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잊었나 안 잊었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목소리 좀 낮추면 안 되나?’‘이런 주제를 어떻게 사람들 많은 곳에서 대놓고 얘기하지?’‘정말 못 말리는 여자네.’“쉿, 조용히 좀 해 봐요. 누가 잊었대요? 적어도 가게에 와야죠, 안 오는데 제가 어떻게 마사지해 줘요?”“방문 서비스도 있잖아요. 윤지은네 집에서 마사지해 주면 되잖아요.”나는 질세라 받아쳤다.“방문 서비스는 돈 더 내야 하거든요. 할 일도 없으면서 왜 가게에 오지 않아요?”하정현은 윤지은을 흘끗 바라봤다. 하지만 윤지은은 여전히 싸늘한 얼굴을 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하정현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누가 할 일이 없대요? 나도 바쁜 사람이거든요? 돈 더 내면 될 거 아니에요. 나 돈 많아요. 그러니까 오늘 지은이네 집에 와서 마사지해 줘요.”나는 윤지은의 눈치를 살폈다. 그랬더니 윤지은은 독살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째려봤다.원래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 눈빛에 나는 순간 열이 뻗쳐 일부러 비아냥거렸다.“그래요, 그럼 이따가 주소 불러줘요. 방문 서비스 해줄게요.”윤지은은 그 말을 들은 순간 눈살을 팍 구겼다. 그 눈빛은 나를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것만 같았다.사실 나는 일부러 윤지은의 기분을 살살 긁은 거다. 항상 이유 없이 위협적인 눈빛으로 사람을 보는 게 마음에 안 들어서.‘누가 보면 여왕인 줄 알겠네. 그렇게 보면 내가 무서워할 줄 알고?’‘진짜 웃기는 여자네. 난 더 이상 한의원에서 일하지도 않는데, 저 여자를 무서워할 게 뭐 있어?’“지은아, 괜찮지?”하정현의 말에 나는 순간 웃음이 터질 뻔했다.그때 윤지은이 덤덤하게 대답했다.“상관없어. 난 이따가 출근해야 하니까 둘이 뭘 하든 내 알 바 아니야. 하지만 내 집에서 허튼짓 하지 마.”“에이, 내가 변태도 아니고, 설마 모르는 사람과 그 짓을 하겠어?”하정현은 살짝 어이없었다. 본인은 그저 마사지사를 집에 불러 마사지 좀 받을 생각이었는데, 허튼짓이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Last Updated : 2024-10-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