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 누나는 팔짱을 낀 채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그래요. 누가 말린대요? 하지만 정직은 없던 거로 하는 게 좋을 거예요. 안 그러면 앞으로 자주 보게 될 테니까.”여자는 남주 누나의 말에 전화를 하지 못했다.그러자 남주 누나는 콧방귀를 뀌며 자리에 앉아 계속 식사했다.나와 애교 누나는 서로 시선을 교환하며 남주 누나의 박력에 내심 감탄했다.만약 내가 정직당하고 조사를 받게 되면 진작 당황해서 아무것도 못 했을 거다.순간 나이와 경험도 한 사람의 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남주 누나는 그만큼 실력 있고, 나는 없다.얼마 뒤, 여자는 전화를 받더니 안색이 어두워진 채 씩씩기러며 떠나갔다.애교 누나는 놀란 표정을 하며 물었다.“그냥 이렇게 간다고? 그럼 문제도 해결된 거야?”남주 누나는 아무렇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상관없어. 마음대로 하라고 해. 그런 것까지 신경 쓰기 싫어.”애교 누나는 충격을 받은 것처럼 말했다.“너도 참, 이 상황에 밥이 넘어가?”“아니면? 울면서 용서해달라고 빌까? 애교야, 이럴 때일수록 무서운 티 내면 안 돼. 별문제 될 것도 없고, 횡령도, 부패도 안 했고 그저 사생활이 조금 문제되는 건데 뭐! 까짓거 승진 안 하면 되지. 하지만 이 일로 나를 파면하는 건 어려울 거야.”“그동안 내가 강북을 위해 한 일이 많다는 건 다들 지켜봐서 알 거야. 그런데 나를 파면하면 강북구에는 손해야. 위에서 나를 처리하고 싶어도, 시장님의 동의부터 구해야 할 걸.”들으면 들을수록 놀라웠다.나는 여자를 이토록 존경한 적이 없다.충분히 놀랄 상황에도 태연하게 마치 태산처럼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참으로 대단했다.그때 애교 누나가 말했다.“공무직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난 몰라. 너만 떳떳하면 돼. 그런데 정훈 씨는 어떡해? 너한테 이런 일이 생겼으니 분명 소식 들을 텐데, 어떻게 설명하려고?”고정훈 얘기에 남주 누나의 미간이 구겨졌다.“정훈 씨 얘기는 하지 말지. 조사받는 건 하나도 두렵지 않은데, 우리 남편한테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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