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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Chapter 381 - Chapter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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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화

“선배님.”“이제야 돌아오는 거야?”정은이 대답했다.“도서관에서 잠깐 자료 좀 찾았어요.”말하는 사이, 두 사람은 이미 7층까지 올라갔다.“참, 도시락통은 이미 깨끗이 씻었는데, 잠깐만 기다려요...”정은은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간 다음 얼른 도시락통을 들고 나왔다.재석은 받으면서 갑자기 입을 열어 물었다.“요즘 오미선 교수님과 함께 과제를 하고 있는 거야?”“네. 하지만 진도가...”“전에 교수님과 이 일로 토론한 적이 있어. 사실 이 과제의 접점부터 문제가 있거든. 그러나 너도 교수님의 성격을 잘 알고 있을 거야. 마지막까지 확실하게 검증하지 않으면 교수님은 절대로 뒤돌아보시지 않을 거야.”정은도 이를 발견했고, 오미선에게도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오미선은 지금 충분한 데이터가 없으니 이대로 연구 방향을 바꾸면 지난 2년간의 노력이 헛수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주 토요일에 시간 있어? 같이 밥 먹으면서 상의하는 건 어때? 교수님을 어떻게 말려야 할지.”“토요일이요?” 정은은 입술을 깨물었다.“미안해요, 이미 약속이 있어서요.”재석은 멈칫했지만 이내 대답했다.“괜찮아, 그럼 시간 나면 다시 나에게 연락해.”“좋아요.”...토요일, 정은과 민지는 서준의 집에 찾아갔다.[미리 경비 아저씨에게 말했으니까 들어올 때 직접 방 번호를 말하면 돼요.]서준이 톡을 보냈다.정은은 고개를 들어 눈앞의 빌딩을 바라보았다.민지는 혀를 차며 말했다.“와, 서준이는 정말 돈이 많네요.”이 집은 세낸 것이 아니라 직접 산 것인데, 심지어 서준의 명의로 된 것이었다.방금 경비실에 찾아갔을 때, 두 사람 모두 이를 보았다.“들어와요. 일회용 슬리퍼로 갈아신으면 돼요.”서준의 집은 12층에 있었다. 민지와 정은이 문에 들어서자 감응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그는 문을 열며 담담하게 말했다.“뭐 마실래?”민지는 바로 눈을 깜박였다.“콜라 있어?”“응. 칼로리 있는 거 없는 거?”“당연히 칼로리가 있는 거 마셔야지. 제로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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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드디어 끝났네요!” 민지는 노트북을 덮으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녀의 곁에는 빈 깡통 한 무더기가 있었다.서준이 입을 열었다.“가요, 내가 밥 살게요.”정은과 민지는 거절하지 않았다.세 사람은 앞으로 같이 일해야 했기에 서로에게 밥을 사주는 기회가 많았다.레스토랑 안,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고, 우아한 피아노 소리가 천천히 들려왔다.“세 분 예약하셨나요?”“어제 예약했어요.”서준은 핸드폰을 꺼내 예약한 정보를 보여주었다.곧 종업원은 세 사람을 데리고 자리로 갔다.정은이 전에 온 적이 있었기에 그리 낯설지 않았다. 이 레스토랑은 같은 레벨의 레스토랑에서 평가가 가장 좋지만 그 가격도 무척 비쌌다.민지는 자리에 앉은 후,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이야, 다르긴 정말 다르구나...”말하면서 핸드폰을 꺼내 주위를 찰칵찰칵 찍기도 했다.두 사람의 눈빛에 민지는 어색하게 웃었다.“우리 아빠한테 보여주려고요. 아직 이렇게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을 본 적이 없으시거든요...”말을 마치고 또 사진에 전념했다.민지를 바라보는 서준의 눈빛은 저도 모르게 동정이 묻어났고 이내 부드러워졌다.‘민지의 집안형편이 그렇게 좋지 않다니...’그러나 서준은 또 자신이 오해할까 봐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네 아버지는 뭐 하시는 분이시지?”민지는 멈칫했다.이 표정을 본 서준과 정은은 그녀가 말하기 뻘쭘한 줄 알았다.“만약 불편하다면 말하지 않아도 돼.”“어... 우리 엄마는 가정주부야. 우리 아빠도 그냥 평소에 건물 출입자를 관리하는 경비원이시고. 내 고향은 시골인 데다가 바다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두 분은 한가하실 때 함께 바다로 나가서 물고기를 잡으시곤 했어. 기회가 되면 방금 건져낸 새우와 물고기를 먹으러 우리 집에 와! 아주 싱싱하고 맛있어!”시골에 살고, 부모님은 직장이 없으며, 아빠는 가끔 대문을 지키는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두 사람 가끔 바다로 나가 물고기를 잡는다는 민지의 말을 듣고 정은과 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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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다 많은 다음, 서준은 일어나서 계산하러 갔다.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세 사람은 뜻밖에도 신진호, 서지예, 심경혜, 탁재민 일행과 부딪쳤다.유독 강서정만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그녀가 오지 않은 것도 정상이었다. 강씨 가문의 아가씨가 어떻게 이런 등급의 레스토랑에 나타나겠는가.“우쭈쭈, 이거 오미선 교수님의 학생들 아니야?!”진호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조롱하는 말투와 눈빛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정은 그들은 진호를 상대하지 않았다.진호는 웃음이 굳어졌지만 계속 입을 열었다.“공교롭게도 여기서 만났네. 그런데 왜 오미선 교수님이 보이지 않는 거지? 이렇게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밥을 사고 싶지 않으신가 봐? 우리는 송지혜 교수님이 모든 비용을 결산해주시는데 말이야. 학교의 중시를 받으니 다르긴 다르구나. 올해 대부분의 연구비용도 우리 과제팀에게 주었잖아. 아이고, 나도 정말 걱정이야. 너희들 그렇게 고생을 하면서 대학원에 합격했는데, 발언권도 없는 교수님을 따라다니면 무슨 성과를 거둘 수 있겠어? 정말 아쉽군!”진호는 쉴 새 없이 나불댔고, 지예와 경혜는 옆에 서서 방관했다. 오직 재민만이 어수룩하게 그를 막으려 했지만 오히려 진호에게 밀려났다.“이 촌놈아, 나한테 달라붙지 마! 저리 좀 꺼져!”재민은 멈칫하더니 자존심이 상한 동시에 열등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계속 말렸다.“다들 동창이니까 이렇게 소란을 피울 필요가 없잖아...”“넌 입 좀 다물어! 여기서 말할 자격이 있긴 한 거야?”“난 왜 말을 할 수 없는 건데? 나한테도 입이 있으니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재민은 결국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 하지만 그는 다툼을 진짜 잘 하지 못했다.진호가 말했다.“어쭈! 촌놈 주제에 성깔이 있어가지고. 내가 만만해 보여! 죽고 싶어서 환장을 한 거야?”재민은 고개를 숙이며 남진일의 말을 떠올렸다.“우리처럼 가난한 집구석에서 자란 아이는 원래 불공평한 대우를 받게 돼. 될수록 참아. 네가 강대해지면 공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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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진호는 당황하기 시작했다.“뭐, 뭐 하려는 거야?! 이거 초상권 침해야! 고소할 거라고?!”민지가 말했다.“공공장소에서 합리적으로 증거를 수집하고 있는 거니까 어디 한번 고소해 봐. 나는 단지 정의의 화신일 뿐이야.”“너, 너희들...”진호는 화가 나서 말까지 더듬었다.지예는 민지가 정말 찍고 있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신진호, 너 뭐 잘못 먹었어?”진호는 영문을 몰랐다.“모르면 함부로 말하지 마. 우리 각자 계산하기로 해서 이 레스토랑에 온 거잖아. 누가 결산한다는 거야! 야, 들어가는 사람 막지 말고 빨리 네 밥이나 먹어. 다 먹고 학교로 돌아가야 하니까!”진호는 달갑지 않아서 정은 일행을 매섭게 노려보더니 그제야 자리를 비켰다.재민은 움직이지 않았다.‘각자의 비용을 내야 하구나...’“미안, 나, 나 갑자기 일이 좀 생겨서 먼저 돌아갈게. 너희들 천천히 먹어!”말을 마치자 재빨리 밖을 나갔다.진호는 얄밉게 말했다.“촌놈! 돈이 없어서 저러는 게 분명해!”지예가 대답했다.“신경 쓰지 마.”정은 일행이 레스토랑을 나서자, 마침 앞에 택시가 멈춰 섰다.민지와 서준이 먼저 올라탔다.정은은 조수석에 앉으려고 했지만, 갑자기 누군가를 발견했다. 그녀는 생각하다가 여전히 그 사람에게 다가갔다.“탁재민... 맞지?”모퉁이에서 한 훤칠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약간 어색하게 웃었다.“맞, 맞아요.”“학교로 돌아가려고? 마침 우리도 차를 불렀으니 같이 갈 수 있는데.“네? 정말 괜찮은 거예요?” 재민은 깜짝 놀란 듯 안절부절못했다.이곳은 학교와 너무 멀어서 방금 왔을 때 진호가 택시를 잡았고, 비용이 만 원이었다.재민은 원래 버스를 타려고 했지만 이 시간에 그 버스는 이미 운행이 중단되었다.그는 카풀앱에서 차를 불렀는데, 학교에 가면 단지 2천 원밖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줄곧 승객이 없어서 재민은 주문을 취소하려 했고, 고민하고 있을 때 정은이 나타났다.“응. 어차피 우리도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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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차가 골목 어귀에 멈추자, 정은이 차에서 내렸다.서준과 민지는 이미 앞의 골목에서 내렸다.정은은 아파트를 향해 걸어갔다.잔잔한 달빛이 떨어지며 밤하늘에 별이 몇 개 걸려 있었다.한여름의 무더위를 띤 바람은 결코 시원하지 않았다.이때 정은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아파트 아래층에서 한 남자가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나무에 비스듬히 기대고 있었다. 그녀를 본 순간, 남자는 바로 똑바로 섰다.곧이어 그는 미소를 지었다.“왜? 내가 여기에 나타나서 많이 놀랐어?”심현빈이 정은의 앞으로 다가왔다.정은은 잠시 멈칫했다.“조금요.”“학교 생활은 적응이 잘 되고?”“네.”“수업은 많지 않아?”이 말은 정은의 정곡을 정확하게 찔렀다.‘수업은 정말 꽉 찼지!’현빈은 어깨를 들썩였다.“네 표정을 보니 이미 답을 알겠네.”“그렇게 티가 나나요?” 정은은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아니.”“그럼 어떻게 안 거예요?”“내가 눈치가 빨라서.”정은은 어이가 없었다.“밖이 너무 덥네. 하지만 넌 분명히 날 집으로 초대하지 않을 거야. 그럼 우리 시원한 곳에 가서 좀 앉을까?”현빈은 그래도 정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넌 지금 마음속으로 틀림없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야. 아, 이 남자는 정말 눈치가 빠르고 내 마음을 잘 알고 있어.”정은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음, 내가 또 맞혔구나, 맞지?”...두 사람은 전에 갔던 밀크티 가게에 도착했다.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데다가 에어컨이 있어서 무척 시원했다.다만 현빈은 양복을 입고 있었기에 아무리 봐도 밀크티 가게와 어울리지 않았다.그래서 자꾸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정은이 물었다.“뭐 마실래요? 내가 살게요.”“오레오 밀크티, 노 얼음 그리고 설탕 좀 많이 추가해줘.”“네?”“왜 그렇게 쳐다봐?” 현빈은 자신의 턱을 만졌다.정은은 잠시 침묵하더니 카운터에 가서 주문했다.“오레오 밀크티, 얼음 빼주시고요 설탕 많이 넣어주세요. 아, 똑같은 걸로 두 잔이요.”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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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말을 꺼내자마자 정은은 바로 후회했지만 이미 시간을 되돌릴 수 없었다.현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너.”‘난 너에게 관심이 있지.’정은이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남자는 입가를 실룩거렸다.“못 들은 척하지 마.”“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하나도 안 들리네, 에헴! 이제 그만해요.”현빈은 딴청 피우는 정은을 보며 저도 모르게 웃었다.“그래, 언제까지 피할 수 있나 보자. 언젠간...”“어머.” 정은은 그의 말을 끊었다.“휴지를 안 챙겨왔네요. 휴지 있어요?”“응.”“한 장 줘요, 고마워요.”현빈은 웃으며 정은을 바라보았다.“이제 내 말 들리는 거야?”정은은 말문이 막혔다그리고 그녀의 추측도 맞았는데, 현빈은 확실히 일이 있어서 찾아온 것이었다.다만 밀크티를 다 마신 후에야 그는 본론으로 들어갔다.“성 교수님 쪽에 진행 중인 과제가 있어. 현재 난관에 부딪혀서 이미 두 달 넘게 진도를 나가지 못했거든. 그래서 교수님은 지금 네 생각을 묻고 싶으셔. 이것은 모든 자료야.”말하면서 USB를 하나 건네주었다.정은은 손을 뻗었는데, 현빈은 이대로 손을 놓지 않았기에 두 사람의 손가락이 닿았다.남자의 체온은 그녀보다 훨씬 높았다.정은은 USB를 받은 다음 즉시 손을 거두었다.현빈은 표정이 바뀌지 않았지만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일부러 그런 게 분명해! 이 남자 대체 뭐 하자는 거야!’정은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때 현빈은 주동적으로 휴지 한 장을 건네주었다.“좀 닦아, 그런 눈빛으로 날 보지 말고.”정은은 비록 화가 났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이었다.현빈이 이렇게 말한 이상, 만약 정은이 계속 따진다면 오히려 속이 좁아 보일 것이다.‘길을 가다가 부주의로 남을 부딪치는 것도 흔한 일이잖아. 굳이 심현빈 씨 때문에 이럴 필요가 있을까? 그럼 오히려 내가 심현빈 씨를 특별 취급하고 있다는 게 아니겠어? 진짜 무슨 말을 해도, 무슨 일을 해도 함정인 것 같아!’밀크티 가게를 떠나자, 현빈은 정은을 집으로 바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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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뭐야?]성달수는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네가 줬다고? 언제? 나한테 말한 적 있어?]“저 오늘 마침 학교에 왔거든요. 오후에 지나가다 그 USB를 정은이에 가져다줘야 한다는 교수님의 말씀을 들었고요.”[그렇구나. 그런데 왜 나한테 말 한마디도 안 한 거야? 오후 내내 찾았잖아...]현빈은 속으로 생각했다.‘미리 설명하면 교수님이 이것저것 물어보실 게 분명해.’“저도 갑자기 시간이 생겨서 가져간 거라 교수님에게 말씀드리는 것을 깜박했네요.”[그래, 정은이에게 줬으면 됐어.]“네.”통화가 끝나자, 현빈은 핸들을 잡고 즐겁게 휘파람을 불었다....서재에서, 재석은 한창 실험 데이터를 통계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저히 집중이 안됐다.지금 재석의 머릿속은 두 시간 전에 베란다에서 본 장면으로 가득했다.현빈이 정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골목 어귀에 나타난 것이었다.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무슨 말을 하고 있었다. 정은은 그 말을 듣고 나서 먼저 눈살을 찌푸렸는데, 어이가 없었는지 눈을 부라리며 도망쳤다.현빈은 제자리에 서서 그렇게 정은을 바라보았다. 마치 장난이 심한 아이를 보는 것처럼 어쩔 수 없는 동시에 또 애정이 넘쳐났다.가로등 아래에서 두 사람의 그림자는 길게 드리워졌다.심지어 두 손이 겹쳐 마치 다정한 커플과 같았다.‘그래서... 정은이와 약속한 사람이 심현빈이었구나?’재석은 문득 정신을 차리더니 고개를 들어 컴퓨터를 바라보았다.‘내가 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니... 어느 열부터 시작했더라? 어느 줄까지 체크했지?’그렇게 그는 처음부터 다시 계산할 수밖에 없었다.새벽 3시, 서재의 불은 줄곧 꺼지지 않았다.재석은 의기소침하게 노트북을 덮었다. 결국 그는 똑똑히 정리하지 못했다.‘됐어, 내일 다시 하자.’간단히 씻은 재석은 침대에 누웠지만, 몸을 뒤척여도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힘들게 잠들었지만 여전히 편하게 자지 못했다. 왜냐하면 복잡하고 황당한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재석은 꿈속의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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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두 사람은 안쪽의 작업실로 들어갔다.정은은 에두르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교수님, 지금 교수님의 연구 방향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오미선이 입을 열기도 전에 정은은 서류 하나를 건네주며 계속 말했다.“주말에 저희 세 사람은 현재 과제의 진도를 정리했어요. 이 외에도 연구 배경, 실험 방법, 구체적인 데이터, 그리고 이전의 결론에 대해 토론을 했고요.”정은은 고개를 들어 오미선을 직시했다.“제3기 실험에 아무런 진도가 없었던 것은 실험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전 과제가 처음부터 빗나갔기 때문이에요.”문제는 세 사람이 발견했지만, 민지와 서준은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럼 정은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오미선이 침묵에 빠진 것을 보고도 정은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저도 교수님의 성격을 잘 알고 있어요. 일을 시작하면 꼭 끝을 봐야 하잖아요. 마지막에 틀렸다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꼭 충분한 데이터를 통해 이 점을 증명해야죠. 학자로서 진실을 추구하는 것은 맞지만, 사람으로서의 시간과 정력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잘못을 일찍 바로잡고, 제때에 손실을 막을 수 있는데, 왜 오히려 많은 시간을 들여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죠? 이건 의미가 없지 않나요? 마치 교통사고처럼, 기사는 이미 차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는데, 이때 브레이크만 밟으면 비극을 막을 수 있지만, 굳이 사람을 치어서 그 결과를 검증해 볼 필요가 있겠어요?”오미선은 길게 탄식했다.“전에 난 너희들이 언제 이 안의 문제를 발견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어. 한 학기? 1년? 아니면 2년? 그런데 난 너희들이 이렇게 빨리 발견할 줄은 몰랐구나.”오미선은 감개무량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놀라움 그리고 자랑스러움이 담겨 있었다.‘문제를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증거까지 정리해냈다니.’그녀는 정은이 건네준 서류를 받았다. 비록 펼치지 않았지만 그 속의 데이터와 결론이 모두 사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오미선은 반박할 방법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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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다시 고개를 돌리기엔 너무 어려웠다.“그러나 다행히도 이 안의 문제를 발견했잖아요.”다른 사람들은 정말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을까?정은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그러나 이미 시작한 지금, 혼자의 힘으로 되돌릴 수 없다면 그냥 틀린 대로 놔두며 끝까지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대부분의 대학원생들에게 있어서, 그들은 과학 연구에 관심이 없었다. 석사 학위를 받는 것도 단지 장래에 더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였다.그러므로 논문은 그들에게 있어서 학술 성과가 아니라 졸업지표였다.만약 이때 오미선이 갑자기 전반 과제를 뒤엎는다면, 이미 졸업한 학생들은 당연히 상관이 없겠지만 곧 졸업하게 될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은 이 과제를 바탕으로 이미 각자의 논문을 준비했으니까.오미선이 그만두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고개를 돌리면 안 됐기 때문이다.“이것도 내 탓이야. 몸이 약해서 병원에 그렇게 오래 누워 있었으니까. 문제를 발견했을 때, 그해의 졸업생을 위해 난 뭐라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도 계속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거든.”이제 문제를 바로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었는데, 그들은 너무 멀리 왔기 때문이다.“하지만 난 여전히 너희들이 자랑스럽구나. 이렇게 빨리 문제를 발견하고 관건을 찾았다니.”정은은 침묵에 잠겼다.이때 오미선이 뜬금없이 물었다.“넌 민지와 서준이를 어떡해 생각하니?”“어느 방면을 말씀하시는 거죠?”“사고방식, 연구 재능, 성격.”정은은 잠시 생각해 보았다.“종합적으로 보면 모두 훌륭한 것 같아요.”두 사람도 모두 똑똑했기에 이 과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문제를 발견한 후, 그들은 도피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검증에 나섰다. 이런 성격은 정은과 똑같았다.검증과정에서 두 사람은 또 각기 각자의 우세를 보여주었다.민지는 사유가 활발하고 기억력이 놀라웠다.서준은 냉정하고 침착해서 일정한 각도에 서서 문제를 분석할 수 있었다.오미선은 이 말을 듣고 흐뭇하게 웃었다.“내가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구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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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정은이 말했다.“우리 만의 실험실을 하나 신청하자.”민지와 서준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시작부터 이렇게 강한 거야?!’“교수님께서 무슨 의견이라도...”“우리 교수님의 마음이 얼마나 너그러우신데.”정은은 웃음을 터뜨렸다.“이 건의도 원래 교수님께서 먼저 제기하신 거야.”그렇게 서준은 그날 바로 학교 시스템에 관련 신청을 제출했다.페이지의 제시에 따르면, 학교는 이미 신청을 받아들였고, 3일내로 답장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그러나 3일 후, 그들은 신청 실패했다는 답장밖에 받지 못했다.그 이유는 간단했다. 빈 실험실이 없으니까.정은은 이상하다고 느꼈다.“어제 내가 그 실험실을 지날 때, 전과 마찬가지로 잠겨 있었는데. 그곳을 쓰는 과제팀이 전혀 없었단 말이야.”민지는 감자칩을 먹으면서 눈알을 굴렸다.“학교에서 고의로 우리를 괴롭히는 건 아니겠죠?”서준은 침묵하며 말을 하지 않았다.수업이 끝나자, 서준은 곧장 교무처로 향했다.“제가 가서 확인을 해봤는데, 그 실험실을 사용하는 과제팀은 없었어요. 그런데 왜 빈 실험실이 없다는 거죠?”교무처 선생님은 직접 노트북을 그에게 보여줬다.“여기 봐, 신청할 수 없다고 쓰여 있잖아? 얼마 전에 누군가 이 실험실을 빌려간 것 같은데... 잠깐만, 내가 한번 확인해 볼게.”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이 다시 입을 열었다.“여깄네! 3일 전에 금방 신청을 했고, 신청인은... 남진일. 아, 학생과 같은 생물과학원의 학생이야. 그럼 서로 알고 있겠지?”서준은 눈썹을 잔뜩 찌푸렸다.진일은 이미 자신의 실험실이 있었는데, 기계와 경비는 모두 학교에서 특별히 비준한 것으로서 실험실을 하나 더 신청할 필요가 없었다.“C112와 B174, 이 실험실이 아직 비어 있는 것 같은데. 다시 하나 신청하지 그래?”서준은 동의하지 않았다.그들의 실험은 반드시 CPRT 측정기를 써야 했고, 전교에 딱 두 대밖에 없었다. 그중 한 대는 송지혜의 과제팀이 장기간 점용하고 있었는데, 다른 한 대는 마침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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