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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장군 황후의 모든 챕터: 챕터 391 - 챕터 400

706 챕터

제391화

봉 부인은 태어나 처음으로 단독으로 황제를 알현하게 되자, 불안감에 사로잡혔다.황제는 사람을 시켜 자리를 내어달라 했으나, 그녀는 바늘방석에 앉은 듯했다.궁인이 차를 올렸으나, 그녀는 차마 손을 대지 못했다.그녀의 긴장한 모습을 본 소욱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리 조심스러워할 필요는 없다. 짐이 묻고자 하는 건 단지 황후가 태어난 뒤 곧장 맹가로 보내졌던 일에 대해 너희가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것뿐이다.”그의 물음에 봉 부인은 더더욱 두려워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부정했다.“폐하, 누군가가 헛소리를 올린 것이옵니다! 황후는 줄곧 봉가에서 자랐고, 맹가와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소욱은 그녀의 반응을 보며, 더 이상 알아낼 수 없음을 깨달았다.더 캐물었다간 봉 부인이 그대로 겁에 질려 기절할 게 뻔했다.그는 나지막이 명령했다.“봉 부인을 궁 밖으로 모셔라.”“명 받들겠습니다!”봉 부인은 혼미한 상태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모든 상황을 봉 대인에게 상세히 전했다.봉 부인은 봉구안이 대체한 일을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며 마음을 놓았다.그러나 황제가 이 일에 의심을 품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 봉 대인의 얼굴은 다시 창백해졌다.“이거 큰일이구나!”황제가 의심을 품었다면 반드시 철저히 조사할 것이다.봉 대인은 불안감에 땀을 흘리며 마음 졸였다.“황후가 아직 황자를 낳지 못한 탓에, 내가 이리도 마음을 졸여야 하다니!”…군기감.북연 사신은 초조해하며 소리쳤다.“며칠이나 지났는데, 죽화총은 아직도 제작이 끝나지 않은 것이오! 설마 일부러 시간을 미루는 것이오?”감장은 여전히 태연히 말했다.“곧 끝납니다. 곧이요.”지하 감옥.맹가의 교먹은 죽화총 개량을 명받아, 혼자 독방에 배치되었다.그곳은 주변에 다른 죄수도 없으며, 오직 그녀가 작업에 집중하도록 꾸려졌다.방 안에는 종이와 붓, 작은 책상 등이 마련되었으며, 장 공주의 세심한 배려 덕에 고문은 커녕 기운도 좋았다.정오, 한 간수가 음식을 들고 교먹의 방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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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맹교먹이 갇혀있던 지하 감옥은 궁 안에서도 매우 중요한 감옥이었다. 그 곳은 황궁과 가까이 위치하고 있었다.중범죄자가 탈옥하면, 궁궐에서 즉시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곳이었다.이 시각, 감옥 앞 광장에서는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맹교먹은 비응군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퇴로를 뚫어냈다.지하 감옥을 빠져나와 이미 세 겹의 방어선을 돌파했고, 이제 마지막 관문만 남았다.정문만 돌파하면 완전히 탈출할 수 있었다.관군은 병력으로 벽을 세우고 있었다.한 손에는 방패, 다른 손에는 창을 쥐고, 비응군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냈다.주변 성벽 위에서는 활을 든 병사들이 늘어서 있었고, 화살이 하늘을 가르며 비처럼 쏟아졌다.비응군 200여 명은 마치 강철의 방패처럼 뭉쳐 맹교먹을 보호하며 나아갔다.그들은 모두 전쟁터를 수차례 겪은 노련한 전사들이었다.죽음 따위는 이미 두려워하지 않았다.맹교먹은 그들을 보며 잠시 감동을 느꼈으나, 그 감정은 오래가지 않았다.손에 쥔 비영령을 더욱 단단히 쥐었다.이 비영령은 그녀가 황성으로 발령받기 전, 은밀히 복제해둔 것이었다.본래 스승 맹건에게 반납해야 했던 진짜 비영령은 이미 가짜로 바꿔치기한 상태였다.일찍이 사저가 자신을 모함하려는 기미를 느꼈던 그녀는, 이 복제된 비영령을 이용해 멀리 북대영에 주둔하던 비응군을 황성으로 불러들였다.그리고 이번이야말로 그녀가 이들을 활용할 결정적인 순간이었다.비응군은 점점 정문에 가까워지고 있었다.그리고 맹교먹은 문 밖에서도 비응군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문 밖에 있던 그들은 문을 열고 있었다.그러나 관군 역시 대거 몰려들어 문을 닫으려 했다.비응군 몇몇이 문틀을 붙잡고 온몸으로 버티며 관군의 방해를 막아냈다.이들 중 몇몇은 등에 화살을 맞고도 끝까지 문을 지키고 있었다.그들은 외쳤다.“소장군! 어서 오십시오!”맹교먹도 탈출을 간절히 원했다.하지만 그들의 속도가 너무 느리게 느껴졌다.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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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교먹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성루를 바라보았다.그곳에는 황제가 서 있었다. 황제는 높은 곳에서 교먹을 내려다보며, 주인을 압도하는 기세로 군림하고 있었다.그는 활을 들고 있었으며, 눈은 매섭게 빛났고, 검은 안광 속엔 날카로운 살기가 담겨 있었다.완벽한 외모를 자랑하는 얼굴에는 짙은 분노가 덮여 있었다.모두가 알고 있었다.황제의 궁술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났으며, 쏜 화살은 결코 빗나가는 법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방금 날아온 세 발의 화살은 그가 얼마든지 교먹을 직접 겨눌 수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그렇지 않았다.이것은 분명 경고였다.뒤로 물러나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하지만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면, 곧바로 죽음을 맞이할 터였다.소욱은 활을 내려놓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명을 내렸다.“명령을 거역하는 자는, 즉시 참하라.”“명심하겠사옵니다!”교먹은 황제를 본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자신의 끝이 어떻게 될지를 이미 예감하고 있었다.살기 위해 그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비응군은 강했지만, 천군만마를 당해낼 수는 없었다.게다가 지금 그들은 압도적인 열세에 처해 있었다.소욱이 이끈 친위대가 이미 그녀와 비응군을 철저히 포위한 상태였다.하지만 비응군은 여전히 그녀를 목숨 걸고 보호하며 외쳤다.“소장군, 어서 가십시오!”교먹의 눈은 오직 성문만을 향하고 있었다.문은 아직 열려 있었다.그것은 그녀에게 유일한 생명의 길이었다.그러나 이제 문 밖에는 온통 적군뿐이었다.나가더라도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바로 그때, 그녀는 한 익숙한 모습을 발견했다.그녀가 심어둔 또 하나의 패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폐하!”장공주가 어딘가에서 달려나와, 자신의 목에 칼을 겨누며 외쳤다.소욱은 그녀를 보자 눈이 순간적으로 날카롭게 빛났다.친위대장은 즉각 명령을 내렸다.“활을 내리거라! 공주마마께 해를 입히지 마라!”장공주는 성루 아래 넓은 광장에 서서 황제를 향해 큰 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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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교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한 걸음만 더 가면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탈출할 수 있었건만, 갑자기 어디선가 긴 창 한 자루가 나타나 그녀를 다시 물러서게 만들었다.성문 안과 성벽 위, 그 광경을 지켜보던 모든 이들은 어찌 된 일인지 알 수 없다는 듯 당황스러워하였다.그리고 천천히, 긴 창을 들고 나타난 자의 모습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그 자는 가면을 쓰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예전의 맹 소장군과 흡사했다.비응군 병사들은 멍하니 서 있었고, 주변의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그 자가 한 걸음씩 다가올수록, 교먹은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빗줄기가 퍼져 나가며 그녀의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었지만, 교먹은 눈앞의 가면을 쓴 이가 다름 아닌 봉구안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성벽 위에서는 황제가 눈살을 살짝 찌푸리고 이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교먹은 다시 탈출을 시도했다.그녀는 봉구안의 곁에 빈틈을 발견하곤 곧바로 옆으로 몸을 틀었다.그러나 봉구안은 긴 창을 가볍게 던져 그녀의 길을 막아버렸다.교먹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길을 비켜라!”봉구안은 말없이 손을 풀어 긴 창을 손에서 떨어뜨렸다.그 모습을 본 교먹은 의아했다.‘언니가 이렇게 쉽게 나를 놓아줄 리가 없어. 그렇다면… 이건 도전이야!’교먹의 눈은 날카롭게 빛나더니, 순식간에 그녀는 봉구안을 향해 돌진하며 주먹을 휘둘렀다.하지만 봉구안은 단 한 손으로 그 주먹을 받아내며 교먹의 손을 단단히 움켜쥐었다.그리고는 한 번 힘을 주었다.뚜둑!교먹의 팔은 순식간에 탈구되고 말았다.그러나 그녀는 반응이 빨랐다.곧바로 스스로 팔을 제자리로 돌려놓더니,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검을 집어 들었다.이제 무기를 손에 넣은 교먹은 더욱 맹렬히 공격하기 시작했다.빗물은 사방으로 튀었고, 봉구안은 발을 들어 그녀의 하단을 노렸다.교먹은 자세를 바로잡으며 몸을 돌려 반격에 나섰다.그들은 몇 번의 강렬한 주고받기를 이어갔다.…그 순간, 누군가 뒤에서 다가와 장공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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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봉구안은 비응군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맹성주라 밝힐 수밖에 없었다.그렇지 않다면, 비응군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간파한 소욱은 반드시 그들을 제거했을 터였다.맹 소장군이 실존한다는 소식에 사람들의 반응은 각기 달랐다.장공주는 큰 충격을 받았다.그녀는 곧장 소욱을 바라보았다.그러나 황제는 그녀보다 훨씬 차분해 보였다. 마치 이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그의 눈빛엔 서늘한 살기가 어려 있었다.진한길은 모든 상황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맹교먹이 비응군의 생사조차 개의치 않았던 이유를 이제야 깨달았다.그녀가 진정한 맹 소장군이 아니었던 것이다!그렇다면 이는 단순히 정체를 속인 것이 아니라, 황제를 기만한 중대 범죄였다!진한길은 또 다른 의문에 사로잡혔다.“진정 맹성주가 살아 있다면, 어찌하여 맹교먹의 사칭을 묵인한단 말인가?”비응군 병사들은 모두 벙벙한 얼굴로 멍하니 봉구안을 바라보고 있었다.“소장군?”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봉구안은 그들을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검을 내려놓아라. 나는 너희들에게 검을 자신에게 겨누라 가르친 적이 없다.”그녀는 목소리를 바꿔 그들에게 익숙한 음성을 흉내 냈다.비응군 병사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잠시 후, 모두가 천천히 검을 내려놓았다.교먹은 혼란에 빠진 채 복잡한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사저가 감히 자신을 배신하다니!“왜지? 왜 나를 놓아두지 않는 거야!”맹 소장군이라는 신분을 잃고 나니, 그녀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비응군도 그녀를 구하지 않을 것이고, 장공주 역시 더 이상 그녀를 돕지 않을 터였다.사저는 어찌하여 이렇게까지 냉혹할 수 있단 말인가!교먹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차가운 눈빛으로 봉구안을 노려보았다.“오랜 정분이 있는 나를 어찌 이렇게 하대할 수 있어?”“이 순간을 기다려 왔던 게 아니었어?"봉구안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 교먹을 바라보았다.그 시선은 서늘하고 냉랭했다. “교먹, 내가 너에게 기회를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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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탁!영패가 산산이 부서졌다.봉구안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를 단번에 증명해 보였다.“안 됩니다! 소장군…!”비응군 모두가 분노와 고통을 억누르며 울부짖었다.반면, 교먹은 부서진 영패의 조각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움과 절망에 사로잡혔다.언니가 비응군을 이렇게 황제에게 넘겨줄 줄이야!차라리 비응군을 희생시키고라도 자신을 구해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소욱의 눈썹이 더욱 깊게 찌푸려졌다.맹성주의 이 선택은 과연 위기를 뒤집는 묘수라 할 만했다.그는 황제의 마음을 꿰뚫어 볼 줄 아는 사람이었고, 동시에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진한길, 이만 철수하거라.”“명 받들겠습니다!”관군이 철수하자, 인원의 절반 이상이 자리를 비웠다.비응군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들의 마음은 쓰리고 아팠다.오늘 이후, 그들은 더 이상 맹 소장군의 부하가 아니었다.죽을 죄는 면했으나, 산 죄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그들이 오늘 밤 교먹의 탈옥을 도운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으니, 이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소욱은 엄한 목소리로 명했다.“모두 감옥에 가두어라. 한 달 뒤에 풀어주도록 하라.”“명 받들겠습니다!”이번에는 비응군도 아무런 저항 없이 명령에 따랐다.…비는 점차 잦아들었으나, 마치 하늘이 맑아지는 듯한 기분은 느껴지지 않았다.모두의 마음속에 드리운 먹구름은 여전히 걷히지 않았다.장공주는 억울함과 분노로 가득 찬 얼굴이었다.맹교먹에게 그렇게나 오래 속아왔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폐하, 맹교먹을 절대 놓아두지 마십시오!”장공주의 눈에는 원망과 적의가 가득했다.황실의 금지옥엽인 그녀를 감히 기만하다니!감히 이런 배신을 저지르고도 온전한 몸으로 빠져나가리라 여겼단 말인가!그녀가 이렇게 격노하고 있는데, 하물며 소욱은 어떠할까?그는 맹교먹의 기만에 더 오랜 시간 속아왔었다.그녀는 봉장미를 모함했고, 용호군을 몰살시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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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검빛이 번뜩이며 날아들자, 교먹은 순식간에 척추가 뽑힌 듯 힘없이 쓰러졌다.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공포에 질려 고개를 돌렸다.자신의 발…발의 힘줄이 끊어져 있었다!봉구안이 여전히 천천히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교먹은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오지 마… 제발 오지 마! 안 돼…”봉구안은 일말의 자비도 없이 다시 검을 휘둘러, 교먹의 손목 힘줄을 끊어버렸다.찰나의 순간, 교먹의 입에서 참혹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악!”교먹은 속에서 불타오르는 증오를 참을 수 없었다.왜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하는 것인가!그녀는 단지 자신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원했을 뿐이었다!성벽 위에서 장공주는 이 광경을 보며 마음이 후련해졌다.어떻게 그 교먹이 감히 맹 소장군을 사칭할 수 있었단 말인가!소욱의 눈빛은 차갑기 그지없었다.그는 냉정히 명했다.“교먹을 지금 당장 압송하라. 내일 참형에 처할 것이다.”“알겠사옵니다!”교먹은 자신의 목숨이 끝났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마지막 발악으로 분노에 찬 외침을 터뜨렸다.“폐하! 제가 맹가 부부를 고발하겠나이다!”“제가 맹성주를 사칭한 일, 그들도 다 알고 있었사옵니다!”“제가 죄가 있다면, 그들 또한 죄가 있습니다! 폐하…”그래. 혼자만 죽을 바엔 다 함께 죽는 것이다!맹건이 자신에게 이리 잔인하게 굴었으니, 그녀도 그에게 더 이상 예를 갖출 필요가 없었다.그녀와의 사제 관계는 이미 끝났다!그리고 사모 또한, 늘 사저만을 편애했던 그 여인도 죽어 마땅하다!“그들은 모두 알았사옵니다! 그들 역시 폐하를 속였나이다!”교먹은 최대한 목소리를 높여 모두가 들을 수 있게 외쳤다.소욱은 거짓을 용납하지 않는 성정이었다.하지만 그는 모든 일을 차근차근 처리하는 사람이었다.교먹의 죄를 다스린 뒤, 맹건 부부의 죄를 따질 작정이었다.교먹은 음험한 미소를 띠었다.먼저 모든 것을 폭로한 것은 사저였다.그렇다면 스승과 사모까지 끌어들일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그깟 비응군을 살리기 위해 나섰다가, 결국 이렇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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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봉구안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폐하, 교먹의 신분을 위조한 것은 오직 저의 아버지뿐임을 아시지 않사옵니까.”이때, 장공주도 입을 열었다.이전과는 달리, 그녀는 더 이상 교먹을 돕지 않았다.“폐하, 맹교먹이 다른 사람의 신분을 속인 것은 이미 불효불군이옵니다. 이제는 자기를 길러준 어른들까지 배반하고, 더불어 대불효의 행위를 한 것입니다.”“그녀와 같은 사람이 말하는 것에 얼마나 신뢰할 수 있겠사옵니까?”“더 이상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헛된 말을 듣지 마시옵소서!”그녀는 또한, 맹 부인이 교먹의 신분 위조를 몰랐을 리 없다고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맹 부인을 지키려 했다.황제는 결코 비상식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만약 아는 사람이 모두 처벌을 받는다면, 북대영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될 터였다.소욱은 이미 그 이치를 알고 있었다.그리고 그는 황후를 떠올렸다.황후도 맹교먹의 신분 위조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황후는 분명 이 사실을 숨겨 맹가를 보호하려 했을 것이다.만약 그가 맹 부인을 처벌한다면, 황후는 분명히 원망할 것이었다.소욱은 원래 내일 처형을 진행하려 했으나, 이제는 맹교먹이 계속해서 불필요한 말을 퍼뜨리기 전에 바로 처벌을 내리기로 결심했다.“맹교먹을 그 자리에서 처형하라.”교먹은 매우 두려웠다.“폐하!”갑자기 그녀는 말의 방향을 바꾸며 말했다.“폐하, 면죄부 금패… 저도 있습니다! 저는 면죄부 금패를 가지고 있사옵니다!”소욱의 눈빛은 냉담했다.그녀가 어떻게 그 면죄부 금패를 입에 올릴 수 있는가?장공주도 분노했다.“맹교먹! 그 면죄부 금패를 구할 때, 그게 무슨 대가로 얻은 것이었는지 기억하지 않느냐? 그 면죄부 금패는 맹 소장군이 목숨을 걸고 얻은 공이었느니라!”“그 면죄부 금패는 네가 가짜 신분으로 얻은 것이 아니었느냐!”“정말로 뻔뻔하기 짝이 없구나!”예전에 늘 그녀를 보호했던 장공주가 이제는 그녀를 혐오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교먹의 마음은 차가워졌다.그녀가 맹성주가 아니었으면, 장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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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문을 닫아라!” 소욱은 차갑고 날카로운 명령을 내렸다. 쾅!감옥의 대문이 힘차게 닫혔다. 봉구안은 발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성루 위에서, 장공주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그녀는 방금 들은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언니가 황후라고? 맹교먹이 미친 게 틀림없었다! 그래,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맹성주가 황후일 수 있겠는가! 맹교먹은 미친 듯이 웃고 있었다. 결국 죽기 전에 한 사람이라도 더 끌어들이려고 하다니. 면죄부 금패는 스승을 구하는 데 쓰였으니, 봉구안 본인은 지킬 수 없을 터였다! 교먹은 벽 위에 있는 황제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폐하! 아직 모르시겠습니까? 맹성주를 사칭한 사람은 저만이 아니라 황후도…” 휙!날카로운 화살이 날아와 교먹의 가슴을 스쳐갔다. 죽음의 공포가 전신을 휘감았다. 교먹은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듯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자기를 죽인 이는 바로 황제였다! 소욱의 눈빛은 유난히 냉혹했다. 활을 당겨 쏘는 속도는 매우 빨랐다. 너무나 빠르게 장공주조차 반응하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아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장공주는 충격에 얼어붙어, 서서히 소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황제께서 왜 지금 그 손을 대었단 말인가? 교먹은 분명 말하려던 게 남아 있었다. 이 화살을 예측하지 못한 봉구안은 처음에는 화살이 자신을 향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돌아보니 교먹이 화살을 맞고 쓰러져 있었다. 교먹은 몇 번 몸을 떨며, 얼버무리며 말했다. “왜… 왜… 사칭… 왜… 나를… 죽여…” 마지막 단어가 떨어지자, 교먹은 끝내 사망했다. 그녀는 죽음에 눈을 감지 못했다. 봉구안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 장면을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을 내비쳤다. “이날이 올 줄 알았더라면, 왜 그때 그랬을까.” 소욱의 눈 속엔 분노가 억제되어 있었지만, 그의 표정은 매우 차분했다. 그는 활을 진한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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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봉구안은 잠시 망설였을 뿐, 곧 겉옷을 벗기 시작하였다.소욱은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무릎 위에 올려놓은 두 주먹을 힘껏 움켜쥐었다.옷을 갈아입고 난 봉구안은 더 이상 참고 있을 수 없었다.“폐하, 저는…”소욱은 갑자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섬뜩할 정도로 차가웠다.“황후, 네가 무슨 말을 할지 신중히 생각하는 게 좋을 것이오.”“대리혼 사건은 내가 허용할 수 있는 최대치였소.”그보다 심각한 일이 있다면, 결코 그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었다.봉구안은 결단의 눈빛을 띠며 말했다.“저는 더 이상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사옵니다…”“음!”소욱은 그녀를 순식간에 끌어당기며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다.그는 마치 그녀를 삼키려는 듯 격렬하게 키스하였다.봉구안은 밀어내려 했으나, 소욱은 갑작스레 몸을 돌려 그녀를 가마 벽에 밀어붙였다.가마는 황궁으로 들어섰고, 모든 길이 막힘없이 열려 있었다.자진궁 앞에 다다르자 가마가 멈췄다.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진한길은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움과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숨이 가빠지는 소리가 났다.그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방해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그러나 몇몇 소리는 귀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잠시 후, 가마의 커튼이 열렸다.먼저 황제가 내렸고, 이어서 황후를 거칠게 끌어내렸다.그러나 황후가 느릿느릿 걷자, 소욱은 불쾌한 듯 다시 돌아와 그녀를 그대로 어깨에 메었다.진한길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따라가야 할지, 아니면 물러나야 할지 고민스러웠다.자진궁의 내시와 궁녀들은 이 장면을 목격하고도,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시선을 바닥에 고정했다.쿵!침전의 문은 소욱이 발로 차서 열었다.내관 유사양은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폐하께서 어찌 이리 화가 나셨단 말인가…’…침전 안.봉구안은 침상에 거의 내던지듯 올려졌다.정신을 차리고 황제를 바라본 그녀는 그의 이성을 잃은 듯한 모습에 미간을 찌푸렸다.그가 허리띠를 푸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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