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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Chapter 391 - Chapter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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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정은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선배님이 C122 실험실을 빌려간 거예요?”“C122?” 진일은 멈칫하더니 미처 반응을 하지 못했다.“현재 선배님이 진행하고 있는 과제를 알아본 적이 있는데, CPRT 측정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잖아요.”진일은 눈을 드리웠다. 놀라움도 잠시, 그는 이미 진정을 되찾았다.다시 고개를 들자, 진일은 의혹을 감추며 담담하게 대답했다.“맞아, 내가 빌린 거야.”정은과 서준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필요해서 빌렸어. 무슨 문제라도 있어?”정은이 물었다.“그럼 왜 줄곧 그 실험실을 사용하지 않은 거죠?”“매일은 아니지만 가끔 쓸 필요가 있거든.”이 대답에 민지는 즉시 비난을 하려 했지만 꾹 참았다.‘이건 악의적으로 실험실을 강점하는 거잖아!’남이 쓰고 있다면 강점이라고 할 수 없었다.학교의 자원은 모든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었고, 진일이 먼저 그 실험실을 신청했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정은이 입을 열었다.“그럼 언제까지 쓸 건가요?”“아직은 모르겠어.”“그래요, 알겠어요.”정은은 평온하게 고개를 끄덕인 다음, 서준과 민지에게 떠나자고 말했다.진일은 세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승리를 얻은 뿌듯함 대신, 그는 오히려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실험실로 돌아가서 남은 일을 계속 한 후에 옷을 갈아입고 교수님 사무실로 걸어갔다.송지혜의 사무실 문은 제대로 닫히지 않았기에, 도착하자마자 진일은 안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이 장학금이 더 높은데, 왜 이걸 신청하지 않으신 거예요?”서지예였다.“국가 장학금은 네가 신청하고 싶으면 바로 신청할 수 있을 것 같아? 난 이미 수를 써서 너에게 학교 장학금을 신청했어. 비록 금액은 국가 장학금보다 적지만, 사람들 눈에 띄지 않거든. 넌 지금 금장 입학했지만 이미 명성이 자자하잖아. 그러니 이런 방면에서 남들의 주의를 끌지 않는 게 좋을 거야.”지예는 입을 삐죽거렸다.“국가 장학금에 비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그나저나, 국가 장학금을 왜 남진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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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진일이 물었다.“제 명의로 교무처에 실험실 하나는 신청하셨어요?”“어, 그래.”“그 실험실은 누구한테 맡기실 예정이죠? 제가 미리 연락할게요.”송지혜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누구한테도 안 줄 건데.”“그럼 계속 이렇게 차지하시게요?” 비록 미리 예상했지만, 지금 진일의 마음은 여전히 약간 무거웠다.“그래, 그냥 비워두면 돼.”진일은 자신이 더 이상 묻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저 전처럼 없었던 일로 받아들이면 된다.그러나 그의 머릿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정은이 질문했을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잠시 후, 진일은 갑자기 입을 열었다.“사용하고 싶지 않으신 이상, 왜 신청을 하신 거죠?”송지혜는 눈썹을 찌푸렸다.‘내가 키운 개가 갑자기 날 향해 짖다니.’그녀의 미소는 더욱 상냥해졌다.“지금은 쓸 필요가 없지만, 앞으로의 일은 누가 알겠어? 학술 자원은 항상 빼앗아야 해. 이런 도리까지 내가 가르쳐야 하는 거야?”“그 실험실에 무슨 자원이 있는 거죠?”“당연하지. CPRT 측정기가 있잖아?”진일은 그녀에게 일깨워 주었다.“저희 과제팀에 이미 한 대 있잖아요.”“두 대가 많은 거야?”“저희에게는 남는 자원이겠지만, 다른 과제팀에게는 아주 중요한...”“남진일.” 송지혜는 입을 열어 그의 말을 끊었다.“오늘 너무 한가한 거야? 실험실 쪽의 일은 다 했어?”“아니요.”송지혜는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없으면 가서 네가 해야 할 일부터 해. 다른 일은 네가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까! 비록 넌 천재라서 학술 성적이 뛰어나지만, 누가 오늘의 너를 위해서 기회를 만들어줬는지 잘 생각해!”진일은 이를 악물더니 표정도 갑자기 굳어졌다.송지혜는 차갑게 그를 훑어보았다.그렇게 진일은 마침내 시선을 떨구더니 얌전한 꼭두각시로 돌아왔다.“죄송합니다, 교수님.”송지혜는 다시 미소를 지었다.“긴장하지 마. 난 비록 엄격하지만, 너도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실험에 전념해. 모든 정력을 학술에 쏟으면 언젠가는 성과를 거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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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진일은 눈을 드리웠다. 비록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소매 안의 주먹을 꽉 쥐었다.한참 뒤, 진일은 힘이 빠진 듯 주먹에 힘을 풀며 저항을 포기하고 굴복을 선택했다.“감사합니다, 교수님. 그동안 많이 신경 써주셔서요.”“나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 넌 내가 가장 자랑스러운 학생이잖아? 그러니 나도 당연히 널 중시하고 관심해야 하지 않겠어?”진일은 말을 하지 않았다.그는 말을 잘 하지 않아 학생들과 선생님에게 과묵한 인상을 남겨주었다.“자, 이제 그만 돌아가. 논문에 신경을 좀 써주고. 꼭 이번 달에 완성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네가 스스로 시간을 안배해. 난 네가 절대로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진일은 몸을 돌려 떠났다.송지혜는 의자에 앉아 유유히 차를 한 모금 마셨다.지예는 히죽거리며 앞으로 다가갔다.“그래도 이모밖에 없네요. 입을 딱 여시니 바로 깨갱한 거 있죠!”...실험실을 빌릴 수도 없고, 진일이 신청을 취소하지도 않은 이상, 정은 그들은 스스로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었다.민지처럼 게걸스러운 아이는 화가 나서 저녁에 밥조차 먹지 않았다.“너무해! 정말 너무해! 학교는 지금 모르는 척하고 있는 거예요?!”서준이 말했다.“학교는 언제나 더 많은 연구 성과를 내놓을 수 있는 팀에만 신경 쓰잖아. 하물며 남진일 선배가 이미 모든 수속을 끝냈는데, 학교가 무슨 이유로 나서겠어? 어떻게 나서겠냐고?”민지는 한숨을 쉬며 포동포동한 두 손으로 턱을 짚었다.“실험실이 없으면 우리의 과제는 어떡하지?”“빈 실험실이 얼마나 많은데. 문제는 실험실이 아니라 CPRT 측정기야.”측정기가 있으면 어느 실험실이든 상관 없었다.민지는 담담하게 물었다.“그 CPRT 측정기 비싸?”정은은 멈칫했다.서준도 멈칫하더니 잠시 후에야 반응을 했다.“네 말에 일리가 있네!”그러면서 바로 핸드폰을 꺼내 기계를 검색했다.“현재 시중에서 가장 좋은 CPRT는 원산지 D국의 Everysto야. 현미경을 갖춘 고급 기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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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30초가 지나자, 딩동 소리와 함께 문자 알림이 울렸다.민지는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입금을 알려주는 제시음이었다.맞은편의 하정남이 물었다.[민지야, 돈 받았어?]“어, 받았어, 고마워, 아빠.”2억이 아니라 2억 5천만 원이었다.‘앗싸, 우리 아빠가 5천만 원 더 줬네!’[평소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돈 신경 쓰지 말고 실컷 먹어. 돈이 부족하면 이 아빠에게 말하고. 알았지?]“응! 알았어, 아빠!”통화를 마친 후, 민지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뒤를 돌아보니 서준과 정은이 모두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그녀는 의혹을 느끼며 눈을 깜박였다.“돈 이미 받았어... 왜 날 이렇게 보는 거야?”서준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팔짱을 꼈다.“하민지 학생, 거짓말을 참 잘하는 것 같아.”“뭐?”“집이 시골에 있다고?”“맞아, 우리 마을은 도심 안에 있는데, 주위가 모두 상업지역과 고급 주택이야. 환경이 엄청 좋아서 정말 떠들썩하다니깐!”서준은 말문이 막혔다.정은이 물었다.“부모님에게 직업이 없으시고, 건물을 관리하는 경비원이라고 했잖아?”“맞아요, 제 아빠가 그곳의 건물주이시거든요. 여러 채 빌딩이 다 저희 아빠의 명의로 된 거예요. 월세를 받아야 하지, 세입자가 어떤 돌발 상황에 부딪히면 그걸 다 해결하셔야 하지.”“예를 들면 수도관이 터지거나, 전기가 끊긴 상황이라면 모두 우리 아빠가 처리하셔야 해요. 사람들이 드나드는 것을 관리해야 하니까 경비원과 다름이 없잖아요.”‘사장님이 직접 나서신 셈이지.’정은도 말문이 막혔다.서준은 다시 입을 열었다.“그럼 바다에 나가서 물고기를 잡는 건 또 뭔데?”“헤헤, 우리 엄마는 요트에서 파티를 여는 것을 좋아하시거든. 우리 아빠도 바다낚시를 좋아하셔서 두 분 자주 바다로 나가셨고.”‘요트? 집에 요트가 있다니!’서준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넌 집안형편이 가난한 게 아니구나?”민지는 깜짝 놀랐고, 서준에게 되물었다.“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서준은 그녀를 위아래로 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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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민지가 말했다.“그럼 저는 뭐 하면 되는데요?”“넌 돈을 관리하면 돼.”이날 정은과 서준은 각각 1억을 민지에게 입금했다.‘아, 돈 받으니까 정말 기분이 좋네!’민지는 과자를 먹으면서 은행의 문자를 바라보았다.그녀의 집엔 돈이 많았지만, 민지는 여전히 돈을 사랑했다.‘영원히 돈의 매력에서 헤어져 나올 수 없다니깐. 이 점은 우리 아빠랑 똑같아, 헤헤!’...정은은 CPRT의 국내 딜러가 ‘천양 테크놀로지'라는 스타트업이라는 것을 알아냈다.이 회사를 따라 그녀는 또 대주주가 류문일이라는 것을 발견했다.류문일의 이름으로 된 기업을 다시 검색해 보니, 복잡다단한 사람들 사이에서 정은은 익숙한 이름 하나를 찾아볼 수 있었다.[전선우.][여보세요, 정은 누나, 잘 지내고 있었어요?]“그럭저럭. 넌?”[에이, 말도 마세요. 얼마 전에 넘어져서 종아리가 부러졌는데, 지금 병원에 입원한 지 일주일이나 됐어요.]“그렇게 심각한 거야?” 정은은 깜짝 놀랐다.[사실 심각한 편은 아니에요. 그냥 오래 휴양을 해야 하거든요. 정은 누나도 제 성격 잘 알잖아요. 저는 움직이기 좋아해서 매일 가만히 누워 있질 못해요.]‘뭐야!’“뼈를 다치면 푹 쉬어야 해. 그래도 의사 말 듣고 편하게 쉬어. 후유증이 남지 않도록 말이야.”[네. 알았어요. 그런데 무슨 일로 저한테 전화를 하신 거죠?]정은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CPRT가 뭐예요? 저는 CPR밖에 몰라요.]정은은 인내심을 가지며 설명했다.“일종의 동적 측정기인데, 일반적으로 생물연구에 쓰여.”[누나가 말한 그 회사는...]“천양 테크놀로지.”[맞아요. 저도 테크 기업, 특히 스타트업에 투자한 적이 있긴 해요. 하지만 솔직히 이 분야는 제가 전문적으로 잘 아는 영역이 아니라서, 대부분 남들이 투자하는 걸 따라갔고, 오래 투자한 적도 없어요. 천양 테크놀로지도 아마 동건 형을 따라 투자했던 걸 거예요. 저는 단순히 돈만 투자했을 뿐, 회사의 결정이나 운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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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네?”동건이 말했다.[현빈이가 그 회사 사장이란 말이야.]빙빙 돌다가 그 사람이 자신의 지인이라니.통화를 마치고 정은은 한숨을 쉬며 현빈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가 그날 현빈과 적게 만나고 싶다고 한 것은 결코 거짓말이 아니었다.여우는 너무 교활해서 자칫하면 그의 함정에 빠질 수 있었다.그래서 정은이 생각해낸 가장 좋고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현빈을 멀리하는 것이었다.그러나 이 말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이 주동적으로 찾아갔다니.‘이건 너무 뻘쭘한데...’...동건은 핸드폰을 내려놓은 다음, 아직도 침대에 누워 쿨쿨 자고 있는 수민을 바라보았다. 그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누가 나더러 제시간에 오라고 했는데? 1분도 늦으면 안 된다며?! 그런데 내가 도착했지만 아직 이렇게 자고 있다니! 나 여기서 널 꼬박 40분이나 기다렸어. 조수민, 넌 양심도 없니?!”침대 위의 여자는 몸을 뒤척이더니 계속 잤다.동건은 씩씩거리며 침대 앞으로 걸어갔다.“어젯밤에 또 남자 만나러 간 거야?”질문하는 동시에 그는 레이더처럼 방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다행히 남자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이때, 동건의 눈빛은 침대 머리맡의 서랍에 떨어졌다.‘물컵이 왜 두 개지?!’동건은 알 수도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래서 그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소리를 질렀다.“조, 수, 민!”펑.베개 하나가 날아와 동건의 머리를 찧었다.수민은 몸을 돌려 앉았는데 성질을 내기 시작했다.“넌 끝도 없니? 왜 계속 이렇게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거야?! 기다릴 거면, 기다리고 싶지 않으면 그냥 꺼져!”‘누구도 내 수면을 방해할 수 없다고!’동건은 어이가 없었다.‘어, 어떻게 이렇게 당당하게 나한테 화를 낼 수가 있지?!’“야...”“꺼져!”동건은 하마터면 화가 나서 숨이 넘어갈 뻔했다.‘그래! 꺼지라면 꺼져야지! 내가 널 무서워할 것 같아?!’멋지게 몸을 돌려 수민에게 도도한 뒷모습을 보여주려고 할 때, 동건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나더니 발걸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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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그래! 넌 성질도 더럽고 기억력도 나쁘네. 대체 어떻게 된 거야?”수민은 동건을 향해 베개를 던졌다.“입 닥쳐!”그는 고개를 돌리더니 여유롭게 피했는데, 이미 이런 공격에 익숙해진 것이었다.수민은 또 다른 베개를 들려고 했지만 동건은 자신의 뒤를 가리켰다.“뭘 찾는 거야? 그 베개 나한테 있어.” 수민은 어안이 벙벙했다.“그게 어떻게 거기에 있는 거지?”‘기억력도 너무 안 좋네.’“아가씨, 넌 이미 날 한 번 때렸고, 이번이 두 번째야.”“아.”‘꽤 어색하군.’수민이 물었다.“지금 몇 시야?”“10시 30분.” 그녀는 동건의 마음을 쿡쿡 찔렀다.“뭐야, 시간이 아직 이르잖아. 미래의 시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것이니, 정성껏 꾸미느라 시간이 좀 오래 걸린 것도 당연하지 않겠어?”동건은 말을 하지 않았다.“물 좀...”동건은 얼른 말을 이어받았다.“물을 마시고 싶은 거지?”말이 끝나자, 그는 화장대에서 컵 하나를 가져왔는데, 그 안에는 이미 물이 담겨 있었다.“빨리 마셔. 그리고 얼른 일어나서 화장한 다음 나가자고!”수민은 물을 받았는데, 손이 닿자마자 바로 이상함을 알아차렸다.“따뜻한 물이야?”“응!”‘수민이는 여자니까 따뜻한 물을 마셔야겠지?’“얼음물로 바꿔줘.”“아니, 아침부터 차가운 물을 마시겠다고?” 동건도 아침에 일어나서 얼음물을 마셨지만, 수민은 여자였다.“뭐?” 수민은 눈을 부라렸다.“누가 나 따뜻한 물 마신다고 했어? 정신 나간 거야 뭐야!”“아니, 내가 아는 여자...” “아, 네 전 여자친구들?” 수민은 방긋 웃으며 말을 이어받았다.동건은 말을 하지 않았다.“이 바보야!”“아니, 넌 왜 자꾸 욕을 하는 거야?”“네 전 여자친구들은 밀크티 마셔? 일식 먹어? 시원한 칵테일 좋아해?”“그런 게 왜 궁금한데?”“이거 다 차가운 음식이잖아. 게다가 생것도 있네. 그럼 여자들은 아예 손도 안 대는 거야?”‘엥!’동건은 말문이 막혔다.수민은 편안하게 기지개를 켜며 침대에서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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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야, 왜 멍을 때리고 있는 거야? 물 줘.”모든 아름다운 장면은 여자가 입을 여는 순간에 툭 하고 깨졌다.동건은 어이가 없었다.“내 요구 하나 들어주면 안 돼?”“말해봐.”얼음물을 한 모금 마시니 수민은 기분이 상쾌해졌다.“나랑 얘기할 때 말투가 좀 부드러웠으면 좋겠어. 우리는 커플이지 원수가 아니잖아. 이러면 우리 엄마가 걱정하실 거야.”“뭘 걱정해?”“자신의 아들이 너한테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하시겠지!”수민은 말을 하지 않았다.“자기야, 이렇게 말하라는 거야? 이 치마 어때? 어머님께서 좋아하실까? 나 엄청 오랫동안 골랐단 말이야...”동건은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그 뭐지. 그냥 예전처럼 말해, 그래, 사나운 네가 더 보기 좋아.”‘사나운 수민이가 정상이지.’방금 그녀가 애교를 부릴 때, 동건은 오글거려 죽는 줄 알았다.“다시 한번 말해 봐? 누가 사납다는 거야?”“넌 조금도 사납지 않아.”“너 계속 이 단어를 쓰고 있잖아?!”수민은 가장 빠른 속도로 옅은 화장을 했다.“자, 이제 갑시다.”동건은 어안이 벙벙했다.“화장을 한 거야?”“어때? 아주 자연스럽지? 이건 일부러 민낯처럼 화장을 하는 기술인데, 얼핏 보면 마치 화장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 거야. 너 같은 남자를 속이기에 딱이라고. 괜찮지?”이미 여러 번 속은 동건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왜 자꾸 날 욕하는 느낌이 들지?’두 사람이 동건의 집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이미 12시가 다 되어 갔다.송보미는 문앞에 서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마침내 동건의 차를 보았다. 그녀는 재빨리 달려가서 웃으며 맞이했다.수민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송보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수민이 왔어? 얼른 들어와. 햇볕 너무 많이 쬐면 안 좋아.”말하면서 수민을 끌고 안으로 데려갔다.‘엄마 아들인 난 어떡하라고?’“어머님, 죄송해요. 어젯밤에 야근을 해서 오늘 아침에 늦게 일어났거든요. 또 옷을 고르느라 시간이 한참 걸렸어요. 정말 죄송해요.”동건은 집에 들어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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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엄청 오래 기다릴 줄 알았는데, 동건이 그 녀석이 이렇게 빨리 여자친구를 찾을 줄은 정말 몰랐어. 이제 드디어 내 며느리에게 줄 수 있다니.”‘역시, 경매장에서 찍으신 거구나. 적어도 몇 억, 심지어 수십 억이 들지도 몰라.’“안 돼요, 어머님, 저는 이 팔찌를 가질 수 없어요.” 수민은 즉시 거절했다.만약 그녀가 동건의 진짜 여자친구라면, 아무리 비싼 팔찌라도 받을 수 있지만, 문제는 수민이 가짜 여자친구였던 것이다.‘가짜인 내가 수십억짜리 팔찌를 받다니, 쯧쯧... 그건 너무하지.’“팔찌 하나일 뿐, 뭐 대단한 것도 아니잖아. 안심해, 이건 너희들에게 압박을 주는 것도, 결혼하라고 재촉을 하는 것도 아니야. 난 단지 너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을 뿐이야.”송보미는 팔찌를 상자에서 꺼내 직접 수민에게 끼워 주었다.“크기가 딱 맞네. 어머, 네 피부톤과 너무 잘 어울린다.”“최고급 비취 팔찌이니 당연히 잘 어울리겠지!’두 사람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동건은 소파에 앉아 히죽거리며 물었다.“무슨 얘기를 방에 가서 한 거야? 그것도 이렇게 오랫동안 얘기를 하다니...”“됐어, 내가 네 여자친구를 빼앗아갔다고 질투하는 거지? 지금 돌려줄게.”송보미는 웃으며 수민을 밀었다.“엄마, 저한테 그런 누명 씌우지 마세요. 전 그런 뜻이 없었단 말이에요...”동건은 턱을 들더니 은근히 부인했다.오후에 수민은 편안하게 마사지를 받았는데, 바깥의 미용실보다 훨씬 더 좋은 것 같았다.그녀는 물을 마시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이때 핸드폰이 울렸는데, 수민은 물컵을 들고 거실 창문 앞으로 가서 받았다.“여보세요?”[날 기억하시나요? 진성후예요.]수민은 두 눈을 가늘게 뜨며 그날 밤 호텔에서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녀는 웃으며 물었다.“당연하지. 그런데 무슨 일이야?”[그날 이후로 나한테 연락도 안 했으니까요. 난 누나가 날 잊어버린 줄 알았어요.]남자가 억울해하며 말하자, 수민은 마음이 약해졌다.“너도 전화번호를 안 남겼잖아?”[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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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정확히 말하면 수민과 동건을 주시하고 있었다.송보미가 입을 열었다.“어머, 두 사람 얼마나 달콤한지 좀 봐요!”“저는 도련님께서 이렇게 주동적으로 한 여자에게 다가간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수미가 일반 여자아이겠어요? 출신이든 교양이든 모두 훌륭하단 말이에요. 이 녀석도 마침내 제대로 된 신붓감을 찾았네요.”“도련님은 결정적인 순간에 절대로 실수를 하지 않으셨죠.”“이대로 수민이와 결혼을 할 수 있다면, 난 자다가도 행복해서 일어날지도 몰라요.”“어? 그런데 도련님의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으시죠?”“그래요?” 송보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바라보았다.“정말이네요... 수민이의 몸이 좀 뻣뻣해 보이지 않아요?”‘두 사람 분명히 그렇게 가까이 붙어있는데, 이상하다...’아래층에서 동건이 먼저 입을 열었다.“움직이지 마, 우리 엄마는 이미 의심하기 시작하셨어.”“언제부터 그곳에 서 계셨죠?”“네가 전화를 받을 때부터.”‘망했네.’송보미가 말했다.“왜 껴안기만 하고 진도를 안 나가는 거죠?”수민은 이 말을 똑똑히 들었다.그녀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었기에 자신이 저지른 일을 스스로 해결할 줄 알았다.수민은 동건을 바라보며 말했다.“키스해줘.”“뭐?”“왜 멍을 때리고 그래? 빨리!”동건은 침을 삼키더니 눈빛이 점점 짙어졌다. 마치 바닥이 보이지 않는 바다처럼 맹렬한 소용돌이가 일어났다.다음 순간, 동건은 여자의 가녀린 허리를 포악하게 감싸더니 강렬하고 거친 키스를 했다.축축하고 건조하며 입술과 혀가 얽히고설켰다.“어머! 키스하고 있는 것 좀 봐요. 이모님, 우리 얼른 피해야겠죠? 아이들이 난처함을 느낄지도 몰라요.”“그러니까요.”송보미가 떠났다.찰싹!깔끔한 소리가 울려퍼졌다.동건은 영문을 몰랐다.“아니... 왜 내 얼굴을 때리는 거야?”수민은 다리가 나른해졌다.“너 왜 진짜로 키스하는 건데?”게다가 수민은 동건의 얼굴을 때린 게 아니라 그저 가볍게 밀어냈을 뿐이었다.따귀와는 그래도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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