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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Chapter 371 - Chapter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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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그날 저녁, 정은의 은행카드에는 4천만 원이 더 많아졌다.그녀는 잔액 변동 알림을 받고 멍해졌다. 잠시 후, 정은은 바로 이불을 들추고 일어나 쿵쿵거리며 옆방으로 달려갔다.“엄마, 왜 저한테 돈을 주시는 거예요?”이미숙과 소진헌은 눈을 마주쳤는데, 마치 정은이 이런 반응을 보일 거라고 미리 예상한 것 같았다.“네 아빠와 상의를 해봤는데, 그때 너 별장을 사느라 엄청 많은 돈을 썼잖아. 전에 우리는 분담할 능력이 없었지만, 지금 돈이 생겼으니 주는 거야. 비록 여전히 부족하지만 적어도 널 도와 부담을 좀 덜어주고 싶어.”“저한테 돈 많아요!”“알아.”이미숙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나도 네가 돈이 부족해서 준 게 아니야. 별장은 나와 네 아빠가 살고 있잖아. 이제 우리도 여유가 생겼으니, 집을 산 비용을 조금 분담하는 게 당연하지.”“그러나 우리는 가족이잖아요. 이렇게 분명하게 계산할 필요가 없는데.”“나도 이 말에 동의해. 그래서 넌 계속 우리와 이렇게 따질 거니?”이미숙이 이렇게 말하자, 정은은 말문이 막혔다.“하지만...”“자, 이제 그만해.”소진헌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네 엄마 말 들어. 게다가, 앞으로 우리에게 돈 쓸 곳이 필요하다면, 넌 우리를 무시할 거니?”“그럴 리가요.”“그럼 됐어. 시간도 늦었군. 내일 우린 고속열차 타야 하니까 얼른 자야 돼.”“그럼 이 돈은 우선 제가 관리하고 있을게요. 돈 쓰실 곳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저한테 말씀하시면 돼요.”“그래, 얼른 가서 자.”정은은 그제야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갔다.이미숙이 말했다.“우리 착한 딸이 또 잠을 설치겠어요.”“사실 정은 이런 돈에 신경을 쓰지 않을 거야...”소진헌은 정은에게 돈이 꽤 많다는 것을 대충 알고 있었다. 구체적인 액수에 대해 묻지 않았지만, 아마도 수백억 정도는 있을 것이다.이미숙이 갑자기 정색을 했다.“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건 정은의 돈이에요. 우리가 준 돈이 아무리 적어도 부모님으로서의 마음이고요.”이것은 돈이 많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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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이날, 정은은 일찍 일어나 먼저 학교에 가서 등록한 후, 다시 입학수속을 밟았다.개학식은 이튿날이었다.정은은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지 않기 때문에 마침 짐을 옮길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오후에 할 일이 없었다.그래서 정은은 정보학과에 가서 성달수를 찾았다.“정은아? 네가 웬일이야?!” 성달수는 바로 웃으며 말했다.“교수님 뵈러 왔죠. 아니면 제가 찾아오지 않는다고 탓하시면서 삐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 일부러 저를 시험하고 싶으시다면서 사실은 기말 시험지를 준비하고 계실지도 몰라요.”“에헴!” 성달수는 기침을 하며 화제를 돌렸다.“나도 시험 문제를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모든 문제를 충분히 이용한 거야!”두 사람은 잠시 얘기를 나누었다. 도중에 정은은 사무실에 오라는 오미선의 전화를 받고서야 성달수와 작별을 했다.“오미선이 부른 거야?”“네.”성달수는 콧방귀를 뀌었다.“그 사람일 줄 알았어. 남이 널 빼앗아갈까 봐 두렵긴.”‘남들이 탐낼까 봐 얼마나 잘 지켜보고 있는지 모른다니깐.’정은은 오미선의 사무실에 찾아갔는데, 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다.그녀는 멈칫하더니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왔어, 정은아? 어서 들어와.”오미선은 웃으며 정은에게 손짓했다.“마침 잘 왔어. 너희들끼리 인사 좀 나눠.”오미선은 올해 도합 3명의 대학원생을 모집했는데 정은은 그중의 하나였고, 나머지는 1남1녀였다.남자의 이름은 임서준이었고, J시 사람이며 나이는 22살이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바로 대학원으로 진입했다.1미터80센티미터의 키에 잘생긴 외모까지 더하니 그야말로 킹카가 다름없었다. 다만 표정이 차가워 보여서 쉽게 다가가면 안 되는 소외감을 주었다.맞은편에 앉은 하민지는 그의 기질과 정반대였다. 동그란 얼굴은 불그스름했고. 정은과 눈을 마주치자 즉시 활짝 웃으며 귀여운 보조개 2개를 드러냈다.통통하지만 정말 깜찍했다.“다들 서로에 대해 잘 알았겠지? 앞으로 3년 동안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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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민지는 말문이 막혔다.정은은 과자를 받으며 말했다.“고마워.”“어때요? 맛있어요?”정은을 바라보는 민지의 눈빛은 기대를 머금었고, 마치 칭찬을 원하는 아이 같았다.“응, 질리지 않고 맛있어.”“그렇죠? 제가 많은 브랜드를 먹어봤는데, 이 브랜드의 초콜릿 과자가 제일 맛있는 것 같아요!”생각하다 민지는 또 서준을 바라보았다.“너도 조금 먹을래?”“아니, 고마워. 열량이 너무 많아서 먹으면 살찌기 쉬워.”그는 다른 뜻이 없었다. 다만 최근 운동을 하고 있었기에 음식을 통제해야 했다.그러나 키 1미터60센티미터에 몸무게가 70KG 넘는 민지는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이 친구 무슨 뜻이지? 지금 날 비웃는 거야?!’정은은 얼른 입을 열었다.“민지야, 하나 더 주면 안 돼?”민지는 바로 정은의 곁에 앉았는데, 마치 억울함을 당한 작은, 아니 큰 강아지와 같았다.“정은 언니밖에 없어요.”서준은 영문을 몰랐다.과자는 어느새 바닥이 났다. 정은은 세 조각을 먹었고 나머지는 모두 민지 혼자 해치웠다.민지의 몸이 튼튼한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잘 먹고 잘 웃으니 통통하면서도 귀여웠다.이때 오미선도 돌아왔다. 그녀는 세 사람의 학교카드와 학생증을 가져왔다.“5시 30분이네. 우리 같이 식당에 가서 저녁 먹을까?”세 사람은 당연히 이의가 없었다....사람이 많아서 일행은 닭볶음탕 먹기로 결정했다.식당 5층에는 큰 룸이 있었는데, 동그란 식탁에 10명 정도 앉을 수 있었다.민지는 Y시에서 왔기에, 정은은 음식을 주문할 때 특별히 달콤한 음식을 하나 시켰다.민지는 또다시 정은에게 반했다.서준은 말이 많지 않아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을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정은도 그를 챙기기 귀찮아졌다.오미선의 입맛을 고려하여 정은은 또 그녀가 좋아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 두 개를 주문했다.매운 음식, 단 음식이 다 있었기에, 네 사람은 모두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다 먹은 다음, 오미선은 자신의 카드를 꺼내 계산했다.“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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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서지예라는 사람, 만만하지 않은 것 같아요.”“이유는?”“대학원 입학 통지가 내려오자마자 제가 신입생 단톡방에 들어갔거든요. 그 안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관심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서지예라고요...”지예는 서비대학교의 우수학생으로서, 비록 성적이 대학원 입시를 면제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6편의 SCI를 발표한 적이 있기에 학교에서 그녀를 특별히 입학시켰다.‘천재 소녀’, ‘학술계의 샛별’이란 별명이 있기도 했다.“이분이 바로 명성이 자자한 오미선 교수님이시군요. 처음 뵙겠습니다.”5명 중 한 남자아이가 히죽거리며 입을 열었는데, 말투는 그렇게 다정하지 않았다.민지는 눈살을 찌푸렸다.“이 신진호는 단톡방의 방장이에요. 하루 22시간 동안 단톡방에 문자를 보내는 거 있죠? 입이 엄청 세요.”진호가 입을 열자, 송지혜는 다른 학생들에게 말했다.“다들 왜 가만히 있는 거야? 얼른 오 교수님께 인사하지 않고.”지예는 입을 삐죽거리며 말을 하지 않았다.명성이 자자한 그녀는 성격이 무척 오만했다.경혜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녀는 웃으면 매우 부드러웠고, 목소리도 달콤하면서 듣기 좋았다.“교수님 안녕하세요.”서정은 많이 뻘쭘했다.전에 그녀는 오미선을 여러 번 찾아갔었다. 병문안도 하고 선물까지 줬는데, 오미선을 아예 자신의 조상으로 삼은 것만 같았다.그러나 지금, 서정은 오히려 송지혜의 학생으로 되었다.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이 대학원생 자리를 얻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오미선도 서정이 시험에 합격하지 못해서 송지혜에게 뇌물을 줬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서정은 더욱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오미선과 눈빛조차 마주치지 못했다.탁재민이라는 남학생만이 흥분을 하며 앞으로 달려가서 오미선의 손을 꼭 잡았다.“오미선 교수님 안녕하세요! 저, 저, 저는 탁재민이라고 합니다! 전에 교수님의 논문을 읽은 적이 있고, 강의하시는 영상까지 보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인을 만날 수 있을 줄은 정말 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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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이 말은 진호뿐만 아니라 송지혜와 다른 학생들까지 함께 욕했다.“네가 바로 그 나이 많은 대학원생이지?” 송지혜는 그제야 정은을 바라보더니 경멸에 찬 말투로 말했다.“입은 대단하지만, 실력이 어떤지 모르겠네.”진호가 맞장구를 쳤다.“그러게요! 어느 정상적인 학생이 서른이 다 되어서야 대학원 시험에 붙었겠어요?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면 재능이 없는 거겠죠. 지금 대학원생으로 될 수 있는 문턱이 이렇게 낮은 거예요?”정은은 이 말을 듣고,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다.“넌 내 머리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알 필요가 없지만, 넌 정말 병이 있는 것 같아.”줄곧 소리를 내지 않던 서준이 갑자기 말을 이어받았다.“그것도 미친 개한테 물린 광견병에 걸린 거죠. 사람만 보면 물려고 하니까.”말을 마치자, 서준은 또 송지혜를 바라보았다.“제가 만약 주인이라면, 이런 말을 듣지 않는 개가 자신을 물지 않도록 일찌감치 죽였을 텐데.”송지혜는 등골이 오싹해졌다.진호는 제자리에서 소리를 질렀다.“지금 누가 개라고?! 너희들이 개지! 너희들 전부 미친 사람들이라고!”정은이 말했다.“누가 짖어대면 그 사람이 개겠지. 교수님, 얼른 갑시다. 이런 길을 막는 개들과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잖아요. 재수가 없으니까요.”오미선은 원래 화가 나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는데, 이 말을 듣자마자 화가 바로 가셨다.“그래.”일행 네 사람은 떠날 준비를 했다.바로 이때, 송지혜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학교에서 연구비용을 정식으로 비준했어요. 오 교수는 이미 몇 년째 변변한 논문을 내놓지 못했잖아요. 만약 내가 당신이라면 스스로 이 자리를 다른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양보했을 거예요.”오미선은 갑자기 멈칫했다.“자원은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줘야지, 나이 먹어서 매일 돈이나 낭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는 것보다 낫죠. 안 그래요, 오 교수님?”정은은 고개를 돌려 차갑게 말했다.“그건 교수님이 마음대로 정할 수 없죠. 학술 성과는 누가 진정으로 자원의 주인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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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개학식이 끝나자, 정은의 대학원 생활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수업은 아주 많았는데, 아침 9시부터 점심 12시까지 거의 수업으로 꽉 찼다.민지는 첫날 수업에 지각할 뻔했다. 그래서 슬리퍼에 반바지를 입고 왔다.정은은 멈칫하더니 주의를 주었다.“민지야, 너 신발 잘못 신은 거 아니야?”“네?” 민지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슬리퍼를 바라보았다.“아니요, 잘못 신지 않았는데, 왜 그래요?”“너... 슬리퍼 신고 수업 들으러 온 거야?”“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우리 집은 여름에 다 슬리퍼에 반바지를 입거든요. 저도 정숙해 보이기 위해 특별히 크록스 슬리퍼를 샀어요.”서준은 민지를 힐끗 훑어보았다.“이게 정숙하다고?”“그런 게 아니면?!”“그래,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나도 할 말이 없어.”민지는 입을 삐죽거리며 한마디 남겼다.“넌 패션을 몰라.”서준은 확실히 잘 몰랐다.수업이 끝난 후, 세 사람은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다.이야기를 나누던 중, 정은은 민지와 서준도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서준은 직접 자신의 집에서 지냈고, 민지는 학교 근처에서 아파트 하나를 구했다. 심지어 정은이 사는 곳과 그리 멀지 않았다.민지는 정은을 아주 좋아했다. 그녀는 뚱뚱해서 늘 남들의 비웃음을 당했는데,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먼저 다가와서 민지와 놀아주는 여자아이가 아주 적었다.그러나 정은은 예외였다.그녀는 거리감 있을 정도로 예뻤지만, 접촉해 보면 사실 정은은 성격이 까칠하지 않았고, 편견을 가지고 사람을 보지 않았다.“정은 언니, 우리 학교 근처에 작은 식당이 하나 있다고 들었어요. 맛도 최고급인데,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와서 사진까지 찍었다는 거예요. 인기가 많을 뿐만 아니라 엄청 싸다잖아요. 우리 오늘 가서...”민지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장미꽃 한 송이가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다.정확히 말하면 정은의 눈앞에 나타났는데, 민지는 단지 그녀와 거리가 가까웠을 뿐이었다.강도겸은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옷깃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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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키도 크고 잘생긴 남자가 노란 장미를 들고 정은의 앞에 서 있었는데, 그녀의 안색은 그리 좋지 않았다.지예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예쁘게 생긴 여자는 참 복도 많아. 개학한 지 며칠 됐다고 벌써 남자들이 매달리기 시작한 거야? 그나저나, 경혜야 너도 예쁘게 생겼는데, 왜 아무도 너에게 꽃을 보내지 않은 거지?”경혜는 미소를 지으며 상대방의 말에 전혀 넘어가지 않았다.“이게 뭐라고 비교를 하는 건데?”“흥! 태연한 척하긴. 이런 장면을 보고도 전혀 부러워하지 않는다고? 난 안 믿어!”경혜는 여전히 담담하게 웃었다.지예는 말 한마디를 남기며 성큼성큼 떠났다.“연기가 지나치면 너무 가식적이잖아.” 경혜는 제자리에 서서 미소를 조금씩 거두었다.멀지 않은 곳에 두 남자가 서 있었다.진일이 말했다.“내가 한 말들 다 기억했어?”재민은 머리를 긁적거리더니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감탄을 했다.진일은 그 방향을 바라보았는데, 마침 도겸이 꽃을 선물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학술 성과를 따내고 싶으면, 연애와 같은 일들로 자신의 주의력을 분산시키지 마.”“어, 알겠습니다, 선배!”재민은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그 여자아이는 오미선 교수님의 학생인 것 같아요.”그는 잠시 후 한마디 덧붙였다.“엄청 대단해요.”‘진호도 말문이 막혔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사람들 앞에서 송 교수님을 비꼬았잖아. 너무 멋진데!’그러나 진일은 이런 일에 흥미가 없었다. 그는 시선을 거둔 다음, 더 이상 저쪽을 보지 않았다.“가자, 너도 근처의 마트에 가서 생활용품 좀 사야지.”재민은 얼른 손을 흔들었다.“아니에요, 저 혼자 챙겨왔어요.”진일은 어이가 없었다.“털이 다 날아간 칫솔을 말하는 거야? 아니면 구멍이 난 수건을 말하는 거야?”재민은 부끄러워서 까무잡잡한 얼굴에 홍조가 떠올랐다.“아, 아직 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새것으로 바꾸지 않았어요.”새것을 사려면 돈이 들었다.진일은 마치 예전의 자신을 본 것처럼 한숨을 쉬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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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정은은 두 사람과 합류한 뒤, 함께 그 유명한 식당에 찾아갔다.사람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점심이라서 잠시 기다려야 했다.민지는 오는 길 내내 참았기에, 더 이상 호기심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음식이 올라오기를 기다리며 그녀는 입을 열어 물었다.“정은 언니, 방금 그 꽃을 선물한 잘생긴 남자를 아시는 거예요? 그렇게 큰 노란 장미가 참 예쁜데. 취향이 괜찮네요.”정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는 사이지. 내 전 남자친구야.”“네?”민지는 이런 답을 듣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바로 입을 다물더니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오히려 서준은 담담하게 정은을 바라보았다.밥을 다 먹은 후, 세 사람은 오미선의 사무실로 찾아갔다.오후에 수업이 없어서 오미선은 그들을 데리고 실험실로 들어가려 했다.민지는 감탄을 했다.“이렇게 빨리요?!”그녀는 적어도 1년 정도 배워야 실험 과제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개학하자마자 바로 들어갈 수 있다니.서준은 그렇게 놀라지 않았지만 여전히 의외라 생각했다.그러나 오직 정은만이 잘 알고 있었다.‘교수님의 과제가 오랫동안 지체되었으니 지금 절박하게 성과를 바라고 계시겠지.’그렇게 실험실에서 나올 때,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정은이 집에 도착할 때, 시간은 이미 9시가 되었다. 그녀는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았는데, 하루 종일 바빴기에 전혀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정은은 소파에 누워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이때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정은은 억지로 정신을 차리며 문을 열었다.“선배님?”“학교에서 나왔을 때, 성 교수님한테서 들었어. 오 교수님이 너희들 데리고 실험실에 들어갔다며?”“네.”“금방 돌아왔어?”“맞아요.”“저녁 아직 안 먹었지?”“물론이죠!”재석은 웃음을 금치 못했다.“좀 기다려.”말을 마치고 그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다시 나올 때, 손에 도시락통을 하나 들고 있었다.“아직 따끈하니까 얼른 먹어.”재석은 웃으면서 도시락을 건네주었다.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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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큰아들은 가업을 이어받았고, 둘째 아들은 스타 변호사이며, 막내아들은 학술 연구에 전념했다.“당신 오늘 오후에 재석이 보러 갔을 때 무슨 일 있었어?”강서원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아주 수상해요.”“뭐가 수상한데?”“내가 오늘 재석을 찾아갔을 때, 뜻밖에도 도시락 2인분을 달라고 말한 거 있죠! 하나가 아닌 두 개라니?!”소기봉은 영문을 몰랐다.“2인분이 뭐가 어때서?”“내 생각에, 재석에게 여자친구가 생긴 것 같아요.’그렇지 않고서야 도시락 2인분을 달라고 말할 리가 없었다.소기봉은 또 무슨 폭발적인 뉴스라도 있는 줄 알았다.“도시락 하나 더 달라고 한 걸 가지고 뭘 그렇게 놀라는 거야? 만약 두 끼 먹고 싶어서 그런 거라면? 아니면 친구에게 가져다줄 수도 있지 뭐. 당신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마.”말하면서 소기봉은 차 한 잔을 따랐다. 냄새를 맡고 음미하는 여유로운 모습은 초조한 강서원과 정 반대였다.“재석이 성격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매일 실험만 아니면 데이터를 연구했으니 평소에 돌아와서 밥 한 끼 먹는 것조차 어려운 아이야. 그런데 연애할 시간이 어딨겠어?”“게다가, 재석도 이제 나이가 됐으니, 정말 여자친구를 사귀었다면 그건 좋은 일이 아닌가? 당신은 전에 매일 재석이에게 어느 집안 딸을 소개해 주겠다고 하지 않았어? 이제 마침내 당신의 뜻대로 되었으니, 또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 거야!”‘아이도 다 컸으니 언젠간 알아서 연애를 하겠지. 설마 평생 재석이를 간섭할 건가? 게다가 간섭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잖아.’강서원도 그 도리를 잘 알고 있었다.그런데 아들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도 모르는 여자와 사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녀는 마음이 복잡했다.“먼저 자러 갈게요!”“어? 계속 빙빙 돌아다니지 않을 거야?”“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죠.”‘내일 재석이 세낸 집에 찾아가 봐야지.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똑똑히 확인할 거라고!’...9월의 날은 아주 일찍 밝았다.정은은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커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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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강서원은 이 말을 듣자마자 저도 모르게 투덜댔다.“이 건물은 어쩜 이렇게도 더러운 거니? 도처에 쓰레기가 널려 있고, 냄새도 나고. 이것의 사람들은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 청소하는 사람도 없는 거야? 그리고 이 벽은 새까맣게 변했잖아. 이 난간도 전부 먼지고. 아마 닦은 적이 없을 거야...”정은은 시간을 보았는데, 더 이상 꾸물대면 늦을 것이다. 강서원이 멀쩡한 것을 보자, 그녀가 계속 투덜대는 것을 듣기 귀찮아서 정은은 그냥 가버렸다.강서원은 정은의 뒷모습을 보며 멍하니 있다가 참지 못하고 입을 삐죽거렸다.그런 무시당하는 느낌이 더욱 강렬해졌다.그녀는 고개를 들었는데, 아직 몇 층이나 남았다. 게다가 모두 이런 계단이었다.강서원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이를 악물었고, 하이힐을 신은 채 계속 올라갔다.다만 입으로 계속 투덜댔다.“멀쩡한 별장을 놔두고 굳이 이런 낡아빠진 아파트에서 지내려 하다니... 고집이 어쩜 이렇게도 센 건지.”간신히 7층에 도착한 강서원은 비상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재석은 집에 없었다.‘이 시간이라면 아마도 실험실에 있겠지.’한 바퀴 둘러본 다음, 강서원은 거실이 깨끗하게 정리되었고, 여자의 생활용품도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심지어 바닥까지 검사했지만 긴 머리카락 하나조차 발견하지 못했다.강서원은 사색에 잠겼다.‘내가 너무 예민했나?’그날 가져온 도시락통을 가져가려고 강서원은 주방을 향했다.그러나 이 순간, 그녀는 멈칫하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식탁 위에는 도시락통 하나밖에 없었던 것이다.‘하나밖에 없어! 다른 하나는 어디에 있지? 다른 사람한테 준 게 분명해. 정말 수상하네!’강서원도 오래 있지 않았다. 실마리를 발견한 다음, 그녀는 곧장 본가로 돌아갔다.“거 봐요! 역시 내 말이 맞았다니깐요!”소기봉은 눈썹을 치켜세웠다.“당신한테 잡힌 거야?”“잡히긴 뭘 잡혀요? 재석이 바람피우는 것도 아니고!”“그게 아닌데 왜 그렇게 투덜대는 거야?”강서원은 자신의 생각에 잠겨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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