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은 빙그레 웃으며 ‘변명’했다.“에이, 지금 이 표정이 선배님과 똑 닮았는데요?”그녀가 조각상을 들고 흔들자, 재석은 저도 모르게 웃었다.“아, 지금은 별로 안 닮았네요.”그러나 재석은 여전히 그 선물을 받으며 감사하다고 말했다.“천만에요, 아, 파란불이네요...”...집에 돌아올 때, 이미 새벽이 되었다.정은은 출발하기 전에 집을 깨끗이 청소했고, 귀국하기 전에 또 도우미를 불러 청소를 했기에, 먼지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샤워를 한 다음, 부드러운 큰 침대에 누웠다. 바디워시 향기를 맡으며 정은은 흡족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역시, 어딜 가든 집이 제일 편해.’다른 한편, 재석은 아직 자지 않았다.실험이 첫 번째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기에 그는 요즘 무척 바빴고, 오늘도 억지로 시간을 비워서 공항에 간 것이었다.그래서 재석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 다시 실험실로 돌아가려 했다.현관에서 신발을 신을 때, 그는 고개를 들자마자 정은이 준 조각상을 보았다.집에 들어선 다음, 재석은 이것을 신발장 위쪽의 책꽂이에 올려놓았는데, 단독으로 비워둔 그 한 칸 외에, 주위는 전부 책으로 가득했다.재석은 갑자기 입가를 구부리며 웃었다.‘닮긴 정말 닮았네.’...1월 중순, J시에는 천지를 뒤덮을 만큼 많은 눈이 내렸다. 정은은 창문을 열고, 온 세상이 새하얀 새 옷으로 갈아입은 듯한 풍경에 감탄했다.8시가 지나자, 근처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아래층에서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장난치는 소리와 상인들의 고함 소리가 뒤섞여 무척이나 떠들썩한 분위기였다.장을 보러 아래층으로 내려가던 정은은 키가 제각각인 작은 눈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눈사람들은 각기 다른 모양이었지만, 가지런히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그중 가장 큰 눈사람은 특히 우스꽝스러웠다. 과일 열매 두 개로 만든 눈, 머리 위에는 분홍색 플라스틱 풍차가 놓여 있었는데, 언뜻 보면 마치 도라에몽을 연상케 했다. 정은은 이미 계단에 도착했지만,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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