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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Penulis: 십일
도겸은 멍청하지 않았기에 정은에게 사고가 난 후, 바로 남이 일부러 그런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가장 먼저 CCTV를 확인했다.

그러나 아무런 수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상어든 산소통이 고장이 났든 모두 우연이었던 것이다.

현빈은 눈살을 찌푸렸다.

“내 말 좀 들어봐...”

도겸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경고하는데, 정은에게서 좀 떨어져. 그렇지 않으면, 난 절대로 널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현빈은 매정하게 떠나는 도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썹을 치켜세웠다.

‘줄곧 서연희를 언급하지 않다니, 정말 생각한 적이 없는 거야 아니면 일부로 숨기고 있는 거야?’

연희는 안절부절못하며 제자리에 서 있었는데, 도겸이 어두운 얼굴로 다가오는 것을 보자, 즉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잡았다.

“자기야, 왜 이제야 왔어요? 우리 같이 아침 먹으러 가요. 지금 배가 너무 고프단 말이에요...”

말을 마친 다음, 연희는 또 일부러 깜찍한 척 입을 삐죽 내밀었다.

도겸은 가볍게 응답하고는 자신의 손을 빼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보니, 정은은 이미 이곳을 떠났다. 도겸은 초조하게 다른 한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심현빈 그 여우 같은 자식, 날 찾아서 얘기한 것도 다 이유가 있었어...’

...

섬에서 며칠을 지내는 동안, 정은은 이 섬의 풍경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분위기 또한 더없이 개방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각국의 관광객들이 이곳에 모여들어, 피부색도 언어도 각기 다르지만 여전히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 정은은 레스토랑에서 나오자마자 한 흑인 미인과 부딪쳤다.

화끈한 드레드 헤어에 형광 그린 비키니를 입은 그녀는 그야말로 야성미가 넘쳤다.

정은의 시선을 느낀 그녀는 열정적으로 손키스를 보내며 인사했다.

정은은 그녀의 아름다움과 화끈한 몸매에 얼굴이 빨개졌고, 하마터면 사레가 들릴 뻔했다.

수민이 고개를 돌렸다.

“괜찮아? 감기 걸렸어?”

“아니, 그냥 좀 궁금해서. 오늘 섬에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비키니를 입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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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일이 또다시 찾아오자, 현빈은 아침 일찍 차를 몰고 정은을 데리러 왔다.오늘은 이원에 가는 날이었다.이춘재와 봉수진은 지금 정은이 쉴 때 와서 자신들과 함께 있어주기를 바랐다.이번에는 미리 약속을 잡았기에, 일어나자마자 두 노인은 현빈에게 얼른 출발하라고 재촉했다.정은도 당연히 기뻤다. 두 노인은 친절하고 자상했으며, 그녀를 아주 다정하게 대했으니, 정은은 또 어떻게 두 사람의 호의를 거절할 수 있겠는가?그래서 알람이 울리자마자 얼른 일어나서 세수를 했다.또 설탕이 적고 먹기에 편한 간식을 만들어 두 노인에게 가져다주려 했다.8시, 현빈은 제시간에 위층으로 올라와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서 슬리퍼를 갈아신은 후, 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나 아직 아침을 먹지 않았는데.”정은은 의혹을 느꼈다.“먹을 거 있어?”“네.”저번에는 샌드위치, 이번에는 표고버섯과 고기로 만든 만두였다.현빈이 물었다.“네가 직접 만든 거야?”“네.” 정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표정을 살폈다.“왜요? 맛 없어요?”“아니... 너무 맛있어서.”정은은 참지 못하고 웃기 시작했다.칭찬을 듣기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그녀도 예외는 아니었다.나갈 때, 현빈은 자연스럽게 물건을 들어줬다.문을 연 순간, 정은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얼른 입을 열었다.“잠깐만 기다려요.”현빈은 제자리에 서서 정은이 베란다로 달려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화분을 안으로 옮긴 뒤 또 베란다 문을 꼭 닫고 나서야 안심하고 떠났다.“자, 갑시다.”현빈은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이때, 재석이 맞은편에서 나왔는데, 세 사람은 서로 인사를 했다.“선배님, 좋은 아침이에요!”현빈은 웃으며 말했다.“어떻게 매번 우리 두 집이 동시에 문을 여는 거죠? 너무 공교롭지 않아요?”‘우리 두 집?’재석은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그는 정은의 표정을 살펴보았는데, 현빈이 아침 일찍 그녀의 집에 나타난 것을 이미 받아들인 것 같았다.‘예전에 정은이는 분명히 심현빈을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68화

    “그래요? 그런데 왜 음료수와 같은 맛이죠? 새콤달콤하고 심지어 복숭아향까지 나잖아요.” 경혜의 볼은 이미 홍조를 띠고 있었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남자를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이런 게 싫어요?”도겸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경혜도 개의치 않고 자신에게 한 잔 더 따랐다.환경이 바뀐 데다가 또 음악이 분위기를 더해주었는지, 남자는 많이 편해졌고, 기분도 많이 좋아진 것 같았다.그래서 경혜가 입을 열자, 도겸도 그녀를 무시하지 않았다.드디어 ‘모노드라마’가 아니었다.바로 이때, 떠들썩한 음악소리는 더욱 커졌고, 불빛도 현란해졌다. 댄스풀에 있던 남녀는 음악리듬에 따라 춤을 추며 마음껏 몸을 흔들었다.경혜는 눈앞이 밝아지더니 이런 분위기에 젖어 뜻밖에도 주동적으로 도겸의 손을 잡았다.“우리도 춤추러 가요. 네?!”그녀는 취한 듯 표정이 약간 망연했지만, 두 눈은 반짝반짝 빛났다. 지금 기대에 찬 눈빛으로 도겸을 간절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도겸은 저도 모르게 마음이 움직여 경혜에 의해 댄스풀로 끌려갔다.경혜는 춤을 출 줄 몰라 그저 음악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움직였다. 그녀의 서투른 춤사위에 도겸은 좀 우습다고 느꼈다.“왜 웃어요?” 경혜는 우울해졌다.남자의 웃음은 더욱 환해졌다.그녀는 화가 났다.“안 되겠어요, 나 혼자 이렇게 웃길 순 없으니까 도겸 씨도 같이 춰요!”알코올의 자극을 받은 경혜는 대담하게 도겸의 손을 잡고 마음대로 흔들었다.남자가 반감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며 경계는 점차 대담하게 도겸의 손을 들고 빙글빙글 돌았다.도겸은 비록 나른해서 흥이 나지 않았지만, 경혜를 막지 않았다.경혜는 처음에는 좀 불안했지만, 나중에는 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칠 때까지 음악의 세계에 완전히 빠져든 것 같았다.불빛이 희미하며 음악이 떠들썩했다.어느새 경혜와 도겸의 몸이 맞닿았고, 남자의 몸에서 은은한 술 향기가 전해왔다. 그 사이, 경혜는 더 취한 것 같았다.고개를 들자 경혜의 심장은 갑자기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도겸의 눈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67화

    “그럼 마음대로 시킬게요!”“음.”“사장님, 이거랑 이거...”경혜는 많은 음식을 주문했는데, 딱 봐도 이곳의 단골손님이었다.“나만 믿어요, 여긴 정말 맛있으니까요. 고급 레스토랑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여자는 극구 추천을 하면서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도겸은 가끔 응답했지만, 태도가 미적지근했다.그을리고 타는 바비큐 냄새에 목이 간지러웠고,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도 그를 불편하게 했다. 올라온 바비큐는 한 번만 봐도 입맛을 전부 잃을 정도였다.‘전에 정은이랑 처음 연애할 때도 포장마차에 와서 자주 먹었는데... 사람이 틀리니 입맛도 없는 것 같아.’경혜는 고기 하나 들고 웃으며 도겸에게 건네주었다.“이것 좀 먹어봐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거예요.”도겸은 받지 않았다.그녀는 잠시 멈칫했다.“이런 거 못 먹는 거예요? 미안해요, 내가 생각이 짧았네요.”경혜는 얼른 꼬치구이를 내려놓더니 다급하고 궁색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우리 장소를 바꿀까요? 도겸 씨가 정해요.”“아니야, 나 요즘 위장병이 도져서 입맛이 없어, 너 먹어.”“그렇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이렇게 많이 시켰다니...”도겸은 이미 인내심을 잃었다.“남은 건 그냥 버려.”결국 경혜는 몇 개밖에 먹지 않았고, 나머지는 모두 버렸다.계산을 마친 뒤, 사장이 와서 테이블을 치웠는데, 이 상황을 보고 혀를 찼다.“요즘 젊은이들도 참, 먹을 수 없으면 이렇게 많이 주문하지 말든가. 돈이 있다고 음식을 함부로 낭비하다니... 쯧쯧...”도겸은 차로 경혜를 학교로 데려다 주었는데, 도중에 표정이 담담하고 말도 많지 않았다.가끔 경혜가 무엇을 물었을 때만 겨우 대답을 했다.후에 경혜 자신도 침묵했다.주동적으로 화제를 이끄는 사람이 없자, 차 안의 분위기가 다소 어색했다.도겸은 앞을 바라보며 전혀 아무렇지 않는 것 같았다.경혜는 창밖을 내다보았는데, 바깥의 풍경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잠시 멍을 때렸다.한 술집을 지나자, 경혜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시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66화

    “도겸 씨, 왜 그래요?” 경혜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도겸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더니, 질문과 답답함을 억눌렀다. 그는 여기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동안 연기를 해왔으니 지금도 계속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면, 정은은 또 도겸을 피할 것이고, 이렇게 가끔 만나서 인사를 건네는 것도 불가능해질 것이다.경혜는 느낄 수 있었다. 방금 정은의 말을 들은 후부터, 남자는 정신이 반쯤 나갔다는 것을.정은은 고개를 돌려 민지와 서준을 보았다.“시간도 늦었으니 우리 이제 돌아갈까?”“네!” 민지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곧 9시가 다 되어 가네요. 빨리 가요. 너무 추워요...”말하면서 손을 비비며 입김을 불었다.그녀는 사실 도겸이 매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한겨울, 영하의 온도에 스포츠카를 운전하며 멋을 부릴 수 있다니.‘사람을 기다린다고 해도 그냥 차에 들어가서 기다리면 되잖아? 굳이 차에 기대서 멋을 부릴 필요가 있을까? 안 추워? 쯧쯧... 이런 재벌 집 도련님들은 도대체 매일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우리 먼저 갈게. 넌 네 남자친구와 천천히 데이트해. 안녕.”민지는 도겸의 정곡을 쿡쿡 찔렀다.정은이 택시에 탄 것을 지켜보다가 차가 사라질 때에야 도겸은 시선을 거두었고, 동시에 경혜의 허리를 안고 있던 손도 거두었다.경혜는 모든 것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비록 마음속은 이미 씁쓸할 정도로 괴로웠지만, 여전히 웃음을 유지했다.아파도 웃어야 했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경혜가 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이다.처음에 두 사람의 거래가 바로 도겸이 돈을 내고 경혜가 여자친구인 척 연기하는 것이었다.그러니 그녀는 도겸 앞에서 질투하는 감정을 조금도 감히 드러내지 못했다.경혜는 도겸이 정은을 속인 것처럼 도겸을 속여야 했다.정말 아이러니하고 우스운 일이었다.정은이 떠나자, 도겸도 계속 여기에 남을 필요가 없었다.그는 차를 타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난 특별히 화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65화

    민지가 대답했다.“잘 아는 편도 아니야. 하지만 재운이는 사람이 꽤 착하잖아. 지난번에 식물 기지에서도 남들이 수수방관하고 있을 때, 유일하게 나서서 우릴 도와주었고. 난 다 기억하고 있다고!”“기억력이 좋아서 좋겠다.”“뭐?”“넌 남을 칭찬할 때, 항상 ‘좋은 사람’이란 말을 쓰더라? 그게 무슨 칭찬이지?”“아니... 너 뭐 잘못 먹었어?”맞은편의 도겸은 차 옆에 기대어 손목 시계를 확인했다.마치 사람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경혜도 그를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고 곧 나왔다.종종걸음으로 달려왔기에, 경혜의 볼이 빨갰고 숨이 가빴다.도겸을 만나기 위해 그녀는 일부러 통통해 보이는 패딩을 입지 않고, 몸매가 돋보이는 코트로 갈아입었다.뿐만 아니라, 경혜는 평소에 머리를 묶지 않았는데, 오늘은 머리를 걷어 올려 똥머리로 묶은 뒤, 진주 머리핀을 장식했다. 시원시원하고 대범해 보이며, 귀엽고 깜찍했다.“오래 기다렸어요? 미안해요. 나올 때 스카프를 잊어버려서 다시 기숙사에 돌아갔거든요.”도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얼굴에 아무런 정서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정신을 딴 데 팔고 있는 것 같았다.눈길도 자꾸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경혜는 주위를 힐끗 훑어보더니, 정은을 본 순간에야 깨달았다.그렇지 않으면 도겸은 늦은 밤에 그녀에게 전화를 할 리가 없었다.‘그곳도 학교 앞에서 만나자니? 내가 보고 싶어서 찾아올 리가. 허... 지금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내가 먼저 시작하지.’경혜는 주먹을 꽉 쥐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다가 곧 다시 환한 웃음을 지으며 정은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공교롭게 여기서 만나네, 정은아.”정은은 웃으며 말했다.“여기에 나만 있는 게 아니잖아.”경혜는 멈칫하더니 마치 그제야 서준과 민지를 본 것 같았다.“너희들도 있었구나, 정말 반가워.”민지가 말했다.“이렇게 말하니 마치 우리가 갑자기 튀어나온 것 같잖아? 나와 서준이는 바로 정은 언니 옆에 서 있는데, 그런데도 보이지 않은 거야?”“미안해, 정말,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64화

    민지는 세입자들에게서 인간성을 엿볼 수 있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분쟁과 갈등에도 익숙해졌다.외부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서준이 말했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는 절대적으로 심플한 일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고, 또 다른 요소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 사상처럼, 세계는 전체이고, 개체 간에 서로 영향을 미치는 거지...”민지는 머리가 아팠다.“넌 생물 대신 철학을 연구해야 했어.”“네 닭다리나 먹어!”“흥, 원래 먹으려 했어! 그리고, 이건 네가 허락한 거야!”‘아싸, 이제 실컷 먹을 수 있겠어.’서준은 말문이 막혔다....다 먹고 정은은 계산을 했다.세 사람은 직접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산책을 하며 소화했다.“우리 같은 방향에 살아서 다행이야. 그리 멀지도 않고. 조금 있다가 학교 앞에서 택시 잡고 돌아갈까? 어차피 너도 가는 길이니 우릴 태워다 줄 수 있잖아! 헤헤!”“너 돈 많잖아? 왜 택시비가 아까운 거야?”전에 수억 원짜리 차를 선물로 준다고 한 사람이, 지금은 몇 천원 안 되는 택시비를 절약하려 했다.“돈 많으면 왜? 내 돈도 다 돈이야! 우리 아빠는 어릴 때부터 나에게 돈을 벌 줄 알고 돈을 절약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어. 절약할 수 있으면 절약하고, 쓸 수 있지만 낭비해서는 안 돼!”정은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거봐, 정은 언니도 실험실을 짓는 데 그렇게 많은 돈을 썼지만, 혼자 아파트에서 살고 있잖아. 이게 뭔 줄 알아?”정은과 서준은 동시에 민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가슴을 펴며 말했다.“돈을 알뜰히 쓰는 거야. 전부 써야 할 곳에 썼으니까!”“그래, 내가 잘못했어. 오늘 정말 좋은 가르침을 받았네.”“흥! 쮼, 넌 아직 너무 어려서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아!”“내가 어리다고?”이때 서준은 갑자기 멈추었다.민지도 웃음을 거두었다.“왜 그래?” 정은은 두 사람이 주시하는 방향을 바라보며 참지 못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63화

    그 닭다리를 다 먹은 뒤, 민지는 만족스럽게 트림을 했다.“아! 너무 행복해! 흑흑... 난 소원이 이것밖에 없어. 맛있는 것만 먹을 수 있으면 되니까. 물론 미식가로 되면 더 좋고.”민지의 생각은 아주 간단했다. 그녀는 학술을 좋아하는 동시에 미식도 좋아했다. 이 두 사물을 결합하면 바로 민지가 가장하고 싶은 일이었다.“정은 언니는요?” 민지는 갑자기 정은을 쳐다보았다.“언니는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갑자기 이상과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자 정은은 멍해졌다.생각하다 천천히 대답했다.“지금 하고 있는 일이 바로 내 꿈이야.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면...'정은은 잠시 멈추었다.“오 교수님과 같은 연구학자.”“그런데...”민지는 갈등을 드러냈다.“교수님은 확실히 위대하시지만 때로는 난 교수님이 너무 외롭다고 생각해요.”오미선은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고, 모든 것을 과학 연구에 바쳤다.이런 추구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혼자 병원에 외롭게 누워 있는 모습을 보니, 민지는 가슴이 아팠다.“예전에 난 교수님께 물어본 적이 있어. 이 선택을 후회하시냐고. 교수님이 어떻게 대답하셨는지 아니?”민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얼른 말해요, 언니!”서준도 정색을 했다.“사람의 일생은 원만하기 어려우며, 항상 우왕좌왕한다고 말씀하셨어. 그것은 우리의 정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야. 그러나 만약 제한된 정력을 끝없는 과학 연구에 투입할 수 있다면, 교수님에게 있어서 이건 또 다른 의미의 행복이기도 하지.”비록 개인의 행복을 잃었지만, 오미선은 전심전력으로 연구에 몰두했다.“그런데... 이건 너무 극단적인 선택 아닌가요?” 민지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정은은 감탄했다.“아마도. 하지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또한 선택도 다르잖아. 자신의 생각을 따라 확고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기만 하면, 후회도 아쉬움도 없는 삶을 살 수 있어.”“그럼 정은 언니는 결혼할 거예요?”정은은 민지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62화

    민지는 그 말을 듣자마자 내일 2킬로미터 더 달려야 한다는 말을 뒤로 했다.그리고 정은을 안고 애완동물처럼 깡충깡충 뛰었다.“사랑해요, 정은 언니, 내가 그 가게의 닭볶음탕을 먹고 싶어한 지 오래되었다는 것을 또 어떻게 알았어요?”정은은 민지가 자신을 안도록 내버려두더니 웃으며 말했다.“네가 전에 한 번 말했잖아, 그래도 기억해뒀지. 그리고 나도 그 닭볶음탕이 도대체 얼마나 맛있는지 궁금하네.”“날 믿어요, 절대로 언니를 실망시키지 않을 테니까. 그 가게는 맛이 아주 좋아요!”맛있는 음식을 발견하는 것은 아마도 먹방들의 타고난 능력일 것이다. 민지가 추천한 것이라면, 대부분 엄청 맛있는 음식이었다.이 레스토랑의 주방장은 아주 정통적인 닭볶음탕을 만들었다.또 J시 사람의 입맛을 결합하여 간단하게 개량했기에 엄청 고소하고 맛있었다.닭고기가 부드러우며 매콤한 향기까지 곁들이니, 생각만 해도 민지는 이미 침을 삼키기 시작했다.요 며칠, 조깅의 성과를 공고히 하기 위해 서준은 민지의 식단을 엄격히 통제했다. 매일 그 싱겁고 무미건조한 음식들만 먹으니 민지는 토가 나올 지경이었다.비록 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몰래 간식을 훔쳐 먹었지만, 간식이 어떻게 맛있는 요리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정은 언니, 완전 사랑해요.”마침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자, 민지는 감동에 눈물을 글썽였다.“야, 내가 언제 널 학대했어?”“그럼 조깅 취소해.”“그래, 그럼 너도 마음의 준비를 해. 내년 건강검진 보고서에 ‘지방간’이라는 결과가 또 나올 테니까.”‘됐어, 건강을 위해서라도 말을 말자. 난 그래도 자신의 처지를 잘 아는 사람이니까.’서준은 민지의 다이어트를 돕기 위해 매일 날이 밝기도 전에 찾아와서 문을 두드려 그녀를 불렀다.사실 민지는 가끔 서준의 얼어붙은 볼과 코를 보고, 또 아직 이불 속에 틀어박혀 쿨쿨 자는 자신을 생각하면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다.‘이건 죽을 죄야! 한겨울에 누가 더 자고 싶지 않겠어?’‘우리 아빠도 서준처럼 매일 일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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