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Bab 291 - Bab 300

545 Bab

제291화

시연의 심장이 조여들었다. 너무 아파서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그리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낮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사라질 수 있지?’ ‘이 사람은... 우선 나부터 호텔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어.’‘하지만, 나 거절했어.’ ‘만약 내가 그게 마지막 순간이라는 걸 알았다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야.’‘좀 더... 좀 더 이야기를 나눴을 텐데...’ “아니야, 아니야...” 시연은 흐느끼며,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아니야! 몇 마디 더 나누는 것으로는 부족해!’ ‘고유건은... 아직 너무 젊잖아!’‘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 고유건을 기다리는 인생도 있는데...’‘그리고, 할아버지...’‘고유건은 외아들이고, 고씨 가문의 유일한 손자잖아!’ ‘할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면... 견딜 수 없으실 거야.’ ‘다 나 때문이야! 내가 여기 오지 않았다면, 고유건은 죽지 않았을 거야!’ ‘그 사람은 CA국에 올 이유가 없었는데, 나 때문에 온 거잖아!’ “고유건! 당신 바보야?” 시연은 흐느끼며,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왜 왔어...? 우리 이미 끝난 사이잖아... 난 당신 책임이 아니라고...” “엉엉...” 여자의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져 바닥에 부딪히며, 작은 구덩이가 파일 듯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후회해도... 아무리 울어도...’‘고유건이라는 사람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야!’ ...한편, 구급차 옆에서 정민환은 억지로 들것에 눕혀지고 있었다. 그는 씁쓸하게 웃었다. “형님, 진짜 이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에요. 저 혼자 걸을 수 있다고요.” “그게 말이 돼?” 유건은 싸늘하게 쏘아붙였다. “이 꼴이 돼놓고, 멀쩡하다고?” 민환의 머리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고, 팔에는 응급처치를 받은 상태였다. 그리고 다리에 난 부상으로 인해, 바지는 피로 얼룩져 있었다. 그래서 당장 정밀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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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유건의 마음속은 의문과 충격으로 뒤죽박죽이었다.‘이게 대체 뭐지?’ 시연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근데 시연이 앞에 놓인 들것에 있는 사람은 누구지?’ ‘왜 저 사람을 보고 이렇게 울고 있는 거냐고!’‘근데 내 이름을 부르고 있잖아...’‘설마 시연이가 저 시신을 나라고 착각한 건가?’ 쿵, 쿵! 유건의 가슴이 요동쳤다. 이어서 명확하게 깨달았다. ‘시연이는 폭발 소식을 듣고 여기까지 왔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사람을 나라고 착각한 것 같아.’ ‘그리고, 지금... 나를 잃었다고 생각하며 울고 있는 거라고!’ ‘맞아, 틀림없어!’ 유건은 알고 있었다. 이런 감정을 느껴선 안 된다는 걸. 하지만, 이내 기쁨이 번졌다. 그리고 작은 불씨처럼 시작된 감정이 순식간에 커져 버렸다. 마치 온몸이 뜨거운 불길에 휩싸인 듯했다. 그는 심호흡하며, 애써 차분하게 걸음을 옮겼다. “지시연.” 시연의 몸이 굳었다. 그녀의 시선이 다시 들것 위로 향했다. ‘잘못 들었을 거야. 너무 슬퍼서, 이제는 환청까지 들리는 걸 거야.’ 그녀가 멍하니 있자, 유건은 다시 한번 부드럽게 불렀다. “시연아, 나 여기 있어.” 시연의 등이 떨렸다. 그리곤, 천천히,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여자의 눈동자가 격하게 흔들렸다. 금이 가듯, 무너져 있던 마음이 다시 이어지듯. “고유건 씨!!??” 시연이 정말 믿을 수 없었다. ‘환영일 거야.’‘그 사람은 분명 죽었는데.’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직접 확인해야겠어!’ 그녀는 일어서려 했다. 하지만, 너무 오래 무릎을 꿇고 있던 탓에 다리가 저렸다. 게다가, 오랜 시간 감정이 격해져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다시 무릎을 꿇었다. “아...!” 이번엔, 바닥에 그대로 부딪혔다. “시연아!” 유건이 바로 뛰어들었다. 여자를 감싸 안으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뭐가 그렇게 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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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시연이 기절한 이유는 절대 키스 때문이 아니었다. 병원에 도착한 후, 의사가 그녀를 진찰했다. “감정 기복이 너무 심했나 봅니다. 임신 중이라 체력도 약해져 있는데, 너무 심하게 울어서 가벼운 탈수 증상까지 왔어요.” “감사합니다.” 병실. 시연은 링거를 맞고 있었다. 유건은 그녀를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침대 옆에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시연이는 나를 좋아해!’‘어느 정도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적어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게 아닌 건 확실해.’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위해 그렇게까지 울 순 없으니까.’ “시연아.” 그는 조심스레 여자의 손을 감쌌다. 그리고 낮게 속삭였다. “너, 나를 아주 싫어하는 건 아니었지?” 그때, 병실 문이 조용히 열렸다. 주지한이었다. “무슨 일이야?” “형님.” 지한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민환이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고, 다행히 다리에는 큰 이상이 없습니다. 가서 보시겠어요?” 이는 유건이 직접 지시한 일이었다. 민환이 수술실에서 나오면 곧바로 보고하라고. 지시가 없었다면, 지한은 유건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았을 터였다. “물론 형님이 안 가셔도 괜찮습니다. 저랑 기환이가 있을 테니까, 형님은 형수님 곁에 계셔도 됩니다.” 그러나, 유건은 이미 시연의 손을 놓고 일어나고 있었다. ‘민환이가 나를 위해 목숨까지 걸었는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가자.” “네, 형님.” 지한은 코끝이 찡해졌다. 민환, 기환, 지한은 유건과 주종 관계였지만, 유건은 셋을 친구이자 형제처럼 대했다. 그래서 세 사람도 유건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칠 수 있었다. 지한과 유건이 병실을 떠나자, 시연은 조용히 눈을 떴다. 사실, 그녀는 이미 깨어 있었다. 하지만, 유건과 마주하기가 두려워, 그저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는 이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얼마나 커다란 실수를 저질렀는지. 시연은 그동안 감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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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짐을 내려놓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마친 후, 시연은 포근한 침대에 몸을 뉘었다. “역시 내 침대가 제일 편해.” 이어서 눈을 감으며, 깊고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잠들기 직전, 그녀가 마지막으로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아버지는 대체 왜 그렇게 변한 걸까?’ ...지씨 저택.지동성은 장거리 비행을 마친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집에 도착하자마자, 장미리는 남편을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당신, 솔직히 말해요. 지난 이틀 동안, G시에 없었던 거 맞죠?” 해외에 다녀온 걸 숨길 수는 없는 법이었다.지동성도 예전 같았으면, 솔직하게 대답했을 터. 하지만, 요즘 그는 성격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중요한 일이 좀 있었어. 내가 일이 없었으면, 당신은 그동안 뭘 먹고 살 수 있었겠어?” 장미리는 그 말에 불같이 화를 냈다. “좋아요, 그럼 솔직하게 말해봐요. 당신, 바람났죠?” “어이가 없네!” 지동성은 피곤한 몸으로 더 이상 상대할 기력조차 없었다. 짜증이 난 그는 장미리를 밀쳐냈다. “아악!” 장미리는 몇 걸음 뒤로 비틀거렸다. 이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몇 초간 멍하니 있던 그녀는 이내 울부짖기 시작했다. “소미야! 소미야! 큰일 났어! 네 아빠가 엄마를 때렸어!” “내가 언제 때렸다고 그래?” “아니라고요? 그럼 방금 그건 뭐예요?!” 갑자기, 장미리가 달려들어 지동성의 얼굴을 향해 손을 내리쳤다. 짝!한 번. 짝! 두 번. “때린 거 맞잖아요?!”“미친 여편네!” 그때, 장소미가 소란을 듣고 뛰어 내려왔다. 그녀가 본 것은, 서로 엉켜 싸우고 있는 부모님의 모습이었다. “엄마, 아빠! 대체 뭐 하는 거예요?!” 놀란 그녀는 급히 뛰어가,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 했다. “싸우지 마세요!” “소미야, 잘 왔다! 네 아빠 좀 혼내 줘!” “이럴 수가...” 지동성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이런 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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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순간, 장미리의 표정이 굳었다. 입꼬리를 애써 올렸지만, 눈빛엔 명백한 불편함 이 스쳐 갔다. “당, 당신도 알잖아요.” “간 이식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장미리의 우물쭈물하는 태도, 말을 흐리는 모습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역시...’ 지동성은 예상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던 것이었다다. 그는 짧은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속이 답답했다. 그때, 소미가 아버지의 표정을 살폈다. 그리고, 지동성이 기분이 상한 걸 직감했다. 그녀는 급히 나섰다. “아빠, 저는 아빠 딸이잖아요.” “제 간이면 가능할 확률이 높겠죠?” 지동성의 눈이 번뜩이며 커졌다. 그 안에 희망이 반짝였다. “소미야, 정말이니?” “당연하죠.” “아빠는 제게 생명을 주신 분인데,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죠.” 그녀는 고분고분하고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그런데 말이에요, 아빠.” “유건 씨는 제가 임신한 줄 알고 있어요.” “만약 제가 갑자기 간 이식을 하겠다고 하면 의심하지 않겠어요?” 이 말에 장미리의 눈빛이 번쩍였다. 그리고, 급하게 맞장구쳤다. “맞아요, 맞아!” “소미야, 이제 결혼이 코앞인데, 괜히 의심받으면 안 돼!” 지동성의 표정이 굳어졌다.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래서 내 목숨보다 네 결혼이 더 중요하다는 거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장미리는 급히 수습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지동성의 눈빛은 싸늘하게 가라앉고 있었다. “그럼 무슨 뜻인데? 말해봐.” 침묵. 그때, 소미가 나섰다. “아빠, 화내지 마세요.” “엄마는 제 결혼을 망치지 않고, 아빠 병도 치료할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해 보자는 거잖아요.” “맞아, 맞아!” 장미리는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미야, 네 말대로야!” 그녀는 딸을 바라보며 확신이 서지 않는 눈빛을 보냈다. “그럼 소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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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장미리는 단번에 당당해졌다. “시연이 보고 간 이식하라고 해요!” 하지만 지동성은 망설이는 기색을 보였다. “이건... 아직 시연이한테 말 안 했는데...” “아빠.” 소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말하기 어려우시면, 제가 할게요.” 그러나 지동성은 여전히 머뭇거렸다. “그냥... 좀 더 기다려 보면 안 될까?” 소미는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의사 말로는 최대한 빨리 수술을 해야 한대요. 미루면 미룰수록 아빠 몸에 더 안 좋아요.” “그게...” “아빠.” 소미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 일은 제가 해결할게요. 제가 시연이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한참을 망설이던 지동성이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겠다.” ...시연이 눈을 떴을 때, 주위는 온통 어둠뿐이었다. 커튼이 걷혀 있어 창밖으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벌써 밤이 되었나 보네.’ 그녀가 핸드폰을 집어 들자, 임진아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 [밥솥에 밥 있어. 나 도서관 갔다 올게. 필요한 거 있으면 문자 보내. 갈 때 사다 줄게.]그리고 핸드폰을 내려놓으려던 순간, 전화가 걸려 왔다. 장소미였다. “뭐야?” 시연이 전화를 받자마자, 목소리에서 짜증이 묻어 나왔다. [할 말이 있어.]소미는 냉소적인 명령조로 말했다. [지금 당장 강울대병원으로 와. 아빠가 입원하셨어. 빨리 와.]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는 끊어졌다. 생각할 여유도,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마치 당연히 따라야 한다는 듯이. 핸드폰을 쥔 채, 시연은 몇 초간 멍해졌다. ‘뭐야, 이 태도는?' 어이없으면서도 화가 치밀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입원했다고?’ ‘그리고 장소미가 나한테 직접 연락을 했다고?’ ‘뭔가 수상한데.' 직감적으로 이상한 낌새를 느낀 시연은 고민 끝에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응급실에 도착하자, 지동성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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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지시연!” 순간, 소미는 불같이 화를 내며 얼굴이 붉어졌다 못해 창백해졌다. “너는 곧 의사가 될 사람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그런 더러운 말을 입에 담을 수 있어?” 시연은 하늘을 향해 눈을 굴렸다. “내 말이 아니라, 니들이 하는 짓이 더러운 거겠지.”“우리 착한 언니, 어릴 때부터 공부도 못하더니, 이젠 인과관계도 모르는구나? 불쌍해라, 절망적인 문맹아 같으니라고!” “너... 너...!” 소미는 분노로 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이 막혔다. “화났어?” 시연은 차갑게 웃었다. “근데 네가 화낼 자격이나 있어? 화를 낼 ‘낯짝’이라도 있어?” “지시연!!” 소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한마디만 할게. 네가 동의하든 말든, 간 이식은 해야 해.” 시연은 비웃음을 터뜨렸다. “난 절대 동의 안 해.” ‘더는 시간 낭비할 필요 없겠어.’‘더 이 자리에 있다가는 숨이 막혀서 토할 것 같아.’ 시연이 돌아서려는 순간, 소미가 거칠게 팔을 붙잡았다. 예쁘장한 얼굴에는 뒤틀린 분노가 서려 있었고,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지시연, 이건 협상이 아니라 명령이야. 너한테는 선택권이 없다고.” “명령?” 시연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명령해?” “흥.” 소미는 태연했고, 오히려 여유가 넘쳤다. 왜냐하면, 그녀에겐 시연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있었으니까. “아빠가 그러시더라? 너한테 집 한 채를 사주셨다고. 그리고 그동안 네가 받은 용돈도 만만치 않잖아? 참, 우주 유학 가는 것도 아빠가 도와주기로 하셨다며?” 그녀는 비웃듯 눈꼬리를 올렸다. “그렇게 많은 걸 받아놓고,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아빠를 나 몰라라 하겠다고? 아무것도 안 하겠다니, 그러고도 네가 사람이야?” 언뜻 들으면 그럴싸한 논리였다. 하지만, 시연을 그런 말로 구슬릴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래?” 시연은 태연하게 반문했다. “그럼 너는? 너 명의로 된 집은 몇 채더라?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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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잘 들어...” “소미야!” 마치 딸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있다는 듯, 지동성이 다급히 소미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소미는 지동성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아빠, 이제 방법이 없어요. 보셨잖아요, 아빠가 아무리 잘해줘도, 쟤한테 양심이 있어야 의미가 있는 거라고요” 그녀는 더 이상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 그냥 아버지가 결정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릴 뿐이었다. 지동성은 오랜 시간 고민했다. 하지만, 결국 살고 싶다는 욕망이 이겼다.그는 눈을 감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소미는 입꼬리를 올리며 시연을 바라보았다. “네가 동의만 해주면, 전에 아빠가 보여줬던 집은 네 명의가 될 수 있을 거야. 아, 우주 유학 비용도 전부 우리가 책임질게. 하지만, 네가 만약 거절한다면...”굳이 끝까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 ‘거절하면 모든 걸 빼앗겠다는 거지.’ 시연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이 제안을 거절한다면, 자신이 완전히 빈털터리가 된다는 것을.그리고 우주는 평범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처럼, 아무런 기회 없이,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될 것이었다.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시연을 바라보는 지동성의 얼굴에는 복잡한 감정이 얽혀 있었다.“시연아...” 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딸을 만지려 했다. “하, 하하...” 시연은 비웃으며 가볍게 피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냥 걸어 나갔다. “이게... 뭐야?” 장미리가 당황했다. “그냥 가버린다고? 아직도 거절하는 거야?” 소미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결국엔 동의할 거예요.” “딸, 무슨 근거로 그렇게 확신하는 거야?” 소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지시연은 자기 자신에게는 가혹할 수 있어도, 우주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을 거예요. ‘웰스’에 보낼 수 있는 기회를 그냥 날릴 리가 없어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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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고상훈은 사람을 꿰뚫어 보는 데 정말 뛰어났다. 특히, 속마음을 읽어내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시연이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고상훈은 알아차렸다. ‘저 아이, 뭔가 일이 있었구나.’ 시연은 애써 감추려 했지만, 아직 너무 어려웠다.연륜이 부족했고, 경험도 부족했으니 말이다. 보통 사람들은 속일 수 있었겠지만, 고상훈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말해보렴. 무슨 일이니?” 고상훈은 다정하게 물었다. “아가, 너와 유건이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나는 네 할아버지야. 그렇지 않니?” 순간, 시연의 눈가가 붉어졌다. 마치 그녀 안에 꼭꼭 눌러 담아둔 감정이 한순간에 터져버린 듯. 그녀는 목이 메어 간신히 대답했다. “네, 할아버지.” “울지 마라.” 고상훈은 몸을 숙여 테이블 위의 휴지 상자에서 티슈를 뽑아 건넸다. “이 할아버지한테 말해봐. 넌 혼자가 아니야. 할아버지가 곁에 있잖니.” 시연은 티슈를 받아 들고, 눈을 가렸다. ‘말해야 할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주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어...’ ‘그런데, 나 혼자 버티는 것도 너무 힘들어...’ 그녀는 손에 쥔 티슈를 꼬깃꼬깃 구기며, 힘없이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별처럼 반짝이는 눈동자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저... 저한테 돈 좀 빌려주실 수 있나요? 저... 꼭 갚을게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어깨를 들썩이자, 조용히 눈물이 떨어졌다. ‘이러고 싶지 않았어.’ ‘할아버지의 마음을 이용하고 싶진 않았다고.’ ‘그런데도 결국, 난 여기까지 와버렸어...’ ‘가난... 그게 결국 내 죄야.’ “울지 마라, 울지 마.” 고상훈은 놀란 듯했지만, 동시에 가슴 아파했다. “괜찮으니까 울지 말고, 차근차근 말해봐. 무슨 일이야?” “할아버지...” 시연은 흐느끼며, 우주와 ‘웰스’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우주는 겨우 열네 살이에요. ‘웰스’는 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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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할아버지...”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시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겨우 벗어난 그 결혼생활로 다시 돌아가라는 거야?’ ‘그 지옥 같은 관계를 다시 시작하라는 거냐고.’ 시연의 망설임과 거부감이 너무도 분명해서일까. 고상훈은 가만히 한숨을 쉬었다. “지금 당장 대답하지 않아도 돼. 이런 중요한 문제는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테니까.” 그리고, 부드럽게 웃으며 덧붙였다. “이틀을 줄게. 이틀 후에 대답해도 괜찮아. 다만, 그전까지 네가 필요한 돈은 주도록 하마. 많은 돈도 아니니, 돌려줄 필요도 없어.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주는 용돈이야. 그걸 갚으라고 하는 경우가 어디 있겠니?” 그러면서도, 그는 분명히 말했다. “그리고, 네가 반드시 내 뜻을 따라야 하는 건 아니야. 네가 어떻게 결정하든 너는 내 손녀이고, 난 널 강요할 생각이 없으니까.” 시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가슴이 더 답답해졌다. 부담을 덜어주려는 말이었는데, 그녀에게는 더욱 무거운 족쇄처럼 느껴졌다. ...병원 복도. 시연은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정면에서 다가오던 유건과 맞닥뜨렸다. 둘 다 순간적으로 멈칫했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시선을 돌렸다. 유건은 시연보다 한발 늦게 도착했다. G시에 막 도착한 그는, 공항에서 곧바로 병원으로 온 참이었다. “할아버지 뵈러 온 거야?” “네.” 시연은 고개를 살짝 숙였고, 창백한 목선이 드러났다. “그럼, 이만 가봐.” 유건은 한 발 옆으로 비켜섰다. “그래요.” 그는 무언가 말하고 싶어 보였지만, 끝내 ‘데려다줄까?’ 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시연은 망설이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건은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결국 그녀가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천천히 몸을 돌려 병실로 들어갔다. ...병원에서 나와, 돌아가는 길에서 시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돈이 입금되었다는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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