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27화

작가: 십일
“헐...”

넓은 교실에서 갑자기 감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조재석? 내가 생각하는 그 교수님 맞아?”

“야! 서비대에 조재석이라고 하는 교수님이 더 있냐?”

“하긴.”

“세상에! 조 교수님이 우리에게 수업을 해주러 오시다니. 정말 너무 잘생겼잖아!”

사람들은 모두 외모지상주의였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당연히 감상하고 감탄하며 칭찬했다.

민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 교수님은 볼수록 낯이 익은 것 같은데...’

“어? 정은 언니, 이분 그날 식당에서 언니를 불렀던 사람 아니에요?”

“응.”

“와, 그 사람이 조 교수님이셨어요?”

정은은 의혹을 느꼈다.

“넌 이 교수님을 모르는 거야? 대학원생 면접 시험 때 면접관이셨는데.”

“네?”

민지는 머리를 긁적였다.

“이분은 없었는데. 저를 면접하신 교수님들 중, 저 오직 송지혜 교수님밖에 몰라요.”

“이상하네... 그때 난 송지혜 교수님을 보지 못했는데... 넌 그때 오전에 시험을 본 거야?”

“오후예요.”

“어쩐지, 난 오전에 시험을 봤거든.”

“그렇군요...”

정은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만약 내가 잘못 기억하지 않았다면, 당시 강서정도 오후에 면접을 보러 왔었고, 심지어 나에게 면접 문제를 알아봤잖아? 면접관에는 오전에 송지혜 교수가 없었는데, 하필 오후에 나타나셨다니...’

최근 송지혜 팀이 자비로 CPRT 측정기 한 대를 구입했다는 것을 생각하니, 송지혜가 서정을 학생으로 받아들인 데도 다 이유가 있었다.

‘쯧... 강서정을 자신의 통장으로 삼았구나.’

강단에서, 재석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마치고 수업을 하려 했다.

그는 오늘 옅은 회색의 셔츠를 입고 있었고, 금테 안경을 끼고 있었다. 안경을 통해 눈빛도 많이 부드러웠다.

그곳에 서니 우아함이 절로 묻어났다.

이때 누군가 입을 열었다.

“교수님,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물어봐.”

“교수님은 아주 유명하시고 대단하시잖아요.”

그 학생은 입을 열자마자 칭찬을 했다.

“그런데 물리대학의 교수님이 생물과학의 강의까지 하실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28화

    “아, 네! 그럼 얼른... 엥?”민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은은 이미 사라졌다.“뭐가 이렇게 급하신 거지?”그녀는 정은이 서두르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정은은 강의동을 나간 후, 가로수길에 이르러서야 재석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남자는 놀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정은은 심호흡을 하고 숨을 돌린 뒤 고개를 들어 상대방을 직시했다.“선배님, 나한테 무슨 불만이라도 있어요?”재석은 가슴이 떨렸다.그는 정은이 쫓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그녀가 이렇게 물어볼 줄은 더욱 생각지도 못했다.”“아니.”‘내가 무슨 불만이 있겠어?’“없는 이상 왜 그동안 일부러 날 피한 거죠?”재석은 가슴이 떨리더니 감히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마음이 찔린 게 분명했다.“그런 적 없는데.”재석은 가볍게 기침을 하며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무슨 일 있었어요?” 정은이 다시 물었다.남자의 표정이 굳어졌다.머릿속에 저도 모르게 말할 수 없는 장면과 디테일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꿈속의 여자는 지금 자기 앞에 서 있었다.살며시 손만 내밀면 꿈에서 그랬던 것처럼 정은을 품에 안을 수 있었고, 다시 고개를 숙여 천천히 키스할 수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재석은 갑자기 정신을 차리며 자신의 뺨을 두 대 때리고 싶었다.‘조재석,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고개를 들어 정은의 맑고 깨끗한 두 눈을 마주하자, 재석은 더욱 몸 둘 바를 몰랐다.“선배님? 교수님?!”“어? 미안, 방금 딴 생각 좀 했어.”“어디 아픈 거 아니에요?” 정은은 재석을 걱정했다.“응?”“지금 얼굴이...”정은은 그의 얼굴을 가리켰다.“엄청 빨갛거든요.”얼핏 보면 마치 열이 나는 것 같았다.재석은 점차 어찌 할 바를 몰랐다.“응,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래.”“아.” 정은은 그래도 이 대답을 받아들였다.“전에 왜 나를 피했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나 자신이 오해했을 수도 있지만 이건 이제 중요하지 않아요.”정은은 집중을 하며 표정 역시 진지했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29화

    재석은 가볍게 목을 가다듬었다.“그게... 전 교수가 전에 그랬는데, 시간 있으면 실험실에 많이 놀러 오라고. 모두들 네가 엄청 보고 싶거든.”정은은 눈을 깜박였다.“전 교수님이 언제 말씀하셨는데요?”“일주일 전.” 재석은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 사실대로 말했다.“아...” 정은은 나른하게 말했다.“그래서 전 교수님이 일주일 전에 전해 달라고 한 말을 오늘에야 나한테 알려준 거예요?”‘이래도 날 피한 게 아니라고?!’말이 많으면 실수를 하는 법. 재석은 황량하게 도망쳤다.정은은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오후의 햇살은 따뜻했고, 하늘은 푸르며 흰 구름이 둥둥 떠다녔다.모든 것이 아름다웠다.오후에 수업이 없는 정은도 도서관에 있고 싶지 않았다. 최근 수업이 너무 꽉 차서 그녀는 이미 오랫동안 집안 청소를 하지 않았다.오늘 날씨가 좋았으니 정은은 빨래를 하며 청소를 하고 싶었다. 자신에게 맛있는 음식까지 만들어줄 생각을 하니, 그녀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그러나 학교 앞에서 꽃을 안고 있는 사람을 보았을 때, 그 미소는 바로 사라졌다.도겸은 양복차림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입으니 이미 학교의 학생들과 어울리지 않았는데, 손에 꽃까지 들고 있어 더욱 눈에 띄었다.오가는 사생들은 모두 참지 못하고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도겸을 훑어보았다.“또 이 사람이야?”“이번에는 파란 장미로 바꿨군. 그렇게 큰 한 다발을 사려면 돈이 엄청 들겠지?”“그 여자가 너무 부러워. 잘생기고 로맨틱하잖아. 나 같으면 1초도 못 버티고 바로 받아줄 거야.”“그래도 네가 이 사람 마음에 들어야지! 하하하...”정은은 정말 머리가 아팠다.‘그날 말을 분명하게 한 것 같은데.’그 후 도겸도 확실히 찾아오지 않았기에 정은은 그가 포기한 줄 알았다. 그러나 또 이런 짓을 하다니.‘정말 짜증나!’정은은 교문을 나선 발걸음을 다시 거두고 몸을 돌려 도서관으로 갔다.‘청소를 꼭 오늘 할 필요는 없어. 내일로 미루어도 돼. 이주 연속 날씨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30화

    그러나 오미선은 외국의 학술 세미나에 참가하러 갔기에, 정은의 팀은 교수님이 현장에 없었다.그리고 그들의 순서는 마침 송지혜 팀 다음이었다.남진일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번 달에 거둔 연구성과들을 하나하나 발표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성과는 바로 지예가 이달에 SCI급 논문을 한 편 발표했다는 사실이었다.여기까지 말하자, 진일은 저도 모르게 멈칫했다.모두들 좀 어리둥절했지만, 곧 반응하여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그렇게 현장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렸다.진일은 말을 하지 않았다.무대 위의 학장님과 다른 교수님들도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웃었다.특히 백두강은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송지혜는 똑바로 앉더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지예는 박수 속에서 일어섰다.“감사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런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전부 제 교수님인 송지혜 교수님 덕분이었습니다! 교수님의 전문적인 지도와 인내심에 감사드립니다.”현장에서 다시 한번 박수가 터져 나왔다.송지혜는 살짝 일어나 인사를 했다.그리고 진일은 묵묵히 앉았다.재민은 옆에서 끊임없이 감탄했다.“세상에! 지예는 매일 먹는 것 외에 놀기만 하고 심지어 수업까지 빼먹었는데. 뜻밖에도 SCI급 논문을 완성했다니. 너... 너무 대단한데!”‘하지만 대체 언제 논문을 쓴 것일까? 분명히 실험실에 거의 가지 않았는데. 논문을 쓸 때 실험을 할 필요가 없단 말인가?’“진일 형.” 재민은 진일의 어깨를 두드렸다.“지난번에 논문 한 편 완성했다고 하지 않았어요? 이미 투고한 거예요? 어느 잡지에 투고했죠?”“아니.”“그럼 언제 투고하려고요?” 재민은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그도 진일과 지예처럼 가능한 한 빨리 자신의 연구 성과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랐다.‘그때가 되면 그 잡지를 집에 부쳐서 부모님께 보여 드려야지. 부모님들은 분명히 아들인 내가 자랑스러울 거야...’“투고하지 않을 거야.”재민은 아름다운 환상에 잠겨 한참 후에야 반응했다.“네?! 그게 무슨 뜻이에요?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31화

    사람들은 영문을 몰랐다.보고를 하고 있던 학생마저 멈추며 부총장을 살펴보았다.“에헴!” 옆에 있는 다른 한 부총장이 기침을 하며, 그에게 행동에 주의하라고 주의를 주었다.‘이렇게 흥분할 만한 일이 뭐가 있어? 학생들 앞에서 이게 뭐냐고?’이 흥분한 부총장은 직접 마이크를 들더니 입을 열기 전에 여러 번 심호흡을 하고서야 겨우 감정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방금 공식 소식을 들었는데, 생명과학대학의 한 학생이 학술지 에 논문 한 편을 발표했다는 거야!”학술지 Science에는 Science News (과학뉴스), Science's Compass (과학가이드), Research (연구성과) 라는 세 가지 큰 코너가 있었다.부총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현장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세상에! 나 방금 잘못 들은 거 아니야?”“내가 생각하는 그 학술지 맞아? 이건 너무 대단한 거 아니야?”“우리 생물과학대학의 학생이라고? 누구지?” “틀림없이 진일 선배일 거야. 전에 이미 논문을 낸 적이 있었으니, 이번에 또 뽑힌 거지.”“역시 선배님이야, 전설이 다름없어!”...거의 모든 사람들은 부총장이 말한 사람이 바로 진일이라고 생각했다.송지혜조차도 턱을 들어올렸다.‘이게 바로 내가 가르친 학생이야. 가장 자랑스러운 내 제자라고!’그러나 진일의 교수님으로서, 송지혜는 진일이 올해 학술지 에 논문을 보낸 적이 전혀 없다는 것을 잊어버렸다.만약 있다면, 그녀는 교수님으로서, 교신작가로 되었을 것이다.그래서 학생이 교수님 몰래 학술지에 논문을 보낸 경우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지예는 입술을 깨물며 진일을 날카롭게 쏘아붙였다.‘이주 동안 질질 끌고서야 SCI 한 편을 완성했는데, 자기는 몰래 학술지 에 논문을 보냈다니! 정말 너무해. 만약, 만약에 내가 학술지에 논문을 보냈다면...’생각만 해도 지예는 행복해 미칠 지경이었다.경혜와 서정도 부러움을 드러냈다.재민은 이에 반응하여 진일을 바라보았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32화

    사람들은 끊임없이 수군거렸다.꿀꺽-민지는 침을 삼키고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정은을 바라보았다. 마치 처음으로 그녀란 사람을 알게 된 것 같았다.“정, 정은 언니, 우리 대학원에 언니와 이름이 같은 사람이 있는 거예요?”서준은 어이가 없었다.“너 바보야?”민지는 눈을 부릅떴다.“네가 뭘 알아? 나도 확인을 하고 싶은 거라고! 괜히 기뻐할까 봐 그래...”정은도 정신을 차리며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아마도 없을 거야...?”“아아아아. 그럼 언니가 보낸 거 맞죠?!” 민지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세상에! 제 동창이 이런 천재라니! 그것도 엄청난 천재잖아요! 정은 언니, 제 인생을 언니에게 맡길게요, 엉엉...”“야, 넌 할 말이 그것밖에 없냐?”민지는 가볍게 흥얼거렸다.“그렇게 대단하면 넌 우리 팀에서 나가든가.”서준은 직접 민지를 무시하며 고개를 돌려 정은에게 물었다.“언제 학술지에 투고한 거예요?”민지는 바로 귀를 쫑긋 세웠다.“개학 전에.”“어쩐지...”‘그런데 개학 전이라면 과제는 어디서 났고, 실험실을 또 어디서 구한 거지? 교신저자는 또 누구?’하성군은 무대에 서서 미친 듯이 박수를 쳤다.“소정은 학생, 무대에 올라와서 소감 좀 말하지 그래? 다들 박수!”“우와, 짝짝짝...”현장의 박수 소리가 열렬했다.진일조차도 참지 못하고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재민은 멀뚱멀뚱 쳐다보며 물었다.“형, 형은 서운하지도 않아?”진일은 더 이상 무뚝뚝한 표정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이 세상엔 우수한 사람이 너무 많아. 천재도 가득하지...”그는 잠시 멈추었다.“과학 연구는 원래 다 같이 진보를 해야 하는 거야.”‘그렇게 해야만 각자 최고의 학술 성과를 거둘 수 있는데. 송 교수님은 어쩜 이 도리를 모르시는 걸까.’지예는 멍하니 있다가 마음이 점차 달갑지 않았다. ‘소정은’이라는 세 글자를 똑똑히 들은 후, 놀라움, 경악, 의심. 심지어 표정까지 일그러졌다.송지혜는 환하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33화

    이 말이 나오자 모두들 안색이 변했다.오직 정은만이 가볍게 웃었다.그녀는 지예를 직시했다.“그럼 어떤 부정한 방법을 말하는 거지?”지예는 어깨를 으쓱거렸다.“아주 많지. 돈으로 매수하거나, 학술지의 사람을 찾아가거나. 사람을 찾아 논문을 쓰는 것도 가능하지.”정은은 자신의 목소리가 작은 것 같아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민지는 즉시 친절하게 첫 줄로 달려가 웃으며 마이크를 가져다주었다.‘정은 언니, 이 사람들에게 본때 좀 보여줘요! 아주 매섭게 짓밟아줘야죠! 너무 좋아!’정은은 마이크를 들고 간단하게 테스트를 했다.‘음, 아주 크고 우렁차네.’“서지예라고 했지? 우선 날 너무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한 것 같은데, 나는 남을 매수할 돈도, 그럴 인맥도 없거든. 그러니 학술지의 편집부가 세계 반대편에 있는 한 무리의 베테랑 연구원들에게 평범한 대학생인 내 논문을 통과시키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돼.”“그리고 사람을 찾아 대신 논문을 쓰는 건 확실히 좋은 방법이지만, 학술지에 논문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이 왜 날 대신해서 논문을 써줘야 하는 거지? 그럴 실력이 있다면 당연히 스스로 성과를 내야 하지 않겠어? 넌 오히려 이런 일들에 익숙한 것 같은데, 그럼 네가 좀 알려줄래?”지예는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바로 화를 냈다.“너, 너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사람을 찾아서 논문을 냈다는 거야?! 말만 하지 말고 증거를 꺼내!”정은은 영문을 몰랐다.“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지? 굳이 그렇게 다급하게 변명할 필요가 있을까? 네 반응을 보니까 마음이 엄청 찔린 모양이네?”“나, 난...”지예는 말문이 막혔다.정은은 가볍게 웃었다.“나에게 증거를 내놓으라고 했지?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너도 내가 부정한 방법으로 학술지에 논문을 올렸다는 증거를 내놓았으면 좋겠어.”이제 지예는 정말 할 말이 없었다.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어색하게 앉을 수밖에 없었다.정은은 그녀의 반응을 눈여겨보며 눈빛은 자기도 모르게 어두워졌다.진호는 입술을 움직여 뭔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34화

    ‘조재석도 오미선의 학생이라고 할 수 있잖아?’이 순간, 송지혜는 창피함을 느꼈다.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오미선보다 못하다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렸다....회의가 끝나자, 사람들은 줄지어 회의실을 떠났다.진호 일행은 재빨리 달아나더니, 허리를 구부리며 최대한 구석에서 걸었다.너무 창피했던 것이다.그것도 학생들 앞에서가 아니라, 학장과 전교 사생들 앞에서.“정은 언니, 방금 너무 멋있었어요!”정은을 바라보는 민지의 눈에서 하트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서준은 턱을 들어올렸다.“이제 누가 감히 우리 팀을 무시할 수 있겠어?”“그러게! 다음에 신진호랑 서지예 그 얄미운 사람들 만나면, 난 거들먹거리면서 그들의 앞을 지나갈 거야. 콧구멍으로 그들을 봐야지, 헤헤...”민지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지금 아빠 대신 월세를 받을 때보다 더 행복한 것 같아!’“정은 언니, 앞으로 자주 이런 서프라이즈 해주면 안 돼요?”“이게 무슨 게임인 줄 알아?” 서준은 눈을 부라렸다.“맞고 싶어!”‘농담도 모르는 늙은이!’...서정은 학교에서 나와 직접 집에 돌아갔다. 현관에 들어설 때, 그녀는 여전히 멍한 상태였다.“서정아.”서영숙은 그릇을 들고 수정과를 먹으면서 거실로 걸어갔다. 그러나 서정과 이렇게 부딪칠 줄이야.하마터면 그릇을 엎을 뻔했다.수정과를 쏟아도 상관없지만, 문제는 서영숙의 옷이 더러워질 것이다.“서정아, 너 어떻게 된 거야? 넋을 잃었네... 맞다, 내일 오후 서호 레스토랑에 가. 내가 이미 약속을 잡아놨어. 나준이랑 잘 얘기하고, 서로에 대해 많이 알아봐. 내가 다 알아봤는데, 나준이는 스탠포드의 우등생이야. 빈둥빈둥 놀기 좋아하는 그런 재벌 2세가 아니라고. 진정한 연구원이라잖아! SCI급에 논문을 한가득 보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모든 최고의 학술지까지 논문을 보낸 거 있지? 그 사이언인지 뭔지 하는 학술지만 빼고...” 서정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소정은이 학술지 에 논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435화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운 것 같다.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교실, 실험실, 도서관에 에어컨이 빵빵했다.주말에도 무척 행복했는데, 집에 에어컨을 틀고 시원한 수박을 먹으니 너무 행복했다.‘냉기가 가득한 방에서 수박을 먹으면서 논문을 보는 것보다 더 행복한 일이 있을까?’조수민이 전화를 했다.[오늘 토요일인데, 수업할 필요가 없잖아. 정말 나와서 놀지 않을 거야?]“수민아, 나 좀 살려줘. 이 온도라면, 나가자마자 바로 타버릴 것 같아.”[넌 쇼핑을 하고 싶지 않은 거야? 자신에게 예쁜 옷을 좀 사주고 싶지 않은 거냐고?!]“그건 인터넷에서 사면 되지.”[스킨케어는? 이런 건 항상 매장에 가서 써 봐야 좋은지 안 좋은지 알 수 있잖아?!]“그럴 필요 없어. 난 고정된 브랜드만 사용하니까.”[맛있는 거 먹고, 마트에 가서 장도 보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사려면 당연히 외출해야 하지 않겠어?!]수민의 말투는 점차 욱해졌다.정은은 작은 소리로 말했다.“사실, 배달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정은이 물었다.“너 요즘 일이 바쁘지 않아서 심심한 거야?”수민은 길게 탄식을 했다. ‘역시, 날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우리 정은이밖에 없어!’정은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럴 리가 없는데. 네 주소록에 있는 Keven, David, 그리고 그 연하남들은 다 어디로 간 거야?”전의 수민은 아무리 심심해도 한여름에 뜨거운 태양을 무릅쓰고 그녀와 쇼핑하러 가자고 말하지 않았다.그녀는 정은보다 햇볕을 더 무서워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오늘 수민이 입을 열자마자 정은은 이상하다고 느꼈다.[말도 마...]수민은 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그 일을 생각만 해도 그녀는 마음이 아팠다.[고동건 그 미친 놈 말이야, 내 핸드폰 비밀번호를 물어본 다음 뜻밖에도 내 핸드폰으로 야동을 본 거 있지! 그래서 내 핸드폰에 바이러스가 걸려서 아예 망가진 거야.]동건은 고칠 수 있다고 맹세했다. 수민은 그의 말을 믿고 또 다른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그 결과, 수민

최신 챕터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57화

    항이는 신이 났다.그는 정성스럽게 포장을 해줬을 뿐만 아니라 비싼 쇼핑백에 담아서 건네줬다.“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또 오세요.”항이는 남자의 뒷모습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히죽히죽 웃으며 카메라 앞에 서서 까불었다.“이거 좀 봐, 내가 인형을 잘 빚을 수 있다니깐. 그 손님 엄청 좋아하잖아!”[에헴! 정신 차려! 그 오빠가 좋아하는 건 그 예쁜 언니지, 네가 빚은 인형이 아니라고!][그래서, 그 오빠 혼자 몰래 달려와서 인형을 사간 거야?][아직 고백을 하지 못한 것 같은데.][어머, 형사님이세요? 눈치도 참 빠르시네요!]...정은은 물을 사고 돌아온 재석이 손에 쇼핑백 하나 들고 있는 것을 보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건 뭐예요?”“그냥 뭐 좀 샀어.”그래서 그녀도 별다른 생각하지 않았다. 길을 건너 보행로를 따라 앞으로 가면 도심이었다.정은은 손목 시계를 보았는데, 이미 오후 4시였다.‘이제 돌아가야 하나?’그런 생각을 하기도 무섭게 재석이 입을 열었다.“며칠 후에 난 세미나를 참가하러 K시에 가야 돼. 그곳의 날씨가 많이 따뜻해서 겨울의 양복을 입을 수 없거든. 마침 요앞이 백화점이니 날 도와 옷 한 벌 골라 주면 안 될까?”“좋아요.”지나친 요구가 아니었기에 정은은 동의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남성복은 5층에 있었고,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했다.한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정은은 소리를 내어 불렀다.“심 대표님?”현빈이 고개를 돌렸다.정은을 본 순간, 현빈은 놀라움에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한쪽에 있는 재석을 발견하자, 그의 눈빛은 어두워졌다.“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정은아.” 말하면서 현빈은 웃으며 재석을 바라보았다.“또 만났네요, 조 교수님. 여긴 어쩐 일이죠?”정은이 대답했다.“선배님을 위해 얇은 양복 한 벌 골라주려고요. 대표님도 쇼핑하러 왔어요?”“응. 우리 할아버지에게 구두 사드리려고...”이때 현빈은 자연스럽게 난처함을 드러냈다.“하지만 어떤 걸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56화

    “미안해요!”“미안.”두 사람은 동시에 입을 열며 뒤로 물러났다.눈을 마주치자, 어색함 외에 이상한 감정이 돋아나고 있었다.“선배...”“난...”“아니면 선배님부터 말할래요?”재석은 눈을 반쯤 드리웠는데, 마치 사고하는 것 같기도 하고 고민하는 것 같기도 했다.고개를 드는 순간, 마치 어떤 결심을 한 것 같았다.“정은아, 사실 나...”“봐요, 다 빚었잖아요?” 항이의 건들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정은은 뻘쭘해서 귀와 얼굴이 빨개졌다. 이 말을 듣고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얼른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벌써요?”“그래요, 난 원래 이렇게 훌륭한 예술가였어요.”말하면서 손에 든 인형을 정은의 앞으로 내밀었다.정은은 힐끗 보더니 입가를 실룩거렸다.역시 조금의 기대도 가져서는 안 됐다.전에 본 그 몇 개의 인형은 비록 이목구비가 모호했지만 적어도 이목구비가 있었다.하지만 눈앞의 이 인형은 이목구비가 없었고, 그저 두 머리를 맞댄 것밖에 알아볼 수 없었다.‘잠깐!’정은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이건...’“이, 이게 저희라고요? 전혀 알아볼 수가 없잖아요...”“그럴 리가요? 이게 딱 보이잖아요! 내가 두 사람이 뽀뽀하는 그 장면을 보고 그대로 빚은 건데! 이건 머리, 이건 목, 이건 서로 닿은 두 입술...”“앗!”정은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고, 재석은 시선을 돌려 다른 곳을 보며 전술적으로 가볍게 기침을 했다.“아직도 못 알아보겠어요? 그럼 내가 다시 알려줄게요. 이건 머리...”“아니요!”“네?”정은은 정중하게 말했다.“이제 알겠어요.”“진짜요? 거짓말 아니죠?”“네.”“와! 나한테 인형을 만드는 재능이 있을 줄 알았어. 그동안 아무도 날 믿지 않았지!”이때, 라이브의 시청자들은 열띤 토론을 벌렸다.[저 아가씨 엄청 어색해하던데.][항이 씨, 제발 그 아가씨 내버려둬요. 곧 울 것 같은데.][나도, 정말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아...][그 분 아마도 항이가 입을 다물었으면 좋겠다고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55화

    재석은 자세히 살펴보았다. 인형이라고 하지만 사실 윤곽밖에 닮지 않았고, 심지어 그 윤곽도 좀 이상했다.이목구비, 표정, 동작과 같은 디테일도 없었다.재석은 사실대로 말했다.“너무 대충 만든 것 같아서 누군지 알아볼 수가 없어.”다시 주위를 바라보니, 노점의 다른 진흙 인형도 모두 이런 스타일이었다. 아무튼 너무 못생겼다.이 노점도 정말 이상했는데, 주인이 없고 삼각대 하나밖에 없었다. 위에는 핸드폰 한 대가 놓여 있었고, 카메라로 두 사람을 찍고 있었다.정은은 잠시 침묵했다.“그렇긴 해요. 하지만 이 각도에서 보면... 사랑의 신 큐피드와 닮은 것 같은데요?”말이 끝나자마자 노점 뒤에서 갑자기 젊은 남자가 나타났다.정말 말 그대로 튀어나왔는데, 마치 스프링을 장착한 것처럼 갑작스럽게 등장했다.“아가씨, 내가 만든 인형을 알아보았다니?!” 젊은 남자는 두 눈에서 빛이 났다.‘하늘이시어, 드디어 내 작품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군.’정은은 의아해했다.“정말 큐피드였어요?”“맞아요!” 남자는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내 작품을 알아본 사람은 아가씨가 처음이에요. 엉엉... 정말 감동이네요!”‘이건 좀...’정은이 말했다.“비록 빚은 인형들의 모양과 이목구비는 형편없지만, 그래도 윤곽을 통해 나름 알아볼 수 있어요. 혹시 피카소가 롤모델인가요?”감격에 겨웠던 남자는 순간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지금 날 비웃은 건가요?”정은은 말을 하지 않았고 재석이 입을 열었다.“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이 인형들은 확실히 특이하게 생겼는데.”‘아니, 어떻게 내 앞에서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할 수가 있지? 그래도 난 2백만 팔로워를 가진 진흙 조각 블로거인데. 동물이나 다른 물건은 참 생동하게 잘 빚었지만, 사람만 빚으면 실패했지.’정은은 남자를 응원했다.“조금만 더 노력하면 이목구비를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이때, 라이브의 시청자들은 이미 배를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정말 예쁘게 생기셨는데? 너무 일리가 있는 말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54화

    재석이 물었다.“점심 먹었어?”“아직이요. 선배님은요?”“잘됐네, 나도 안 먹었는데.”눈을 마주친 순간, 두 사람은 호흡이나 맞춘 듯 미소를 지었다.20분 후, 재석과 정은은 한 고깃집에 들어갔다.기름이 지글지글거리는 고급 삼겹살, 남자는 삼겹살 표면이 약간 탈 때까지 뒤집다가 신선한 상추에 싸서 여자 앞에 건넸다.정은은 고개를 숙인 채 답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재석을 보며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선배님, 나 혼자 할게요...”그러나 재석은 손을 놓지 않았고, 오히려 정은에게 입을 벌리라고 했다.정은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남자는 웃음을 금치 못했다.“답장하고 있잖아? 정말 손으로 받을 거야?”정은은 즉시 핸드폰을 내려놓고 손으로 받으려 했다.“답장 다 했으니까 나 혼자 먹을게요.”재석은 쌈을 접시에 담았다.“먼저 손부터 닦아.”정은은 방금 핸드폰을 들고 있던 자신의 두 손을 보았다. ‘앗, 깜박했어.’후에 정은은 열심히 먹기 시작했고, 재석은 고기 굽는 것을 책임졌다. 고기를 다 구운 후에 직접 그녀의 접시에 놓았다.“선배님, 나한테 주지만 말고 선배님도 얼른 먹어요!”“좋아.”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은의 접시는 줄곧 고기로 가득 찼다.소고기를 입에 넣자, 즙이 절로 나올 정도로 부드러웠다. 정은은 데여서 숨을 들이마셨는데, 혀끝이 따갑고 아팠다.재석은 아이스 코코넛 우유 한 병을 건네주었다.“천천히 마셔.”얼른 두 모금 마시자, 정은은 그제야 좀 나아졌다.재석은 모처럼 덤벙대는 그녀의 모습을 봐서 속으로 기분이 엄청 좋았다.“어때, 좀 괜찮아졌어?”정은은 고개를 끄덕였다.“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하지만 혀가 아직도 좀 얼얼하네요.”“입 벌려, 내가 한번 볼게.”남자의 말투가 너무 자연스러워 정은은 저도 모르게 혀를 내밀었다.십여 초가 지나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룸의 온도가 너무 높았는지, 아니면 불판이 너무 뜨거웠는지 볼에 홍조가 나타났다.정은은 얼른 똑바로 앉았다.재석은 시선을 거두었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53화

    정은은 농담으로 말했다.“오빠, 고작 2천만 원으로 우리 실험실의 모든 프로젝트에 투자하려고? 에이, 그럼 너무 적은데.”인훈은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어찌 그런 말도 안 되는 꿈을 꾸겠어? 하나만 투자할게!”말을 이렇게까지 한 이상, 정은도 그저 받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인훈은 자신이 아무 핑계나 대고 준 2천만 원이 앞으로 그에게 얼마나 많은 이익을 안겨다 줄지 전혀 몰랐다....새 실험실로 이사했으니 이제 이웃대학의 임시 실험실에 갈 필요도 없었다.당초에 마정일은 호의로 실험실을 그들에게 빌려주었는데, 비록 재석의 체면을 봐주기 위해서였지만 정은은 여전히 감격했다.토요일에 그녀는 꽃과 과일을 사서 마정일을 찾아갔는데, 실험실 열쇠를 돌려주는 김에 감사한 마음을 전달했다.마정일의 사무실은 행정동 3층에 있었고, 정은은 몇 번 가본 적이 있어 이미 길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문을 두드렸다. “마 교수님, 계세요?”안에서 곧 대답이 들려왔다. “들어와.”정은은 문을 밀고 들어갔다.마정일의 사무실은 그란 사람처럼 간단하고 넓으며 질서정연했다.책상과 탁자 하나 외에 소파와 책꽂이었다.나무 다탁 위에는 다기 한 세트가 놓여 있었는데, 금방 끓여내서 방 안에 차 향기가 넘쳤다.뜻밖에도 안에 재석이 있었다.‘선배님을 위해 끓인 것 같군.’“정은이구나.”“조 교수님, 마 교수님, 안녕하세요! 두 분 점심 드셨어요?” 정은은 꽃을 잘 놓은 다음 과일을 옆의 탁자에 놓았다.“당연히 먹었지. 너도 참, 뭘 또 이렇게 사서 오는 거야?”“꽃과 과일일 뿐, 귀중한 물건이 아니에요. 실험실을 저희에게 공짜로 빌려주셨으니 저도 당연히 뭘 좀 사드려야 하지 않겠어요?”“하하...” 마정일은 크게 웃었다.“넌 말재간도 참 좋구나. 무슨 말을 해도 다 일리가 있어. 나도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군.”“그럼 그냥 받으세요.” 정은은 그럴듯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재석아, 이 아이 좀 봐. 자신감이 넘쳐서 조금도 겸손하지 않잖아!”재석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52화

    이미숙의 일을 해결하고 정은은 다시 비행기를 타고 J시로 돌아갔다.곧 기말고사가 다가왔기에 대학원은 이미 휴교하고 정식으로 복습기간에 들어섰다.이틀 동안 학교에 없었으니, 비록 수업에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실험 진도가 적지 않게 지체되었다.민지와 서준은 아직 정은이 데이터를 체크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정은은 쉬지 않고 실험실로 달려갔다.그다음 며칠도 정은은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 게다가 짐을 풀지 않아 수고까지 덜었다.밀린 데이터를 처리한 후에야 정은은 인훈과 현빈에게 결산해야 할 잔금이 남았단 것을 떠올렸다.이날 저녁, 그녀는 먼저 전화를 걸어 두 사람을 불러냈다.여전히 서비대학교 밖의 그 레스토랑에서.인훈은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이미숙이 입원했다는 것을 듣고 정은에게 상황을 물었다.“다 해결됐어. 오늘 내가 오빠와 심 대표님을 불러낸 것은 주로 잔금에 관해서야... 계약서에 적힌 대로, 공사대금은 3분기로 나누어 지불해야 하잖아. 앞의 2분기는 이미 입금되었고, 오빠 쪽으로 마지막 1분기의 돈을 넣어야 할 텐데. 한번 확인해 봐. 맞다면 지금 바로 잔금 입금해줄게.”“심 대표님, 그동안 줄곧 오빠와 소통했기 때문에 나도 심 대표님의 비용을 어떻게 계산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 오빠가 계산을 끝내면 심 대표님도 한번 계산해 봐요. 오늘 모두 여기에 모인 이상,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인훈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지만, 정은이 이렇게 엄숙한 것을 보고 그래도 진지하게 한번 체크해 보았다.“아무 문제도 없어.”“응.”다음은 인훈과 현빈이 결산할 차례였다.두 사람은 모두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아니라서 신속하게 끝냈다.모든 일을 마치자, 세 사람은 마침내 젓가락을 들었다.그동안 인훈과 현빈의 도움을 떠올리며 정은은 차를 따른 잔을 들었다.“오빠, 심 대표님, 실험실을 순조롭게 지을 수 있었던 것은 다 두 분 덕분이에요. 쓸데없는 말 대신 그냥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네요.”인훈은 어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51화

    “사장님이 하신 그 일들은 이미 인터넷에 올라왔고, 지금 수십 명의 작가들이 연합하여 사장님을 고소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작가들은 이미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있고요. 만약 정말 소송을 한다면, 저희는 절대로 이길 리가 없단 말입니다!”유보영은 놀라서 말을 더듬었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누가 인터넷에 올렸는데요?! 이미숙만 날 고소했던 거 아니었어요? 그런데 왜 다른 사람들까지...”“합의를 거절하실 때, 이 소식이 전해지면 사장님한테 당한 다른 작가들도 다 같이 연합하여 배상을 요구할 줄은 생각지도 못하신 거예요?!”수십 명이 동시에 배상을 요구하다니, 유보영은 아무리 멍청해도 그게 결코 만만치 않은 금액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오 변, 지금 가서 이미숙에게 말해요. 합의서에 사인할 테니까, 원하는 만큼 배상할 거라고!”“늦었어요! 오기 전에 전 이미 피해자의 따님에게 연락했는데, 합의를 거절했어요.”“왜, 왜요? 전까지만 해도 합의를 원하지 않았어요?”오지후는 한숨을 쉬었다.“기회는 한 번 뿐이고, 놓치면 더 이상 없어요. 사장님이 원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무조건 협조하는 게 아니잖아요.”유보영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두 다리가 나른해졌다.인터넷에 폭로된 이상, 유보영의 명예는 이미 땅바닥에 떨어졌으며, 마지막에 이 일이 해결되더라도 그녀는 더 이상 이 업종을 종사할 수 없었다.그리고 거액의 배상금은 유보영의 가산을 탕진하기에 충분했다.“오 변호사, 나 좀 살려줘요... 잘못을 깨달았으니까 제발. 방법 좀 생각해 봐요...”오지후는 안타까움을 느꼈다.“죄송합니다. 저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돈을 얼마 원하든 다 괜찮으니까, 제발요. 꼭 소송에서 이겨야 돼요!”오지후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이겨? 그럴 리가. 상대방이 손에 쥔 증거는 사장님을 감옥에 넣기에 충분하다고!’“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장님이 감옥에 들어가는 대신 가능한 한 적은 배상금을 내시도록 쟁취하는 것뿐이에요.”“감, 감옥?! 그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50화

    재생 버튼을 누르자,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명한 작가와 계약한 이유가 무엇일 것 같아? 그 작가에게 유명작이 있기 때문이지! 이 책들은 대부분 출판되어서 많은 독자들을 가지고 있어.][돈을 좀 써서 이 작가와 계약을 하고, 겉으로는 상대방을 다시 대단한 작가로 만들겠다고, 꽃길을 걷자고 뻥을 치는 거야. 하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의 기존 작품 판권을 전부 자신의 손에 쥐는 거지.]유보영은 들으면 들을수록 안색이 어두워졌다. 지금 말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그녀의 직원이었다.“양심도 없는 것!” 그녀는 이를 깨물었다. “녹음은 어디서 났어요?”“피해자 따님이 제공했고, 녹음을 한 이 두 직원도 증언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심지어 증거로 삼을 수 있는 증거를 제공했기 때문에... 현재 상황은 사장님에게 매우 불리합니다.”유보영은 이미숙이 기껏해야 고의상해죄로 자신을 고소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는 이미숙을 밀치지 않았으니, 나중에 기껏해야 고의로 타인의 재물을 파손한 죄로 배상만 하면 끝날 줄 알았다.그러나 뜻밖에도 이미숙이 저작권 침해로 자신을 고소할 줄이야.“정말 양심이 없는 사람이군! 내가 그때 그렇게 많은 돈을 써서 계약을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날 고소해! 오 변, 이제 어떻게 하면 되는 거죠?”오 변호사 오지후는 그녀를 직시했다.“지금 진실을 말씀하셔야 해다. 몰래 작가들의 판권을 운영하여 본인에게 알리지 않은 상황에서 판권을 판매하신 적이 있습니까?”유보영은 눈을 깜박였다.“나도 다 계약서에 따라서...”“있다, 없다만 말씀하세요. 솔직히 말해야 저도 도울 수 있습니다.”유보영은 입술을 깨물고 상대방의 압박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있어요.” 마음속으로 이미 답을 알아맞혔음에도 불구하고 오지후는 여전히 충격을 받았다.“어떻게 이런 짓을?!”“내가 그 사람들과 계약을 했고, 그럼 그 작품들도 다 내가 운영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난 자선가가 아니니 당연히 돈을 벌어야 하잖아요!”“에 따라 사장님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649화

    J시, 무한 실험실에서.정은은 실험대 앞에 서서 데이터를 세 번이나 수정했다.서준과 민지는 눈을 마주쳤다. ‘뭔가 이상해!’“정은 언니, 어젯밤에 잘 못 잤어요?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은데요?”“나도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어. 오늘 계속 마음이 불안하네.”“오늘 아침부터요?”“그래.”...점심에 정은은 낮잠을 잤는데 상황이 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가슴은 계속 두근거렸고, 마치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았다.저녁 무렵, 가까스로 일을 마친 정은은 데이터를 대조한 후 기지개를 켰다.“후, 드디어 끝났다.”민지가 말했다.“나도 다 끝냈는데. 쮼, 너는?”“나도.”“잘됐네! 오늘 밤 드디어 밤을 새울 필요가 없어. 같이 밥 먹으러 갈까? 내가 쏠게.”정은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너희들 가, 난 쉬고 싶어.”그동안 정말 피곤했기에 정은은 지금 집에 가서 푹 자고 싶었다.민지도 뭐라 하지 않았다.“그래요, 정은 언니, 그럼 일찍 돌아가서 쉬어요.”“좋아.”도중에 정은은 택시에 앉아 하마터면 잠들 뻔했다.갑자기 핸드폰 벨이 울리자 그녀는 바로 잠에서 깨어났다“어, 아빠.”[정은아, 네 엄마 다쳤으니 얼른 집으로 와!]“네? 엄마가 다쳐요? 왜요? 어쩌다가요?!”[오늘 유보영이 집에 찾아왔다...]이미숙은 컴퓨터를 보호하기 위해 책상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쳤는데, 그 순간 피가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다행히 소진헌이 제때에 돌아왔고,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다 주었다.그런데도 세 바늘을 꿰매었는데, 의사는 가벼운 뇌진탕이라면 이틀 동안 입원하여 관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유보영 그 여자는요?”[도망갔어.]정은은 이를 갈았다.그날 저녁, 그녀는 가장 빠른 비행기표를 끊은 후, 마침내 새벽 3시에 L시에 도착했다.이튿날 아침, 정은은 자신이 만든 죽과 3시간 동안 끓인 보신탕을 가지고 병원에 찾아왔다.“정은아?!”소진헌과 이미숙은 모두 놀랐다.“언제 돌아왔어?”“왜 말 안 했어? 내가 데리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