요?”그의 눈빛은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고 나는 그의 반응을 살피며 피식 웃었다.“난 말로 하는 거 귀찮아서 행동으로 보여주는 편이에요.”내가 주변을 둘러보자, 그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지원 씨, 제발 좀 쉽게 가시죠.”나는 차분히 말했다.“간단해요. 대답만 하면 끝나는 문제입니다.”그는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말했다.“그럼 내가 하나씩 말할 테니까, 맞으면 끄덕이고 아니면 고개를 저으면 되겠네요.”그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윤지원 씨...”나는 그의 말을 끊고 바로 물었다.“강씨 가문에서 시킨 거죠?”그 순간, 그의 몸이 굳어졌다. 나는 바로 반응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강유형?”“지원 씨...”그의 눈이 크게 흔들렸고 그 반응만으로 충분했다. 내가 강유형을 의심한 이유는 단순했다. 강진혁은 이미 용준호와 손을 잡고 있었다. 만약 그가 배성재를 시험하려 했다면 내부 인물을 이용했을 것이고 굳이 눈앞의 고진구를 끼워 넣을 필요가 없었다.“제발, 도련님을 건드리지 마세요. 그러면 전 끝장납니다.”나는 대답하지 않은 채 돌아섰다. 주차장에 세워진 차들의 반사경에 비친 고진구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들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마도 강유형에게 보고하는 거겠지. 참 열심이네, 강유형.”그가 이 모든 걸 배성재를 망신 주기 위해 벌인 일이란 건 뻔했다.배성재가 무너지면 나는 다시 그를 진정우와 비교할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684화

    나는 혹시 다친 곳은 없는지 확인하려고 제일 먼저 배성재를 바라보았다.다행히 멀쩡히 서 있긴 했지만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놀란 건가?’하지만 만약 그가 진정우였다면 그는 결코 이런 상황에서 주눅 들지 않았을 것이다. 배성재가 진정우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지금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나는 바닥에 깨진 유리 조각들을 조심히 밟으며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무슨 일입니까?”그러나 그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고 오히려 불편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그때, 방 안에 앉아 있던 한 남자가 비아냥거리듯 내게 말을 걸었다.“넌 또 누구야?”그러자 옆자리에 있던 다른 남자가 그의 팔을 살짝 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윤씨 가문 사람이야.”그제야 그 남자가 다시 나를 찬찬히 훑어보더니 이번엔 실소를 터뜨렸다.“강유형이 버린 여자잖아?”순간 속이 메스꺼웠다. 이런 식으로 내 이름이 떠돌다니. 도대체 강유형은 무슨 생각으로 나와 다시 관계를 맺으려 했던 걸까?만약 내가 정말 그와 다시 엮였다면 이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을 것이다.나는 차분히 숨을 고르며 입을 열었다.“저는 윤지원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제 사람입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그 말이 끝나자, 아까 나를 비웃었던 거구의 남자가 다시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네가 뭔데 책임진다는 거야?”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대화가 통하지 않아 나는 무시하고 곧장 배성재의 손목을 잡았다.“갑시다.”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다시 한번 손목을 당기자 배성재가 천천히 나를 바라봤다.“X발, 별별 것들이 다 까불대네. 어디서 나서서 이러는 거야?”그 남자가 험한 욕설을 내뱉었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이제 대화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군.’나는 주저 없이 테이블 위에 놓인 유리 재떨이를 그대로 집어 들고 있는 힘껏 그의 얼굴을 향해 내리쳤다.쾅!묵직한 소리와 함께 그 남자가 뒤로 휘청거렸고 방 안의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683화

    나는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너무나 익숙한 얼굴. 하지만 내가 이 사람을 모르는 척할 수 있을까?아니 이제는 그래야만 한다. 그는 더 이상 내 인생에 발을 들일 수 없도록, 스스로 포기하도록 만들어야 했다.“난 이미 널 낯선 사람으로 보고 있어.”나는 조용히 손을 뺐고 더 이상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을 나왔다.강유형이 언제 떠났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가 내게 보낸 메시지를 한 번 쓱 훑어봤다.내용은 어제 용준호가 했던 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배성재의 부모와 형제자매까지 포함된 상세한 신상 정보가 추가되어 있었다.이걸 나에게 보낸 이유는 단 하나, 즉 배성재를 진정우로 착각하지 말라는 것이다.나는 그 메시지를 보고 피식 웃었고 점심 무렵, 용준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아마 어젯밤 내가 전화를 씹었던 걸 아직도 기분 나빠하는 거야?’나는 대신, 그냥 직접 드래곤킹으로 향했다.이번에는 숨길 것도 없이 당당하게 들어가 로비 매니저를 불러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용준호 좀 보자고 해. 내 이름 대면 알 거야.”매니저의 태도가 순식간에 바뀌었다.“윤지원 씨,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이걸 보니 용준호가 미리 내 이름을 언급해 두었음이 분명했다. 그가 이렇게 철저하게 준비한 걸 보면 나를 견제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나는 안내된 방에 들어가 앉았다. 매니저가 음료나 원하는 서비스를 묻자, 나는 간단히 말했다.“과일이랑 음료만 주세요.”그리고 배성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지금 용준호는 분명 나를 낚으려고 배성재를 미끼로 던진 상태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그가 먼저 움직이도록 놔둬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용준호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올 줄 알았어.”그는 능글맞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고 나는 바로 수표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계약 정산하러 왔어.”그는 수표를 보지도 않고 오히려 내 얼굴을 살폈다.“고작 이 일 때문에?”“아니면 뭐요? 남자 모델 하나 골라서 밤새 놀고 가라는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682화

    “알았어요.”나는 짧게 하고 대답한 뒤, 누가 기다리고 있는지도 묻지 않고 바로 회의실로 향했다.“잠깐만요.” 허진호가 나를 불러 세웠다. “어제 그 남자 모델, 진짜로 정우 씨 아니에요.”“알아요.” 나는 커피잔을 들고 무심하게 대답했다. “내가 직접 그를 땅에 묻었으니까.”허진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를 그냥 두겠다는 듯 다시 물러섰다. 나는 회의실 문을 열었고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강유형은 마치 내 감정을 읽으려는 듯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하지만 오늘의 나는 요즘 중에서 가장 좋은 상태였다. 게다가 화장까지 하고 나왔으니 거울 속 내 모습이 꽤 근사해 보이기까지 했다.무엇보다도, 밤새 아팠던 다리도 거짓말처럼 나아 이제 걷는 것도 전혀 문제없었다.“좀 늦었네?” 강유형이 나를 훑어보더니 가벼운 농담처럼 말했다.“응, 근데 우리 대표님이 워낙 너그럽거든. 지각했다고 월급 깎지 않더라.”내 말에 강유형의 얼굴이 잠깐 굳어졌다.예전에 내가 KS그룹에 다닐 때, 지각이나 조퇴를 하면 누구든 벌금을 내야 했다. 나는 대표님의 약혼녀라는 타이틀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예외는 없었다.“어제 너한테 계속 전화했는데 안 받더라. 집까지 갔더니 불도 꺼져 있길래 걱정됐어.”강유형은 거침없이 걱정스러웠던 마음을 내비쳤다.나는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집에 가서 바로 잤어.”“그렇게 쉽게 잘 수 있었어?”“못 잘 이유라도 있어?” 나는 그가 나를 찾아온 이유가 배성재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 사람, 진정우 아니야. 내가 직접 조사해 봤어.”그는 핸드폰을 꺼내 뭔가를 하더니 바로 그때, 내 주머니 속 핸드폰이 가볍게 진동했다.“밤새 사람 시켜서 조사했어. 관련 자료 다 보냈으니까 확인해 봐.”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덧붙였다.“윤지원, 진정우는 이미 죽었어. 네가 직접 봤잖아.”나는 손에 쥔 커피잔을 가만히 돌리며 대답했다.“나도 알아. 그 사람이 죽었다는 거.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681화

    나는 강유형이 정말 용준호를 한 대 칠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난처한 사람은 나였다. 더 이상 머물러 있을 이유가 없어 나는 휠체어도 버리고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진짜 하나같이...” 안리영이 주변 사람들을 싸잡아 욕하면서 내 쪽으로 다가와 조용히 내 팔을 잡아 부축했다.그녀는 나를 데리고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까지 가서야 멈춰 섰다. “지원아, 아까 그 사람 목에 정말 점이 없었어? 혹시 일부러 없앤 거 아닐까? 흉터 같은 건 안 만져졌어?”그녀가 이렇게까지 묻는 건 여전히 배성재가 진정우일지도 모른다는 미련을 떨치지 못해서였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나도 처음에는 믿을 수 없어 그의 목을 여러 번 확인했다. 혹시나 해서 손끝으로 몇 번이나 훑어봤지만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내 반응을 본 안리영은 헷갈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나를 의자에 앉히며 다시 물었다. “그럼 넌 어떻게 생각해? 그 사람이 정말 진정우 같아?”때때로 느낌이란 것이 보이는 것보다 더 정확한 법이다. 처음에는 분명 신분을 바꾼 채 나를 일부러 외면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금 전,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그의 냉정한 태도와 차갑기 그지없는 눈빛을 보면서 확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진정우는 나를 사랑했다. 그는 나를 위해 직접 방울 팔찌를 만들었고 반지를 주문해 줬다. 나는 아직도 그걸 손에 끼고 있었고 만약 정말 진정우였다면 못 봤을 리가 없고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밀어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지원아, 그냥 그 사람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게 나을 수도 있어.” 안리영은 더 이상 나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듯 조심스럽게 말했다.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안리영이 한숨을 쉬었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DNA 검사를 하면 확실해질 거야. 그 사람, 분명 진씨 가문 사람이잖아? 진정우의 여동생이나, 아니면 진씨 가문 사람 중 누구랑 비교해 보면 되잖아.”“하지만 진영이랑은 친남매가 아니야.”그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680화

    “그건 네가 제일 잘 알잖아. 아니면 제대로 못 봐서 가까이서 다시 한번 봐야겠어?”용준호가 말하며 손짓을 하자, 배성재는 조금 더 다가갔다. 그가 강진혁과 강유형 앞에 거의 얼굴을 맞댈 정도로 가까이 서자, 이제 그들은 그의 모공까지도 볼 수 있었다.물론 나도 그 장면을 똑똑히 봤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무조건 진정우가 맞다고 확신했다.“용준호, 정말 대단해. 이런 사람을 어디서 구해왔어?” 강유형이 낮게 비웃었다. 그러자 용준호는 차분하게 미소 지었다. “운명 같은 거지.”그리고 나를 보며 물었다. “그렇죠, 지원아?”나는 진정우가 맞는지 확인하려고 뚫어지게 배성재를 바라보았다.“성재야, 지원 씨가 네가 좋다며 너를 데려가고 싶대. 괜찮겠어?” 용준호가 조금 귀찮은 듯 말하며 본격적으로 질문을 던졌다.“도련님, 제 원칙 알잖아요. 저는 몸을 팔지 않아요.” 배성재는 자신의 입장을 확실히 했다. 그 말에 강진혁과 강유형의 표정이 다시 굳어졌다.용준호가 나를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봐봐. 내가 말했지? 절대 동의 안 한다고.”“다른 일 없으면 전 돌아갈게요.” 배성재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려 했다. 그때 내 어깨가 살짝 무거워지더니 안리영이 내 팔을 짚으며 손끝으로 내게 신호를 보냈다.“잠깐만요.” 나는 배성재를 불렀고 일어나서 두 걸음 걸어 그에게 다가갔다. 나는 팔로 그의 목을 감싸며 발끝을 들고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윤지원, 너 뭐 하는 거야?” 강진혁이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외쳤고 안리영도 얼른 덧붙였다. “지원이가 지금 사람을 홀리고 있어요.”그 틈에 나는 손을 배성재의 목덜미에 가져갔지만 그곳은 부드럽고 매끄러워, 아무것도 없었다.나는 실망감에 빠져서 다시 한번 그곳을 더듬어 보았다. 뒷머리까지 만져보았지만 아무런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진정우에게 있던 그 점, 손끝으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분명했던 그 자국은 여기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그가 진정우가 아님을 깨달았다.팔을 풀고 물러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679화

    “네가 끝났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지. 강유형은 널 잊지 못한 것 같은데. 너밖에 신경 안 쓰이는 것 같아.” 안리영이 시원하게 한마디 했다.조시언이 자리에 앉으면서 드디어 조명이 켜지고 공연이 시작됐다. 50분이 넘는 공연 동안 조명이 하나도 반복되지 않았고 특히 마지막에 나온 남성 모델들의 몸을 이용한 조명 쇼는 관객들에게 우리 회사의 창의력과 연구 개발 능력을 제대로 보여줬다.쇼가 끝날 때, 우리 회사 로고가 크게 빛을 내며 등장했고 관객들은 뜨겁게 박수를 보냈다.“정말 창의적이고 신선하네요, 특히 마지막 조명 쇼가 인상 깊었어요.” 고객인 조시언은 매우 높이 평가했다.“이건 저희 마케팅 부서 윤지원 부장님의 기획이에요.” 허진호는 나에게 공을 돌리며 칭찬했다.모두가 나를 향해 박수를 쳤고 용준호는 농담처럼 한마디 했다. “윤지원 부장님의 기획도 좋지만 우리 남자 모델들도 중요한 역할을 했죠.”“맞아요, 그래서 준호 씨의 지원에 감사해요.” 나는 고마움을 표현했다.“윤지원 부장님을 돕게 되어 영광이죠.” 용준호는 그렇게 말하며 강진혁과 강유형을 쳐다봤다.“두 분, 맞죠?”용준호는 언제나 그런 식으로 사건을 키우는 걸 좋아했다. 나는 그가 강진혁과 강유형을 자극하려는 의도임을 잘 알았다.그들이 지금 이 순간에 이 사람과 협력한 걸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느라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그저 배성재가 진정우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배성재는 용준호 사람이라, 용준호를 빼고는 그를 빼낼 방법이 없었다.“준호 씨, 그 배성재 모델 제가 데리고 있어도 될까요?”용준호가 웃으며 말했다. “마음에 들어?”“네!”나는 당당하게 대답했지만 내 한마디에 강유형과 강진혁의 표정은 확실히 어두워졌다.용준호는 그들을 보고 잠시 웃더니 다시 말했다. “안돼. 우리 클럽의 남자 모델들은 모두 규칙을 지키며 일요.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제공하지만 그 이상의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아.”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678화

    “안리영, 너 왜 이렇게 네 삼촌을 무서워해? 혹시 그 사람한테 뭔가 잘못한 거 있냐?”내가 휠체어를 타고 천천히 가는 동안 참지 못하고 물어봤다.안리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나는 그녀를 올려다보며 다시 물었다.“정말 뭐가 있긴 한 거지?”“우리 그 얘기 그만하자.”안리영의 말을 듣자 나는 뭔가 비밀이 있다고 확신했다. 그래서 나는 손으로 안리영을 톡톡 쳤다.“내가 한번 맞춰볼까? 혹시 네가 그 사람 잘생긴 얼굴에 홀려서 뭔가 더 과한 짓을 한 거 아니야?”“무슨 말이야, 내 삼촌이라고.” 안리영이 내 머리를 가볍게 쳤다.“그럼 왜 그를 보면 그렇게 떨고 겁을 먹고 있어?”나는 정말 궁금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천하의 안리영이 이렇게 떨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별거 아니야, 그냥 내가 한 번 우연히 삼촌이 샤워하는 걸 봤거든.” 안리영의 말에 나는 놀라서 멈췄다.“뭐라고? 어디서 봤어? 다 봤어?”안리영이 눈을 감았다. “그만 말해.”“왜?”그 말에 안리영은 한숨을 내쉬고 결국 솔직히 말했다.“욕실에서... 다 봤어.”“뭐야! 대박!”나는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혹시 술 취해서 실수로 들어간 거 아니야?”“아니야.” 안리영이 고개를 저었다. “그날 내가 외할머니 집에 갔었고 그 집엔 아무도 없었어. 나는 땀을 흘려서 씻고 싶어서 위층에 올라갔고 그 방에 들어갔어. 그리고 욕실로 가서...”그 뒤 이야기는 말하지 않아도 나는 다 짐작이 갔다.“그 욕실에서 물소리 안 들렸어?”안리영이 한숨을 쉬었다. “그때 내가 이어폰 끼고 음악 듣고 있었어. 옷을 벗고 욕실에 들어갔지.”“잠깐만!” 내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너 옷 벗고 욕실에 들어갔다고? 그러면... 너도 그 사람처럼 전부 다 보여준 거네?”안리영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하하.” 나는 웃음을 터뜨렸고 화가 난 안리영은 내 머리를 쳤다. “그럼 너도 이제 신경 쓸 필요 없겠네, 다 봤으니 서로 부끄러울 것도 없잖아?”“나야말로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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