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듣자, 도겸의 안색은 약간 누그러졌다. 그러나 다음 순간, 정은의 목소리가 또다시 울렸다.“너도 마찬가지야.”“지금 시간도 이미 늦었으니, 만약 계속 여기서 발광을 하고 싶다면, 난 지금 바로 집사에게 연락해서 경호원을 부를 거야.”도겸은 계속 말하고 싶었다.“정은아-”“셋까지 세겠어. 하나, 둘...”정은은 핸드폰을 꺼내, 키패드를 클릭했다. 이제 1만 누르면, 집사가 바로 나타날 것이다.도겸은 달갑지 않았지만, 또 다른 방법이 없었다.“내일 다시 찾아올게.” 이 말만 남기고, 그는 성큼성큼 떠났다.멀지 않은 곳의 레스토랑 테라스에서, 연희는 조용히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둠 속에 숨겨진 그녀의 표정과 눈빛은 잘 보이지 않았다.다음 날, 날이 밝자, 수민은 마침내 돌아왔다.정은은 우유 한 잔을 마시며, 손에 빵까지 들고 있었다. 금방 먹자마자, 누군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소리가 울렸다.수민은 이미 다른 치마로 갈아입었고, 기분이 좋은 듯 콧노래를 흥얼거렸다.탁자 위의 샌드위치를 보자, 그녀는 걸어와서 입에 넣었는데, 빵이 고소하고 바삭바삭하게 잘 구워졌기에, 수민은 또 한 입 먹었다.정은은 맞은편에 앉아 기분이 상쾌한 수민을 바라보며, 웃으며 입을 열었다.“어제 아주 즐거운 밤을 보냈구나?”“그럼. 이렇게 아름다운 남자는 정말 오랜만이었어.”어젯밤을 언급하자, 수민의 표정은 좀 이상해졌다. 감탄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또 음미하는 것 같기도 했다.“든든한 허리, 복근도 탄탄해서 정말 명품 몸매였지.”연하남은 H국의 사람이었기에, 그 얼굴은 확실히 잘생겼다. 게다가 그 나라는 헬스에 깊은 중시를 돌리고 있어, 수민은 어젯밤에 만진 복근이 단련으로 만들어진 것이란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이렇게 잘 맞는 파트너는 정말 오랜만인데.’특히 아침에 깨어났을 때, 남자는 뜻밖에도 아직 떠나지 않았다. 새하얀 피부에는 모두 수민이 남긴 키스 자국이었고, 촉촉한 눈동자는 강아지처럼 초롱초롱했다. 그 순간,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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