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Bab 421 - Bab 430

513 Bab

제421화

이순정과 철봉은 화물차에 치여 죽지 않았지만 상황이 그리 좋은 편도 아니었다.두 사람은 피투성이가 되었는데, 머리가 터졌을 뿐만 아니라 얼굴도 긁혔다.화물차가 다가올 때, 철봉은 아직도 땅바닥에서 뒹굴며 소란을 피웠기에 반응을 할 때 이미 늦었다. 그는 손발이 나른해져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나지도 못했다.그렇게 철봉은 화물차가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엄마!”철봉은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소리를 질렀다.이번에 정말 죽을 줄 알았지만, 화물차는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순식간에 그와 스쳤다.철봉은 놀라서 제자리에 앉아 멍을 때렸다.정신을 차린 후, 그는 자신의 바짓가랑이가 젖었다는 것을 발견했다.방향을 바꾼 화물차는 다시 이순정을 향해 돌진했다.이순정은 본능적으로 도망쳤지만, 화물차는 마치 쥐를 잡는 고양이처럼 그녀를 쫓아갔다.죽일 생각은 없지만 그냥 넘어가고 싶지도 않은 모양이었다.이렇게 계속 이순정에게 겁을 주었다.이순정은 도망치고 피하며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이미 지쳐서 기진맥진했지만, 생존 본능 때문에 그녀는 도무지 멈출 수가 없었다.이때 이순정은 나무에 머리를 박더니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에 쓰러졌다.기사는 마침내 공격을 멈추며 화물차를 몰고 훌쩍 떠났다.“엄마... 엄마, 괜찮아?” 철봉은 땅에서 일어나 오줌을 지리며 이순정에게 달려갔다.이순정은 꼼짝도 하지 못하고 바닥에 누워있었다. 이마에 엄청난 상처가 생겨 지금 밖으로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철봉은 손으로 피를 막으려 했지만, 자신이 방금 바짓가랑이를 만져 손에 오줌이 묻었다는 것을 잊어버렸다.“엄마! 정신 차려!”한참 동안 이순정을 흔들며 부르자, 그녀는 마침내 두 눈을 떴다.“내가 왜 바닥에 쓰러졌지?” 이순정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제야 무엇을 떠올린 듯 이순정은 안색이 창백해지더니 온몸을 떨었고 이를 갈았다.마치 엄청난 타격을 받은 것 같았다.“가자...”이순정은 철봉의 손을 덥석 잡으며 힘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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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다 너 때문이잖아! 어디서 능청스럽게 연기를 하고 있어! 너만 아니었으면 나와 철봉이가 어떻게 강도겸을 찾아갔겠어?”돈을 얻을 수 없게 되자, 이순정도 자애로운 척하고 싶지 않았다.철봉이 맞장구를 쳤다.“그 강도겸이 그렇게 매정한 사람이라는 것을 왜 진작에 말하지 않은 거야? 오늘 나와 엄마는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고. 지금 일부러 우리를 해치려고 그런 거지? 그리고 그 6억을 독차지하려고!”연희는 다급히 반박했다.“그런 적 없어! 내가 왜 엄마와 널 해치려 했겠어? 나도 도겸 씨가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고!”이순정은 냉소를 지었다.“넌 강도겸의 곁을 그렇게 오래 따라다녔는데, 그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고?”“그래! 이 상처들도 정말 많은 돈을 썼는데, 지금 강도겸 쪽은 한 푼도 주려 하지 않잖아. 그러니 누나가 돈 배상해! 돈 없다고 발뺌하지 마. 강도겸은 너에게 6억을 준 적이 있다고 말했어!”이 일을 말하자, 이순정은 바로 화가 났다. ‘분명히 돈이 있는데도 일부러 숨기다니. 나와 철봉이를 팔아먹은 것과 마찬가지잖아. 그리고 자신은 앉아서 돈을 받으면 되고. 양심도 없는 계집애!’연희는 시선을 피하더니 입술을 깨물었다.“나한테도 지금 돈이 얼마 없어. 4백만 원 정도밖에 줄 수 없단 말이야...”“그게 무슨 개소리야! 내가 네 속셈을 모를 것 같아? 카드는? 여기에 있는 거야 아니면 여기에 있는 거야?”이순정은 연희가 자신의 성격과 똑같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이 계집애 지금 틀림없이 돈을 어디에 숨겨놓았을 거야!’그녀는 울부짖고 있는 연희를 아랑곳하지 않고 사방을 뒤지기 시작했다.연희는 마지막 남은 돈까지 빼앗길까 봐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지만 철봉이 가로막았다.“가만히 있어! 나와 엄마는 누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한 줄 알아? 하마터면 차에 치여 죽을 뻔했는데, 사례비를 좀 받는 것도 당연한 일이야!”이순정은 책상과 서랍을 뒤적거리다가 결국 가방에서 은행카드 한 장을 찾았다.“철봉아! 빨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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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병원비를 납부하라고?” 연희는 뻣뻣하게 고개를 돌렸다.“줄곧 도겸 씨의 계좌에서 돈을 긁지 않았어?”“죄송하지만 그 계좌는 이미 사용금지가 된 상태라서요.”“사용금지?! 왜?!”“이건 대표님께서 직접 신청하신 거예요.”‘도겸 씨가 직접 신청했다니...’“하하하... 강도겸, 당신 정말 너무 독하구나!”한 달 넘게 병원에 입원해 있던 연희는 이날 마침내 퇴원했다.그녀는 맑은 하늘과 하얀 구름을 보면서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도겸은 오늘 일찍 퇴근했다.차에 찬 후, 그는 기사에게 분부했다.“별장으로 가.”“네, 대표님.”도중에 도겸은 눈을 잠깐 붙이다가, 창밖을 휙휙 지나가는 바람소리를 듣고서야 눈을 떴다.날은 이미 어두워졌는데, 침울한 날씨는 곧 비라도 내릴 것만 같았다.매년 장마철이 되면 눅눅하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도겸은 혐오스럽게 눈살을 찌푸렸다.차는 평온하게 별장 구역으로 들어갔다.이때 기사는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다.끼익.도겸의 몸은 관성으로 인해 앞으로 기울어졌는데, 안전벨트가 없었다면 지금쯤 이미 앞좌석에 부딪혔을 것이다.“어떻게 된 거야?” 그는 말투가 좋지 않았고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죄송합니다.”기사는 재빨리 사과했다.“한 여자가 갑자기 뛰쳐나와서 저도 얼른 브레이크를 밟을 수밖에 없었습니다.”도겸은 고개를 들었다.밖에는 어느새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여자는 차 앞에 서 있었고, 몸은 이미 푹 젖었다. 머리카락은 목에 달라붙었으며 얼굴은 핏기가 없을 정도로 창백했다.연희는 생얼에 하얀 긴 치마를 입고 있었다. 이때 빗물에 젖은 옷감은 그녀의 몸에 딱 달라붙었는데, 여자의 아름다운 몸매를 그대로 그려냈다.마치 폭우 속의 꽃처럼 애처롭게 나뭇가지에서 흔들리며 떨어질 듯 말 듯했다.기사조차도 마음이 약해졌다.그러나 도겸은 냉담하게 시선을 거두며 눈빛에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이곳의 치안이 언제 이렇게 나빠졌지? 아무나 안으로 들여보내다니. 경비원에게 통지해서 이 여자 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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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연희는 경호원에 의해 길가에 버려졌다.“스스로 가라고 할 때는 가지 않더니, 꼭 남에게 끌려 나가야 속이 시원한 거예요? 빨리 꺼져요!”비가 많이 오는 날, 그들도 나와서 비를 맞고 싶지 않았다.‘모두 이 미친 여자 때문이야.’...비가 그치자, 연희는 넋을 잃은 채로 거리를 서성였다.그리고 저도 모르게 자신의 대학에 도착했다.드나드는 학생들이 웃고 떠들며 생기발랄한 것을 보고 연희는 마음이 씁쓸했다. ‘한때 나도 그들 중 한 명이었는데.’이 순간, 연희는 사람들 속에서 익숙한 모습을 발견했다.“나미야.”연희는 돌진하여 장나미의 팔을 잡았는데,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과 같았다.나미는 깜짝 놀랐다.그녀의 곁에 있던 두 여학생은 연희를 훑어보았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나미야, 우리 먼저 안에 가서 기다릴게.”“좋아.” 나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연희를 바라보는 눈빛이 많이 복잡해졌다. “너... 너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한 달 전 병문안 하러 갔을 때, 연희의 안색은 좀 창백했지만 그래도 고급스러운 음식만 먹었는데.’지금의 연희는 치마가 젖었고 머리카락이 흩어져 마치 처녀귀신과 같았다.“나미야...”연희는 입을 열자마자 눈물을 흘렸다.“내 아이가 없어졌어. 그리고 그 사람도 날 버렸고.”나미는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그리 놀라지 않았다. 그러나 그 날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연희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나 이제 갈 곳이 없어. 그러니 기숙사로 돌아가게 도와줄 순 없어?”나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넌 이미 퇴학을 신청했으니 규정에 따라 기숙사에서 지낼 수 없어. 그리고 내가 너를 돕고 싶어도 어쩔 수 없거든. 네 침대는 지금 다른 학생이 쓰고 있어. 그래서...”연희는 입술이 떨렸고 불쌍한 눈빛으로 애원했다.“나미야, 나 좀 도와줘. 나 정말 갈 곳이 없단 말이야.”나미는 난처함을 느꼈다.“아니면, 돈 좀 빌려줄래? 내가 돈이 생기면 꼭 갚을게!”나미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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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연희가 물었다.“먹을 거 있어요?”여자는 작은 소리로 웃으며 위아래로 그녀를 훑어보았다.“들어와요.”연희는 네온사인으로 된 간판을 쳐다보았다.[텔미나오클럽.]그녀는 들어가면 무엇을 직면하게 될지 알고 있었지만, 배고픔과 피곤함, 그리고 명품에 대한 동경 때문에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여자를 따라 그 문에 발을 들여놓았다.‘난 살아야 해. 살아야만 강도겸과 소정은에게 복수를 할 수 있어!’...그러나 현실은 또다시 연희에게 타격을 입혔다.그녀가 생각했던 것처럼 쉽게 돈을 벌 수가 없었던 것이다.연희는 아름다운 외모로 즉석에서 채용되었고, 클럽은 그녀에게 무료 음식과 숙소를 제공했다. 그날 밤, 연희는 마침내 편하게 잘 수 있었다.다음날 밤이 되자, 연희는 노출된 미니스커트로 갈아입고 ‘매니저’를 따라 한 룸으로 들어갔다.문이 닫히자, 아주 좋은 방음 효과로 안의 동정이 조금도 들리지 않았다.문이 다시 열릴 때, 연희는 비틀비틀 안에서 걸어 나왔다.치마는 이미 찢어졌고, 하이힐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녀의 몸에 지금 속옷밖에 없었다.가슴, 허벅지, 허리, 목에 모두 색깔이 다른 키스자국이 있었는데, 어떤 것은 심지어 핏방울까지 배어있었다.연희는 울어서 두 눈이 부었고 목까지 쉬었다. 그녀는 품에 있는 수표를 꼭 잡았.두 시간에 천만 원.그녀는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자신이 즐거울 거라고 생각했지만, 마음은 마치 큰 구멍이 뚫린 듯 찬바람이 안으로 몰려왔다.연희는 사흘이나 버텼다.만신창이가 되어서 4억을 벌 수 있었다.그녀는 탐내지 않고 바로 이곳을 떠나려 했다.그러나 사장은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떠나? 이곳이 무슨 마트인 줄 알아?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게? 매일 수천만 원 벌 수 있는데, 좋지 않아? 왜 가려는 거지?”연희는 여전히 떠나려 했다.‘4억이면 충분해. 난 다시 시작할 수 있어.’사장은 연희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연기를 하지 않았다.“가도 되지만 위약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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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연희는 웃음을 지었다.이때, 창고 문이 밖에서 열리더니 한 남자가 들어왔다.그 바람에 불빛이 이곳을 밝게 비추었다.“젠장, 이 여자 지금 손목을 베었잖아? 너희들은 사람을 어떻게 지켜본 거야?!” 사장은 두 경비에게 욕설을 퍼붓더니 다시 허리를 굽혀 앞장선 남자에게 고개를 돌렸다.“죄송합니다, 임 사장님. 다 제 잘못입니다.”“얼른 지혈해줘.” 남자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고작 이런 상처로 죽을 리가 없으니까.”“네...”피가 멈추자, 사장은 또 연희의 얼굴에 차가운 맥주를 뿌렸다.연희는 그제야 유유히 깨어났다.남자는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더니 신발로 연희의 턱을 들어올렸다.“허, 만약 정말 죽고 싶었다면, 넌 손목이 아니라 목을 베었어야 했어.”연희는 갑자기 찾아온 사람을 보며 아직 반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남자의 목소리를 듣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몸이 떨렸다.“당, 당신은...”연희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그를 쳐다보았다.불빛 아래에서 남자는 악마처럼 웃고 있었다.“당신이죠! 당신 맞죠?!”연희는 갑자기 흥분해지더니, 아직도 피가 흐르는 손목을 무시하고 남자의 바짓가랑이를 덥석 잡았다.연희는 그 남자의 얼굴을 본 적이 없지만, 그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었다.사장은 안색이 변하더니 얼른 여자를 걷어차려 했지만, 임시호는 그저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그리고 쪼그리고 앉아서 연희와 마주했다.“날 알아본 거야?”“정말 당신이었어요! 그때 강도겸이 날 버려서 당신에게 전화를 했었는데, 왜 받지 않은 거죠?! 왜 예전처럼 날 도와줄 수 없었던 거냐고요?! 나 지금 가진 것이 하나도 없단 말이에요!”남자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우선 난 계속 너를 도울 의무가 없어. 둘째, 넌 이미 자신의 앞길을 망쳤으니 나더러 어떻게 도와주라는 거지?”시호는 연희의 손목을 바라보았다.“죽을 용기가 있는 이상, 왜 살아서 복수할 용기가 없는 거야?”‘복수? 그래, 난 소정은이 싫어 그리고 강도겸은 더욱 싫어. 난 복수를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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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헐...”넓은 교실에서 갑자기 감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조재석? 내가 생각하는 그 교수님 맞아?”“야! 서비대에 조재석이라고 하는 교수님이 더 있냐?”“하긴.”“세상에! 조 교수님이 우리에게 수업을 해주러 오시다니. 정말 너무 잘생겼잖아!”사람들은 모두 외모지상주의였다.아름다운 것을 보면 당연히 감상하고 감탄하며 칭찬했다.민지도 예외는 아니었다.‘그런데 이 교수님은 볼수록 낯이 익은 것 같은데...’“어? 정은 언니, 이분 그날 식당에서 언니를 불렀던 사람 아니에요?”“응.”“와, 그 사람이 조 교수님이셨어요?”정은은 의혹을 느꼈다.“넌 이 교수님을 모르는 거야? 대학원생 면접 시험 때 면접관이셨는데.”“네?” 민지는 머리를 긁적였다.“이분은 없었는데. 저를 면접하신 교수님들 중, 저 오직 송지혜 교수님밖에 몰라요.”“이상하네... 그때 난 송지혜 교수님을 보지 못했는데... 넌 그때 오전에 시험을 본 거야?”“오후예요.”“어쩐지, 난 오전에 시험을 봤거든.”“그렇군요...”정은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만약 내가 잘못 기억하지 않았다면, 당시 강서정도 오후에 면접을 보러 왔었고, 심지어 나에게 면접 문제를 알아봤잖아? 면접관에는 오전에 송지혜 교수가 없었는데, 하필 오후에 나타나셨다니...’최근 송지혜 팀이 자비로 CPRT 측정기 한 대를 구입했다는 것을 생각하니, 송지혜가 서정을 학생으로 받아들인 데도 다 이유가 있었다.‘쯧... 강서정을 자신의 통장으로 삼았구나.’강단에서, 재석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마치고 수업을 하려 했다.그는 오늘 옅은 회색의 셔츠를 입고 있었고, 금테 안경을 끼고 있었다. 안경을 통해 눈빛도 많이 부드러웠다.그곳에 서니 우아함이 절로 묻어났다.이때 누군가 입을 열었다.“교수님,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물어봐.”“교수님은 아주 유명하시고 대단하시잖아요.”그 학생은 입을 열자마자 칭찬을 했다. “그런데 물리대학의 교수님이 생물과학의 강의까지 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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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아, 네! 그럼 얼른... 엥?”민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은은 이미 사라졌다.“뭐가 이렇게 급하신 거지?”그녀는 정은이 서두르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정은은 강의동을 나간 후, 가로수길에 이르러서야 재석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남자는 놀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정은은 심호흡을 하고 숨을 돌린 뒤 고개를 들어 상대방을 직시했다.“선배님, 나한테 무슨 불만이라도 있어요?”재석은 가슴이 떨렸다.그는 정은이 쫓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그녀가 이렇게 물어볼 줄은 더욱 생각지도 못했다.”“아니.”‘내가 무슨 불만이 있겠어?’“없는 이상 왜 그동안 일부러 날 피한 거죠?”재석은 가슴이 떨리더니 감히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마음이 찔린 게 분명했다.“그런 적 없는데.”재석은 가볍게 기침을 하며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무슨 일 있었어요?” 정은이 다시 물었다.남자의 표정이 굳어졌다.머릿속에 저도 모르게 말할 수 없는 장면과 디테일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꿈속의 여자는 지금 자기 앞에 서 있었다.살며시 손만 내밀면 꿈에서 그랬던 것처럼 정은을 품에 안을 수 있었고, 다시 고개를 숙여 천천히 키스할 수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재석은 갑자기 정신을 차리며 자신의 뺨을 두 대 때리고 싶었다.‘조재석,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고개를 들어 정은의 맑고 깨끗한 두 눈을 마주하자, 재석은 더욱 몸 둘 바를 몰랐다.“선배님? 교수님?!”“어? 미안, 방금 딴 생각 좀 했어.”“어디 아픈 거 아니에요?” 정은은 재석을 걱정했다.“응?”“지금 얼굴이...”정은은 그의 얼굴을 가리켰다.“엄청 빨갛거든요.”얼핏 보면 마치 열이 나는 것 같았다.재석은 점차 어찌 할 바를 몰랐다.“응,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래.”“아.” 정은은 그래도 이 대답을 받아들였다.“전에 왜 나를 피했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나 자신이 오해했을 수도 있지만 이건 이제 중요하지 않아요.”정은은 집중을 하며 표정 역시 진지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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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재석은 가볍게 목을 가다듬었다.“그게... 전 교수가 전에 그랬는데, 시간 있으면 실험실에 많이 놀러 오라고. 모두들 네가 엄청 보고 싶거든.”정은은 눈을 깜박였다.“전 교수님이 언제 말씀하셨는데요?”“일주일 전.” 재석은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 사실대로 말했다.“아...” 정은은 나른하게 말했다.“그래서 전 교수님이 일주일 전에 전해 달라고 한 말을 오늘에야 나한테 알려준 거예요?”‘이래도 날 피한 게 아니라고?!’말이 많으면 실수를 하는 법. 재석은 황량하게 도망쳤다.정은은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오후의 햇살은 따뜻했고, 하늘은 푸르며 흰 구름이 둥둥 떠다녔다.모든 것이 아름다웠다.오후에 수업이 없는 정은도 도서관에 있고 싶지 않았다. 최근 수업이 너무 꽉 차서 그녀는 이미 오랫동안 집안 청소를 하지 않았다.오늘 날씨가 좋았으니 정은은 빨래를 하며 청소를 하고 싶었다. 자신에게 맛있는 음식까지 만들어줄 생각을 하니, 그녀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그러나 학교 앞에서 꽃을 안고 있는 사람을 보았을 때, 그 미소는 바로 사라졌다.도겸은 양복차림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입으니 이미 학교의 학생들과 어울리지 않았는데, 손에 꽃까지 들고 있어 더욱 눈에 띄었다.오가는 사생들은 모두 참지 못하고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도겸을 훑어보았다.“또 이 사람이야?”“이번에는 파란 장미로 바꿨군. 그렇게 큰 한 다발을 사려면 돈이 엄청 들겠지?”“그 여자가 너무 부러워. 잘생기고 로맨틱하잖아. 나 같으면 1초도 못 버티고 바로 받아줄 거야.”“그래도 네가 이 사람 마음에 들어야지! 하하하...”정은은 정말 머리가 아팠다.‘그날 말을 분명하게 한 것 같은데.’그 후 도겸도 확실히 찾아오지 않았기에 정은은 그가 포기한 줄 알았다. 그러나 또 이런 짓을 하다니.‘정말 짜증나!’정은은 교문을 나선 발걸음을 다시 거두고 몸을 돌려 도서관으로 갔다.‘청소를 꼭 오늘 할 필요는 없어. 내일로 미루어도 돼. 이주 연속 날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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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그러나 오미선은 외국의 학술 세미나에 참가하러 갔기에, 정은의 팀은 교수님이 현장에 없었다.그리고 그들의 순서는 마침 송지혜 팀 다음이었다.남진일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번 달에 거둔 연구성과들을 하나하나 발표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성과는 바로 지예가 이달에 SCI급 논문을 한 편 발표했다는 사실이었다.여기까지 말하자, 진일은 저도 모르게 멈칫했다.모두들 좀 어리둥절했지만, 곧 반응하여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그렇게 현장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렸다.진일은 말을 하지 않았다.무대 위의 학장님과 다른 교수님들도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웃었다.특히 백두강은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송지혜는 똑바로 앉더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지예는 박수 속에서 일어섰다.“감사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런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전부 제 교수님인 송지혜 교수님 덕분이었습니다! 교수님의 전문적인 지도와 인내심에 감사드립니다.”현장에서 다시 한번 박수가 터져 나왔다.송지혜는 살짝 일어나 인사를 했다.그리고 진일은 묵묵히 앉았다.재민은 옆에서 끊임없이 감탄했다.“세상에! 지예는 매일 먹는 것 외에 놀기만 하고 심지어 수업까지 빼먹었는데. 뜻밖에도 SCI급 논문을 완성했다니. 너... 너무 대단한데!”‘하지만 대체 언제 논문을 쓴 것일까? 분명히 실험실에 거의 가지 않았는데. 논문을 쓸 때 실험을 할 필요가 없단 말인가?’“진일 형.” 재민은 진일의 어깨를 두드렸다.“지난번에 논문 한 편 완성했다고 하지 않았어요? 이미 투고한 거예요? 어느 잡지에 투고했죠?”“아니.”“그럼 언제 투고하려고요?” 재민은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그도 진일과 지예처럼 가능한 한 빨리 자신의 연구 성과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랐다.‘그때가 되면 그 잡지를 집에 부쳐서 부모님께 보여 드려야지. 부모님들은 분명히 아들인 내가 자랑스러울 거야...’“투고하지 않을 거야.”재민은 아름다운 환상에 잠겨 한참 후에야 반응했다.“네?! 그게 무슨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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