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어떻게 엄마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윤청하의 말을 기다릴 새도 없이 성유정이 먼저 다가와서 성유리를 붉어진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언니를 진심으로 아끼는데 왜 그렇게 생각해!”하지만 성유리는 더 이상 그들과 얽히고 싶지 않았다.이젠 보기만 해도 역겨운 사람들이라 성유정의 말에도 대꾸하지 않고 바로 돌아서서 나가려던 참이었다.“언니!”성유정이 쫓아오려는 듯했지만 윤청하가 말리면서 성유리의 등에 대고 이렇게 소리쳤다.“좋아, 성유리! 이 문밖으로 나가는 순간부터 네가 밖에서 굶어 죽든 말든 여기 돌아올 생각 마!”그녀의 말이 끝나자 성유리의 발걸음이 멈칫했고 윤청하는 성유리가 마음을 바꾼 줄 알았다.그런데 성유리가 고개를 돌리더니 이렇게 받아쳤다.“그것참 고맙네요.”성유리의 표정은 여느 때처럼 차분했다.하지만 그 평온함이 윤청하의 눈엔 서늘함으로 보였고 마치 독사가 먹잇감을 무심하게 바라보며 침을 뱉는 것 같았다.윤청하는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지며 저도 모르게 두 걸음 뒤로 물러섰고 성유정이 황급히 그녀를 붙잡았다.“엄마, 괜찮아? 병원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윤청하는 계속해서 고개를 저으며 성유정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밀어내더니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자리에 서 있던 성유정의 얼굴에 걱정스러운 표정이 금세 사라졌고 바로 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 돈은 언제 줄 거야?”거친 남자의 목소리에 성유정은 눈을 흘기면서도 태연하게 대답했다.“걱정 마요, 내일 카드로 돈 보낼 테니까. 하지만 명심해요. 당신은 날 본적도 없는 거고 나한테 다시는 전화도 하지 마요, 알아들었어요?”...박한빈이 저택에서 나왔을 때는 거의 새벽 열두 시쯤이었다.운전기사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그가 나오는 것을 보고는 바로 내려서 문을 열었고 놀랍게도 성유리는 여전히 차 안에 있었다.그녀는 차창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는데 박한빈이 차에 타는 순간 바로 눈을 떴다.그리고는 고개를 숙여 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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