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신정훈 형사였다. 우리는 전에 이미 약속했었고 지금 날짜를 잡으려고 전화한 것 같다.한때는 부모님의 사고 진실을 알기 위해 신정훈을 빨리 만나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마음이 점점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마치 고향에 가까워질수록 낯설게 느껴지는 그런 기분이었다.강유형은 눈치 빠르게 옆으로 한 발짝 물러섰고 나도 조금 더 거리를 두고서야 전화를 받았다.“신정훈 형사님.”“지원 씨, 지금 시간 되세요?”점점 더 거세지는 비를 보며 이런 악천후에도 만나자는 건 분명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한숨을 쉬고 나서 대답했다.“네, 주소 알려 주세요.”내가 아줌마가 만든 만두를 않자 아줌마는 서운한 듯한 표정을 지었고 그 모습에 나도 마음이 아팠다.“다음에 시간 나면 또 와. 아줌마가 또 만두 만들어줄게.” 아줌마는 나갈 때 계속 그렇게 말했다.“네, 다음에 다시 올게요.”빗속을 뚫고 나는 차를 몰고 나왔다. 삼촌은 왜 이렇게 급하게 가야 하냐고 물었지만 나는 중요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만 대답했다.신정훈이 약속한 장소는 부모님의 산소였다. 순간 예전 산소에 놓인 꽃들을 떠올리니, 대체 누가 보냈을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갔다.그는 부모님의 묘비 앞에서 검은 우산을 들고 서 있었다. 신정훈 쪽으로 걸어갈수록 내 마음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나는 그의 옆에 다가갔지만 우산에 가져져 나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신정훈 형사님, 맞으시죠?”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그의 우산이 살짝 흔들리며 얼굴을 드러냈다. 순간, 나는 그가 맞다는 걸 확신했다.“안녕하세요, 지원 씨.” 그는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 순간, 신정훈 형사가 부모님의 사망 신고를 접수했던 장면이 떠올랐고 왜 그때 내 연락처를 물어본 건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형사님, 여길 자주 찾아오셨죠?” 나는 부모님 산소 앞에 놓인 꽃들을 바라보며 물었다.“몇 번 왔었죠.” 그의 목소리는 매우 무겁고 차분했다.그는 아무리 봐도 친근하기보다는 조금은 다가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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