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Bab 1131 - Bab 1140

1170 Bab

제1131화

나는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소여정은 임천호에게 나를 지켜주려 한다는 걸 들키기 싫어 이런 우회적인 방법을 생각해 냈을 거다.만약 소여정이 정말 서나연을 조사하고 싶었다면 마음대로 하라고 하지 않았을 거다.게다가 서나연은 소여정의 지위를 전혀 위협하지 못하고 있기에 몰래 서나연을 조사하라고 할 이유가 없다.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생각한 가능성에 힘만 실렸다.식사를 마친 뒤 나는 소여정에게 전화해 묻고 싶었지만 임천호의 의심을 살까 봐 결국 아무 문자도 보내지 못했다.그날 저녁, 주선영은 학교에서 돌아왔다. 나는 문득 현성이 낮에 했던 말이 떠올라 주선영에게 현성에 대한 일을 물었다.“선영아, 너 현성을 어떻게 생각해?”나는 직접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주선영의 얼굴은 갑자기 발그스름해지더니 부끄러워했다.“선배, 갑자기 그건 왜 물어요?”“현성이 부탁했어. 몇 번이나 고백했는데 계속 거절해서 불안했나 봐.”나는 숨기지 않고 모두 진실대로 토로했다.“너 현성이가 마음에 안 들어?”나는 다른 방식으로 물었다.그러자 주선영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현성 선배 무척 다정하고 착해요. 저한테도 잘해주고요.”“그럼 왜 사귀기 싫은 건데?”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내 질문에 주선영의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 심지어 귀뿌리까지 후끈 달아올랐다.“저, 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요. 현성 선배 여자 친구가 되면 그걸 해야 하잖아요. 저, 전 그게 무서워요...”나는 그 이유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다.“그 이유 때문이었어? 하하하.”주선영은 당장이라도 울 것처럼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선배, 왜 웃어요? 제가 우스워요?”“아니. 그 반대야. 너무 귀여워서 그래. 그럼 하나만 물을게. 너 왜 현성이랑 사귀고 싶어? 달콤한 연해가 해보고 싶어?”이번에 주선영은 숨기지 않고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이에 내가 말했다.“그럼 된 거 아니야. 달콤한 연애가 하고 싶으면서 또 무섭다고 하는 건 모순되잖아.”“그런데 그걸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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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그, 그러면 고민 좀 해볼게요. 현성 선배한테 너무 조급해 말라고 전해줘요.”주선영은 말하는 내내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있었다.역시 연애를 못 해본 여자애는 단순한가 보다.우리는 한참 대화를 나누다가 주선영이 먼저 방으로 가 휴식을 취했고 나는 거실 소파에 누웠다.그로부터 얼마 뒤, 핸드폰이 징징 울리더니 현성이 어떻게 됐냐고 묻는 문자가 도착했다.나는 주선영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모두 솔직히 말했다.[주선영도 너 좋아하는 거 같아. 그러니까 인내심 가지고 기다려. 시간을 좀 줘. 상대는 연애가 처음이고 경험이 없어 무서워하는 것도 정상이야.]내 대답에 현성은 무척 기뻐했다.[안 서두를게. 선영이 마음만 알면 돼. 나 참을 수 있어. 수호야, 너 진짜 엄청 도움 됐어. 나중에 내가 선영이랑 결혼하면 너한테 감사비 두둑하게 챙겨줄게.]우리는 한참 얘기하다가 대화를 끊었다. 이윽고 나는 소파에 누워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나는 임천호와 그렇게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날이 오게 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심지어 예전처럼 임천호가 두렵지도 않았다.사람은 많은 일을 겪어야 성장한다는 게 맞는 말인 듯싶다.나는 소여정을 떠올렸다가 윤지은을 떠올렸다, 한참 뒤에는 형수를 떠올렸다가 또 애교 누나를 떠올렸다.그렇게 이 사람 저 사람 떠올리다 보니 결국 저도 모르게 잠이 들고 말았다.다음 날, 곧바로 윤미화와 S시로 가기로 한 날이 다가왔다.우리는 고속버스 터미널 앞에 있는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다.내가 먼저 도착해서 약 20분 정도 기다렸더니 윤미화의 차가 나타났다.“차는 한 대로 움직이자고. 그래야 갈 때 심심하지 않고 기름값도 아낄 수 있잖아.”마침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나는 우선 차를 주차한 뒤 윤미화의 차에 올랐다.윤미화는 탐정 사무소의 남직원도 데려왔다. 나까지 합치면 남자는 도합 4명이었다.가는 동안 우리 남자 넷은 서로 번갈아 가며 운전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내가 운전하고 윤미화가 조수석에 앉았다.윤미화는 오늘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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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여자를 엎어치기 한 거 아니에요?”“그건 너무 매너 없네.”직원들은 반전의 결말을 떠올리려고 토론하기 시작했다.그때 윤미화가 피식 웃으며 나를 봤다.“수호 씨는 어떨 것 같아?”“죄송하지만 이거 인터넷에서 봤어요. 결말은 남자가 여자를 둘러메고 경찰서로 갔어요. 여자애가 미성년자라고요.”“이것도 어려워하지 않다니. 좋아. 하나 더. 어느 날 혜성이라는 남자가 병원에 병 보러 갔는데 접수할 때 어떤 과로 접수해야 할지 몰라 간호사한테 도와달라고 했어.”“그러자 간호사가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고, 혜성은 발끝 거기요라고 했어. 그 결과 어떻게 됐을까?”윤미화의 질문이 떨어지기 바쁘게 직원들은 머리를 쥐어 짜내기 시작했다.“발끝이면 정형외과지.”“그렇게 간단하면 문제로 안 냈겠지.”“분명 반전이 있을 거야. 생각해야 해.”윤미화는 나머지 세 명이 답을 알아 맞추지 못하자 또 나를 봤다.“수호 씨 대답은? 이번에도 답을 알아?”“미안하지만 이것도 인터넷에서 봤어요. 안 봤어도 답이 뭔지 알겠지만.”“재미없어. 왜 다 알아?”윤미화는 화가 난 듯 나를 째려봤다.‘내가 박학다식한 게 내 탓인가?’“수호 씨, 답이 뭔데?’그때 반나절이나 상의해도 답을 얻지 못한 나머지 세 명이 나에게 물었다.나는 웃으며 말했다.“정혀외과와 비뇨기과요.”“왜 비뇨기과인데?”“발끝... 거기. 발끝과 거기. 잘 생각해 봐요.”내 말을 듣고 잠시 되짚던 셋은 바로 깔깔 웃어댔다.나는 그런 셋이 너무 부러웠다. 나는 이제 이런 걸 봐도 웃기지 않은데 말이다.처음에 이걸 인터넷에서 봤을 때 나는 무척 부끄러워했고 반응이 이 세 명과 비슷했다.나는 문득 내가 이젠 늙어 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하. 경험이 많은 것도 좋은 일은 아니네.’윤미화는 오기라도 생겼는지 꼭 내가 모르는 걸 내겠다며 기를 썼지만, 윤미화가 몇 개를 내든 나는 모두 답을 알고 있어 재미가 없었다.“윤 사장님.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내요. 이번에는 정말 모를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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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나뿐만 아니라 뒷좌석에 앉은 세 명도 똑같았다.결국 우리는 생각을 포기하고 윤미화를 바라봤다.그러자 윤미화가 득의양양해서 말했다.“‘여러 번 전화 드렸는데 안 받아서 오늘이 사흘째예요.’하는 거야.”그 말에 우리는 모두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휴게소에 도착한 우리는 자리를 바꾸었다.어젯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터라 피곤했던 나는 뒷좌석에 앉아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그에 반해 윤미화는 정신이 또렷해서 운전석에 앉은 사람과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눴다.가는 내내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한 나는 도중에 정신을 차렸다.하지만 잠깐 눈을 붙였더니 정신은 한결 좋아졌다.윤미화는 아직도 흥이 깨지지 않았는지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댔고 어린 남자애 셋은 그게 재밌는 듯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다.다만 이야기를 하다보니 점점 수위가 높아져 야릇한 농담까지 주고받았다.이쑤시개, 팽이버섯, 막대기 등 이상한 단어도 마구 난무했다.다만 어린 직원 셋은 알아듣지 못해 어리둥절했고 윤미화만 어린 동생 넷한테 장난치는 게 재밌는지 깔깔 웃어댔다. 물론 나머지 세 명도 모두 즐거워했다.나는 문득 윤미화가 남자를 너무 쉽게 여긴다는 생각이 들었다.아무리 어린 애들이라지만 야릇한 농담을 못 알아들을 나이는 아닌데 말이다.세상에 주선영 같은 애들은 극히 드물다. 우리를 따라온 직원 세 명은 그저 윤미화가 저들을 놀리는 걸 즐기고 있는 것뿐이었다.여자의 사고는 남자와 다르다. 남자는 강함을 숨기고 바보인 척한다면, 여자는 오히려 남이 추켜세우는 걸 즐긴다.그렇기에 둘이 만나면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아마 이 세 명 중 누군가는 사장님이 개방적인 사람이니 기회를 봐서 한번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크흠...”나는 일부러 소리를 내며 윤미화한테 눈치를 줬다. 무엇보다 나머지 세 명 중에 정말 이상한 생각을 하는 애가 있을까 봐 걱정됐다.“수호 씨, 깨어났어? 나 방금 또 퀴즈 냈는데 아무도 못 맞추더라고. 얘네는 수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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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네, 알았어요.”30분이라는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우리는 어느새 S시에 도착했다.곧이어 나는 내비게이션에 Y 머니 캐피탈 주소를 입력하고 류준원더러 먼저 그곳에 가달라고 부탁했다. 그 뒤 나머지 사람들은 서나연을 조사하러 출발했다.고개를 들어 광고판을 확인해 보니 Y 머니 캐피탈은 그리 크지 않았다. 보아하니 기껏해야 10평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사무실 안에는 고작 책임자 한 명뿐이었는데, 한창 게임을 하고 있었다.“안녕하세요? 혹시 여기 책임자세요?”나는 그 사람 앞으로 다가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그 사람은 고개를 들어 나를 흘긋거렸다.“황 사장님 찾는 건가?”“그게 사실은 이 수표를 현금화하려면 여기를 찾아와야 한다고 해서요.”나는 수표를 상대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다가 상대가 손을 뻗어 수표를 가져가려고 하자 이내 피해버렸다. “손에 기름투성이라 더러워져요. 황 사장 불러주세요.”나는 경각심을 늦추지 않았다.임천호가 수표를 끊어준 건 일부러 나를 곤란하게 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내 손에 달랑 이 수표 한 장뿐이라 잃어버리거나 훼손되면 현금화할 수 없어진다. 임천호를 찾아가 한 장 더 달라고 하는 건 더더욱 불가능할 테고. 때문에 나는 이곳 사람들이 수를 쓰지 못하게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상대는 내가 경계하자 안 좋은 태도로 말했다.“기다려 봐. 황 사장님 지금 바빠.”이 사람은 날 난처하게 하려고 일부러 변명거리를 찾는 게 분명했다.이에 나는 곧바로 임천호 이름을 들먹였다.“이 수표는 여기 S시의 임천호, 임 회장님이 준 거예요. 오늘 바로 현금화할 거니까 얼른 그 황 사장한테 연락해요.”“젠장. 황 사장님 지금 바쁘다니까. 귀먹었어? 아니면 눈이 멀었나?”상대는 바로 열폭하며 핸드폰을 내팽개쳤다.그 행동에 나는 순간 어리둥절해졌다.‘뭔 사람이 이렇게 화가 많아?’나는 바닥에 내팽개쳐진 핸드폰을 흘긋 보고 웃으며 말했다.“나한테 화내는 거 임 회장님께 화내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Y 머니 캐피탈에서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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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역시 그 자식이네. 기다리라고 해. 바로 갈 테니까.]“네.”통화가 끝난 뒤 놈은 나에게 달려와 말했다.“황 사장님 금방 온다니까 조금만 기다려.”“네.”놈은 나에게 물도 따라주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옆에 있는 매점에 가 생수 한 병을 구매했다.그렇게 약 10여분 정도 기다리니 갈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걸어왔다.사무실을 지키고 있던 녀석은 상대를 보더니 벌떡 일어섰다.“황 사장님, 오셨습니까?”나는 생수를 내려놓고 황용길을 바라봤다.“그쪽이 황 사장님인가요? 안녕하세요. 여기 수표 한 장이 있는데 현금화해 줘요.”황용길은 내 말에 수표를 흘긋거렸다.그동안에도 나는 상대가 속임수를 쓸까 봐 수시로 대비하고 있었다.하지만 의외로 황용길은 수표를 확인하기만 하고 나를 일부러 괴롭히지는 않았다.“나 지금 수중에 4억이나 되는 현금은 없어서 자금 유통이 필요하니까 내일 다시 와.”“내일 언제요?”“오후 2시쯤.”나는 수표를 받아 들고 눈앞의 남자를 뚫어지게 훑었다.‘이렇게 대화가 잘 통한다고? 나를 곤란하게 하지도 않고?’일이 너무 쉽게 풀려 나는 오히려 이 상황이 너무 이상했다. 하지만 상대가 아직 꼬리를 드러내지 않은 터라 나도 뭐라고 할 수는 없어 수표를 챙겨 그곳을 떠났다.내가 떠난 뒤 사무실을 지키고 있던 놈이 황용길에게 물었다.“사장님, 저 돈 자그마치 4억이에요. 우리 회사에 저렇게 많은 돈은 없어요.”황용길은 담배에 불을 붙여 한 모금 들이켜더니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저거 공수표야. 그런데 대놓고 그렇게 말할 수는 없잖아. 안 그러면 저 자식은 자기가 임 회장님한테 당한 걸 알아채.”“그런데 방금 내일 4억을 주겠다고 하셨잖아요. 혹시 거짓말한 거예요?”“거짓말 아니야. 임 회장님 마침 나더러 4억 정도 자금세탁 해달라고 했거든. 그래서 그 돈을 저 자식한테 주래.”“임 회장님 이거 저 자식 아예 묻어버릴 셈이네요!”“하하. 임 회장님을 건드리고 돈까지 받아 가려고 했으니 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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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때문에 여자가 풍기는 분위기는 때론 외모나 몸매보다 더 중요하다.소여정이 왜 임천호의 예쁨을 그렇게 받을 수 있을까? 그 이유는 바로 소여정은 아주 매력적이고 남자의 정복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여정은 수완이 있고 총명해서 임천호도 꼼짝 못 하게 한다. 그래서 임천호가 소여정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나는 조용히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 그러고 한 모금 마시려고 할 때 윤미화가 갑자기 물었다.“가서 서나연 한번 만나볼래?”“소여정 씨가 따로 요구한 것도 없잖아. 그러니 우리끼리 일거리 좀 만들어 보는 건 어때?”‘싫은데요.’‘조용히 앉아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게 안 좋나?’내가 속을 중얼거릴 때 윤미화가 내 팔을 잡으며 말했다.“수호 씨는 무조건 가야 해. 고용주가 특별히 요구하지 않았지만 대충 해서는 안 되잖아. 소여정 씨가 서나연 대신 임천호 아내 자리를 꿰차려고 할 수도 있잖아.”커피를 마시던 나는 그 말에 사레가 들리고 말았다.“왜 그래? 나한테 튈 뻔했잖아.”윤미화가 제때 피한 덕에 커피가 그녀 옷에 튀지 않았다.나는 너무 불안해서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사레가 들었어요.”솔직히 나는 소여정이 임천호 아내 자리를 꿰차려 한다는 말에 마음이 찌릿했다.임천호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 소여정이 임천호 곁에 남는다면 분명 좋은 꼴을 보지 못할 거다.소여정처럼 좋은 여자가 임천호 손에 망가지는 건 너무 안타깝다.나는 무의식적으로 서나연을 바라봤다. ‘만약 저 여자가 임천호를 휘어잡을 수 있다면 임천호가 밖에서 마음대로 하고 다니지 못했을 거고, 소여정도 자유로웠을 텐데.’‘내가 지금 무슨 생각하는 거야?’서나연이 임천호를 휘어잡을 수 있었다면 저렇게 우울해할 리도 없었을 거다.그때 윤미화가 또 나를 다그쳤다.“가서 저 여자 한번 만나봐. 서나연 성격을 알아야 하니까.”“알았어요. 갈게요.”나는 커피를 원샷하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왠지 모르게 나는 임천호의 아내가 대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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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화

서나연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나 어때요? 예뻐요?”“예뻐요. 그런데 혈색이 좀 안 좋고 눈빛에 광채가 없어요.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 거죠? 여자는 혈색이 아주 중요하거든요. 혈색이 없으면 생기가 없어 보여요.”서나연은 눈을 내리깔며 기운 빠진 풍선처럼 말했다.“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기분 좋을 리가 있겠어요?”“그러면 새 사람 찾으면 되지 뭐 하러 한 사람한테만 목을 매요? 옷차림을 보니 있는 집 자제분인 것 같은데 그쪽 좋다는 사람 분명 많을 거예요.”“그런데 나한테는 그 사람뿐인 걸 어떡해요?”서나연은 당장이라도 울것처럼 흐느꼈다.나는 얼른 휴지를 뽑아 서나연에게 건넸다.“그럼 상대한테 사랑을 표현한 적 있어요?”서나연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그 사람은 나한테 그럴 기회조차 주지 않아요.”“하. 그럼 상대가 그쪽 사랑하지 않는 거니까 시간 낭비하지 마요.”서나연은 갑자기 나를 바라봤다.“나한테 왜 그런 말을 해요? 혹시 그 사람이 보냈어요?”“아니요. 전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몰라요. 그냥 우울하게 앉아 있길래 안 좋은 일이 있는 것 같아서 말 건 거예요. 솔직히 저 작가거든요. 그래서 소재 좀 얻으려고 말 건 거예요.”서나연의 눈은 이내 어두워졌다.“그 사람이 보낸 사람이 아니었군요. 이젠 나를 상대하기도 귀찮나 봐요. 그 사람 눈에 난 공기나 다름없어요.”“예전에는 나한테서 벗어나려고 여러 남자를 보내 나를 꼬시게 했는데 내가 모두 거절했거든요. 난 그렇게 하면 그 사람이 마음 돌릴 수 있고 그 사람도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 걸 알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내가 사랑을 아무것도 아닌 거로 여긴대요.”서나연은 말하다가 끝내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한 사람을 사랑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 그 여자는 분명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요. 그 사람 돈만 노리는 건데, 그 사람은 그 여자를 보물처럼 여겨요. 그런데 나는 진심을 모두 줬는데 짐짝 취급을 받고 있고요.”서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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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화

“갑자기 죽고 싶어요. 사람이 죽으면 고통도 사라지고 아무 생각도 안 들 거잖아요. 그럼 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 나 이렇게 사는 거 너무 고통스러워요. 그 사람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나는 다급히 서나연의 팔을 잡고 찻집에 있는 다른 손님들을 향해 소리쳤다.“다들 뭐 하고 있어요? 와서 좀 도와줘요.”하지만 손님들은 오히려 뒤로 물러서며 아무도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손님들의 태도에 나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사람 목숨이 달린 중요한 상황에 어쩜 이럴 수 있는지.서나연이 다른 한쪽 다리까지 밖으로 내밀려 하자 나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어 얼른 그녀의 허리를 껴안고 잡아당겼다.“바보 같은 짓 하지 마요. 그쪽을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 때문에 이럴 가치가 있어요? 그쪽이 죽어도 그 사람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그쪽 부모님만 딸 죽음에 속상해할 거라고요.”서나연은 순간 온 힘이 빠져나간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그런데 나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너무 괴로워요...”그때 몇몇 사람이 우리 쪽으로 달려왔다.“아가씨, 괜찮으세요?”“아가씨, 집으로 모시겠습니다.”그 사람들은 보아하니 서씨 가문 사람들인 듯했다.서씨 가문 사람들도 서나연의 상황이 이상하다는 낌새를 차리고 몰래 서나연을 보호하고 있었던 모양이다.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급히 현장을 떠났다.나는 서씨 가문 사람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때문에 서씨 가문 사람들도 나에게 들러붙지 않기를 간곡히 바랄 뿐이었다.나는 단숨에 커피숍으로 달려갔다.내가 도착하자 윤미화는 바로 궁금한 듯 물었다.“어때? 그 여자 방금 뛰어내리려 하는 것 같던데.”나는 목이 말라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윤미화의 앞에 놓인 커피를 들어 원샷했다.그러고는 두근대는 심장을 달래며 말했다.“말도 마요. 제가 방금 반응이 빨랐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정말 뛰어내렸을지도 몰라요.”“그 여자 임천호를 진심으로 사랑하나 봐요. 임천호 때문에 밥도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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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대체 어쩌려고 자꾸만 저렇게 죽으려고 하는 건지.”보아하니 서나연이 죽으려 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닌 모양이다. 이러다간 정말 무슨 일이 사고라도 생길 수 있다.그때 BMW 차 한 대가 찻집 문 앞에 멈춰서더니 안에서 정장 차림의 중년 남자가 내렸다.서씨 가문 사람들은 중년 남자를 보자 모두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그 중년 남자는 다름 아닌 서나연의 아버지 서광진이었다.서광진이 나타나자 서나연은 곧바로 진정했다.하지만 얼마 뒤, 서광진이 커피숍 쪽을 바라봤고, 서씨 가문 사람이 나를 가리켰다.그 순간 나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뭐지? 왜 갑자기 나를 가리키지?’내가 어리둥절해 있을 때 서광진이 커피숍으로 걸어왔다.“젠장. 설마 나를 찾아온 건 아니겠죠?”나는 불안에 떨며 윤미화에게 물었다.그러자 윤미화는 내 팔을 잡으며 말했다.“두려워할 거 뭐 있어? 나쁜 일 한 것도 아닌데. 가만히 앉아 있어. 준원아, 얼른 카메라 치워. 발각되면 안 되니까.”우리는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반듯하게 앉아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연출했다.그러자 얼마 뒤, 서광진이 들어와 내 쪽으로 걸어왔다. 그 순간 나는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다. 내가 이번에 S시에 온 목적은 수표를 현금화하기 위해서지 귀찮은 일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다.“반갑네. 혹시 그쪽이 방금 내 딸을 구했나?”“네. 맞아요.”“우리 딸을 구해줘서 고맙네.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나?”서광진이 시비를 걸러 온 게 아니라는 걸 확인하자 나는 겨우 긴장을 풀었다.“정수호라고 합니다.”“정수호 군, 이 카드에 1억이 있으니 받게.”나는 순간 어리둥절했다. 그러다가 서광진이 딸을 구해준 은혜를 보답하려 한다는 걸 바로 깨달았다.나는 서둘러 카드를 밀어냈다.“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봤어도 그렇게 했을 겁니다. 제가 이 돈을 받으면 의미는 변합니다.”“나 서광진은 남한테 빚지는 걸 싫어하네. 이 돈은 받게.”그 순간 나는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해야 하는 일이 문득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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