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82화

작가: 은광수
“정말 갔어요?”

난 그 말이 믿기지 않았다. 정태곤은 절대 순순히 돌아갈 사람이 아니다.

그때 소여정이 말했다.

“갔어. 가는 거 내가 직접 봤어. 어젯밤 일은 정말 몰랐어. 만약 알았다면 분명 막았을 거야.”

“소여정 씨 탓할 생각 없으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나는 진심으로 말했다.

그러자 소여정이 의아한 듯 물었다.

“정말 내 탓 안 해?”

“소여정 씨가 정태곤더러 저를 죽이라고 시킨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소여정 씨를 탓해요?”

“내가 수호 씨 찾아가서 정태곤이 살의를 느낀 거잖아.”

소여정이 말했다.

나는 그 말에 반박하지 않았다.

“하긴. 그럼 다음부터 저 찾아오지 마세요.”

“진심이야?”

“농담이에요. 소여정 씨는 제 환자잖아요. 제가 제 환자를 치료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러운 거지.”

문제에 직면했다고 자꾸 피하면 안 된다. 만약 내가 피하면 오히려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처럼 보일 테니까.

게다가 앞으로 따로 나가 사업하면 이런저런 문제에 직면할 텐데, 고작 이런 용기조차 없다면 사업도 하지 말아야 한다.

내 말을 들은 소여정은 은근히 기뻐했다.

“어디 있어? 내가 지금 갈게.”

“오늘은 됐어요. 저 다쳐서 오늘 하루는 집에서 휴식하고 있거든요.”

“치료하러 가는 거 아니야. 얼마나 다쳤나 보러 가는 거지. 수호 씨 입으로 내 의사라고 했잖아. 내 주치의가 나 때문에 다쳤는데 병문안 가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소여정의 말에 나는 반박할 수 없어 결국 주소를 알려주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소여정은 혼자 온 게 아니라 백연우와 함께 왔다.

“하. 나 오늘 바빠. 지은이 찾아가지 왜 나를 끌고 오는 거야?”

“그걸 말이라고 해? 우리 성격이 안 맞는 거 알면서. 내가 부른다고 지은이가 따라오겠어?”

두 사람은 중얼거리며 안으로 들어왔다. 심지어 소여정의 손에 보건 식품을 가득 들려 있었다.

“그 정도 아니에요. 이거 다 찰과상이에요.”

이 보건 식품은 모두 귀한 것들이라 분명 적지 않은 돈이 들었을 거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83화

    “비꼬지 마세요. 저도 마음 같아서는 정태곤을 죽이고 싶어요. 그럴 능력이 안 돼서 비겁한 수단으로 상대한 거지.”“비겁하든 말든 뭔 상관이야. 목숨만 건지면 되지.”어제까지만 해도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난 양동준만큼 강해지고 싶다. 아니, 심지어 양동준보다 더 강해지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임천호처럼 실력이 부족해도 권력이 있어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부하를 거느리던가.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반드시 강해져야 한다.어젯밤은 운이 좋았던 거지만, 다음번에도 과연 그럴까?정태곤이 가더라도 또 강태곤이거나 서태곤이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임천호의 부하가 얼마나 많은데. 수많은 사람이 임천호를 위해 목숨 바쳐 일한다. 때문에 나는 서둘러 강해져야 한다.내가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소여정이 갑자기 내 옆에 앉았다.“먹어. 왜 안 먹어?”나는 두 입에 제비집 한 그릇을 뚝딱 먹어 치웠다.“됐어요. 이제 배불러요. 다른 용건 있어요? 없으면 이만 가 줘요. 전 휴식할 테니까.”사실 나는 따로 할 일이 있다.내 말에 소여정이 씩씩거리며 나를 노려봤다.“그렇게 우리가 갔으면 좋겠어?”나는 차분히 해명했다.“저 정말 해야 할 일이 있어요.”“무슨 일인데? 그렇게 다쳤으면서 설마 여자 만나러 가려고?”“아니요. 중요한 일이에요!”나는 재차 강조했다.“그럼 같이 가.”“그럴 필요 없어요. 사적인 일이라 데리고 가기 불편해요. 저 정말 괜찮으니까 마음 놓고 가세요.”오랜 설득 끝에 나는 겨우 두 불청객을 집에서 내보냈다. 이윽고 외투를 걸치고 국민 공원으로 향했다. ‘오늘 윤 회장님 만날 수 있을까 모르겠네. 운에 맡겨야지.’만약 만나지 못한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하지만 뜻밖에도 내 운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윤 회장님. 이런 우연이. 또 만나네요.”윤해철이 오늘도 평행봉에서 운동하는 걸 본 나는 얼른 그에게 다가갔다.윤해철은 나를 흘긋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84화

    “너무 긴장하지 마. 나도 수호 군이 나쁜 사람 아니라는 거 아니까.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기다리지도 않았어.”윤해철의 말에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왜 기다리신 거예요?”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그러자 윤해철이 싱긋 웃으며 답했다.“저쪽 벤치에 앉아서 얘기하자고.”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윤해철과 함께 공원 벤치에 앉았다.“우리 집사람이 수호 군한테 뭘 시켰는지 나도 아네. 하지만 난 아직 집사람을 받아줄 수 없어. 몸 건강 때문이 아니라 회사 때문에. 우리 회사에 요즘 문제가 생겼는데 한동안은 그걸 처리해야 하거든. 그러니 우리 집사람 쪽은 수호 군이 시간 좀 끌어 줘.”윤해철이 상세한 사항은 설명하지 않았지만,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있었다.하지만 그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고민됐다.내가 이영미를 돕는 건, 이영미가 양동준을 설득해 나를 제자로 받게 해준다고 약속해서다. 하지만 윤해철을 돕는 건 나한테 아무런 이득이 없기에, 도와야 할지 무척 고민됐다.짝짝!내가 한창 고민하고 있을 때, 윤해철이 갑자기 손뼉을 쳤다. 그 순간 수풀 뒤에서 날카로운 눈매를 한 남자가 걸어 나와 윤해철에게 공손히 인사했다.“윤 회장님.”윤해철은 사람 좋은 미소를 하며 나를 바라봤다.“이 애는 내 개인 경호원 겸 기사인 변석훈이라고 하네. 이 애의 실력도 양동준 못지않아. 수호 군이 내 요구를 들어주면 석훈이더러 수호 군을 제자로 받아주라고 할게.”나는 도저히 내 귀를 믿을 수 없었다. 변석훈의 실력이라면 의심이 가지 않았다. 윤해철의 개인 경호를 맡을 정도라면 실력은 당연히 문제없을 거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발전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해 한동안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왜? 싫나?”윤해철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좋아요. 너무 좋아요. 회장님 조건은 저한테 너무 이득이에요.”“하하. 별거 아니야. 말 한마디만 하면 되는 일이거든.”비록 그렇다지만 나는 너무 감격스러워,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85화

    하지만 변석훈의 말은 역전하려는 내 꿈을 처참히 짓뭉개 버렸다.내가 풀이 죽어 있을 때 변석훈이 갑자기 또 입을 열었다.“비록 실력은 나처럼 될 수 없어도 기술을 많이 익히면 적어도 스스로 보호할 수는 있어.”‘말 좀 한꺼번에 하지. 희망 없는 줄 알고 놀랐네.’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만 감히 그걸 입 밖으로 내지는 못했다.“스승님께서 좀 가르쳐 주세요.”“여기 내 명함이야. 몸 다 회복하면 연락해.”나는 얼른 그 명함을 챙겼다.그 뒤로 변석훈은 나와 한참 동안 얘기하다가 윤해철을 찾아갔고, 윤해철도 운동이 거의 끝났는지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두 사람이 떠난 뒤 나는 이영미에게 바로 문자했다. 남편분 건강이 채 회복되지 않아 몸조리를 더 해야 한다고.문자를 받기 바쁘게 이영미는 곧장 나에게 전화했다.[대체 몸조리를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거지? 벌써 보름 동안 몸조리했는데 아직도 안 나았다고?]“한약 치료는 원래 효과가 늦게 나타나요. 이건 급하면 안 돼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셔야 해요. 제가 윤 회장님 몸 다 치료해 드리면 회장님은 무조건 어머님을 모셔갈 거예요.”이영미는 짜증나는 듯 물었다.[그이가 나한테 전한 말은 없었어?]“무척 보고 싶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아직은 어머님이 원하는 행복을 드릴 수 없어 모셔 와도 싸울 거라고 하셨고요. 그리고 젊을 때 절제를 몰랐다고 무척 후회하셨어요.”나는 이영미가 또 이상한 생각을 할까 봐 대충 그럴싸한 변명을 지어냈다.그 말을 들은 이영미는 살짝 놀란 듯 말했다.[그래도 양심은 있네. 그럼 시간 좀 더 준다고 전해줘. 그러니 수호 씨도 서둘러야 해. 되도록이면 우리 남편 몸 예전처럼 돌려 놔줘.]“그럼요. 그러니 어머님도 요즘 인내심 갖고 기다리세요. 지은 씨도 출근하랴 어머님 기분 맞춰드리랴 쉽지 않을 거예요.”[그걸 수호 씨가 어떻게 알아?]“당연히 지은 씨한테서 들였죠. 지은 씨가 저더러 어머님과 윤 회장님을 도와주라고 했거든요. 하지만 제가 방금 확인했는데 윤 회장님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86화

    이영미는 개량한복 스타일의 슬립을 입고 있었는데, 고급스러운 연핑크색에 우아한 얼굴이 어우러져 섹시하면서도 단정한 분위기를 연출했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남자인 내가 이대로 들어가는 건 아무래도 격에 맞지 않는 것 같아, 나는 좋은 마음에 귀띔했다.“어머님, 외투라도 좀 걸치는 게 어때요?”“한여름에 외투는 무슨. 더워죽겠는데. 난 집에서 항상 이렇게 입어. 수호 씨도 익숙해지면 돼. 얼른 들어와.”이영미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말했다. 상대도 괜찮다는데 내가 오히려 부끄러워하면 딴마음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일 터라, 나는 결국 아무 말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무의식적으로 주위를 훑었다.“혹시 혼자 계세요? 하정현 씨는요?”“내가 여기서 지내는 동안 정현이는 못 봤어. 지은이 말로는 B시에 가슴 보러 갔대.”집에 정말 이영미 혼자뿐이라는 걸 알게 된 나는 얼른 치료하고 빨리 떠날 생각뿐이었다. 시간을 끌다 윤지은이 갑자기 들이닥치면 나는 입이 열 개라도 설명할 수 없었을 테니까.“어머님, 혹시 어디가 불편하세요? 제가 봐 드릴게요.”나는 빨리 끝나려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그러자 이영미는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여기. 자꾸만 답답하고 피가 안 통하는 것 같아.”“우선 앉으세요. 제가 봐 드릴게요.”이영미는 순순히 소파에 앉았다.내가 맥을 짚는 사이 이영미는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나를 바라봤다.“수호 씨는 내가 어떤 것 같아?”‘엥? 갑자기 왜 이런 걸 묻지?’“아름다우시죠. 관리도 잘하셨고.”나는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러자 이영미는 으쓱한 듯 제 얼굴을 쓰다듬었다.“당연하지. 나 이거 다 자연산이야. 화장도 안 했어.”“네.”“여자가 하고 싶을 때 어떤 방법으로 욕구를 억제해야 해?”갑자기 야릇해진 대화 주제에 나는 어색해서 코를 쓱 문질렀다.“따뜻한 물로 목욕하면 해소될 수 있어요.”“소용없던 걸? 내가 다 해봤어. 혹시 다른 방법은 없어? 예를 들면 혈자리를 마사지한다던가 혹은 침으로 자극한다던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87화

    “이렇게요. 손가락을 구부리지 말고 쫙 펴야 해요.”나는 최선을 다해 시범을 보여주었다.그때 이영미가 갑자기 내 바지춤을 잡으며 말했다.“옷이 너무 커서 시선이 막히잖아. 옷 벗어 봐. 그래야 잘 보이지.”“어머님, 그건 안 돼요...”“그럼 옷을 들어 올리던가. 이렇게 하면 잘 안 보여.”나는 어쩔 수 없이 티셔츠 밑단을 위로 들고 다시 시범을 보여주었다.“보세요. 이렇게 손가락을 놓으면 검지와 중지 사이에 간격이 조금 생기는데 그 위치가 바로 우리가 찾으려는 혈자리예요.”“똑바로 앉아 봐. 잘 안 보여.”이영미는 또다시 나를 마구 잡아당겼다. 이러다가 바지가 벗겨질 것 같아 나는 다급히 일어나 벌렁거리는 심장을 다독이며 그녀와 거리를 유지했다. “어머님, 전 이미 충분히 보여줬으니 직접 찾아보세요.”“이렇게? 이것 봐, 내 손가락이 말을 안 듣는다니까.”이영미는 동안에 귀염 상이지만 손은 어찌나 둔한지 계속 틀렸다.결국 보다 못한 나는 직접 가르쳐주었다. 다만 자세만 잡아주고 혈자리를 찾는 건 역시나 이영미 스스로 찾게 했다.“혈자리를 찾았다면 가볍게 눌러 봐요. 시큰거리는지 확인해 봐요.”그 과정에 나는 이영미를 보지 않으려고 계속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었다. 내 말에 이영미는 혈자리를 살짝 눌렀다.“아. 진짜 시큰거리는 것 같네. 앞으로 여기를 누르면 해소된다는 거지?”“네.”나는 그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로 돌아가 다시 이영미의 맥을 짚었다.이영미는 낮은 소리로 진작 물었던 걸 그랬다며 혼잣말했다. 이영미의 모습을 보니 연기 같지는 않았다. 아까 계속 내 바지를 내리려 해서 하마터면 이영미가 나한테 뭐라도 할 줄 알고 진땀을 뺐는데, 보아하니 내가 너무 예민했던 모양이었다.맥을 한참 짚어본 뒤 나는 상황을 말했다.“보아하니 편두통이 있으신 것 같아요. 손으로 마사지하면 두통이 사라질 거예요.”나는 이영미더러 소파에 기대앉게 하고 나는 소파 뒤에 선 채 머리를 마사지해 줬다.그때 이영미가 갑자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88화

    “절대 못 그래요. 제가 그렇게 물으면 지은 씨는 분명 저를 잡아먹으려고 할 거예요.”나는 바로 거절했다.그러자 이영미는 한숨을 푹 쉬었다.“우리 딸이 정말 불감증은 아니겠지? 평생 결혼도 안 하고 남자도 안 만나려는 건가? 남자랑 한 번도 해보지 못한다는 건 너무 불쌍한데.”“크흠...”서슴없이 말하는 이영미의 모습에 나는 너무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수호 씨, 힘 좀 써봐. 아무 느낌도 안 나잖아.”“이 정도면 돼요?”“아니. 더 힘써 봐. 난 심플하고 거친 걸 좋아하거든.”“이렇게요?”“아, 좋아...”한편, 집 문 앞에 도착해 문을 열려던 윤지은은 안에서 어머니와 누군가의 이상한 대화가 들려 다급히 문에 귀를 바짝 댔다. 그리고 바로 우리의 대화를 들어 버렸다.그 순간 나와 제 어머니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다고 착각한 윤지은은 얼굴이 잿빛이 되어 문을 확 열어젖히고 노기등등해서 들어왔다.“정수호, 이 개자식. 감히 우리 엄마를...”하지만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참 공교롭게도 윤지은이 들어오기 바로 전 이영미는 소파가 불편하다며 침대에 누워 마사지를 받겠다고 했다.결국 나는 마지못해 이영미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그 때문에 나와 이영미가 한 방에 같이 있는 장면을 윤지은에게 들키고 말았다.단단히 화가 난 윤지은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손에 잡히는 대로 가위를 집어 들었다.“정수호, 이 개자식. 감히 우리 엄마를 넘봐? 내가 너 다시는 남자구실 못 하게 만들 거야.”나는 침실에 들어오기 전에 사실 도어락 소리를 듣고 뒤돌아보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영미가 얼른 마사지해달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바로 그걸 무시해 버렸다.고개를 돌렸을 때 이영미는 어느새 침대에 누워 있었다. 게다가 슬립이 너무 짧아 예쁜 다리가 훤히 드러났다. 이런 상태에서 마사지해 주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한참 동안 망설이고 있을 때, 이영미가 말했다.“안 될 거 뭐 있어? 집에 사람도 없는데. 무엇보다 당사자인 내가 괜찮다잖아. 얼른 눌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89화

    그때, 슬리퍼 한쪽이 날아와 내 뒤통수를 가격했다. 그 힘이 어찌나 센지 나는 그대로 소파 위에 벌러덩 넘어지고 말았다.윤지은은 그 틈에 덮쳐와 가위로 내 옷을 마구 잘랐다. 그 모습에 나는 오금이 저려 났다.가위가 조금만 더 아래로 향하면 나는 정말 고자가 됐을지도 모른다.나는 다급히 윤지은의 손목을 움켜잡았다.“너무한 거 아니에요? 정말 저를 고자로 만들 작정이에요? 내 거로 얼마나 기분 좋았던지 잊었어요? 정말 잘라버리면 앞으로 누가 지은 씨 기분 좋게 해줘요?”윤지은은 차가운 눈초리로 나를 쏘아봤다.“그건 너 없이 나 혼자서도 해결해. 그런데 감히 우리 엄마를 노려? 그러면 죽어야지.”“전 지은 씨 어머님 노린 적 없어요. 정말 마사지해 드린 것뿐이에요.”“노린 적 없다고? 그런데 아까 더 세게 하라느니 거친 게 좋다느니 한 말은 뭔데?”“제가 너무 살살 누른다고 더 세게 누르라는 거였어요.”“헛소리하지 마. 누가 그 말을 믿을 줄 알고. 내가 들어왔을 때 네놈이 우리 엄마랑 같이 방에 들어가는 거 똑똑히 봤는데. 말해. 우리 엄마한테 나쁜 짓 하려고 했지?”“제가 여색을 밝히는 건 맞지만 짐승은 아니에요. 전에 지은 씨랑 그랬는데 어떻게 지은 씨 어머니를 노리겠어요? 내가 변태도 아니고.”윤지은이 뭐라 하기 전에 이영미가 초조한 모습으로 달려 나왔다.“지은아, 너희 둘... 정말 했어?”윤지은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목까지 빨개졌다.“엄마, 말 좀 예쁘게 하면 안 돼요?”이영미는 헤실 웃으며 말했다.“용천 호텔에서부터 두 사람 심상치 않다 생각했는데, 역시나 내 생각이 맞았어. 우리 예쁜 딸. 네가 남자랑 사랑도 나누어 봤다니 엄마는 너무 기뻐. 난 네가 불감증인 줄 알았잖아. 어때? 해보니까 기분 좋지? 한 번 하니 또 하고 싶고 계속하고 싶지?”윤지은의 얼굴은 점점 달아올라 빨갛게 익어 버렸다.“엄마. 좀 점잖게 행동해요.”“에이, 엄마도 다 겪었는데 뭘 그렇게 부끄러워해? 나랑 수호 씨 정말 아무것도 없었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90화

    “엄마, 괜찮아요?”윤지은은 엄마의 이상한 모습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보통 엄마라면 자기 딸이 우수한 짝을 찾기를 원하지 않나? 왜 엄마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지?’‘게다가 딸이 아무것도 아닌 남자랑 잤다는데 왜 화를 내지 않지?’“괜찮지 그럼. 우리 윤씨 가문은 정략결혼으로 사업을 유지할 필요도 없고 돈 많은 사돈에게 빌붙을 필요도 없어. 난 전에 네 심리에 문제가 있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 문제없다니 오히려 다행이지. 앞으로 외로우면 만나고 싶은 남자 마음대로 만나. 넌 윤씨 가문 딸이잖아. 뭐든 너 하고 싶은 대로 해.”윤지은의 얼굴은 또 빨갛게 달아올랐다.윤지은은 사실 욕구불만인 사람은 아니다. 다만 전에는 정말 힘든 데다 여준휘한테 복수하려는 마음에 아무나 만나 터무니없는 짓을 저지른 거였다.“필요 없어요. 요즘 병원 일이 바빠서 쓸데없는 생각할 시간 없어요.”“누굴 속여? 너희 병원 요즘 안 바쁘잖아. 나 고 교수한테 다 물어봤어. 네가 요즘 할 일이 없다면서 휴가 줄 생각도 하던데. 차라리 이참에 수호 씨랑 여행이나 다녀와.”윤지은은 꼬리 밟힌 고양이처럼 버럭 소리 질렀다.“싫어요. 가더라도 혼자 다녀올 거예요.”“혼자 가는 게 얼마나 위험해? 낯선 환경과 낯선 도시에 가면 외로울 때 누가 같이 있어 줘?”“엄마. 말끝마다 남자 얘기하지 마요. 전 독립적인 여성이에요. 남자가 없어도 잘 살 수 있다고요.”“우리 딸이 얼마나 독립적인지는 나도 잘 알지. 그럼 그냥 친구랑 같이 논다고 생각해. 두 사람이 가는 게 혼자보다는 낫잖아. 남자도 사실 애완동물처럼 곁에 두면 꽤 즐거워.”그 말에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역시 부자들한테는 뭐든 애완동물로 보이는구나.’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윤지은 씨, 윤 사모님, 이제 설명 끝났으니 전 이만 가볼게요.”나는 기분이 언짢아 일부러 호칭으로 두 사람과 거리를 두었다.그러자 이영미가 다급히 내 팔을 잡았다.“가긴 어딜 가?

최신 챕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8화

    “형, 어떻게 됐어? 정수호가 동의해?”김진호는 온 신경이 이 일에 쏠려 있어 주해진이 다가오자마자 쪼르르 달려가 물었다.주해진은 돌아오는 길에 김진호를 어떻게 달래야 할지부터 고민했다. 때문에 이내 허허 웃으며 말했다.“아직은 가게 상황이 안정되지 않아 나중에 얘기하자고 하네.”“나중에? 나중에 언제? 이거 분명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거예요. 형, 우리도 계속 참을 수만은 없어요. 안 그러면 정수호가 우리를 점점 무시할 거라고요.”주해진은 김진호가 제 말을 들으면 분명 화를 낼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도 인내심을 가지고 차분히 말했다.“우선 조급해하지 말고 앉아서 들어 봐.”“형. 제가 조급하지 않게 생겼어요? 천수당은 우리가 인수한 가게예요. 그런데 정수호 사람들만 가게에서 돌아다니고 우리는 공기처럼 아무 역할도 못 한다고요.”“지금 짜증 내 봐야 소용 있어? 짜증 낸다고 문제가 해결돼?”주해진은 이내 얼굴을 굳힌 채 물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차분히 달랬다.“우선 앉아서 내 말 들어 봐.”주해진은 자기 생각을 말했다.“가게에 돌아오는 건 당연해. 하지만 정수호는 가게가 아직 안정된 기로에 서지 않았다는 말로 거절하는데 나라고 어떻게 하겠어? 우선 인내심을 갖고 한 달만 기다려 보자. 가게 장사가 안정되면 내가 무조건 너를 여기에 꽂아줄게.”“네 말이 맞아. 우리는 절대 가게를 완전히 정수호한테 맡길 수 없어. 안 그러면 그 자식들이 장부에 무슨 짓을 할지 어떻게 알아?”그 말을 들은 김진호는 형이 아직도 자기편을 든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한 달은 너무 길지 않아요? 형, 조금 더 앞당길 수는 없어요?”김진호는 마음이 조급해 한 달 동안이나 기다릴 수 없었다.주해진은 웃으며 김진호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큰일을 할 사람이 왜 이 정도도 못 받아들여? 한 달이면 마침 가게 월매출을 볼 수 있잖아. 그때면 나도 기회를 잡을 수 있고.”김진호는 무슨 말을 더 하고 싶었지만 형 말에 일리가 있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7화

    나는 고수연이 만든 장부를 보고 있었다.고수연이 작성한 장부는 아주 명확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심지어 문외한인 나마저도 단번에 이해했다.보아하니 내가 참 보물을 찾은 모양이다.주해진이 다가오자 나는 장부를 얼른 고수연에게 건넸다. 나도 주해진을 조금 경계하는 마음이 있었다.이건 어쩔 수 없는 거다. 주해진과 김진호는 우리와 같은 마음이 아니니 경계할 수밖에.애초에 내가 자금만 충족했어도 두 사람과 손잡을 일은 절대 없다.남을 해치는 마음은 있으면 안 되지만 경계하는 마음은 없으면 안 된다. 모든 건 다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다.“수호, 잠깐 할 말이 있는데.”나는 휴게실로 가서 앉았다. 그러자 주해진도 이내 따라왔다.주해진은 방금 내가 장부를 내려놓는 걸 목격했지만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하지만 속으로는 내가 파트너인 자기마저 경계하는 걸 못마땅하게 여겼다. 때문에 김진호를 여기 붙여 놓는 건 정확한 결정이었다.우리는 각자 꿍꿍이를 갖고 있었다.그때 주해진이 허허 웃으며 입을 열었다.“아까 진호가 가게에서 일하는 게 너무 좋았다는데 앞으로도 진호한테 잡일거리라도 맡겨주면 안 될까? 도움이라도 될 수 있게.”“우리 술집은 너도 알잖아. 장사가 잘됐다 안 됐다 해서 요즘은 거의 손님도 없어. 진호가 거기 있어도 쓸모가 없고.”주해진은 눈을 접고 배시시 웃으며 내가 거절하지 못하게 뒷길마저 막아두었다.하지만 나도 내 생각이 있는지라 웃으며 말했다.“주해진, 애초에 약속했잖아. 가게 일은 내가 혼자 관리하기로. 직원 모집도 포함해서. 이건 다 계약서에 있는 내용일 텐데.”“알아, 나도 다 알아. 그래서 이렇게 상의하는 거잖아. 우리가 그래도 파트너인데. 이제 같은 배를 탄 사람 아니야? 그러니 예전 일은 이제는 내려놓을 때도 됐잖아.”“원수가 원한을 풀기는 쉬워도 친구가 되는 건 어려운 일이잖아. 친구가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원수가 있는 것보다는 낫지 않아?”역시 사회에서 구른 사람이라 그런지 말은 참 그럴듯하게 했다.나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6화

    오후에는 그렇게 바쁘지 않았다. 사장님들을 모두 보낸 것도 있었고 손님도 오전보다 훨씬 줄었다.그제야 다들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다.우리가 돌아왔을 때 김진호는 배우 바삐 보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다니면서도 불평도 하지 않았다.민우는 그 모습이 무척 의외라는 듯 말했다.“저 자식 왜 저렇게 좋아해?”현성은 의아한 눈빛으로 김진호를 바라봤다.“저 자식 무슨 꿍꿍이지? 수호야, 차라리 저 자식 쫓아내는 건 어때?”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김진호도 주주야. 비록 비중은 작다고 해도 아예 무시하면 안 돼. 저렇게 하고 싶어 한다면 하라고 해. 그런데 너희 둘이 잘 지켜보면서 잡일거리면 시켜. 절대 기밀 손대게 해서는 안 돼.”나는 김진호에 대해 여전히 큰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무슨 일이든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그래야 오래 가고.재무, 약재 구매 경로 그리고 중요한 고객 정보 등은 우리가 직접 관리하는 게 더 안전했다.김진호는 아직 그걸 깨닫지 못했는지 자기도 겨우 일할 수 있다고 좋아하며 만족해했다. 비록 땀투성이가 되어도 그는 여전히 흐뭇해했다.주해진은 그런 김진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너 이럴 필요 있어? 우리는 밖에서 맛있는 거 먹으며 즐기고 있을 때 혼자 여기서 땀 뻘뻘 흘리며 일하고 있고. 너 바보야?”김진호는 주해진이 가져온 밥을 먹으며 싱글벙글 웃었다.“형, 그건 틀린 말이에요. 내가 왜 남은 줄 알아요?”“지금 가게는 정수호가 권력을 쥐고 있고 우리는 아예 아무런 권한도 없잖아요. 우리도 이 가게 주주라고 말하고 다니지 않으면 가게 직원들이 우리를 알아나 봐요?”“그런데 내가 오늘 가게에 얼굴을 비추니 달라지더라고요. 모든 사람이 나와 형도 주주인 걸 알았어요. 이렇게 되면 나중에 가게가 안정되면 내가 다시 들어오는 것도 문제없잖아요.”주해진은 그 말을 듣고 너털웃음을 지었다.“너 이 자식, 그런 속셈이었구나. 몰라봤는데 너 은근히 머리 잘 굴리네?”김진호는 형의 칭찬에 더 흐뭇해하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5화

    그리고 이 순간 김진호는 희망을 보았고 서서히 자기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하지만 그것도 때가 오기를 기다려야 했다....오늘이 개업 첫날이라 정 사장님은 많은 손님을 소개해 주며 한 명씩 소개해 주었다.“조 사장님, 안녕하세요!”“연 사장님, 안녕하세요!”“신 사장님, 안녕하세요!”나는 사장님들께 일일이 인사하며 접대했다.그러면서 모든 사람의 모습과 전화번호를 마음속에 기억했다.이왕 혼자 하기로 했으니 인맥과 관계는 가장 중요하다. 게다가 정 사장님이 나한테 소개해 준 인맥은 모두 어렵게 얻은 것이라 반드시 소중히 여겨야 했다.손님들을 한 바퀴 접대하고 나니 나는 목이 말라 타는 것 같았다.민우가 때마침 나에게 물 한 컵을 건넸다.“얼른 물 마셔. 너 목소리 갈라졌어.”나는 컵을 받아 물을 단숨에 마셨다. 그제야 조금 편해진 것 같았다.비록 피곤했지만 나는 아주 보람이 느껴졌다.이건 가게 발전에 두 도움 되는 것들이었다. 현성마저 엄지를 추켜세우며 나를 연신 칭찬했다.“수호, 너 정말 대단하네. 기억력 너무 좋다. 모든 사람을 제대로 기억하네. 난 사람 얼굴이 너무 헷갈려서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어.”민우도 맞장구쳤다.“나도 사람 얼굴이 헷갈리는 것 같아. 문제는 다 비슷한 옷을 입기도 했고 생긴 게 정말 너무 비슷해.”솔직히 나도 이런 자리에 있지 않았다면 이 정도 할 수 없었을 거다.하지만 이제는 천수당의 발전을 등에 업고 수억을 투자한 이상 절대 돈 낭비해서는 안 된다.사람의 잠재력은 모두 극단적인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내가 오늘 이렇게까지 할 수 있던 건 나 스스로도 매우 놀라웠다.물을 마시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나는 또 귀한 손님들을 접대하러 갔다.민우와 현성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우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점심에 나는 민우더러 다연 한식당에 프라이빗 룸을 예약하라고 당부하고는 사장님들을 초대하여 식사를 대접했다.나는 당연히 함께 가야 했기에 다른 사람을 가게에 남겨두기로 했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4화

    “잠깐.”그때 내가 소리쳤다.연승호는 눈썹을 꿈틀거리며 나를 바라봤다.“또 뭐 하려고 그래?”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다는 눈빛으로 연승호를 빤히 바라봤다.“연승호 씨, 나한테 무슨 악감정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와 소란을 피우는지 모르겠으나 한마디 경고하죠. 오늘 같은 일은 이번 한 번뿐이어야 할 겁니다. 만약 다음에 또 이러면 나도 가만있지 않아요!”연승호는 주먹을 꽉 그러쥐며 눈에서 불꽃을 뿜어냈다. 그가 화를 내려고 할 때 백연우가 얼른 그를 끌어당겼다.“승호 씨, 우리 가요. 얼른 쇼핑해요.”연승호는 화가 치밀었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발산할 수 없었다.나는 윤지은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말했다.“고마워요.”“계속 이런 환경에 처하면 영향 안 받을 리 없잖아? 앞으로 조심해.”윤지은의 말속에는 뭔가를 내포하고 있었다.나는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이게 뭐 내 탓인가? 백연우가 먼저 나를 찾아왔고 그 때문에 연승호가 나를 질투하는 건데 뭐.’하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만약 연승호가 또다시 찾아와 문제를 일으킨다고 해도 두렵지 않다.작은 사고가 있고 난 뒤 또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나타났다.그 사람은 다름 아닌 임천호 옆에 있는 시커먼 떡대, 이제는 이름도 아는데 바로 강용재였다.나는 임천호가 사람을 보내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강용재는 선물도 가져오지 않고 임천호의 말만 전했다.“임 회장님께서 정수호 씨더러 시간 날 때 소여정 씨를 보러 오라고 하십니다.”나는 임천호가 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의문이었다. 나를 믿는 건지 아니면 시험하는 건지도 의문이었다.하지만 어떤 것이든 좋은 의도는 아니다.오늘은 천수당 개업일인데 수많은 사람 앞에서 거절하면, 사람들은 우리 천수당 의술이 별로라고 생각할 거다.때문에 잠깐 고민한 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민우는 다급히 내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수호야. 동의하면 어떻게? 임천호는 분명 좋은 의도가 아닐 거야.”현성마저 그렇게 얘기했다.그때 나는 내 생각을 말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3화

    심지어 현재까지도 윤지은은 여준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아 그는 자신이 공기가 된 기분이었다.윤지은의 신분은 역시 만만치 않은지 항상 시건방지던 연승호마저 윤지은 앞에서 바보 같은 웃음만 흘렸다.“LC그룹 윤지은 씨였네요. 그런데 방금 천수당이 친구분이 운영하는 가게라고요?”윤지은의 차가운 눈빛이 내 몸에 떨어졌다.“그래요. 여기 있는 정수호가 내 친구거든요. 그러니 정수호한테 시비를 걸고 싶으면 나한테걸어요.”“하하. 시비 거는 게 아니라 그냥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그랬어요.”연승호는 겁이 났지만 순순히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윤지은은 그 말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안 좋은 일이 뭔데요? 어디 들어나 보죠. 듣고 나서 내가 대신 해결해 줄 수도 있고.”“내가 방금 이 자식한테 인사했는데 이 자식이 곱게 받지 않고 오히려 내 팔을 비틀었거든요. 이게 누구 잘못이에요?”윤지은은 서둘러 결론을 내리는 대신 나를 바라봤다.“정수호, 네가 말해 봐.”나는 바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이 사람이 먼저 손댔어요. 이 사람이 내 어깨를 힘껏 움켜잡아 난 그저 반격한 것뿐이에요.”윤지은은 단번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들었어요? 내 친구는 연승호 씨가 먼저 손댔다네요?”연승호의 안색은 단번에 어두워졌다.“지은 씨, 저 자식 주장만 믿으면 안 되죠.”그때 민우가 바로 반박했다.“안 되긴. 우리 가게 앞에 CCTV가 있는데 못 믿겠으면 영상 보여줄 수 있어요!”연승호는 화를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쳤다.“흥! CCTV가 있으면 뭐? 난 그저 인사한 것뿐인데 저 자식이 내 팔 비튼 건 사실이라!”이런 일은 CCTV를 보더라도 제대로 밝히기가 어렵다. 연승호도 그걸 알고 있기에 내가 먼저 자기를 괴롭혔다고 우기면서 윤지은이 나를 감싸지 못하게 하는 거였다.윤지은의 얼굴은 더욱 무거워졌다.“보아하니 학교에 도서관은 필요 없나 보네? 그럼 지금 당장 우리 아버지한테 전화해 투자를 철회하라고 해야겠네.”윤지은의 말에 연승호의 얼굴빛은 바로 변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2화

    나는 연승호를 힘껏 밀쳤다. 그 순간 연승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나를 노려봤다.“개 같은 자식! 내가 누구인지 알아? 감히 나한테 손을 대?”나는 가슴을 펴고 두려울 것 없다는 듯 말했다.“그쪽이 누구든 내 구역에서 소란 피우면 가만 안 있어.”“어디서 겁도 없이 연 도련님께 함부로 말해?”옆에서 맞장구치며 나선 사람은 다름 아닌 여준휘였다. 여준휘도 보아하니 연승호 쪽 사람인 듯했다.‘어쩐지 떼로 쳐들어와서 소란 피운다 했더니 지시를 받았군.’이 순간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분노가 들끓었다. 천수당이 개업하게 된 건 나 혼자만의 성과가 아니다. 이건 민우와 현성과 함께 이룬 성과다. 때문에 나는 절대 누군가 개업식을 망치도록 방치하지 않을 생각이었다.나는 두려울 것 없다는 듯 연승호를 노려보면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가장 멋진 일을 했다.“겁도 없이 구는 건 너희들이지! 벌건 대낮에 감히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워? 뭐 하자는 거야?”“민우야, 현성아. 경찰에 신고해.”“오늘 여기서 소란 피우는 놈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민우는 커다래진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수호, 대단한데! 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현성 역시 나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수호, 잘했어. 상대는 그냥 돈 좀 있는 부잣집 도련님일 뿐이야. 누구는 뭐 돈이 없는 줄 아나?”연승호가 미리 알게 된 정보에 따르면 나는 고작 여자 덕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된 무능력한 찌질이였다. 그런 내가 이렇게 대놓고 저한테 반항할 거라고 연승호는 생각지도 못했다.연승호는 피식 냉소를 흘렸지만 낯빛은 점점 어두워졌다.“그래. 나 소란 피우러 왔다. 어쩔래?”“승호 씨!”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더니 백연우가 웃으면서 걸어왔다.그 순간 연승호는 이내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연우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백연우는 먼저 다가가 연승호의 팔짱을 꼈다. 그 동작 하나에 잔뜩 긴장해 있던 연승호는 단번에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1화

    “그래요. 난처하게 굴지 않을게요. 물건 이리 주고 가보세요.”택배 기사는 그제야 떠나갔다.그때 현성이 다가와 누가 보낸 택배냐며 열어보지 않을 거냐고 물었다.하지만 나는 단번에 택배 상자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상자 안에 든 건 좋은 물건이 아니었다.나는 왕정민이 어떻게 내가 천수당을 오픈한다는 걸 알았는지 의문이었다. ‘설마 강북에 누구를 심어두고 갔나?’이 일은 그다지 큰 파문을 일으키지도 않았기에 나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 하지만 9시쯤 가게에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여준휘, 바로 윤지은의 전남친이었다.심지어 딱 봐도 소란 피우러 온 모양이었다.“얼씨구. 이젠 병원에서 일 안 하고 직접 사장이 됐나 봐?”여준휘는 나타나자마자 나를 비꼬았다.맨 처음에는 나도 상대가 누구인지 몰랐지만 그의 입에서 병원과 윤지은이 나오니 바로 알아챘다.“축하하러 온 거라면 환영하지만, 소란 피우러 온 거라면 적당히 해요.”예전에 여준휘가 병원에서 윤지은을 괴롭힐 때 내가 이 자식을 한바탕 두들겨 팬 적이 있었다. 그때에도 나는 이 자식이 무섭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여준휘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냉소를 흘렸다.“내 여자 친구를 빼앗았으면서 나더러 축하해달라고? 물론 나도 소란 피우러 온 거 아니야. 여기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소란 피우면 나도 손해잖아? 난 그냥 구경하러 았어. 개업식에 축하해줄 사람이 오나 보러.”옆에서 지켜보던 민우는 순간 욱해서 다가왔다.“저 자식 뭐야? 몸이 근질근질하다면 내가 때려줄 수 있는데.”나는 다급히 민우를 막아섰다.“됐어. 그냥 무시해. 너는 다른 준비 다 됐는지 확인해. 이제 곧 10시야. 개업식을 제대로 하는 게 다른 것보다 중요해.”민우는 내 말에 설득당해 성질을 죽였다.나는 여준휘를 가볍게 무시했다. 이 자식이 왜 갑자기 튀어나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개업식이 무엇보다 중요했기에 다른 일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하지만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0화

    애교 누나는 그중 하나를 꺼내 바늘로 구멍을 뚫었다.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나는 콘돔 한 박스를 사서 다시 올라왔다.내가 돌아오자 애교 누나가 미안한 듯 입을 열었다.“아까 서랍을 찾아봤는데 한 박스 있더라고요. 우리 이거 써요.”“다 돼요.”나는 두말없이 애교 누나를 덮쳤다. 그러고는 관계가 끝난 뒤 깊이 잠들었다.그때 애교 누나는 내 등 뒤에 누워 내 얼굴을 살살 쓰다듬으며 말했다.“수호 씨, 미안해요. 이런다고 아이를 가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모두 하늘의 뜻에 맡길래요.”애교 누나는 아이를 무척 좋아하기도 하고 나와 결혼해 우리 아이를 갖고 싶어 했다.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아이를 갖자고 하면 내가 당연히 거절할 걸 알았기에 이런 방법을 사용했던 거다.애교 누나는 아이만 있으면 나와 순조롭게 결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버지도 딸이 미혼모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을 테니까.애교 누나가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된 건 요즘 들어 너무 불안했기 때문이다. 누나는 나와 결혼하지 못하고 결국 끝까지 함께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전에 누나가 먼저 나더러 경험을 많이 쌓으라고 한 건 내가 일찍 결혼하면 결혼을 족쇄라고 생각할까 봐 두려워서였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자기한테 흥미를 잃는 게 더 두려웠다.이렇게 노심초사하는 게 애교 누나는 매우 괴로웠다. 더군다나 오늘 밤 왕정민이 보낸 택배를 받은 탓에 애교 누나는 더욱 자극받았다.애교 누나는 내가 없으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미안해요. 그러니까 나를 탓하지 마요.”애교 누나는 내 허리를 가볍게 끌어안았다.나는 잠결에 애교 누나가 내 품을 그리워하는 줄 알고 누나를 품으로 끌어들여 꼭 안았다.드디어 천수당 개업식날이 되었다.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잠자리를 정리하고 7시쯤 천수당으로 향했다.7시 30분쯤 민우와 현성도 잇따라 도착해 우리는 함께 가게를 꾸몄다.그러다가 8시쯤 고수연이 아침을 사 들고 가게에 찾아왔다. 그와 동시에 나는 고수연을 우리 가게 회계사로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