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의 모든 챕터: 챕터 351 - 챕터 360

742 챕터

제351화

이틀 후, 서영숙은 확실히 이순정의 전화를 받았지만, 결코 돈 때문이 아니었다.“지금 뭐라고요?!”[나와 우리 철봉이 데리고 지난번에 당신 귀부인들이 모였던 그 호텔에 가자고. 우리 그곳의 디저트가 먹고 싶단 말이야, 무슨 문제라도 있어?]서영숙은 핸드폰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이를 악물었다.“그 호텔은 회원이 아니면 못 들어간단 말이에요!”[그래서?]“당신은 회원이 아니잖아요!”[그럼 회원 하나 만들어주면 되잖아?]서영숙은 이가 깨질 것만 같았다.‘회원을 만들어달라고? 말이 쉽지! 그 호텔에서 4억원을 소비해야만 VIP 회원이 될 수 있는데, 이순정 그 여자가 뭔데? 그럴 자격이 있긴 한 거야?’[아 몰라, 어차피 나 오늘 거기에 가서 디저트 먹을 거니까 당신이 알아서 해!]결국 서영숙은 자신의 회원 카드로 모자 두 사람을 데리고 들어갔다.마침 오늘 귀부인들이 이곳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서영숙은 이순정과 서철봉을 데리고 들어가다 그녀들과 딱 부딪쳤다.“서 여사? 어머, 정말 서 여사였네!”“방금 우리가 줄곧 불렀는데. 반응이 없길래 난 또 사람을 잘못 본 줄 알았지.”서영숙은 억지로 웃음을 지었지만, 실제로는 쪽팔려서 당장이라도 땅굴을 파서 숨고 싶었다.“나 불렀어? 미안, 못 들었어...”“이 두 분은?” 이때 한 귀부인의 시선이 이순정과 철봉에게 떨어졌다.“낯이 좀 익은 거 같은데요? 우리 어디서 만난 적이 있죠?”서영숙이 제일 원하지 않던 상황이 발생했다.이순정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지난번에 여기서 만났었죠. 서 여사님과 갈등이 좀 있어서 내 목소리가 좀 컸어요. 그때 여사님도 그 자리에 있었어요?”이 말이 나오자, 귀부인들은 그제야 기억이 난 것 같았다.서영숙을 바라보는 눈빛은 의아와 의심이 담겼다. 사람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고, 이에 서영숙은 더욱 불안해졌다.“그럼 이제 화해한 거예요?”한 귀부인이 물었다.서영숙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이순정이 직접 대답했다.“에이, 그럼요! 진작에 화해했죠!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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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두 시간 후, 이순정과 철봉은 수많은 쇼핑백을 들고 백화점에서 나왔다.그러나 이때 이순정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차! 목걸이 하나 사는 거 잊어버렸네! 얼른 돌아가자...”철봉은 두 손에 물건을 가득 들고 있었고, 다리는 거의 부러질 정도였다.“엄마, 오늘은 그만하자. 이미 이렇게 많은 물건을 샀잖아. 힘들어 죽겠어.”“하지만...”이순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손에 가득한 쇼핑백을 보고 있으니 확실히 불편했다.그녀는 눈알을 굴리다 시선이 서영숙의 목에 떨어졌다.“어? 당신 목에 있는 이 목걸이 꽤 괜찮아 보이는데, 그냥 나 줘. 당신은 하나 더 사면 되잖아.”서영숙은 두 눈을 부릅뜨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의 목걸이는 까르띠에 한정판이었다. 4개월 동안 기다렸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수십억을 써서야 손에 넣을 수 있었다.‘이 여편네 지금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자기가 원하면 다냐고?! 대체 얼마나 뻔뻔하길래 이런 말을 할 수가 있는 거지?!’이순정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지금 그게 무슨 표정이야? 난 그저 목걸이 하나를 달라고 했을 뿐, 당신 목숨을 달라는 게 아니잖아! 게다가 나도 당신이 꼈다고 뭐라 하지 않았고. 지금 당신에게 새로 살 기회를 주고 있는데 오히려 그런 표정을 짓다니?”“아이고, 아까우면 그냥 관두자. 원래 당신과 잘 상의해서 가능한 한 빨리 이 일을 해결하고 싶었는데. 지금 보면 당신은 성의가 아예 없는 것 같아. 그래, 그럼 이렇게 질질 끌지 뭐, 어차피 난 하나도 급하지 않으니까.”말을 마치자 이순정은 철봉을 바라보았다.“철봉아, 이따가 돌아가서 그 동영상을 다시 올려보자.”간단한 말 몇 마디였지만, 협박과 공갈이 가득했다.서영숙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그들에게 빨리 꺼지라고 말하려 했다. 그러나 이때, 머릿속에 강구염의 경고가 떠올랐다.그녀는 몇 차례 심호흡을 하고서야 겨우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악물며 목걸이를 벗었다.“그래! 당신은 재벌 집 사모님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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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이순정은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녀는 이런 문물에 흥미가 없었기에 오히려 짜증이 났다.“아이고, 얼른 나가자...”서영숙은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그들과 함께 떠나려던 참에 갑자기 익숙한 누군가를 보았다.정은이 수민과 함께 서 있었고, 두 사람 뒤에는 나이가 좀 많은 중년부부가 따라다녔다.남자는 쇼윈도 앞에 서서 핸드폰으로 안에 있는 전시품을 찍고 있었다. 그리고 여자도 가까이서 감상을 하며 무척 집중했다.자세히 보면 여자의 생김새는 정은과 많이 비슷했다.‘이 두 사람이 바로 소정은의 부모님인가?’소진헌은 사진을 찍으면서 감탄했다.“이 청자 어룡 모양 주자는 정말 정교하고 아름답군... 이 어룡, 이 색깔, 이 양식 좀 봐... 와, 감탄이 절로 나오네.”며칠 전에 정은은 이미 그들을 데리고 구경을 하러 왔는데, 오늘 또다시 찾아왔던 것이다.그러나 소진헌은 여전히 흥미진진했다.이때 한 노인 관광단이 다가왔다. 그들은 소진헌의 소개를 듣고 저마다 웃으면서 더 많이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다.노인들은 눈이 좋지 않아 글이 잘 보이지 않았기에 해설을 듣고 싶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들의 가이드와 흩어졌다.“우리는 듣는 것을 좋아하니까 계속 설명해 보게!”‘그냥 좋은 일 한 셈 치자.’그렇게 생각한 소진헌은 전시품 옆의 문자를 읽었을 뿐만 아니라 위에 없는 지식까지 보충했다.“이 주자는 단순한 생활 공예품이 아니에요! 이것은 상형청자의 독자적 미감을 오롯이 드러내고 있어서 그야말로 고려인의 자부심이라 할 수 있죠. 상형청자는 인물, 동물, 식물 등 형상을 본떠 만든 청자를 의미하는데, 청자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빼어난 조형성과 고려 특유의 맑고 푸른 유약이 더해져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어요. 실용성과 심미성을 모두 겸비한 보기 드문 도자이기 때문에, 당시의 향, 차, 술을 음미하던 문화, 문인들의 섬세한 취향 등이 어우러졌어요. 상형청자가 바로 당시 소유자의 권위와 품격을 드러내는 기물이었죠.”짝짝짝-소진헌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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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자, 정은 일행은 다음 목적지로 가려 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몸을 돌리자마자 서영숙과 부딪쳤다.수민은 저도 모르게 큰 소리를 냈다.정은은 표정조차 변하지 않았는데, 잠시 후 침착하게 시선을 돌렸다.그녀와 서영숙은 이제 낯선 사람일 뿐, 기본적인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만나도 그저 모르는 척만 하면 됐다.그럼 누구도 어색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서영숙은 귀신에 홀린 듯 앞으로 다가가더니 웃으며 정은에게 인사할 줄이야.“정은아, 너도 박물관 구경하러 왔어?”소진헌과 이미숙은 눈을 마주쳤다.‘정은이와 아는 사람인가? 하지만 정은이는 이런 사람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는데.’두 사람은 더욱 궁금해졌다.이를 본 수민은 조용히 그들의 귓가에 대고 무슨 말을 했다.그 순간, 서영숙을 바라보는 이미숙의 눈빛이 달라졌다. 소진헌도 웃음을 거두며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서영숙은 어색해서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이순정이 옆에서 짜증을 내며 재촉했다.“뭘 그렇게 꾸물거리는 거야? 빨리 나가자고. 이 안은 너무 답답하고 덥잖아. 아, 곰팡이 냄새 때문에 죽겠네!”“그러게!” 철봉은 맞장구를 쳤다.“이럴 줄 알았다면 그냥 호텔에서 놀걸. 죽은 사람들의 물건이 뭐가 희한하다는 거야? 엄마, 나 배고파.”이순정은 턱을 들며 서영숙에게 명령했다.“근처에 레스토랑 없어? 가서 우리 철봉이에게 먹을 거 좀 사줘. 비싸고 좋은 음식으로 말이야!”만약 땅굴이 있다면, 서영숙은 이미 창피해서 파고 들어갔을 것이다.정은과 수민은 눈을 마주쳤고, 모두 이 말에 깜짝 놀랐다.‘강씨 집안의 사모님이 이렇게까지 참고 있다니? 찍소리도 못하고 있잖아! 이 두 사람 대체 정체가 뭐야?’수민은 눈을 깜박이더니 웃으며 철봉을 바라보았다.“안녕하세요, 성함이 어떻게...”미녀가 주동적으로 말을 걸자. 철봉은 즉시 미소를 지었다.“저 서철봉이라고 하는데! 아가씨는요?”‘아, 성이 서 씨구나...’서연희와 많이 닮은 그 얼굴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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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정은은 재빨리 이미숙의 팔을 안았다.“어렵게 놀러 나오셨으니 저도 당연히 제대로 된 식사를 사드려야죠.”이미숙은 웃으며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다.소진헌은 담담하게 안으로 들어섰는데, 메뉴를 보자마자 놀라서 입이 쩍 벌어졌다.“이, 이게 뭐야. 제일 싼 스테이크가 50만 원이라니?”정은은 즉시 위로했다.“제가 이 집 회원이라 할인받을 수 있어요.”“아, 그럼 다행이고...”소진헌은 안심을 하며 레몬물을 마시더니 다시 물었다.“얼마 할인받을 수 있지?”“5%요.”“풉...”“아빠! 이미지에 신경 좀 쓰세요!”수민은 이미 옆에서 배를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음식이 올라오자, 소진헌은 비싼 고기가 확실히 맛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다른 한편, 이순정 모자는 밖에서 음식을 좀 먹었지만 맛이 없었기에 전혀 만족을 하지 않았다.한식당에서 나온 후, 그녀는 눈짓을 했고, 철봉은 바로 입을 열었다.“엄마, 나 양식 먹고 싶어! 가장 비싸고 가장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 가고 싶단 말이야! 아주머니, 절 속일 생각하지 마세요. 그러다 오늘 집에 돌아갈 수조차 없을 거예요.”서영숙은 미쳐버리기 직전이었다.특별한 인연이 있기 때문인지, 서영숙은 마침 정은 일행이 있는 레스토랑을 골랐는데, 그곳도 그들과 인접한 룸이었다.레스토랑의 룸은 밀폐된 공간이 아니었기에, 인접한 방에서 나이프와 포크가 부딪치는 소리까지 똑똑히 들려왔다. 그러니 대화하는 소리도 더욱 잘 들렸다.종업원은 메뉴판을 들고 와서 주문을 받았다.이순정은 양식을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철봉을 바라보았다.그러나 철봉은 메뉴도, 자신의 엄마도 보지 않았다. 그는 음탕한 눈빛으로 눈앞의 늘씬하고 섹시한 종업원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종업원은 애써 구역질을 참으며 뒤로 물러서더니 철봉과 거리를 두었다.이순정은 철봉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 설령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녀는 무슨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철봉은 그저 종업원을 바라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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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식사를 마친 후, 수민은 친구의 전화에 불려갔고, 정은은 부모님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무척 힘들었지만, 소진헌은 오늘 찍은 사진들을 보며 여전히 무척 흥분했다.“야, 이 주자 그리고 이 도자기 말이야...”복도에서 소진헌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이미숙은 신이 난 소진헌을 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정은은 묵묵히 그가 말하는 것을 듣고 있었는데, 가끔 소리를 내어 맞장구를 쳤다.세 식구는 웃으며 7층으로 올라갔고, 정은은 열쇠를 꺼내 문을 열려고 했다.이때 맞은편 문이 열렸다.“어? 조 교수, 지금 나가는 길인가?” 소진헌이 반갑게 인사했다.정은은 고개를 돌리자 남자의 웃음을 머금은 눈빛과 마주쳤다.재석은 오늘 하얀 반팔 셔츠에 카키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심플하고 깨끗하며 도도하면서도 차분했다.지난번 정은이 술에 취한 이후로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었다.자신이 그때 취했을 뿐만 아니라 재석을 붙잡고 술주정을 한 것을 떠올리니 정은은 마음이 찔려서 시선을 돌렸다.남자는 더욱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소진헌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네, 실험실에 가려고요.”“이 늦은 시간까지 일해야 하는 건가?”“아직 두 조의 데이터가 남았거든요.”“그래. 그럼 얼른 가서 일봐, 다음에 시간 있으면 같이 바둑을 두자!”“네.”...다른 한편, 서영숙은 간신히 이순정 모자에게서 벗어났다.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이 지쳐서 호텔로 돌아가 쉬어야 했기에 마침내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집으로 돌아온 서영숙은 녹초가 되어 소파에 누웠다. 온몸에 힘이 없을 뿐만 아니라 머리까지 어지러웠다.“엄마! 나 좋은 소식 하나 있는데”강서정은 위층에서 뛰어내려와 서영숙의 옆에 앉았다.그녀는 오늘 마침내 서비대학교 입학 통지서를 받았다.전공은 생물정보학이었고 교수님은 송지혜였다.‘그동안 송 교수님에게 인삼과 전복을 드린 보람이 있군!’이것들은 모두 전에 오미선에게 주고 싶었지만 거절을 당한 물건이었다.‘이렇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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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말하면서 서영숙은 저도 모르게 정은 일가족을 떠올렸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크리스털 샹들리에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소정은을 받아들이는 건데...”‘그럼 적어도 이렇게 쪽팔리고 무식한 사람과 접촉할 필요가 없잖아.’서정도 한숨을 내쉬었다.“그러게요...”‘그때 엄마가 소정은을 받아들였다면, 두 사람은 지금 아이까지 낳아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고 있겠지? 그럼 그 여자도 대학원 입학시험에 참가해서 내 자리를 빼앗지 않았을 테고. 하지만 아쉽게도 후회해 봤자지.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으니깐.’...수민은 전화 한 통을 받고 바로 레스토랑을 떠났다.가기 전에 계산까지 했다.그녀는 정은에게 경고했다.“아저씨와 아주머니에게 쏘는 거니까, 넌 그냥 가만있어.”말을 마친 후, 수민은 성큼성큼 레스토랑을 나서며 차를 타고 바로 사라졌다.30분 후, 그녀의 차는 메이플 엔터테인먼트 앞에 세워졌다.한 젊은 남자가 회전문 옆에 서 있었는데, 수민의 차를 보자마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바로 문을 열고 조수석에 앉았다.“누나, 왜 이제야 왔어요.”남자는 도민우라고, 웹드라마로 데뷔한 배우였다.민우는 생김새가 괜찮고 피부가 아주 희며 키가 1미터85센티미터 넘어, 외모가 상당히 훌륭했다. 심지어 성격이 좋고 애교까지 넘쳐 수민이 가장 좋아하는 타입이었다.“왜 급하게 날 부른 거야? 무슨 일 있어?”민우는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매니저 형이 식사 자리를 하나 마련했는데, 좀 무서워서요. 저와 같이 가주시면 안 돼요?”말을 마치자, 민우의 눈시울도 따라서 빨개졌다. 피부가 하얬기에 더욱 선명했다. 특히 조심스럽고 불쌍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으니, 수민은 전혀 당해낼 수가 없었다.“그래, 같이 가줄 테니까 겁먹지 마.”“누나, 정말 누나밖에 없어요...”민우는 바로 웃었고, 참았던 눈물도 따라서 쏟아졌다.수민은 또 마음이 약해지더니 남자의 턱을 어루만졌다.“그만 울어, 넌 왜 그렇게 울기를 좋아하는 거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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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민우는 고분고분 수민 옆에 앉은 뒤, 술잔을 들고 입을 열었다.“늦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먼저 마시겠습니다.”세 잔을 마신 다음, 민우는 웃으며 계속 사람들과 인사를 했다.오늘의 주인공은 중간에 앉아 있는 중년 남자였다. 그는 판타지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연예계의 유명한 스폰서인 성택준이었다.성택준은 수민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웃으며 입을 열었다.“수민아, 넌 언제부터 연예계의 비즈니스에 관심을 돌린 거야?”“관심은 없고, 그저 막 놀고 있을 뿐이에요.”“젊으니까 노는 것도 나쁠 건 없지. 내 도움이 필요한가?” 성택준은 민우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수민과 말만 했다.“관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삼촌. 저는 이 분야에 대해 잘 모르니 이제 저 좀 그만 놀리세요.”성택준과 수민의 아버지 소기동은 좋은 친구였기에 수민은 그를 삼촌이라고 불렀다.그들의 대화를 듣고, 민우의 눈빛이 변했지만, 놀라움도 잠시일 뿐이었다.‘어쩐지 형이 오늘 밤 꼭 누나를 데리고 가라고 신신당부하셨더라니. 다 이유가 있었구나.’“성 대표님, 수민 누나는 확실히 연예계의 일에 관심이 없으세요. 전에 이런 일들은 멀리서 바라보면 재밌지만, 접촉하면 오히려 재미가 없다고 하셨거든요.”“하하... 확실히 수민이의 성격답군. 그런데 넌 누구지?”성택준은 그제야 민우를 바라보았다.남자는 웃으며 허리를 푹 숙였다.“저는 도민우라고, 메이플 엔터테인먼트의 배우로 데뷔한지 2년이 되었습니다. 아직은 대표작이 없습니다.”“음, 참 성실한 젊은이군. 이런 장소에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아주 많거든.”민우는 얼른 손을 흔들었다.“대표님 앞에서 어떻게 감히 거짓말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수민은 갑자기 지루하다고 느꼈다. 그녀는 잘 참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죄송합니다, 갑자기 일이 좀 생겨서요. 먼저 가볼게요.”성택준은 기분 나쁘긴커녕 오히려 수민을 관심했다.“죄송하긴, 얼른 가서 일봐. 돌아가서 네 아버지에게 전해, 나중에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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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민우는 당황해졌다.“누나, 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다 매니저 형이 시키신 거예요. 누나가...”“그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문제는 네가 나를 이곳으로 불렀다는 거야. 그리고 넌 날 이용해 택준 삼촌의 주의를 끌었어. 이건 사실이잖아? 설마 이것도 다 네 매니저가 가르쳤다고 할 거야? 그럼 그 사람도 너무 대단하네!”“누나, 제 설명 좀 들어보세요... 저는 누나를 속인 적도, 이용한 적도 없어요. 저는 정말 이런 자리가 부담돼서 누나를 부른 거라고요.”“부담돼? 방금 여유롭게 사람들과 잔을 부딪치며 아주 즐기고 있는 것 같던데, 지금 부담이라고 했어?”“저는...”민우는 할 말이 없었다.“우리 사이는 여기까지야. 나중에 만나면 그냥 모르는 척하자.” 수민은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렸다.그러나 이때, 남자의 차갑고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날 차버리려고요? 내가 쉽게 동의할 것 같아요?”수민은 고개를 돌렸다. 줄곧 해맑고 솔직했던 민우가 지금 음흉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눈빛은 탐욕으로 가득 넘쳤다.“2억 원, 그리고 이 인기 드라마 남자 주인공의 자리를 나에게 줘요. 그럼 나도 더 이상 누나에게 매달리지 않을 거예요.”수민은 웃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민우에게 다가갔다.“너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민우는 이를 악물었다.“그렇다고 할 수 있죠.”“네가 뭔데? 날 협박할 자격이 있는 거야?”“나한테 우리 두 사람이 같이 잔 사진이 있어요. 이래도 내가 자격이 없는 거예요?”수민은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환하게 웃었다.“만약 내가 거절한다면? 넌 어떻게 할 건데? 그 사진을 공개할 거야?”“맞아요.”“그래, 그럼 공개해.”“뭐라고요?” 민우는 깜짝 놀랐다.“난 얼굴도 예쁘지, 몸매도 나쁘지 않지. 아무튼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디 부족한 곳이 없잖아. 그런데 너는? 그 사진이 공개되면 네가 여자와 자서 유명해졌다는 소문이 쫙 퍼질 텐데. 나야 상관없지. 난 연예계에 진출하고 싶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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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동건은 피식 웃더니 바로 수민을 쫓아갔다.‘여자친구가 실연당했으니 나도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겠어?’...민우는 초라하게 룸으로 돌아와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계속 스폰서들에게 술을 따랐다.수민은 그를 차버렸고, 심지어 민우의 협박조차 듣지 않았기에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다.“전 대표님, 저희 예전에 몇 번 만난 적이 있죠. 오늘 처음으로 대표님과 술을 마시는 것이니, 앞으로도 잘 부탁하겠습니다.”전에 민우는 이런 식사 자리에 나온 적이 있었지만, 스폰서들에게 접근할 기회조차 없었으니 같이 술을 마시는 것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선우는 쌀쌀하게 웃으며 가슴을 안았다.“도... 이름이 뭐라고?”“도민우입니다.”“그래, 도민우. 너 주량이 꽤 좋은 것 같은데?”“에이, 아닙니다. 그저 몇 잔 정도 마실 수 있을 뿐입니다.”“오늘 성 대표님의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어서 나왔다며?”민우는 진지하게 말했다.“전 대표님,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못 주는 것도 아니지. 안 그래요, 성 대표님?”성택준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비록 선우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잘 몰랐지만, 그는 여전히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지.”민우는 눈빛이 반짝반짝 빛이 났다.선우는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아주 작은 요구가 있어. 너에게 있어 아마도 큰 문제가 아닐 거야.”“말씀하세요.”“이 테이블 위의 모든 술을 다 마셔. 그럼 남자 주인공을 너로 정할게.”이 말이 나오자, 사람들은 잇달아 시선을 돌리며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민우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전 대표님, 농담도 참.”“농담? 난 엄청 진지해. 물론 내 제안을 거절할 수도 있어. 그렇다면 남자 주인공은 당연히 남에게 줘야겠지.”테이블 위에 여러 종류의 술이 있었다.와인, 소주, 맥주.이것을 다 마시면 죽지 않아도 병원에 한동안 입원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민우는 잠깐 망설이더니 바로 결정을 내렸다.“마실게요.”선우는 박수를 쳤다.“그래.”민우가 고개를 쳐들고 술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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