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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Chapter 131 - Chapter 140

513 Chapters

제131화

소진헌의 안색은 무척 어두워졌다.“주 선생님, 우리 정은은 엄청 휼륭한 아이예요. 오늘 한 그런 말들은 어디에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다신 그런 소문을 퍼뜨리지 마세요! 왜냐하면, 그것들 모두 허튼소리이기 때문이죠! 심지어 모함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이것은 선생님으로서 가져야 할 품격이 아니에요.”말이 끝나자 소진헌은 성큼성큼 떠났고, 뒷모습만 봐도 그의 엄청난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주윤설은 눈을 부라렸다.“허, 딸이 그런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데도 말하지 못하게 하다니? 뭐? 훌륭한 아이? 개뿔! 학교 망신이나 주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더러운 여자 주제에...”그 당시의 소진헌은 무척 득의양양했다. 과목마다 1등을 하는 동시에 경기에 나가서 상을 무수히 많이 받은 딸은 전 학년, 심지어 전교에서도 모두 유명했다. 회의를 할 때마다 소진헌은 그런 정은을 칭찬했고, 자랑스럽게 웃었다.‘그래서? 서비대에 붙으면 또 뭐가 어때서? 결국 부자들 장난감으로 됐잖아! 퉤!’정은은 주윤설의 말을 들었을 때 바로 전시대 뒤로 숨었다. 그녀는 아버지가 그런 비방과 욕설에 직면할 때 어떤 표정을 할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명성을 아끼면서도 정직한 선생님이었다!만약 소진헌이 자신도 이곳에 있고 또한 이런 말을 들었다는 것을 발견한다면 얼마나 슬퍼할까?그래서 정은은 숨을 수밖에 없었다....소진헌은 시험지와 참고답안을 고3을 책임지는 선생님에게 넘겨준 다음 바로 떠났다. 학교 문 앞까지 걸어가자,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정은아? 네가 왜 여기에 있어?”“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이 근처까지 왔어요.”“그래, 이제 곧 비가 올 것 같으니 네 엄마 말 듣지 말고 우리 얼른 집에 돌아가자.”“네.” 정은은 소진헌의 자전거 뒷좌석에 앉았다.“하나 둘 셋.”소진헌이 힘을 주며 페달을 세게 밟자, 자전거가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아빠, 미안해요...”“응? 갑자기 무슨 사과야?”“그동안 아빠와 엄마를 보러 오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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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어머! 정말 정은이네. 난 내가 사람을 잘못 본 줄 알았어!”류춘미는 옆집 이웃인데, 입이 싼 데다가 목소리까지 무척 컸다! 그녀의 남편도 인성 고등학교의 교사였고, 정은이네와 같은 해에 이 주택단지로 이사 왔다.정은이 나오자, 류춘미는 얼른 달려가서 그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다.“쯧쯧, 정말 대단하네! 큰 도시의 물이 참 좋긴 좋나 봐, 정은이 너도 많이 예뻐졌어!”정은은 말문이 막혔다.“이 옷차림 좀 봐, 이 몸매, 그리고 입은 옷이며 신발이며 너무 유행인데!”류춘미는 한바탕 칭찬한 다음, 목소리를 낮추고 정은을 향해 눈짓했다.“정은아, 네가 J시에서 엄청 잘 지낸다고 들었는데, 만약 좋은 사람 있으면 우리 둘째 여동생에게 좀 소개해 줄 수 없어?”정은은 약간 어리둥절했다.“좋은 사람이요?”“에헴! 그 돈 많은 사장이라든가, 재벌 집 도련님이라든가 말이야. 우리 둘째 여동생은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쁜데, 관건은 아주 젊거든. 올해 겨우 22살이야!”정은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뒤로 물러서며 류춘미와 거리를 두었다.“아주머니, 뭔가 오해하신 것 같은데, 저는 남자를 꼬시기 위해 J시에 간 게 아니에요. 그런 일 잘 모르니 도와줄 수 없을 것 같네요.”류춘미는 이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정은아, 이웃들끼리 뭘 숨기고 그러니? 너도 이제 돈을 번 이상, 우리에게 그 방법을 가르쳐 줘야 하지 않겠어?”정은은 화가 나서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제가 뭔데요? 제가 뭔데 당신들을 가르쳐 줘야 하는 거죠? 아주머니, 저를 너무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마세요.”정은이 계속 거절하자, 류춘미는 미소를 거두었다.“어머, 돈을 벌자마자 그 기세가 아주 하늘을 찌를 것 같구나! 방금 농담을 좀 한 것 가지고, 어느 집 아가씨가 멀쩡한 직장을 놔두고 남자나 꼬시고 다니겠어...”“류 씨! 말 좀 조심해!”정은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진헌은 자전거를 버리고 앞으로 달려와 딸을 뒤에 감쌌다.그는 엄숙한 표정을 지었고, 눈에서 분노가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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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정은은 대걸레를 흔들며 계속 휘둘렀다.류춘미는 머리를 안고 피해 다녔고, 문 밖으로 뛰쳐가더니 뒤돌아서서 독설을 퍼붓었다.“절,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 빌어먹을 등꽃이 우리 집 정원까지 자랐으니, 내일 불로 다 태울 거야! 보기만 해도 짜증나네!”말이 끝나자 류춘미는 재빨리 도망을 쳤는데, 정은이 다시 대걸레를 들고 쫓아갔기 때문이다.“꺼져요! 이렇게 한 번 찾아올 때마다 전 대걸레를 들고 대기하고 있을 거예요!”정은은 대걸레를 내려놓고 긴 숨을 내쉬었다. 고개를 돌리자, 소진헌의 표정이 엄숙해진 것을 보고, 그녀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한참이 지나서야 정은은 오물거리며 입을 열었다.“아빠, 죄송해요. 저는...”“언제 그런 거 배웠어?”“네?”“그, 그거 말이야...”소진헌은 정은이 방금 대걸레를 휘두르는 시늉을 했다.정은은 할 말을 잃었다.“에헴! 여자아이는 그래도 좀 정숙하고 얌전해야지, 그런 무지막지한 행동을 배워서는 안 돼.”“아빠.” 정은은 다가가서 소진헌의 팔을 안았다.“방금 속이 다 시원하시죠?”“그래, 속이 다 후련하네.”“그 집 정원과 가까운 곳에 있는 등꽃들도 다 그 여자가 뽑은 거죠?”사실 두 집 사이에는 작은 공터가 하나 있었는데, 류춘미는 허락도 없이 그곳에 채소를 심었고, 심지어 매일 똥을 비료 삼아 뿌렸다. 이미숙이 심은 등꽃은 덩굴이 겨우 정원 벽을 타고 올라갔을 뿐인데, 공터에 닿기도 전에 류춘미는 칼로 싹둑 잘라버렸다.소진헌은 쪼잔한 사람이 아니었고, 이미숙도 남과 다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그동안 공터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류춘미는 오히려 그 공터가 자신의 땅인 양 당연하게 여겼다.“꽃가지가 밭의 햇빛을 막았다고 모두 뽑아버렸어.”소진헌은 한숨을 쉬었다.“네 엄마가 이 일로 무척 괴로워했지.”정은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자기가 집에 없는 그동안 부모님이 이렇게 당하고 지낼 줄은 정말 몰랐다.“아빠, 그 사람들이 말한 일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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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말하는 사람은 둘째 큰어머니인 주덕순이었고, 전기 시설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다. 공무원이라 평소에 스트레스가 없어서 몸도 많이 뚱뚱했다.그녀는 오늘 초록색 스웨터를 입었고, 단발머리를 파마하여 마치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부풀어 올랐다.“그게 무슨 소리야, 당신은 말을 할 줄 모르는 거야?” 둘째 큰아버지 소진호는 아내의 팔을 세게 잡아당겼다.비만인 주덕순에 비해, 소진호는 몸매가 길쭉했다. 그는 베이지색 스웨터에 양복바지를 입고 있었고, 머리를 뒤로 빗어 윤기가 흐르도록 무스를 발랐다.50대 되가는 사람이었지만, 나이를 전혀 먹지 않았고, 심지어 은근히 청년처럼 활기가 차 넘쳤다.소씨 가문의 유전자는 꽤 괜찮았다. 소진헌 세 형제는 모두 준수하게 생겼다.주덕순은 남편에게 얻어맞아 입을 삐죽거렸다.“왜 그래요, 내가 함부로 말한 것도 아닌데. 정은은 확실히 몇 년 동안 우리와 함께 설을 쇠지 못했잖아요. 난 상관없지만, 도련님과 동서가 정은을 많이 그리워했을 텐데.”말이 끝나자, 주덕순은 또 열정적으로 다가와서 정은의 팔을 안았다.“정은아, 넌 어쩜 이렇게 예뻐진 거야? 큰 도시에 가서 그런지 정말 다르긴 다르구나! 우리와 기질이 엄청 다르잖아.”정은은 오늘 하얀 롱패딩을 입고 있었는데, 안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벗었다. 안에는 살구색 스웨터였고, 옅은 갈색의 니트 롱스커트에 카키색 장화를 신었다. 그리고 긴 머리를 풀어헤치며 오직 앞머리만 리본으로 고정했다.이렇게 보니, 정은은 영리하고 얌전해 보여서 마치 달콤한 크림과 같았다.주덕순이 그녀의 기질이 좋다고 말하는 것도 당연했다.소시율은 이 말을 듣고 입을 삐죽 내밀었다.“엄마, 말이 너무 많은 것 같은데, 좀 조용히 하면 안 돼?”주덕순은 그녀를 노려보았다.“맨날 핸드폰을 가지고 놀 줄만 아는 사람이 내가 말이 많다고 싫어해? 넌 정은이 좀 따라 배워. 다른 것은 그렇다 쳐도, 꾸미는 거 잘 좀 보고 배워!”소시율은 오늘 짧고 타이트한 상의에 짧은 스커트, 그리고 스노우부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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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세 며느리 중, 박나영은 현명하고 내조도 잘했으며, 주덕순은 입담이 좋아 어르신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오직 이미숙만은 어르신들의 눈에 거슬리는 존재였다.시간이 흐르면서 소진헌 역시 점차 대접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장가를 가더니 부모를 잊은 아들이 무슨 소용인가? 돈도 잘 벌고 곁에서 부모를 모시는 사장인 큰아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정은은 이미숙 옆에 앉았다. 어차피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니, 굳이 나서서 비위를 맞추고 싶지 않았다.그저 조용히 밥을 먹고 나서 떠나면 될 일이었다.“정은이, 이 가방 꽤 예쁘네. 브랜드지?” 큰어머니 박나영은 과일 쟁반을 내려놓더니 갑자기 정은을 바라보았다.그 순간, 모든 시선들이 정은에게 떨어졌다.정은이 입을 열기도 전에 주덕순은 먼저 말했다.“어머, 이게 뭐라고 했더라? 루이 비통?”시율이 말했다.“모르면 입 좀 열지 마, 이건 에르메스야.”“뭐?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그 수천만 원짜리 가방이라고?!” 주덕순은 숨을 한 모금 들이켰다.그녀는 사치품에 대해 잘 모르지만, 한가해서 매일 출근할 때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때웠다. 얼마 전에 인기 드라마인 에서, 주덕순은 여주인공이 메고 있는 그 가방이 무척 비싸다는 것을 알았다!정은의 에르메스는 전부 도겸의 별장에 남겨뒀는데, 이 가방은 그녀가 혼자 돈을 벌어서 산 것이었다.오늘 정은은 이 옷을 맞추려고 들고 나왔는데, 위에 로고가 없었지만 박나영이 단번에 알아볼 줄은 정말 몰랐다.박나영은 은근히 놀랐다.“그렇게 비싸?”비록 남편이 사장이고, 크지도 작지도 않은 회사를 차렸지만, 박나영은 소진우를 따라 고생을 했기 때문에 옷차림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명품 가방은 더더욱 메고 다니지 않았다.할머니는 이 말을 듣고 참지 못하고 정은을 힐끗 보았다. 할아버지도 시선을 돌렸다.정은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럴 리가요? 길가에서 이 가방이 예쁜 것 같아서 샀는데, 겨우 몇 만 원밖에 안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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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주덕순은 마음속으로 몰래 웃으며 눈빛은 소진헌이 가져온 과일 바구니에 떨어졌다.“동서도 체리를 산 거야? 형님이 산 것보다 훨씬 작은 것 같은데?”이미숙은 활짝 웃으며 말투가 온화했다.“저희 집이 어떻게 형님댁과 비교할 수 있겠어요?”주덕순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러네! 누가 형님댁보다 잘 살 수 있겠어.”정은은 입술을 구부리며 무심한 척 말했다. “둘째 큰어머니는 무슨 과일을 사셨어요?”주덕순은 웃음이 굳어졌다.정은은 눈치채지 못한 듯, 마침 자신의 옆에 있는 그 과일 바구니를 뒤졌다.“어디 보자, 사과, 배, 귤...”비싼 과일은 하나도 없었다.“역시 둘째 큰어머니시네요. 모두들 자주 먹을 수 있는 과일을 사셨다니.”주덕순은 귀에 거슬리다고 생각했지만, 또 정은의 말에서 트집을 잡지 못했다.“그래, 난 식구들이 좋아하는 과일을 좀 샀어...”말하자면 주덕순은 가정 형편이 나름 괜찮았다. 부모님은 모두 전기 시설 관리직이었고, 아버지는 또 나름 중요한 직위를 맡았다. 주덕순은 집안의 외동딸이었으니, 어릴 때부터 돈이 부족하지 않았고, 그야말로 엄청 편안한 삶을 누렸다.그러나 그녀는 속이 좁고 따지기 좋아해서 결코 대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특히 가족들을 대할 때 더욱 그랬다.“가족을 챙기는 데는 둘째 큰어머니밖에 없네요.”“에헴.”박나영은 가볍게 기침을 했다.“말만 하지 말고 얼른 과일 먹어.”“네, 감사합니다, 큰어머니.” 정은은 대범하게 체리를 하나 입에 넣었다.“정말 엄청 달아요.”그러나 주덕순은 오히려 풀이 죽었다. 그녀는 어색해하며 자신의 남편을 바라보았고, 소진호가 자신을 위로하길 바랐다.그러나 소진호는 주덕순에게 눈빛 하나 주지 않았다.“엄마, 조금 더 먹어. 바삭바삭하고 엄청 달아!” 시율은 옆에서 재촉했다. ‘빨리 먹지 않으면 남들이 다 먹을지도 몰라.’“넌 먹을 줄만 알지? 너와 네 아버지는 날 괴롭히기 위해 태어난 것 같아!”소진호와 시율은 어이가 없었다....점심 12시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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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그럼요.”“아가씨, 정말 고마워!” 박나영은 받아서 한쪽에 놓은 다음, 이따가 뜯어보려고 했다.소수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금팔찌인데,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게에 가져가서 바꿀 수 있어요.”주덕순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아가씨도 정말 통이 크네. 금팔찌를 선물하다니...”소수정은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무척 득의양양했지만, 일부러 겸손한 척했다.“에이, 큰 오빠 댁이 얼마나 잘 사는데, 제가 산 금팔찌가 뭐라고요.”“그런데 왜 형님에게만 주는 거야? 나와 네 셋째 올케언니는?” 주덕순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아가씨는 이제 은행 책임자가 됐으니 평소에 큰 고객들을 상대할 텐데. 이런 도리를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소수정은 전혀 봐주지 않았다.“둘째 올케언니도 갖고 싶으신 거예요?”주덕순은 여전히 웃으며 대답했다.“금팔찌를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겠어? 안 그래 동서?”말하면서 그녀는 이미숙을 끌어들였고, 주덕순과 소수정은 일제히 시선을 돌렸다.이미숙은 말을 하지 않았다.“동서, 말 좀 해봐?”이 결정적인 순간에 소진헌이 입을 열었다.“우리 집사람은 주얼리 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요. 평소에 제가 사줘도 끼는 것을 본 적이 없거든요.”주덕순은 입을 삐죽거렸다.‘누가 촌놈이라고 하지 않을까 봐. 뭐? 금팔찌가 싫어? 개뿔!’“동서는 싫지만 난 좋은데!” 주덕순은 뻔뻔스럽게 말했다.“아가씨, 우리를 차별하는 건 아니겠지?”“그래요, 그럼 둘째 올케언니도 다음에 한턱 내요. 식구들 모두 초대한다면, 선물도 자연히 손에 들어오겠죠.”주덕순은 얼굴이 어두워졌다.‘우리는 별장도 없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집에 초대할 수가 있겠어.’“집이 작다고 생각되시면, 레스토랑에 가서 먹어도 돼요.” 소수정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듯, 주덕순이 입을 열기도 전에 바로 말했다.‘지금 장난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레스토랑에 간다고? 심지어 수준이 있는 레스토랑에 가야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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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당시 정은의 일로 소진헌과 이미숙은 직접 J시에 찾아갔지만, 돌아온 후 아무것도 말하려 하지 않았다.그러나 주덕순은 자신이 들은 소문도 사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정은이 연애를 하기 위해 공부를 포기한 게 뻔하지. 듣자 하니 그 남자의 조건이 아주 좋다고 들었는데. 재벌이라고 했나? 그래서 공부를 포기하고 그 남자에게 매달린 거구나.’소진헌과 이미숙은 눈살을 찌푸렸다.정은은 오히려 무척 평온했다.“아니요. 이미 헤어졌거든요.”“그 재벌들의 안목이 매우 높다고 들었는데, 그 사람도 그저 널 가지고 논 거겠지. 너도 참, 그렇게 똑똑한 아이가 뜻밖에도 그런 말을 믿다니. 재벌 집안에 시집갈 수 있는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주덕순은 말하면서 고개를 저었다.“내가 보기엔 말이야, 이 아가씨 명성이 가장 중요하지. 두 사람 그렇게 오랫동안 사귀었는데, 그 남자는 너한테 보상이라도 좀 주지 않았어?”‘드라마에서 보면, 돈 많은 늙은이들은 정말 통이 크던데. 이별 통보를 한 다음, 바로 여자에게 수억 원을 입금해 줬잖아. 이렇게 보면 정은이도 손해를 본 건 아니네...’하지만 주덕순은 질투하기 시작했다.‘남자와 몇 년 같이 잤다고 이렇게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니, 그럼 정은이도 이제 부자라는 거잖아? 이건 너무 불공평한데? 정은이는 무슨 절세미인도 아니고, 무슨 근거로 이렇게 쉽게 돈을 벌 수가 있는 거지? 이러다 셋째가 먼저 벼락부자로 되는 거 아니야?’정은은 눈을 들어 예리한 눈빛으로 주덕순을 똑바로 쳐다보았다.“제가 무슨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데요?”“그냥 뭐 돈이라든가, 비싼 주얼리라든가...”“그만하세요!”소진헌은 식탁을 두드리며 벌떡 일어섰다.“둘째 형수님, 비록 우리는 한 가족이지만, 그래도 말 좀 가려서 하세요!”주덕순도 따라서 일어섰다.“내가 뭘 어쨌다는 거야? 나도 단지 조카딸에게 관심을 가졌을 뿐인데, 그것도 안 되는 거야?”“이게 관심이라고요?”“어머, 지금 그게 무슨 뜻이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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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진말숙은 소진헌의 뒷모습을 보며 욕설을 퍼부었다.“이 불효자식이! 넌 그 불여우에게 홀려서 이제 감히 부모님을 거역하다니! 내가 한마디 하면, 넌 열 마디를 받아치는구나! 그래, 멀리 꺼져라, 불여우와 불여우가 낳은 어린 여우를 데리고 가! 영원히 우리를 찾아오지 말고!”이미숙이 공공연하게 자신을 반항하자, 진말숙은 체면을 잃은 것만 같았다.이 순간, 그녀는 이 며느리에 대한 미움이 극에 달했고, 심지어 자신의 아들까지도 함께 원망했다.‘세상에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하필이면 저런 여자를 찾다니! 이제 장가를 갔다고 어머니가 눈에 보이지도 않은 모양이야! 불효자식 같으니라고!’...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소진헌은 침묵을 지켰다. 이미숙은 가볍게 그의 손을 잡았다.소진헌은 이미숙을 향해 웃으며 자신이 괜찮다고 말했다.그동안 소진헌은 이미 진말숙이 다른 사람 편드는 것에 익숙해졌는데, 이렇게 불쾌하게 헤어지는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예전에는 참을 수 있으면 될수록 참았지만, 정은과 관련된 일이었으니, 평소에 성격이 좋기로 소문난 소진헌도 그들의 그러한 비방을 용납할 수 없었다.집에 도착하자, 이미숙은 밥을 하려고 했고, 정은은 그녀를 막았다.“엄마, 제가 할게요.”“네가?”예전에 집에 있을 때, 정은은 열 손가락에 물 한 방울조차 묻히지 않았는데, 밥도 소진헌이 앞에 갖다 놓지 않으면 절대로 먹지 않았다.“네, 오늘은 제 솜씨 좀 맛보세요.”“주방이나 태우지 마.” 기분이 그리 좋지 않던 소진헌도 참지 못하고 말했다.정은은 은근히 화가 났다.“제가 정말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고 생각하세요?!”부부 두 사람은 나란히 고개를 끄덕였다.한 시간 후, 식탁에 가득 차린 요리를 보고, 소진헌과 이미숙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당황해졌다.제육볶음, 소꼬리탕, 잡채, 갈비찜, 닭볶음탕, 생선구이, 야채 볶음 두 개, 그리고 두부찌개가 있었다.이미숙은 침을 삼키며 물었다.“이, 이거 다 네가 한 거야?”정은은 자랑스럽게 턱을 치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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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당신 말고 또 누가 이런 막돼먹은 짓을 할 수가 있겠어요?” 이미숙은 화가 많이 났다.그녀는 남에게 욕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막돼먹다’라는 단어도 이미숙이 생각하는 가장 심한 욕이었다.그러나 류춘미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녀는 허리를 짚으며 냉소를 지었다.“내가 막돼먹어? 이 정도 가지고? 넌 더 막돼먹은 것을 본 적이 없어서 그래!”“그럼 인정한 거네요? 당신이 그런 거 맞죠?” 이미숙은 눈을 부릅떴다.류춘미는 이미숙의 시선을 피했다.“너 말 조심해, 내가 뭘 인정했다는 거야? 증거는? 증거 있냐고? 그리고 설령 이게 내가 한 짓이라고 해도 뭐가 어때서? 능력 있으면 경찰 불러서 날 감옥에 집어넣든가. 고작 꽃 하나 망쳤다고 경찰들이 출동할 것 같아? 내가 바보인 줄 아냐고?”이미숙은 류춘미 때문에 화가 나서 숨조차 쉬지 못했다.소진헌은 재빨리 다가가서 이미숙을 뒤로 감쌌다.“류 씨, 지금 너무한 거 아니야! 그 등꽃이 당신을 방해하지도 않았는데. 다 같은 이웃들끼리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어?”정은은 한바퀴 둘러보았다. 정원에는 등꽃 꽃잎이 가득 널려 있었고, 벽과 가까운 화분대는 아예 파괴되었는데, 지금 아직도 공중에 걸려 있었다.정원은 그야말로 범죄 현장에 비견될 정도로 너저분했다.“당신이 방해하지 않았다고 하면 방해하지 않은 거야?” 류춘미는 소진헌이 나서는 것을 보고, 두려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소매를 걷어붙이며 싸울 준비를 했다.“당신의 꽃이 내 밭의 햇빛을 가렸으니, 내가 심은 채소들이 다 죽었잖아. 게다가 벌레까지 생기게 만들었는데도 계속 발뺌할 거야?”“또 이 화분대들도 그래.”류춘미는 땅을 가리켰다.“모서리가 있는 데다가 또 우리 집 창문을 마주하고 있어서 우리의 운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는데, 아직도 방해가 되지 않았다고?”소진헌은 화가 나서 되려 웃음이 나왔다.“일단 우리 두 집 사이의 공터는 공용이라서 채소를 심는 자체가 규정을 위반한 짓이야. 당신은 채소에 벌레가 생겼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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