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의 모든 챕터: 챕터 401 - 챕터 410

513 챕터

제401화

문은 굳게 닫혀 있었는데, 안에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정은은 그제야 한동안 재석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두 사람은 외출하는 시간이 많이 비슷해서 전에 자주 마주쳤지만, 최근에 정은은 재석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너무 바빠서 그동안 실험실에서 지냈겠지.’정은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저녁에 그녀는 도서관에서 잠시 책을 보다가 돌아왔는데, 집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이미 8시였다.복도에 들어서자마자 뒤에 한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재석이 조깅을 하고 있었다.정은은 재빨리 입을 열어 그를 불렀다.“선배님.”그러나 남자는 못 들은 것처럼 곧장 지나갔다.‘내 목소리가 너무 작았거나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그런가?’정은은 집에 가서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나가서 몇 바퀴 뛸 작정이었다.마침 재석에게 CPRT의 구매 경로를 물어볼 수도 있었다.사실 기계를 사겠다고 할 때, 정은은 가장 먼저 재석과 오미선을 떠올렸다.오미선은 최근에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늘 병원에 찾아갔다. 그래서 정은은 그녀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그들이 자신의 돈으로 기계를 산 일이 터진다면, 송지혜가 악의적으로 실험실을 강점했다는 사실도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것이다.‘아마도 병원에서 직접 뛰쳐나와 송지혜 교수님과 학교를 찾아가서 따지시겠지.’그러나 현재 학교는 분명히 송지혜의 편을 들고 있었다. 그러니 오미선이 찾아가도 아무런 좋은 점을 얻지 못할 것이다.‘괜히 화를 내시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그냥 말을 하지 말자.’그래서 재석을 찾는 게 최상책이었다.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정은이 문자를 보내고 또 전화를 걸어도 재석은 답장을 하지 않았다.‘너무 바빠서 핸드폰을 볼 시간이 없는 거겠지.’그러나 재석을 찾으려 했지만, 오늘에야 결코 만났던 것이다.원래 정은은 이미 현빈에게 연락했는데, 내일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재석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었다.그녀도 자신이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 분석해 본
더 보기

제402화

진욱이 물었다.“너 요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 무슨 일 있었어?”재석이 대답했다.“그건 네 착각이야.”말을 마치고 휴식실로 걸어갔다.그는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왔는데, 서랍에 넣으려 했다.서랍은 안쪽에 있었고, 문을 열자, 정은이 전에 쓰던 접이식침대가 원래의 위치에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그때 자신이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왔을 때, 마침 낮잠을 자고 있던 정은과 부딪친 것을 생각하면, 재석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며 숨이 거칠어졌다. ‘마치 꿈속에서처럼...’재석은 문득 정신을 차렸다. 이 순간, 괴로움과 부끄러움이 일제히 밀려왔다.이런 자신 때문에 재석은 창피함을 느꼈다.“조 교수, 내가 야식 좀 시켰는데. 같이 먹을래?” 진욱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아니야, 너 혼자 먹어.”“치킨과 족발이야, 정말 안 먹을 거야?”“응.”“이 치킨은 말이지, 그래도 정은이가 한 게 가장 맛있다고 생각해... 그나저나, 정은이 이미 개학한 거 아니야? 왜 줄곧 실험실에 놀러 오지 않았지? 다음에 정은이 만나면 자주 오라고 전해줘. 우리 모두 정은이가 엄청 보고 싶단 말이야.”휴식실에서 나온 재석은 이미 진정을 되찾았다.“그럼 네가 직접 가서 말하든가.”정은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지만, 곳곳에 그녀의 흔적이 있었다.진욱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아니, 두 사람 이웃이니 매일 볼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냥 우리의 그리움을 전해줄 수 있잖아?”“응, 안 돼.”한참 후, 진욱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조 교수, 너 최근에 정말 무슨 병이라도 걸린 것 같아.”재석은 실험대 앞에 서 있으면서 들은 체 만 체했다.진욱은 계속 중얼거렸다.“설마 실연당한 건 아니겠지? 매일 엄숙한 표정으로 실험실에 나오다니. 정말 무서워 죽겠네.”재석은 고개를 숙이고 실험에 전념했다. 그의 방해를 전혀 받지 않은 모양이었다.“이것 봐, 또 이러네...”진욱은 혀를 찼다....다음 날 저녁, 하늘에는 붉은 구름이 떠돌았고, 푸른 하늘도 금
더 보기

제403화

서준의 시선을 알아차린 현빈은 담담하게 고개를 돌렸는데, 눈빛이 약간 어두워졌다.“얼른 와서 앉아.”“감사합니다.”민지와 서준은 정은의 곁에 앉았다.현빈은 종업원을 불렀다.“그릇과 젓가락 두 개 가져와. 주방 쪽에 요리 두 개 정도 더 만들어달라고 하고.”“네, 어떤 구체적인 요구라도 있으신가요?”현빈은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민지가 말했다. “고기요.”서준도 입을 열었다. “해산물은 안 돼요.”“네.”종업원은 나갈 때 문을 살며시 닫았다.그렇게 룸에는 네 사람만 남았다.현빈은 웃으며 정은을 바라보았다.“소개 안 해줄 거야, 정은아?”‘정, 정은아?’민지는 눈을 깜박거렸고, 서준도 눈알을 굴렸다.정은은 안색 하나 바꾸지 않았다.“두 사람은 내 동창생이에요. 임서준과 하민지.”그리고 현빈을 가리켰다.“이 사람은 내 친구인데, 심현빈이라고 해.”“정은이는 나와 만나자고 먼저 말한 적이 없어. 이번은 특수 상황인 셈이야. 그래서 너희들은 어떤 난제에 부딪힌 거지?”현빈은 정은이 대신 ‘너희들’이라고 말했다.그는 관찰력이 정말 대단했다.민지와 서준은 눈을 마주치며 입을 열지 않았다.정은이 입을 열었다.“내가 말할게요...”...“그래서, 너희들은 스스로 돈을 내서 천양 테크놀로지에게서 CPRT를 구매하고 싶은 거야?”“맞아요.”현빈은 잠시 침묵했다.“학교는 이 일에 대해 알고 있는 거야?”정은은 고개를 저었다.“아직 학교 측과 소통하지 않았어요.”결국 기계를 살 수 있을지조차 문제였다.“혼자 돈을 내서 사도 되고, 천양도 CPRT를 너희들에게 팔 수 있지만, 이 일은 반드시 학교에 알려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남들이 트집을 잡을 거야.”민지는 그 이유를 잘 몰랐다.“저희가 돈을 내서 산 것인데, 왜 오히려 남을 두려워해야 하는 거죠?”“이 기계를 사도 학교의 실험실에 두어야 하니까. 돈을 낸 사람은 너희들이지만, 그 사람들을 가만두고 싶은 거야?”민지는 흥분을 금치 못했다.“어떻게 그 사람들을 혼
더 보기

제404화

정은이 말했다.“다른 사람 좋아할 때 되지 않았어요?”“다른 남자는 그렇겠지만, 난 정말 너한테 일편단심이야.”...레스토랑을 나서자, 정은 그들은 집이 같은 방향이었다.민지는 핸드폰을 꺼내 차를 부르려고 했다.이때, 고급스러운 벤츠 한 대가 몇 사람 앞에 세워졌다.차창이 내려오자, 현빈이 입을 열었다.“타, 내가 집까지 바래다 줄게.”민지는 정은의 ‘지시’를 기다렸다.현빈은 웃으며 계속 말했다.“여기서 택시를 잡기가 많이 어려울 거야. 내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적어도 두 시간 후에 집에 도착할 걸.”서준은 말을 하지 않았는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민지는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2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다.‘아마 4시간 후에 집에 도착하겠지...’정은이 말했다. “그럼 너희들도 같이 타자. 그럼 심 대표님에게 잘 부탁할게요.”현빈은 웃으며 대답했다.“고맙긴, 내 영광이야.”...네비게이션을 따라 가장 먼저 차에서 내려야 할 사람은 정은, 그 다음은 민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준이 내려야 했다.그러나 한 사거리를 지날 때, 우회전을 해야 했지만 현빈이 차선을 잘못 들어간 바람에 직진할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가장 먼저 차에서 내린 사람은 민지로 변했고 그 다음이 서준, 정은은 마지막에 내렸다.차는 골목 앞에 세워졌다.현빈은 내려오더니 다른 쪽에 가서 직접 차 문을 열어주었다.“머리 조심해.”정은은 차에서 내려 고개를 들어 현빈을 바라보았다.“고마워요.”“차 문을 열어줘서? 아니면 기계를 팔아줘서?”“둘 다요.”“그럼 날 집으려 초대해야 하는 거 아니야?”정은은 말을 하지 않았다.“농담이야, 나를 이상한 남자로 취급하지 마.”정은은 현빈을 바라보더니 정색했다.“정말 이상한 남자 아니에요?”남자는 입술을 구부렸다. “난 아니지만, 내 생각에는 그런 사람인 것 같아. 아마도 그런 사람일 거야.”“못 알아듣겠어요.”“그럼 알려고 하지 마. 어떤 일들은 이해할 필요가 없으니까.”‘이유가 없었
더 보기

제405화

도겸의 주먹은 현빈의 광대뼈를 스치며 펑 하는 소리를 냈다.상대방이 주먹을 들어 다시 공격을 하려 할 때, 현빈은 도겸의 옷깃을 잡아 힘을 주었다. 그 바람에 도겸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현빈은 이 틈을 타서 뒤로 물러나며 거리를 벌렸다.“아!” 그는 광대뼈를 만졌는데 몹시 아팠다.“강도겸, 너 미쳤어?!”“아니, 넌 아직 더 맞아야 돼!”현빈은 냉소를 지으며 이를 갈고 노발대발하는 도겸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가 달려온 방향을 보더니 바로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그는 더욱 환하게 웃었다.“다 봤어?”도겸이 다시 주먹을 들 때, 그의 눈에 이미 핏발이 섰다.“왜? 벌써 못 참겠어? 앞으로 이런 상황이 더 많아질 텐데. 심지어 이보다 더 심한 장면을 볼 수 있을 거야. 어쩌려고? 날 볼 때마다 때릴 작정이냐? 그런데 소용없어. 날 때린다고 해서 일이 달라지는 게 아니잖아?”도겸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만약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현빈은 이미 갈기갈기 찢어졌을 것이다.무슨 생각이 났는지, 도겸은 갑자기 냉정해졌다.“정은이가 네 고백을 받아들인 거야?”현빈의 미소가 굳어졌다.이번에 도겸이 크게 웃기 시작했다.“그건 아닌가 봐. 그때 넌 정은이의 마음을 얻을 수 없었으니, 지금은 또 무슨 근거로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나는 적어도 정은이를 가졌었어. 하지만 너는?” “정은이와 스킨십을 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웠지. 심현빈, 넌 무슨 자격으로 날 비웃는 거야? 남이 신었던 신발이 그렇게 좋은 거야? 넌 새것을 살 수 없는 거야, 아니면 남이 신던 신발만 원하는 거야?!”현빈은 웃음을 거두며 앞으로 다가가서 도겸의 옷깃을 잡았다.“다시 한번 말해보지 그래?!”“내 말이 사실이잖아?”“날 어떻게 욕해도 되지만, 정은이를 모욕하지 마. 너를 위해 정은이는 6년의 청춘을 바쳤고, 모든 사랑과 관심을 너에게 줬다고!”현빈이 자신의 옷깃을 잡아당겨도 도겸은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냉소를 지으며 비웃었다.“인정해
더 보기

제406화

그러나 두 사람이 고개를 돌릴 때, 그곳에 아예 정은이 없었다.동건은 어깨를 으쓱거렸다.“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너희들 또 계속 싸울 거잖아?”도겸과 현빈은 말을 하지 않았다.“다들 어른인데, 왜 자꾸 이렇게 유치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거야?”현빈이 말했다.“이 자식이 먼저 손을 썼단 말이야.”“네가 얻어맞을 짓을 했으니까!”“됐어, 둘 다 진정해. 이따가 정말 소정은이 나타난다면, 너희 둘 다 무시를 당할 거야.”현빈은 입술을 깨물었고, 도겸은 침묵에 잠겼다.이때 선우가 입을 열었다.“가요, 먼저 병원에 가서 상처를 처리해야죠.”“아니.” 도겸은 고개를 들어 차갑게 현빈을 바라보았다.“여전히 그 말이지만, 넌 정은이를 얻을 수 없어. 그러니 일찌감치 포기해.”“그래?” 현빈은 가볍게 웃었다. “그래도 시도를 해봐야 하지 않겠어? 난 그래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지만, 넌 이미 아웃됐잖아.”도겸은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또다시 손을 쓰려 했다. 다행히 선우가 재빨리 그를 붙잡았다.“병신.”현빈은 차갑게 말한 다음 차 문을 열고 곧장 떠났다.도겸은 선우를 밀어냈다.“이거 놔! 저 자식 이미 떠났잖아. 그런데 왜 아직도 날 붙잡고 있는 거야?”선우는 한숨을 쉬었다.“도겸이 형, 대체 왜 그래요?”도겸은 핏발이 선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이 문제는 심현빈에게 물어봐!”‘한때 우린 좋은 친구였는데, 왜 하필이면 정은이에게 반한 거야?’말을 마치자, 도겸도 차에 올라탔다.선우와 동건은 서로를 마주 보더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내 마음이 다 괴롭네요.”“그 두 녀석이 기어코 일을 이렇게 만들었으니, 우리도 간섭할 수 없잖아.”“현빈이 형은 대체 왜 이러는 거죠?”‘왜 하필이면 정은 누나를 좋아하게 된 거지?’동건은 멈칫했다.무엇이 생각났는지 그는 유유히 말했다.“한 사람을 좋아하는 데에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어. 가끔은 이성까지 잃을 수 있으니까.”‘엥? 형 예전에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더 보기

제407화

재석은 즉시 타자를 하며 답장을 하려 했다.‘아니야, 이건 아닌 것 같아. 그냥 직접 정은이를 찾아가자. 오늘 마침 일요일이니까 정은이도 집에 있을 거야.’“나 먼저 갈게. 그리고 세 조의 데이터가 곧 나올 테니까 여기서 지켜보고 있어.”말을 마치자마자 재석은 곧바로 떠났다.“아니... 내가 말했잖아, 나 오늘 집에 돌아가야 한다고! 야, 네가 왜 가는 건데? 내가 허락했냐고?! 어제 돌아가서 쉬라고 할 때는 대답을 하지 않더니, 오늘 내 휴식 시간을 빼앗는 거야?! 조재석, 너 정말 정신이 나간 게 분명해!”...그러나 재석은 집에 돌아와서 옆집 문을 두드렸지만, 좀처럼 정은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정은아? 안에 있어?”아무런 인기척도 없었다.재석은 한숨을 쉬며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소파에 앉은 그는 핸드폰을 들어 문자를 보냈다.[미안, 그동안 실험실에 있어서 줄곧 핸드폰을 보지 못했거든.][이제라도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30분을 기다렸지만 여전히 답장이 없었다.‘정은이 나에게 문자를 보낼 때도 점차 기대에서 실망을 느꼈겠지?’정은은 확실히 답장을 할 수가 없었다.지금 그녀는 새로 신청한 실험실에서 청소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서준은 신청을 제출할 때, 특별히 교무처 선생님에게 물어보았는데, 가장 크고 거리가 상대적으로 먼 실험실을 선택했다.선생님은 서준이 잘못 선택했을까 봐 여러 차례 확인을 했다.이 실험실은 오랫동안 비어 있었는데, 과제팀이 사용한 적이 거의 없었다.첫째는 면적이 너무 컸기 때문이고, 둘째는 기자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셋째는 강의동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이 실험실로 정할게요.”면적이 넓으면 따로 휴식실을 만들어 점심에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기자재가 부족하면 그들은 스스로 사면 된다.비록 강의동과 많이 떨어져 있지만, 식당과 가까워서 민지의 마음에 딱 들었다.지금 유일한 단점은 바로 청소하기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오전 내내 치웠지만, 세 사람은 겨우 실험대, 실험장, 탁자와 정수기
더 보기

제408화

비록 민지는 재석이 누군지 몰랐고, 그와 정은의 관계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지만, 지금 이 순간, 민지는 그저 미친 듯이 마음속의 답답함을 발산하고 싶었다.점심을 먹은 다음, 세 사람은 다시 실험실로 돌아왔다.민지는 허리를 짚으며 한숨을 쉬었다.“넓기는 넓지만 청소하기가 너무 어렵잖아. 흑흑...”그러나 이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기가 C116 교실인가요?”청소부 두 명이 문 앞에 나타났고, 손에는 청소 도구까지 들고 있었다.“네? 맞아요. 그런데 무슨 일이시죠?”“그럼 됐어요! 우리도 얼른 시작하자.”또 다른 청소부 아주머니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재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민지는 눈을 깜박였다.“아주머니, 교실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니죠?”“아닌데요, C116 교실 맞아요. 교무처에서 이곳을 청소하러 오라고 통지했거든요.”‘교무처?’민지와 정은은 동시에 서준을 바라보았다. “네가 찾은 거야?”서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나에게 이런 능력이 있을 리가 없잖아?’“그럼 누구일까? 우리는 오늘 청소하러 왔고,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잖아. 됐어, 어차피 청소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이제야 살 것 같네...”말을 마치자마자 민지는 의자에 앉더니 감자칩 한 봉지를 열었다.그녀는 혼자 먹을 뿐만 아니라 정은과 서준에게도 나누어 주었다.정은은 먹으면서 딴 생각을 했다.‘제때에 도와주지 못한 것 때문에 미안해서 이런 방식으로 보충하려는 건가? 사실 안 그래도 되는데...’민지는 서준의 어깨를 두드렸다.“넌 왜 안 먹어?”“먹고 싶지 않아. 지금 다이어트 중이거든.”‘그냥 굶어죽어랏!’...이와 동시, 서비대학교 생명과학대학 부학장실에서.백두강은 식은땀을 닦으며 입술이 터질 정도로 웃고 있었다. 그러나 맞은편의 사람은 꼼짝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그는 조심스럽게 떠보았다.“심 대표님, 오랜만에 학교에 나오셨는데. 무슨 이유로...”“내가 왜 왔는지 정말 모르
더 보기

제409화

현빈의 표정은 그제야 누그러졌다.“부학장님은 결코 저를 실망시키지 않네요. 이것도 학교의 그렇게 많은 학장과 부학장님들 중에서 내가 유독 부학장님과 협력한 이유예요.”“저도 심 대표님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니 정말 영광스럽네요.”현빈은 일어나서 사무실을 떠났다.백두강은 직접 그를 바래다주었는데, 남자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웃음을 거두었다.사무실로 돌아오자, 백두강은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교무처에 전화를 걸었다.“최근 CPRT 측정기를 설치한 그 두 실험실의 신청 기록 좀 확인해.”전화를 받은 사람은 어리둥절해졌다.[그중 한 대는 줄곧 송 교수님의 연구팀이 사용하셨는데, 다른 한 대는... 최근에 남진일 학생이 빌려갔어요.]“남진일? 걔도 송지혜의 연구팀에 속하잖아?”[그래요, 저도 그때 영문을 몰랐죠. 이미 한 대를 차지했는데도 다른 한 대를 신청하려 하다니? 마침 오 교수님의 학생들도 와서 그 실험실을 빌렸어요. 아쉽게도 한 발 늦었지 뭐예요...]“그러니까 오미선 쪽에서도 신청했었던 거야?”[맞아요. 거의 동시에 신청을 했죠.]‘어쩐지!’백두강은 그저 오미선의 인맥이 대단해서 현빈이 대신 나섰다고 생각했다.“그 실험실 비워둬. 남진일도 참, 왜 소란을 피우고 있는 건데!”그는 진일의 배후에 있는 송지혜를 추호도 언급하지 않았다.[네.]통화를 마치자마자 백두강은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이때, 사무실 문이 다시 열렸다.그는 이마의 땀도 미처 닦지 못하고 다시 방긋 웃으며 일어섰다.“조 교수님! 어쩐 일로 여기에 오신 거죠? 어서 앉으세요.”재석은 그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학교 규정에 ‘공공 자원을 악의적으로 독점하거나, 단체 간 악성 경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을 텐데요. 부학장님께서는 이런 규정과 제도에 대해 저보다 더 잘 아시겠죠?”백두강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설마? 또 이 일 때문인 거야?!’...두 청소
더 보기

제410화

“이거 뭐야?”“실험기기 같은데! 그것도 외국인 기술자들이 직접 배달한 거 있지!”“그냥 배달만 하는 줄 알았어? 기기가 설치되면 디버깅도 해야 한다고.”“이 실험실은 예전에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대단한 기계를 추가한 거지?”“그걸 질문이라고 하는 거야? 당연히 누가 빌렸겠지!”“정말 돈이 많네, 이 기기는 보기만 해도 비싼데!”...주위 사람들의 말을 듣자, 진호의 안색은 점차 어두워졌다.지예는 맨 앞으로 비집고 나오더니 기계를 쳐다보았고,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을 보였다.CPRT는 맞지만 그들과 똑같은 기계가 아니었다.학교에 있는 기존 두 대보다 크기가 절반이나 작은 데다가 심지어 버튼은 모두 터치만 하면 되었다. 디스플레이도 두 배 이상 컸다.“이... 이게 최신형 CPRT라고?!” 진호는 삑사리 날 뻔했다.그들의 기계보다 훨씬 더 고급스러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기능도 더욱 완벽했다.그는 달려가서 물었다.“이 기계 어디서 난 거야?!”정은이 말했다.“너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거지?”민지는 과자를 먹으면서 미소를 지었다.“어제 우리에게 혼자 사라고 하지 않았어? 짜잔, 이게 바로 우리가 돈 모아서 산 거야. 대단하지? 뜻밖이지? 너도 우리를 위해 기뻐할 거지?”진호는 도저히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지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럴 리가 없어... 이렇게 짧은 시간에 도착하다니. 정말 샀다고 해도 그건 불가능해!”서준이 말했다.“넌 예약이라는 것도 모르나 봐?”“그... 그럴 리가 없어...”‘그렇게 비싼 기계를 이렇게 쉽게 샀다니?’그러나 이것은 가장 충격적인 일이 아니었다.그날 오후, 처벌 공지가 학교 공식사이트 홈페이지에 올라왔다.내용은 다음과 같았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3학년 남진일이 고의적으로 실험실을 독점하여 연구 자원을 심각하게 낭비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처벌을 내릴 예정이니, 우리 단과대학의 모든 교수님과 학생들은 이번 일을 반드시 교훈으로
더 보기
이전
1
...
3940414243
...
52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