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먹은 사부와 사모의 배신에 젖어 분노로 떨고 있었다. 이내 머릿속에 번뜩 떠오른 것은 자신에게 아직 면죄부 금패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교먹은 방금까지 자신이 반드시 죽을 것이라 믿었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눈 속에는 희망의 빛이 다시금 피어나기 시작했다. 교먹은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무릎을 꿇어 죄를 인정했다. “폐하, 신은 죽어 마땅하옵니다!” “용호군의 일은 신이 적을 깊이 유인하기 위한 계책이었사옵니다.” “이 계책으로 양 나라를 정벌할 수 있었으나, 신은 매일같이 괴로움과 후회 속에서 살아왔사옵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신은 여전히 군사를 버려 대세를 구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자신의 목숨마저도 내놓을 것이옵니다.” 교먹의 빠른 변명은 빈틈없이 그럴듯한 논리를 더하며 마치 충성을 맹세하는 듯 보였다. 그녀는 분명 알고 있었다. 황제 역시 대의를 위해 사소한 희생을 감수하는 자임을 말이다. 과거 황제는 위기를 마주했을 때, 소규모 병력을 희생해 겨우 돌파구를 열었던 적이 있지 않은가. 황제가 그녀의 말을 믿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장공주는 분명히 믿었다. 그녀는 교먹의 말이 그럴듯하다고 느꼈다. “폐하, 장병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은 모두 강토를 지키기 위함이옵니다.” “몇 백 명의 희생으로 남제에게 넓은 영토를 안겨 주었을 뿐만 아니라, 북방에서 수십 년, 나아가 백 년 동안 양 나라와의 전쟁을 막을 수 있다면 그 의미는 엄청난 것이옵니다!” “교먹이 비록 잘못을 저질렀다 해도, 이는 후세에 길이 남을 공훈이라 생각하옵니다.” “용호군의 장병들이 자신들의 희생으로 이처럼 큰 승리를 가져왔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들은 반드시 황천에서도 웃으며 눈을 감을 것이옵니다.” 그러나 소욱의 눈빛은 얼음장 같았다. “희생당해야 할 자는 아무도 없다. 또한, 공주는 병서를 더 공부해야 할 듯하구나. 그리하면, 용호군의 희생이 적을 유인한 결과로 이어졌는지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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