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 Chapter 151 - Chapter 160

All Chapters of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Chapter 151 - Chapter 160

513 Chapters

제151화

“이건 좀...” 주덕순은 판매원의 시선을 피하며 우물쭈물했다.“내일 사인하면 안 될까? 내일 꼭 사러 올게!”판매원의 표정이 싸늘해졌다.“그래요, 그럼 내일 다시 오세요. 하지만 그 전에 다른 손님이 계약을 한다면 저도 방법이 없어요.”주덕순은 이를 악물었다.“그럼 내가 전화 좀 할게, 응?”“그래요.”주덕순은 VIP 룸에서 나와 구석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전화를 걸기 전, 그녀는 특별히 고개를 돌려 이미숙과 정은을 살펴보았다. 그녀들이 절대로 들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주덕순은 번호를 눌렀다.“여보세요? 아버지, 저예요. 전에 새 집을 사려 하셨잖아요, 그래서 저 오늘 레이크 다이아에 왔는데... 맞아요, 바로 요즘 가장 잘 팔리는 그 건물이에요! 제가 시율이 아빠랑 다 봤는데, 환경이 너무 좋아요... 맞아요,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 그럼 오늘 오셔서 바로 계약을 하시지 그래요? 그래야 저희도 마음이 놓이죠...”주덕순은 돈이 없었기에 다른 계획을 하고 있었다.지금 그들이 살고 있는 그 집은 나름 괜찮았지만, 레이크 다이아와 비하면 많이 부족했다.마침 주덕순의 부모님이 집을 바꾸려 했기에, 그녀는 먼저 자신의 부모님이 이 건물을 사게끔 설득했다. ‘앞으로 두 분에게 떼를 좀 쓰면, 우리가 지금 지내는 집과 바꿔주실 거야. 어차피 그 집도 방이 3개라서 엄청 넓은 데다가, 자식이라곤 나 하나밖에 없으니, 돌아가시면 이 집도 다 내 거잖아? 내가 미리 들어가서 사는 것뿐이이라고. 집 명의는 일단 두 분의 이름으로 쓰자. 전액으로 다 지불한 후에 다시 내 명의로 바꾸면 돼. 그때 가서 직접 증여 절차를 밟으면 세금도 절약할 수 있어.’“그럼 제가 판매원에게 말할게요. 두 분 지금 얼른 택시 타고 오세요. 맞아요. 인성 고등학교 근처에 있어요...”다른 한편, 주덕순이 이 집을 살지 말지, 또 누가 들어가서 지내고, 집은 누구의 명의로 되는지에 대해, 정은과 이미숙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그들은 심지어 주덕순이 쇼를 하는 것을
Read more

제152화

이렇게 생각하니 주덕순은 질투를 할 수밖에 없었다.소씨 가문 세 형제들 중, 첫째는 회사를 차려 사장님이 됐기에 돈이 확실히 많았다. 그래서 그들과 같은 일반 가정과는 아예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그 다음은 주덕순네였는데, 소진호는 비록 소진우보다 돈이 없었지만, 소진헌과 비하면 훨씬 부자였다. 주덕순 부모님 덕에 기업 대리로 일하고 있었으니, 평소에 한가할 뿐만 아니라 연봉도 수천만 원 넘었다.게다가 주덕순도 전기 시설의 관리직이었고, 지금은 소시율까지 공무원으로 들어갔으니, 그나마 풍족한 가정이었다.‘제일 잘 못 사는 게 작은 도련님네지. 연성대 나왔다고 잘난척은? 결국 고향에 돌아와서 교사가 되었잖아. 그것도 과외비 하나 못 버는 정직한 교사. 이미숙은 더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이고. 듣기 좋게 말하면 작가, 사실은 그저 백수일 뿐이잖아. 그동안 무슨 세상 사람을 놀라게 하는 저작을 썼는데? 얼마나 많은 책을 출판했는지, 또 저작권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데? 사인회도 한 번 열지 못한 사람이 작가라고? 집에 앉아서 빈둥빈둥 놀기만 했으면서!’원래 주덕순은 소진헌 앞에서 자랑하길 좋아했는데, 지금 가장 가난한 소진헌네가 갑자기 별장에 들어가서 살게 되었다니?! 그것도 L시에서 가장 비싸고 가장 좋은 별장에서.주덕순의 부모님은 그동안 저축한 돈을 몽땅 내놓아도 결국 가장 작은 아파트 하나밖에 살 수 없었다.‘셋째가 무슨 돈이 있다고?’“여보, 요즘 도련님네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봤어요? 뭔가 이상한 점은 없었어요?”“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도련님은 당신 친동생이잖아요?!”“우리는 평소에 얘기도 잘 하지 않았어. 게다가 당신도 그들과 적게 어울리라고 하지 않았어?”주덕순은 확실히 소진헌네와 어울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누가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같이 다니길 좋아하겠는가? 그녀는 심지어 이미숙이 돈을 빌려 달라고 말할까 봐 두려웠다.“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는 건데?”“도련님이 말도 없이 갑자기 별장을 하나 샀는데
Read more

제153화

소수정은 바로 중점을 알아차렸다.[정은이가 그 별장을 샀다고요?]“그래, 정말 대단한 아이야! 우리 시율보다는 훨씬 낫지. 시율이도 지금 공무원이 되어서 매달 정해진 월급만 받을 수밖에 없잖아...”[정은이에게 무슨 돈이 있는 거죠?]주덕순은 입술을 가리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그건 나도 모르지. 하지만 요즘 젊은 아가씨들은 능력이 엄청 대단하다니깐. 명품 옷에 비싼 가방을 다 하고 다니고. 혼자 살 돈이 없지만, 남자들이 막 선물로 주고 그러잖아...”소수정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아이고, 내 입 좀 봐.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데. 그래, 그럼 아가씨도 얼른 일 봐. 먼저 끊을게.”주덕순은 소수정이 낚인 것을 보며 바로 전화를 끊었다.소수정은 핸드폰을 꽉 쥐더니 생각에 잠겼다.주덕순은 소수정과 전화를 다한 다음, 또 박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형님, 저예요, 시율이 엄마...”[전화하길 잘 했네. 전에 회사 손님이 집에 와서 세배를 했는데, 술과 담배 그리고 특산물 좀 가져오셨어. 이미 두 몫으로 나누었으니까, 시간 있으면 정은이 엄마랑 같이 와서 가져가.]전에 박나영은 설날에 받은 물건을 주덕순에게 조금 나누어주었지만, 올해 처음으로 소진헌네에게 나누어주었다.주덕순은 마음이 씁쓸해지더니 또다시 질투를 하기 시작했다.“올해는 정은이네도 있는 거예요?”[전에는 얼마 되지 않았으니 동서에게만 주었는데, 올해는 많이 남아서.]‘아무리 많아도 난 다 받을 수 있는데.’“형님께서 늘 저희를 이렇게 생각하시다니, 정말 너무 고마워요. 그러나 정은이네는 아마도 그 물건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예요.”[왜?]박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이제 레이크 다이아에 별장까지 샀으니 무슨 좋은 담배와 좋은 술을 사지 못하겠어요?”“레이크 다이아의 별장을 샀다고?” 박나영도 당연히 이 이름을 들은 적이 있었다. 들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가서 집을 본 적도 있었다. 아들이 결혼할 나이에 들어서자, 엄마인 그녀도 신혼집을 마련해야 했다.소인
Read more

제154화

“그래도 괜찮아. 대금을 받고 자금이 넉넉해지면, 가격을 좀 더 올려서 남의 별장을 사면 되잖아.”‘남이 살던 아파트를 사서 인훈이 신혼집으로 하자고? 그게 말이 돼?’박나영은 입술을 벌렸지만, 소진후가 이렇게 말한 이상 결국 포기했다. 게다가 지금 회사 사정이 확실히 좋지 않았던 것이다.그러나 레이크 다이아의 별장 때문에 박나영은 매일 밤 잠을 설쳤다.사고 싶었지만 돈이 부족했고, 포기하기엔 또 달갑지 않았다.[레이크 다이아 별장이라고? 확실해?]박나영은 전화 너머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주덕순은 웃으며 생각했다. ‘거 봐, 누구나 다 이상하다고 생각하잖아. 가장 못 사는 도련님네가 별장을 샀다니.’“제가 그 구매 계약서를 직접 봤다니깐요! 가짜일 리가 없어요. 게다가 동서도 스스로 인정했고요. 정은이가 효도하고 싶다고 별장을 사줬다나. 아이고, 우리 시율이는 왜 이렇게 능력이 없을까요? 이렇게 보면 정은이 그 계집애는 인훈보다 더 나은 것 같네요!”‘인훈이는 비록 회사를 차렸지만, 부모님에게 별장을 사준다는 말을 한 적이 아예 없었잖아?’박나영의 목소리가 조금 차가워졌다.[정은이야 줄곧 효심이 있는 아이였지. 그러나 그 많은 돈은 어디서 났을까?]“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형님, 지금 젊은 여자아이들이 얼마나 대단한데, 절대로 무시하면 안 된다니까요.”박나영은 더 이상 별장에 관해 얘기하고 싶지 않아 화제를 돌렸다.[언제 시간 나면 얼른 와서 물건 가져가.]“내일 갈게요. 시율이 아빠더러 퇴근하는 길에 들르라고 할게요.”[그래.]통화가 끝나자, 주덕순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소진호는 눈살을 찌푸렸다.“당신은 왜 이 일을 온 세상에 떠벌리려는 거야? 진헌이네가 별장을 샀는데 어쩜 당신이 더 흥분한 거지?”이것은 주덕순 답지가 않았다.“내가 언제 떠벌렸다는 거예요? 다 같은 가족들끼리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죠. 정은이네가 별장을 산 것은 아주 큰 경사라고요!”“당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소진호는 자신의
Read more

제155화

소수정은 슬리퍼로 갈아신은 다음, 고개를 들어 거실을 둘러보았다. 구석에는 포장된 여러 개의 박스가 조용히 소파 옆에 놓여 있었다.“오빠, 올케 언니, 지금 대청소를 하고 있는 거예요?”이미숙은 웃으며 대답했다.“아니. 그냥 침대 시트와 이불 그리고 옷을 치우고 있을 뿐이야.”“그럼 다 치운 거예요?” 소수정의 눈빛은 그 박스 위에 떨어졌다.“어, 거의 다.”“이사할 계획인가요?”“맞아.”“어디로요?”소진헌과 이미숙은 눈을 마주쳤는데, 이런 일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게다가 숨겨도 평생 숨길 수 없었으니 조만간 식구들 모두 알 것이다.소진헌이 대답했다.“근처에 새로 개발된 건물인데, 레이크 다이아라고 너도 알 거야.”“아파트를 사신 거예요?”“아니.” 소진헌은 고개를 저었다. “별장을 샀어.”소수정은 마치 금방 이 소식을 알게 된 것처럼 놀라움을 선보였다.“오빠, 레이크 다이아의 별장은 가장 싼 것도 8천만 원 정도 할 텐데. 그 많은 돈을 어떻게...”그녀는 잠시 멈추더니 걱정 어린 눈빛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법을 어기는 일을 한 건 아니죠? 그건 절대로 안 돼요.”“내가 그럴 엄두가 어디 있겠어?” 소진헌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그럼 이 돈은...”“우리 정...”“아빠!” 이때 정은이 갑자기 베란다에서 들어오더니 소진헌을 불렀다.“아빠도 참. 고모가 갑자기 찾아오셨는데, 무슨 일 있는지부터 물어보셔야지 혼잣말만 하시다니.”“그러네, 수정아, 웬일로 찾아온 거야?”평일에 찾아오지 않은 사람이 느닷없이 왔으니 틀림없이 중요한 일이 있을 것이다.‘어...’소수정은 멍해졌다. 그녀는 정은이 이때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또 자신이 말문이 막힐 줄은 더욱 몰랐다.“오, 오늘 이 근처에 접대가 있어서 잠깐 들렀어요.”“그렇군요. 고모 이제 금방 은행 책임자로 승진했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엄청 바쁘실 줄 알았어요.”소수정은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바쁜 와중에 짬을 낸 거야... 참, 정은
Read more

제156화

소수정은 간곡하게 충고를 했다.“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아주 간단해. 우리 여자는 말이야, 아무리 어려운 곤경에 부딪쳐도 절대로 삐뚤게 살 순 없어. 착실하고 침착하게 살아야지, 남에게 손가락질 받는 일을 하면 안 돼. 요행심리는 더욱 가지면 안 되고!”정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했다.“확실히 그렇죠.”“너도 찬성하는 거야, 응?” 소수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정은이 아직 이성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그럼요.”“그래, 그럼 나도 이제 마음이 놓이네.”소수정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가능한 한 빨리 계약 취소해 버려. 수수료가 조금 들겠지만, 그래야 마음이 놓이지 않겠어?”정은은 여전히 영문을 몰랐다.“왜? 아쉬워?” 소수정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방금 내 말을 아예 듣지 않았던 거야?’정은은 그제야 그녀의 목적을 알아차리더니 웃으며 대답했다.“우선 저도 고모께서 방금 하신 말씀에 동의해요. 여자는 확실히 자신에게 의지해야 하죠. 하지만...” 그녀는 말머리를 돌렸다.“저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았어요. 그러니 저는 지금 고모께서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하시고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 절대로 따지지 않을 거예요.”‘이제 나도 말을 아주 분명하게 말한 셈이겠지? 아이큐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다 알아들을 수 있을 텐데.’“그리고 그 별장은 제가 제 부모님을 위해 산 거예요. 계약도 이미 체결했기 때문에 취소는 불가능해요. 앞으로 인생 경험을 공유하실 때, 선을 좀 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건의하실 순 있지만, 굳이 저에게 명령을 내리실 필요가 있을까요?”방금 ‘계약을 취소해’라는 말 한마디는 이미 정은을 대신해서 결정을 내렸다.듣기 좋게 말하면 조언을 하는 거지만, 듣기 싫게 말하면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것이었다.정은은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그녀의 예상대로 소수정은 씩씩거리며 떠났다.“부끄러운 줄도 모르다니! 어른한테 감히 말대꾸를 해?!”소진헌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정은아,
Read more

제157화

채소, 닭, 생선까지 기른다면, 류춘미네 식구들이 먹기에 충분했다!“어머, 이사 가는 거야?” 류춘미는 정원에 서서 팔을 안고 웃으며 물었다.소진헌은 그녀를 상대할 시간이 없었고, 낑낑거리며 땅을 팠다. 이미숙은 방안에서 류춘미의 목소리를 듣고, 밖으로 내딛던 발을 바로 거두었다.‘보기만 해도 짜증이 나는 사람이야.’류춘미는 입을 삐죽거렸다.“득의양양하긴? 결국 나한테 쫓겨난 셈이잖아...”...“류 씨, 장 보러 가는 거야?”류춘미는 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평소에 자신과 친하게 지내는 친구를 만났다.“그래, 계란 좀 샀어. 이 시간에 가면 오전보다 값이 절반 싸다니깐!” 류춘미는 의기양양하게 눈썹을 치켜세웠다. 이건 뻥이 아니었는데, 이 동네에서 그녀보다 더 ‘알뜰’한 사람은 없었다.“그럼 다음에 나도 이 시간에 사러 가야지. 참, 그거 들었어? 네 옆집에 살던 그 소 선생님이 이사 갔다며?”류춘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어느 동네의 집을 세냈는지. 그곳이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보다 더 편리하겠어?”‘흥! 반 백 살이 된 사람이 이런 일로 이사를 가다니. 그래, 이사 가길 잘했지. 그럼 나도 두 달마다 선반에 올라가서 그 귀찮은 꽃들을 자를 필요가 없잖아.’상대방은 목소리를 낮추었다.“전에 너와 다퉜다고 이사 간 건 아니겠지?”류춘미는 의기양양하게 턱을 치켜들었다.“그건 나도 모르지. 만약 정말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소 선생도 참 소심한 사람이야!”“그래도 네가 대단하긴 해. 헤헤, 앞으로 그들의 정원에다 채소를 심으면 딱인데...”“나도 마침 그 생각을 하고 있었어!” 류춘미는 흥분해하며 말했다.“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이떄 다른 한 이웃이 황급히 지나갔다.“빨리 떡 받으러 가지 않고 뭐 하는 거야! 늦게 가면 없을지도 몰라...”류춘미가 물었다.“웬 떡이래?”“소 선생님이 떡을 돌리고 있잖아. 두 사람 이웃이니 벌써 받았겠군. 나도 빨리 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떡이 다 떨어질지도...
Read more

제158화

소진헌이 말했다.“그럼 저 먼저 집사람과 상의 좀...”[상의?] 진말숙은 기분이 언짢았다.[뭘 상의한다는 거야? 넌 남자이고, 한 집안의 주인이라고! 이렇게 간단한 일을 아내에게 물어봐야 결정할 수 있는 거야?]“어머니, 제가 아무리 집안의 주인이라고 해도 집사람에게 미리 말을 해야죠. 이건 기본적인 존중이잖아요...”[정말 못났구나! 그래 상의해 봐. 정은이 엄마가 동의하면 그만이지만, 동의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차피 나와 네 아버지는 내일 꼭 갈 테니까!]말이 끝나자 진말숙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왜 그래요? 누구 전화예요?” 이미숙은 정원으로 들어서자 남편이 머리를 긁적이고 있는 것을 보았다.“우리 어머니.”“뭐라고 말씀하셨는데요?”“마침 이사한 걸 축하한다면서, 내일 정월 대보름에 우리 집에 오실 거래...”“그래요.” 이미숙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큰 형님네와 작은 형님에 그리고 아가씨까지 모두 불러요.”...이튿날 아침, 이미숙은 장을 보러 시장에 갔다.오후 4시가 되자, 다른 식구들도 모두 도착했다.주덕순은 들어간 이후 좌우를 두리번거렸는데, 보면 볼수록 점점 질투를 했다.비록 소진헌네가 고급 별장을 샀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두 눈으로 직접 보니 여전히 엄청난 충격을 느꼈다.그래서 말이 가장 많고 또 잘난 척하길 가장 좋아하는 주덕순은 들어온 후 보기 드물게 침묵을 지켰다.소진호가 팔로 그녀를 툭툭 치자, 주덕순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도련님, 동서, 정말 축하해.”소시율도 오늘 이곳에 따라왔다. 그녀는 이미숙을 바라보며 물었다.“작은 어머니, 저 집 좀 구경해도 될까요?”“그럼.”시율은 거실에서 두 바퀴 돌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소진우는 너무 바빠서 오늘 오지 않았지만 박나영이 대신 왔다. 그녀는 심지어 돈을 가득 넣은 봉투를 이미숙에게 건네며 웃으며 말했다.“정말 화려하고 예쁜 별장이야. 이사 온 걸 축하해.”이미숙은 거절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고, 결국 받을
Read more

제159화

주덕순은 감탄했다. 비록 악의가 없는 것처럼 들렸지만, 그 말투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박나영은 뭔가를 떠올리며 물었다.“난 아직 정은이 네가 J시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데, 일반 직장인은 아니겠지? 일반인이라면 수천만 원을 벌기가 쉽지 않을 텐데.”정은이 눈살을 찌푸리자, 이미숙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자신이 대신 입을 열었다.“형님들도 참, 우리 정은이는 대학을 졸업한 후 비록 계속 대학원 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집에 박혀 놀지도 않았어요. 중간에 일자리를 바꿔 가며 돈을 조금 모은 것뿐이죠.”소수정은 차갑게 웃었다.“정말 스스로 돈을 벌어서 모은 거면 좋겠지만, 정은이가 잘못된 길로 들어설까 봐 두렵네요.”이미숙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아가씨, 우리 정은이를 관심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정은이도 이제 성인이 됐으니 자신의 계획이 있겠지. 우리는 부모로서 그냥 응원해줄 거야.”주덕순은 눈썹을 치켜세웠다.“계획? 동서 말을 들으니 정은이에게 이미 다른 계획이 있는 거야? J시에 돌아가서 일자리를 찾는 거? 아니면 새로운 ‘목표’를 찾을 계획인가? 내년에 돌아올 때 또 수천만 원 들고 돌아오는 건 아니겠지?”주덕순은 일부러 ‘목표’라는 두 글자에 힘을 주었는데, 정은을 야유하는 게 분명했다이미숙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입을 열려고 했다. 이때 마침 정은의 핸드폰이 울렸다.“엄마, 저 전화 좀 받을게요...”“응, 그래.” 이미숙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참자, 참자.’“응, 수민아, 왜 그래? 무슨 일 있어?”조수민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필기시험 성적 나왔어. 너 빨리 점수 확인해 봐.]정은은 시간을 계산해 봤는데, 성적 발표하는 날이 확실히 오늘이었다!‘너무 바빠서 잊어버렸어...’“그래, 지금 바로 알아볼게.” 전화를 끊은 후, 정은은 바로 위층으로 뛰어갔다.침실로 돌아온 그녀는 바로 노트북을 켰다. 정은은 대학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재빨리 수험표와 비밀번호를 입력했고, 엔터키를 누르
Read more

제160화

한 무리의 사람들은 즉시 2층으로 달려갔다. 소리를 따라 정은의 침실에 도착하니, 눈 앞에 이런 광경이 펼쳐졌다.시율은 땅바닥에 앉아 있었고, 옆에는 가방 두 개가 놓여 있었다. 모두들 뛰어들어 들어오자, 그녀는 즉시 울부짖으며 발을 동동 굴렀다.시장에서 행패를 부리는 아줌마와 다름없었다.“시율아, 왜 그래? 엄마한테 말해.” 주덕순은 달려가서 시율의 곁에 쪼그리고 앉았다.“자, 우리 먼저 일어나자...”“싫어요! 오늘 소정은이 저한테 사과하지 않으면, 저 절대로 안 일어날 거예요!”정은은 냉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그래, 그럼 너 바닥에 실컷 앉아 있어. 누워도 난 상관이 없으니까.”“너--”주덕순은 눈빛이 날카로워졌다.“갑자기 웬 사과야?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야?”“엄마! 소정은이 절 때렸단 말이에요.”“뭐?” 주덕순은 눈을 부릅뜨며 고개를 돌려 정은을 바라보았다.“넌 어떻게 사람을 때릴 수 있니?”“둘째 큰어머니, 정말 죄송해요. 침실에 돌아오자마자 드레스룸에서 인기척이 들려왔거든요. 저는 도둑이 든 줄 알고... 하지만 저도 궁금해요. 왜 시율이가 제 방에 나타났는지. 그리고 왜 또 물건을 뒤지는 소리가 났는지.”말하면서 정은은 바닥에 떨어진 두 가방을 힐끗 쳐다보았다.주덕순은 얼굴빛이 하얗게 질렸다.“그랬구나... 시율이는 아마 궁금해서 네 물건을 뒤졌을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때리다니, 그건 네 잘못이지!”“저도 그게 시율인 줄 몰랐어요. 도둑이 들어온 줄 알고 망설이지 않고 손을 쓴 건데. 정상인이라면 왜 남의 집에 와서 옷장을 뒤지겠어요, 안 그래요 둘째 큰어머니?”주덕순은 시율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시율은 마음이 찔려서 감히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이미숙은 웃으며 말했다.“오해였구나. 잘 풀렸으면 됐어. 그럼 이제 우리도 내려가서 식사할 준비해야죠?”이때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핸드폰이 바로 소진헌의 옆에 있었기에 정은이 말했다.“아빠, 이리 주세요.”“어.”
Read more
PREV
1
...
1415161718
...
52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