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전에.”“도련님께서 분부하셨으니...”“더 전에.”“1901호 방이 체크아웃을 마친 일을 말씀하시는 겁니까?”“그 여자 이미 떠났다고?!”“네, 약 10분 전에요.”“젠장!”지배인은 영문을 몰랐다.“그 여자들 전부 나가라고 해! 보기만 해도 짜증 나니까.”‘아니, 전에 전화하셨을 땐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는데.’짜릿하고 두근거리는 이쪽과 달리, 정은 쪽은 여전히 평온했다.아침 7시, 그녀는 스스로 깨어난 다음, 아침을 차려 놓고 장을 보러 나갔다.9시, 시장에서 돌아왔을 때, 정은은 소진헌이 감탄하는 것을 들었다.“이야, 조 교수는 물리 연구를 잘 할 뿐만 아니라 화초를 다루는 데도 이렇게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니!”신발을 바꾸던 정은은 잠시 멈칫했다.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베란다에서 들려왔다.“아니에요, 과찬이세요.”재석이었다.정은은 채소를 주방에 놓은 다음, 아침에 끓인 차 두 잔을 들고 베란다로 향했다.소진헌과 재석은 베란다 문을 등진 채 작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두 사람 앞에는 예닐곱 개의 화분이 놓여 있었고, 흙과 식물이 함께 파였다.“아빠, 선배님, 차 좀 마셔요.”“정은이 돌아왔구나. 오늘 시간 있으니까 이 화분들 전부 정리해 줄게. 이 꽃들은 뿌리가 이미 썩었어.”말하면서 소진헌은 손을 뻗으며 차를 받으려 했다. 자신의 손에 진흙이 묻은 것을 보고 그는 얼른 손 씻으러 갔다.“선배님.”재석은 많이 똑똑했는데, 왜냐하면 그는 일회용 장갑을 꼈기 때문이다.장갑을 벗은 후, 그는 직접 컵을 받았다.“고마워.”“선배님은 언제 왔어요?”“30분 전에.”“오늘은 실험실에 안 가도 되는 거예요?”“오후에 갈 거야.”“그럼 어떻게...” ‘우리 집에 찾아온 거지?’정은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재석은 웃으며 대답했다.“조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마침 쓰레기를 버리러 가시는 아저씨와 부딪쳤거든.”소진헌은 또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재석이 오전에 한가하고 오후에야 실험실에 가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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