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도겸 오빠가 정은 언니를 사랑하는 것처럼 오빠를 사랑하고 있어요. 오빠는 정은 언니 때문에 애가 타겠지만, 저도 그런 오빠 때문에 속상해하고 있단 말이에요. 방금 저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죠? 저는 단지 도겸 오빠의 곁에 있을 기회만 원할 뿐이에요.”소녀는 목소리가 가볍고 부드러우며, 진지하면서도 또 비천했다.도겸은 자신의 마음이 은근히 흔들린 것만 같았다.“안심해, 앞으로 난 널 잘 챙겨줄 테니까. 다시는 너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야, 맹세해.”연희는 웃으며 도겸의 품에 엎드렸고, 손으로 그의 허리를 꼭 안았다. 그리고 꿀사탕처럼 달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알았어요, 사실 저도 줄곧 그렇게 믿고 있었어요.”도겸은 연희를 더욱 세게 안았지만, 마음은 자꾸만 답답해졌다.‘왜 이러지? 정말 이유를 모르겠네.’...행사장에서 이렇게 큰 사고가 발생하자, 호텔 직원은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려와서 뒷수습을 했다.이 일은 손님들의 안전과 관련이 되었기에 책임자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그날 밤, 경찰이 와서 모든 관련자들을 찾아가 사건의 경과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았다.물론 그들의 예상대로 아무런 수상함을 발견하지 못했기에, 경찰들도 이번 사건을 뜻밖의 사고라고 결정지을 수밖에 없었다.이곳은 열대 지역이었고, 호텔 뒤쪽에 원시림까지 있어 뱀이 나타나는 것도 흔한 일이었다.“그런데 독사는 그렇게 흔하지 않을 텐데요?” 수민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이건...”“그리고 해변에 사람도 많았으니, 그런 곳에 나타나는 건 더 흔치 않은 일이겠죠?”경찰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호텔 책임자도 말문이 막혔다.수민은 냉소를 지었다.“이번이 두 번째예요. 제 친구는 이 섬에서 두 번이나 위험에 부딪쳤으니, 딱 기다려요. 이 일은 절대로 쉽게 넘어가지 않을 테니까! 정은아, 가자!”말이 끝나자, 수민은 정은을 끌고 성큼성큼 떠났다.“됐어, 화 풀어. 그 사람들 때문에 화낼 필요가 없잖아.” 사람들 속에서 빠져나간 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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