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건은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가야 해.”그리고 잠시 멈칫하더니 덧붙였다. “너한테 말하는 건, 할아버지께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야.” ‘할아버지는 우리 두 사람이 함께한다고 믿고 있으실 테니까.’ “기환이가 너랑 동행할 거야.”시연의 마음은 무겁게 내려앉았다. ‘나는 이 사람이 떠나는 걸 막을 수 없어.’그녀는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아무 말 없이, 그것이 곧 동의라는 듯.유건은 이를 악물었다. “고마워.”그는 차문을 열고 타더니, 곧바로 떠나버렸다.시연은 그 자리에 멈춰선 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형수님.”기환이 그녀의 뒤에 섰다. “차에 타세요.”“네.” 시연은 조용히 차에 올랐다.기환이 물었다. “어디로 갈까요?”‘어디로? 본가로 돌아갈 수는 없고...’‘혼자 돌아가면, 할아버지께 고유건이 나를 버렸다는 걸 알리는 거나 다름없잖아.’시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아무 데나, 그냥 드라이브나 하고 싶어요.”“네, 알겠습니다.”기환은 룸미러로 시연을 바라보며 생각했다.‘저렇게 연약해 보이는데, 어떻게 저렇게 강할 수 있을까?’...병원.유건이 도착하기 전에, 노은범은 이미 떠나 있었다.그가 병실에 도착했을 때, 장소미는 이미 병실로 옮겨져 있었고, 장미리가 곁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소미야, 많이 아프지? 아프면 참지 말고 울어도 돼.”“엄마, 으흑...”그 광경을 본 순간, 유건은 불길한 예감을 떨칠 수 없었고, 발걸음이 점점 가벼워지는 듯했다. “소미 씨.”소미가 고개를 들었다. 유건을 보는 순간, 눈물이 더 쏟아졌다.“유건 씨! 으아아...”유건은 심장이 찢어지는 듯했다. 그는 소미의 손을 꼭 잡았다.“유건 씨, 아기, 우리 아기...”소미는 흐느껴 울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결국, 장미리가 울면서 대신 말했다.“고 대표님, 소미가 아이를... 잃었어요!”그 말을 듣는 순간, 유건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가장 걱정했던 일이, 결국 현실이 되어버렸다.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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