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긴장하지 마. 나도 수호 군이 나쁜 사람 아니라는 거 아니까.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기다리지도 않았어.”윤해철의 말에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왜 기다리신 거예요?”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그러자 윤해철이 싱긋 웃으며 답했다.“저쪽 벤치에 앉아서 얘기하자고.”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윤해철과 함께 공원 벤치에 앉았다.“우리 집사람이 수호 군한테 뭘 시켰는지 나도 아네. 하지만 난 아직 집사람을 받아줄 수 없어. 몸 건강 때문이 아니라 회사 때문에. 우리 회사에 요즘 문제가 생겼는데 한동안은 그걸 처리해야 하거든. 그러니 우리 집사람 쪽은 수호 군이 시간 좀 끌어 줘.”윤해철이 상세한 사항은 설명하지 않았지만,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있었다.하지만 그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고민됐다.내가 이영미를 돕는 건, 이영미가 양동준을 설득해 나를 제자로 받게 해준다고 약속해서다. 하지만 윤해철을 돕는 건 나한테 아무런 이득이 없기에, 도와야 할지 무척 고민됐다.짝짝!내가 한창 고민하고 있을 때, 윤해철이 갑자기 손뼉을 쳤다. 그 순간 수풀 뒤에서 날카로운 눈매를 한 남자가 걸어 나와 윤해철에게 공손히 인사했다.“윤 회장님.”윤해철은 사람 좋은 미소를 하며 나를 바라봤다.“이 애는 내 개인 경호원 겸 기사인 변석훈이라고 하네. 이 애의 실력도 양동준 못지않아. 수호 군이 내 요구를 들어주면 석훈이더러 수호 군을 제자로 받아주라고 할게.”나는 도저히 내 귀를 믿을 수 없었다. 변석훈의 실력이라면 의심이 가지 않았다. 윤해철의 개인 경호를 맡을 정도라면 실력은 당연히 문제없을 거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발전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해 한동안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왜? 싫나?”윤해철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좋아요. 너무 좋아요. 회장님 조건은 저한테 너무 이득이에요.”“하하. 별거 아니야. 말 한마디만 하면 되는 일이거든.”비록 그렇다지만 나는 너무 감격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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