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장미리의 표정이 굳었다. 입꼬리를 애써 올렸지만, 눈빛엔 명백한 불편함 이 스쳐 갔다. “당, 당신도 알잖아요.” “간 이식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장미리의 우물쭈물하는 태도, 말을 흐리는 모습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역시...’ 지동성은 예상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던 것이었다다. 그는 짧은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속이 답답했다. 그때, 소미가 아버지의 표정을 살폈다. 그리고, 지동성이 기분이 상한 걸 직감했다. 그녀는 급히 나섰다. “아빠, 저는 아빠 딸이잖아요.” “제 간이면 가능할 확률이 높겠죠?” 지동성의 눈이 번뜩이며 커졌다. 그 안에 희망이 반짝였다. “소미야, 정말이니?” “당연하죠.” “아빠는 제게 생명을 주신 분인데,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죠.” 그녀는 고분고분하고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그런데 말이에요, 아빠.” “유건 씨는 제가 임신한 줄 알고 있어요.” “만약 제가 갑자기 간 이식을 하겠다고 하면 의심하지 않겠어요?” 이 말에 장미리의 눈빛이 번쩍였다. 그리고, 급하게 맞장구쳤다. “맞아요, 맞아!” “소미야, 이제 결혼이 코앞인데, 괜히 의심받으면 안 돼!” 지동성의 표정이 굳어졌다.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래서 내 목숨보다 네 결혼이 더 중요하다는 거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장미리는 급히 수습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지동성의 눈빛은 싸늘하게 가라앉고 있었다. “그럼 무슨 뜻인데? 말해봐.” 침묵. 그때, 소미가 나섰다. “아빠, 화내지 마세요.” “엄마는 제 결혼을 망치지 않고, 아빠 병도 치료할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해 보자는 거잖아요.” “맞아, 맞아!” 장미리는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미야, 네 말대로야!” 그녀는 딸을 바라보며 확신이 서지 않는 눈빛을 보냈다. “그럼 소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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