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제의 대군은 이르는 곳마다 용맹하게 양나라 군사를 무찔렀고 곧장 기세등등하게 양나라 황성 앞까지 당도했다.양나라 대군은 완강히 반항했지만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전우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을 보고 깊은 절망만 느꼈다.쾅!견고하던 성문은 끝끝내 남제 대군의 맹렬한 공세에 열리고 말았다.남제의 선봉부대가 맨 먼저 안으로 쳐들어가며 높게 소리쳤다.“양 나라를 멸하고 양황의 목을 칠 것이다!”성루.양나라 승상은 친히 군대를 이끌고 남제와 대적했다.파도처럼 밀려오는 적군과, 가면을 쓴 채로 말을 타고 전장을 호령하는 맹성주 장군을 보고 그는 온몸이 떨려오기 시작했다.드디어 그가 온 것이다!전장의 악귀, 맹성주!어느 순간, 그들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곧이어 승상은 온몸에 전율이 일며 눈앞이 캄캄해졌다.“승상 나리!”한 사병이 달려와서 그를 대신해 치명의 일격을 막아냈다.바닥에 쓰러진 승상은 양나라의 군기가 쓰러지고 그 자리에 남제의 깃발이 꽂히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남제의 병사가 몰려와서 그를 포박해 봉구안의 앞으로 끌고 갔다.“맹성주,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전공을 원하는 것도 결국에는 출세하려는 것 아니냐! 우리 양나라에서 너에게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다!”봉구안은 싸늘하게 식은 눈동자로 전방을 주시하며 차게 말했다.“용호군 324명, 그리고 만 명이 넘는 북대영 사병들. 나는 단지 넓고 풍수 좋은 곳을 찾아 그들의 시신을 묻어주고 싶었을 뿐이다.”양나라 승상은 순간 할 말을 잊었다.그러니까 묘지가 필요해서 남의 나라를 침공한다는 말이 아닌가!이보다 더 황당무계한 이유가 있을까!대군은 승승장구하며 결국 양나라 황궁까지 침공했다.늙은 황제는 이미 모든 것을 체념한 듯이, 옥새를 봉구안에게 공손히 건넸다.“소장군, 짐을 죽이지는 말아주시오…”그는 아부 섞인 미소를 지으며 애원했고 그 미소는 웃는 것보다 더 처량했다.오백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한 나라의 황제가 이리도 무능하다니!궁 안에서 목숨을 걸고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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