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연이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을 때, 이권이 뒤에서 창문을 두드렸다.“셋째 도련님, 물건을 가져왔습니다.”유강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온다연을 의자에 앉히고 부드러운 담요를 덮어주었다.“먼저 그림 그리고 있어. 잠깐 나갔다 올게.”사무실에 들어서자, 이권은 방금 받은 USB를 유강후에게 건넸다.“고유정의 모든 영상이 여기 있습니다. 보시겠습니까?”유강후는 사무용 의자에 앉아, 그 USB를 차갑게 쳐다보았다. 그의 눈은 어둡고 차가워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처럼 보였고, 그 안에는 피바람이 일고 있었다.이권은 고씨 가문에 곧 닥칠 일을 생각하며 소름이 돋았다.‘내 사장님이라 다행이야!’두 달 전, 유강후는 몇몇 사람을 통해 무한테크의 주식을 매입하고, 먼저 여론을 이용해 회사의 평판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여러 방면에서 압박을 가하다가, 다시 희망을 주어 대주주의 지분을 손에 넣었다.며칠 사이에, 무한테크의 핵심 기술 인력들을 모두 빼앗아 버렸고, 무한테크는 껍데기만 남은 상태가 되었다.그렇게 두 달 만에 국내 최고의 대기업을 먹어 치웠고, 기업을 죽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너일가의 추문을 잇달아 폭로해 업계의 웃음거리로 만들었다.이를 위해 사용된 강력한 수단과 권력, 인맥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방대했다.이러한 계략과 하나하나 정교하게 설계된 덫은 보통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고씨 가문은 여전히 유강후를 마지막 희망으로 여기고 있지만, 사실 그는 그들을 파멸시키러 온 진짜 ‘사신’이었다.특히 고유정은 장하 그룹의 도련님 봉현수와의 약혼의 꿈에 취해 있지만, 그것이 단지 꿈일 뿐이고 곧 산산이 부서질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이권은 다시 한번 자신이 유강후의 아군이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언제 어떻게 죽어 나갈지 예측할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유강후는 USB를 컴퓨터에 꽂고, 아무 영상이나 클릭해 열었다. 그 안에는 고유정에 관한 입에 담기 어려운 영상들이 들어 있었다. 그는 몇 초간 시청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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