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의 모든 챕터: 챕터 481 - 챕터 490

831 챕터

제481화

그 말을 들은 순간 하정현의 아버지가 부패를 저지른 게 고발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의원 아버지를 믿고 얼마나 많은 사람한테 갑질했을지 모르니까.나는 달갑지 않아 대충 얼버무렸다.“안 그럴게요, 됐죠?”“진작 그럴 것이지.”하정현은 다시 소파에 누웠다.평평한 하정현의 가슴을 보니 나는 점점 더 화가 났다.때문에 마사지할 때 일부러 힘을 더 주었다.게다가 혈 자리가 분명 가슴 아래에 있는데 일부러 위을 눌렀다.“음? 뭐 하는 거예요?”하졍현은 이상함을 눈치챘는지 경계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나는 얼른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혈 자리를 마사지해 주고 있잖아요. 여기 이 혈 자리가 효과가 더 뛰어나거든요.”“그래요? 그런데 아까는 왜 여기 안 눌렀어요?”하정현은 막무가내긴 해도 바보는 아니라 쉽게 속일 수 없었다.하지만 이 질문은 나에게 전혀 어렵지 않았다.“지난번에는 급하게 끝내느라 오일도 안 발랐잖아요. 이번에는 오일도 발랐으니 흡수가 더 잘되게 해야죠.”“아.”‘어디서 감히 나한테 덤벼? 넌 아직 어려.’나는 한 편으로 마사지하며 한 편으로 하정현의 가슴을 주물러댔다.하정현의 가슴은 물론 작았지만 촉감은 아주 좋았다.게다가 마사지를 하고 나니 손안에 마침 들어오는 게 너무 귀여워 오히려 그것대로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봐요, 혹시 매일 몇 명의 여자를 마사지해 줘요? 나보다 가슴 작은 여자 본 적 있어요?”하정현은 궁금한 듯 물었다.그 질문에 생각이 끊겨버린 나는 얼른 고개를 저었다.“없어요. 정현 씨 가슴이 내가 지금껏 본 여자들 중에 가장 작아요. 그런데 꽤 귀여워요.”“어떻게 귀여운데요? 얼른 말해 봐요.”하정현이 갑자기 두 눈을 반짝이며 묻는 바람에 나는 흠칫 놀랐다.“뭐 하는 거예요? 놀랐잖아요.”“지금껏 내 가슴이 귀엽다고 말해준 사람이 없단 말이에요. 그쪽이 처음이에요. 그러니까 어떻게 귀여운지 들어보고 싶어요.”‘그런 거였어? 식겁했네.’나는 솔직히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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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의느님의 의술을 빌려 이것저것 채워 넣은 가짜 얼굴보다는 훨씬 나았다.“갑자기 그쪽 말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왠지 가슴 크게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어요.”하정현은 말하면서 오만하게 가슴을 내밀었다.하정현의 모습에서 그녀가 정말 자랑스러워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나는 내 말이 그렇게 큰 역할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됐어요, 서비스가 끝났으니 송금해요.”나는 큐알 코드를 하정현에게 쭉 내밀었다.그러자 하정현은 두말없이 나에게 송금했다.오일 마사지와 가슴 마사지는 간단하기에 가격도 너무 비싸지 않았다. 도합 16만 원이다.돈을 받은 나는 곧바로 윤지은의 집을 떠났다.첫째 이유는 하정현이 갑자기 말을 번복할까 봐 두려워서였고, 두 번째 이유는 애교 누나가 방금 영상 통화를 걸어 왔는데 너무 바빠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나는 차에 앉자마자 애교 누나에게 전화 걸었다.애교 누나는 바로 전화 받았다. 하지만 남주 누나가 오늘 기분이 안 좋아 하루 더 같이 있어 달라고 한다고 했다.이건 내가 바라는 결과가 아니었다.나는 당연히 애교 누나가 빨리 돌아오길 바란다.‘남주 누나가 기분 안 좋을 게 뭐가 있어? 어젯밤 남편한테 사랑을 듬뿍 받았으면서.’나는 남주 누나가 일부러 그런 것이라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다.내가 푸념하자 애교 누나는 나를 위로해 주었다.“남주가 기분이 안 좋다는 거, 거짓말 아니에요. 남주 아들이 오늘 학교에서 다른 학생과 싸웠거든요. 그래서 남주가 선생님한테 불려 가 한바탕 꾸중을 들었어요.”‘아, 그런 거였네.’나는 무의식적으로 남주 누나와 형수 그리고 애교 누나는 모두 애가 없다고 셍각해 왔다.하지만 남주 누나는 벌써 7살짜리 아들이 하나 있는데, 올해 막 1학년이 되었다.그렇다면 남주 누나가 기분이 안 좋다는 게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남자아이는 워낙 장난기가 심하니까.남주 누나는 노는 걸 즐기긴 하지만 아들한테만큼은 늘 최선을 다하는 듯했다.그런데 아들 때문에 그런 일을 겪었으니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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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내가 증명할게. 이것 봐, 나 지금 노력하고 있잖아.”“어떻게 된 거야? 왜 또 갑자기 되는 거야?”형수의 숨소리는 점점 가빠졌다.형수의 물음에 형은 솔직하게 대답하지 않았다.사실 형수가 돌아온 걸 보자마자 동성 형은 몰래 약을 먹었다. 지금 되는 것도 그 덕분이고.하지만 형은 이 사실은 절대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형수가 절대 안에 사정하도록 동의하지 않을 테니까.“나도 모르겠어. 갑자기 자기가 또 좋아졌나 보지. 태연아, 사랑해. 영원히 잃고 싶지 않아.”점점 격해지는 소리가 고스란히 내 귀에 흘러들었다.형수는 연달아 오르가슴을 느끼며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애초에 형수가 이토록 만족했을 때는 나와 함께했을 때였는데, 이제는 더 이상 내가 필요 없어진 모양이다.그 사실을 인지하니 나는 너무 속상했다.나는 묵묵히 집을 나와 다시 차에 올라탔다. 하지만 기분은 너무 복잡하기만 했다.남주 누나는 남편이 있고, 형수도 남편이 있어 그녀들 남편이 돌아올 때면 나는 아무 쓸모도 없게 된다.이런 느낌은 너무 싫었다.마치 내가 필요할 때는 갖다 쓰고, 필요 없어지면 버려지는 물건이 된 기분이었다.나는 속으로 더 이상 남주 누나와 형수랑 엮이지 말아야겠다고 맹세했다.‘난 애교 누나한테만 잘할 거야. 나한테 잘해주는 사람은 역시 애교 누나뿐이야.’생각을 정리한 뒤, 나는 곧장 화인당으로 향했다.그날 오전, 나는 또 몇 명의 고객을 받아 몇십만 원이나 되는 팁을 받았다.점심시간, 모태진은 또 외식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나는 기분이 꿀꿀해 바로 거절했다.그랬더니 모태진은 내 팔을 잡아당기며 설득했다.“가요, 네? 내가 쏠게요. 내가 처음으로 쏘겠다고 하는 건데, 체면 좀 세워줘요.”모태진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내 기분도 따라서 좋아졌다.“뭐예요? 돈이라도 생겼어요? 왜 갑자기 이렇게 통 커졌는데요?”나는 웃는 얼굴로 농담했다.무엇보다 계속 기분이 안 좋은 채로 있는 것도 방법은 아니기에, 확실히 기분 전환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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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내가 모태진과 식사하고 있을 때 노랑머리 놈이 갑자기 여자 친구를 데리고 나타났다.그러고는 모태진의 앞에 다가오더니 노기등등한 모습으로 모태진에게 삿대질했다.“네가 모태진이야? 내 여자를 건드리려 한 놈이 네 놈이냐고?”“난 그 여자분 건드린 적 없어요. 너무 가여워 보여서 그쪽을 떠나라고 했을 뿐이에요.”모태진은 매우 정중하게 대답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노랑머리 놈이 갑자기 모태진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리는 바람에 코피가 흘러내렸다.나는 벌떡 일어나 모태진의 앞에 막아섰다.“뭐 하는 거예요? 계속 이러면 경찰 부를 거예요!”노랑머리는 눈에 뵈는 게 없는지 내가 경찰을 언급했는데도 겁먹지 않았다.심지어 그 말에 오히려 발끈하며 화를 냈다.“난 지금 저 자식이랑 말하는 중이잖아. 그쪽이랑 상관없으니까 넌 빠져.”모태진은 얼굴에 코피를 덕지덕지 묻혔지만, 눈빛을 보니 조금도 물러설 기색이 없어 보였다.어제 똑같은 일을 당했을 때, 모태진은 이런 태도가 아니었다.그런데 여자 한 명 때문에 이렇게 큰 변화가 생기다니.그 여자는 모태진이 맞자 울며 남자 친구한테 애원했다.“안명훈, 그만해. 이 일은 모 선생님과 아무 상관 없어. 내가 너랑 헤어지고 싶은 거야.”짝!안명훈은 두말없이 여자의 뺨을 후려갈겼다.이건 너무 도가 지나쳤다.여자가 남자랑 사귀든 말든 그건 자유인데, 헤어지자고 했다고 사람을 때리다니.나는 참지 못하고 호통쳤다.그러자 안명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씩씩거리며 말했다.“경고하는데, 한 마디만 더 지껄이면 너도 같이 때려줄 거야.”나는 순간 분노가 끓어 올라 싸늘하게 말했다.“어디 한번 해 봐. 아주 법이고 뭐고 눈에 뵈는 게 없나 보네? 벌건 대낮에 어디서 주먹질이야? 너 같은 건 경찰에 잡혀가야 돼.”말을 마친 뒤, 나는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이번에는 겁만 주는 게 아니라 진짜였다.안명훈이 갑자기 전화를 빼앗으려고 달려들자 나는 가볍게 몸을 피했다.하지만 그놈은 포기하지 않고 또다시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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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은솔이라는 여자는 말하면서 모태진의 품에 와락 안겨 그를 꼭 끌어안았다.그 순간 모태진은 어쩔 줄 몰라 쩔쩔맸다. 하지만 그의 눈빛에는 유쾌한 기색이 역력했다.나도 이젠 남녀 문제에 있어서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모태진이 은솔을 좋아한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었다.하지만 모태진은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 절대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괜찮아요, 별거 아니에요. 앞으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찾아와요.”모태진은 말하면서 두 손으로 여자를 꼭 끌어안았다.그 행동에 나는 내 추측을 더 확신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 모습을 본 안명훈은 화가 나서 펄쩍 뛰었다.“젠장, 그 손 당장 놔! 그 여자는 내 여자라고! 손대지 마!”안명훈은 또다시 모태진을 때리려고 달려들었다.나는 얼른 그놈을 말리며 시선을 끌었지만 놈은 나를 향해 버럭 소리쳤다.“계속 끼어들겠다 이거야? 좋아, 그렇다면 너도 같이 죽여줄게!”우리가 한창 말다툼하고 있을 때 경찰이 도착했다.그러고는 상황을 듣더니 쌍방 폭행이라며 우리를 모두 경찰서로 데리고 갔다.그 사실에 나는 너무 화가 났다.“이게 어떻게 쌍방 폭행이에요? 분명 저 자식이 먼저 폭행했어요. 저는 정당방위라고요.”“잔말 말고 따라와요.”두 경찰은 두말없이 우리를 모두 끌고 갔다.그때 안명훈이 갑자기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그 모습을 본 순간 나는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설마 저 경찰들이 저 노랑머리랑 아는 사이인가?’우리는 얼마 뒤 관할 파출소로 연행되었다.경찰은 우리가 쌍방 폭행이라고 여겼고, 안명훈이 갑자기 나 때문에 중상을 입었다며 병원에서 진단받고 나를 고소하겠다며 길길이 날뛰었다.심지어 중재에 나선 경찰은 아무리 봐도 노랑머리의 편인 듯했다.“상대가 고소하면 나중에 형사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으니 되도록 사적으로 합의 보세요.”“그런데 합의금 2천만 원이 말이 돼요? 이건 강도랑 뭐가 달라요?”“그건 여러분이 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니 사적으로 합의 보세요.”나는 화가 나서 미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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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뭐든 다? 정확하게 뭐야?”소여정은 싱글벙글 웃으며 물었다.이런 상황에서 나를 희롱할 생각뿐인 소여정이 너무 짓궂었지만 나는 숙이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말 그대로, 다 돼요.”나는 소여정이 나를 놀리고 희롱하는 걸 좋아하는 데다 내 몸을 노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떼문에 내가 이렇게 말한 건 뭐든 다 된다는 걸 암시하기 위해서다.앞으로 그걸 들어줄지 말지는 또 다른 문제일 테지만.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게 나한테는 우선이었다.“약속했어? 난 절대 강요한 적 없어.”소여정이 동의하자 나는 가슴이 벅차올라 다급히 대답했다.“모두 내가 원해서 하는 거니까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게요. 이제 안심이 되죠?”“그래, 기다려 봐. 전화 한 통만 할게.”소여정은 고작 정부이지만 그녀의 남자 임천호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게다가 임천호가 매번 공식 석상에 나갈 때마다 항상 자기 정부를 데리고 다니기에 모든 사람이 소여정을 알고 있다. 심지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소여정을 통해 임천호한테 접근하려고 하고 있다.그때 그 술자리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소여정한테 몰려든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정부라는 이름이 사람들 앞에 내놓기 부끄러운 이름이지만, 그 사람이 높은 위치에 있으면 부끄럽고 말고는 큰 의미가 없게 된다. 심지어 뒤에서 몰래 소여정을 부러워하는 여자가 수없이 많다.어찌 됐든 임천호의 여자가 된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테니까.내가 막 전화를 끊고 돌아오자 안명훈이 귀찮은 듯 물었다.“대체 해결한 거야. 만 거야? 해결할 생각이 없으면 구치소에서 지내.”그 말에 경찰은 나를 한번 쓱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행동에 나는 기가 찼다.경찰은 국민의 지팡이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나쁜 놈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니.내가 권력이 없는 건 맞지만 나중에 내가 권력을 손에 넣는다면 반드시 이런 부패한 현상을 뿌리 뽑을 거다.“너랑 말하고 있잖아. 귀먹었어?”노랑머리가 나에게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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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갑자기 변한 정세에 노랑머리는 어리둥절해했다.“무슨 상황이야? 우리 보스께서 미리...”“닥쳐! 당장 들어가.”경찰은 갑자기 다른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매우 강직하고 엄밀해졌다.그러더니 강제로 노랑머리를 구치소로 연행하고 그더러 모태진과 은솔한테 각각 20만 원을 배상하도록 요구했다.모태진도 어리둥절해했다.“무슨 상황이에요? 저 경찰들 아까는 저 노랑머리 편 아니었어요? 왜 갑자기 우리를 도와주는 건데요?”나는 당연히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역시나 권력 있는 사람을 알고 있다는 게 이런 거구나.’우리가 입 아프게 도리를 설명하고 억울함을 호소해도 아무 소용 없더니, 소여정의 전화 한 통에 모든 게 달라지다니.역시나 옛말에 조정 사람을 알면 일이 쉬워진다더니, 그 말이 일리가 있는 듯싶었다.하지만 나는 쓸데없는 말은 일절 하지 않았다.“이왕 일이 해결됐으니 우린 이만 가요.”나는 모태진을 한쪽으로 끌어와 귀띔해 줬다.“선배는 집에 아내가 있다는 걸 잊지 마요. 절대 바보 같은 실수 저지르지 마요, 알았죠? 은솔 씨 일은 되도록 모른 척하고요.”“알아요. 나도 은솔 씨를 동생으로 여기는 거지, 다른 뜻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난 이제 나이도 있는데 그럴 에너지가 어디 있어요?”“그렇다면 다행이고요.”나도 모태진이 말한 대로 하길 바랐다.은솔은 모태진에게 자꾸만 들어붙는 느낌이었지만 모태진은 그나마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아는 듯했다.“은솔 씨, 일이 해결됐으니 얼른 학교로 돌아가서 열심히 공부해요. 앞으로 다시는 불량배들과 어울리지 말고, 속지도 말고요. 부모님이 얼마나 고생할지만 생각해요.”“은솔 씨가 마음껏 공부하게 해주려고 부모님이 얼마나 노력하고 계신데. 은솔 씨가 나쁜 남자한테 속고 몸도 마음도 다치면 부모님이 얼마나 속상하겠어요.”은솔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우리 부모님은 저 같은 건 상관 안 해요. 저를 딸로 생각하지도 않아요.”“그런 말 말아요. 세상에 어떤 부모가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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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하지만 은솔은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 계속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그때, 익숙한 그림자가 내 옆을 지나갔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주선영이었다.“후배, 학교 돌아온 거야?”나는 먼저 다가가 인사했다. 물론 어색하긴 했지만 아무 말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았으니까.선영은 나를 향해 싱긋 미소 짓더니 뒷좌석에 앉은 은솔을 바라봤다.“은솔아, 네가 왜 여기 있어?”“두 사람 알아?”“룸메이트예요. 같은 과고요.”‘어쩐지. 지난번에 은솔이 입었던 치마가 눈에 익다 했더니 주선영이 입었던 것과 동일한 옷이었네.’같은 침실에 있는 데다 옷도 나눠 입는 사이라면 관계가 좋다는 뜻이었다.나는 얼른 선영에게 말했다.“네가 은솔이 좀 데려다줘. 요즘 곁에 있어 주고.”“네, 알았어요.”은솔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선영과 함께 학교로 들어갔다. 하지만 겉보기에 여전히 기분이 안 좋아 보였다.그런데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이것뿐이었기에 그저 은솔도 모태진도 모두 정신을 차리고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은솔을 바래다주고 난 뒤 나는 다시 화인당으로 돌아왔다.점심시간에 겪은 일 때문에 나는 오후에 또 지각하고 말았다.하지만 모태진이 미리 사정을 설명한 덕에 정 사장님은 오히려 나를 걱정했다.“이제 괜찮아요. 일도 해결됐어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정 사장님을 보니 나는 문득 이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던 사모님 얘기가 떠올랐다.나는 사모님과 일면식도 없기에, 따지고 보면 사모님이 나를 도와줄 이유는 조금도 없다. ‘설마 정 사장님이 사모님한테 말해서 사모님이 나를 도와줬나?’‘그런데 그렇다면 정 사장님이 직접 예기하지 않고 왜 사모님이 나섰지?’나는 이럴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했다.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사모님이 나를 도와주셨으니 언젠가는 만날 거야. 그때 직접 인사하면 돼.’“괜찮다면 다행이네요. 가서 일해요.”나는 얼른 내 룸으로 돌아와 물건을 정리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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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흥, 마음에도 없는 말은. 내 생각 조금도 안 했다는 건 못 믿겠는데.”소여정은 역시나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게다가 역시 남녀 사이의 일에서는 베테랑이었다. 그녀에 비하면 나는 어린 애나 다름없었다.소여정은 곧바로 선글라스와 코트를 벗었다. 오늘 소여정이 입은 건 타이트한 원피스였는데, 그 덕에 몸매가 여과 없이 드러났다.그 모습은 우아하고도 기품 있어 사람의 욕망을 자꾸만 건드렸다.나는 아름다운 소여정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때 소여정이 내 앞에서 갑자기 한 바퀴 빙 돌았다.“예뻐? 이 원피스는 내가 특별히 주문 제작한 거야.”이건 양심을 걸고 안 예쁘다고 거짓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예뻤다.예쁜 정도가 아니라 아름다워 눈을 뗄 수 없었다.나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예뻐요, 명문가 아가씨 같아요.”이 말은 폄하의 뜻이 조금도 없는 순수한 칭찬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소여정도 이런 칭찬에는 매우 약했다.“처음으로 솔직하게 말하네? 참 진심 한번 듣기 쉽지 않네. 이거 옆트임인데, 여기까지 찢어졌어, 예뻐?”소여정은 쫙 찢어진 옆쪽을 나한테 보여주었다.허벅지까지 쫙 찢어진 원피스는 새하얗고 늘씬한 다리가 그대로 드러내 너무 요염하고 섹시했다.심지어 은연중에 속바지까지 어렴풋이 보여 더 매혹적이었다.나는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예쁘긴 한데 너무 야헤요. 앞으로 이렇게 입지 마요. 안 그러면 남자들이 뒤에서 음담패설을 늘어놓을지도 몰라요.”“음담패설을 늘어놓고 싶으면 늘어놓으라고 해. 만지지도 못할 거면서. 괴로운 건 그 사람들이지 내가 아니잖아? 내가 상관할 바 아니잖아.”소여정은 남들이 자기 몸을 노리는 걸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내가 오히려 신경 쓰였다.이렇게 예쁜 몸은 당연히 혼자 감상하고 싶지, 누군들 다른 남자와 공유하고 싶겠나?때문에 나는 일부러 소여정의 옆으로 다가가 내 몸으로 찢어진 쪽을 가렸다.이렇게 하면 누군가 갑자기 들어온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보지 못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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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나는 생리적인 변화가 오는 걸 막기 위해 속으로 계속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중얼거렸다. 게다가 하체를 소여정과 멀리 떨어지게끔 뒤로 뺐다.소여정은 급하게 나를 놀리지 않고 내 가슴에 엎드려 휴식을 취하는 듯한 자세를 유지했다.“가슴 진짜 단단하고 넓네. 여기 이렇게 누워 자고 싶어.”‘뭐지? 이 여자가 왜 갑자기 나를 희롱하지 않는 거지?’게다가 보아하니 소여정은 확실히 피곤에 찌든 듯한 모습이었다.때문에 나는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말했다.“자고 싶으면 자요. 편히 잘 수 있을 때 자요.”“그럼 반듯하게 누워. 가슴에 기대서 좀 잘 거니까.”소여정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시종일관 내 가슴에 기대 있었다.이런 요구는 나를 희롱하는 것보다 훨씬 나았기에 못 들어줄 것도 없었다.“그럼 우선 이거 놔 줘요. 그래야 나도 눕죠.”소여정은 내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런 게 어디 있어? 나를 안아가야 하는 거 아니야?”“혹시 또 나를 희롱하려는 건 아니죠?”나는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그러자 소여정이 나른한 모습으로 말했다.“어제 밤새도록 카드 게임을 했더니 기운이 없어. 나 좀 잘게.”“그럼 집에서 자지 그래요?”‘집이 더 편한 거 아닌가?’나는 너무 의아했다.그때 소여정이 내 가슴을 가볍게 두드렸다.“뭔 말이 그렇게 많아? 나 저기까지 안고 가 줘. 피곤해서 자고 싶다니까. 전에 말했던 거 잊지 마. 내가 도와주면 나한테 빚지는 거라고 했던 말. 지금 그 빚을 갚을 때야.”나는 소여정을 번쩍 들어 안았다.“그렇게 큰 도움을 주고 고작 이런 거로 갚으라는 건 너무 말이 안 돼요. 오늘 서비스는 무료로 해줄게요. 빚은 나중에 필요할 때 갚을게요.”말하는 사이 나는 소여정과 함께 마사지 침대에 누웠다.소여정은 정말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조용히 내 가슴에 기대 누웠다.그리고 정말 피곤하긴 한 모양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른 숨소리가 들렸다.나는 소여정의 머리가 내 가슴에서 떨어질까 봐 어깨를 꼭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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