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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ผู้เขียน: 은광수
“그, 그러면 고민 좀 해볼게요. 현성 선배한테 너무 조급해 말라고 전해줘요.”

주선영은 말하는 내내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있었다.

역시 연애를 못 해본 여자애는 단순한가 보다.

우리는 한참 대화를 나누다가 주선영이 먼저 방으로 가 휴식을 취했고 나는 거실 소파에 누웠다.

그로부터 얼마 뒤, 핸드폰이 징징 울리더니 현성이 어떻게 됐냐고 묻는 문자가 도착했다.

나는 주선영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모두 솔직히 말했다.

[주선영도 너 좋아하는 거 같아. 그러니까 인내심 가지고 기다려. 시간을 좀 줘. 상대는 연애가 처음이고 경험이 없어 무서워하는 것도 정상이야.]

내 대답에 현성은 무척 기뻐했다.

[안 서두를게. 선영이 마음만 알면 돼. 나 참을 수 있어. 수호야, 너 진짜 엄청 도움 됐어. 나중에 내가 선영이랑 결혼하면 너한테 감사비 두둑하게 챙겨줄게.]

우리는 한참 얘기하다가 대화를 끊었다. 이윽고 나는 소파에 누워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나는 임천호와 그렇게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날이 오게 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심지어 예전처럼 임천호가 두렵지도 않았다.

사람은 많은 일을 겪어야 성장한다는 게 맞는 말인 듯싶다.

나는 소여정을 떠올렸다가 윤지은을 떠올렸다, 한참 뒤에는 형수를 떠올렸다가 또 애교 누나를 떠올렸다.

그렇게 이 사람 저 사람 떠올리다 보니 결국 저도 모르게 잠이 들고 말았다.

다음 날, 곧바로 윤미화와 S시로 가기로 한 날이 다가왔다.

우리는 고속버스 터미널 앞에 있는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내가 먼저 도착해서 약 20분 정도 기다렸더니 윤미화의 차가 나타났다.

“차는 한 대로 움직이자고. 그래야 갈 때 심심하지 않고 기름값도 아낄 수 있잖아.”

마침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나는 우선 차를 주차한 뒤 윤미화의 차에 올랐다.

윤미화는 탐정 사무소의 남직원도 데려왔다. 나까지 합치면 남자는 도합 4명이었다.

가는 동안 우리 남자 넷은 서로 번갈아 가며 운전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내가 운전하고 윤미화가 조수석에 앉았다.

윤미화는 오늘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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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의 결혼 생활이 파탄나는 게 처음에는 다 호기심에서 비롯돼요. 그러니까 얌전히 잠이나 자요.”나는 두말없이 돌아서서 방을 나섰다.윤미화는 유미 사모님 사촌 언니기에 나는 감히 윤미화와 그런 식으로 엮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 소식이 만약 사모님 귀에 들어가면 나는 끝장이니까.그도 그럴 게, 유미 사모님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무척 신경 쓰이니까.내 방으로 돌아온 나는 침대에 털썩 누워 휴식을 취했다.요즘 형수를 보러 갈 수 없기에 나는 특별히 고수연한테 전화했다. 하지만 고수연이 전화를 받지 않아 고아연에게 전화했다.[둘째 언니가 큰언니 몸 닦아주고 있어. 무슨 일인데 그래? 나한테 말해.]“별거 아니에요. 그냥 형수가 요즘 어떻나 해서요.”“그냥 그렇지 뭐.”고아연은 현수 상황을 간단히 얘기하더니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지금 어디야? 방에 다른 사람 있어?]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고아연이 또 나에게 영상을 찍으라고 부탁하려 한다는 걸 알아챘다.고아연이 찍는 영상은 늘 재미있기에 나도 고아연에게 협조하는 걸 즐긴다.“지금 호텔 방에 혼자 있어요.”[그럼 내가 영상 통화할 테니까 받아 봐.]고아연은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이내 영상통화를 걸어왔다.벨이 울리자마자 나는 신이 나서 전화를 받았다.“혹시 오늘도 영상 찍어야 해요?”[응. 오늘 주제는 허리야. 손 제대로 내리고 윗옷 들어 봐. 그리고 아무 음악에 맞춰 허리 흔들어.]나는 자신 있게 티셔츠를 걷어 올렸다.“나 몸매 자신 있어요. 식스팩도 있고 촉감도 좋아요.”[와, 진자 괜찮아 보이네. 그런데 오늘 영상은 가만있으면 안 돼. 움직여야 해. 허리 흔들어 봐.]나는 얼른 핸드폰을 캐비닛 위에 세워 놓고 영상에 내가 나올 수 있도록 뒤로 물러났다. 그러고는 티브이에서 나오는 노래에 맞춰 허리를 흔들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허리를 흔드는 게 어색했는데 고아연이 업로드한 영상을 본 뒤로 나는 고아연이 찍는 영상을 좋아하게 됐다.하지만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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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도 윤미화는 나에게 이 상황을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은 내가 뭐라고 하기 어렵다.“사람마다 자기 취향이 있으니 사장님 남편도 주도권을 손에 쥐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닐까요?”“나도 전에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것 같아.”“너무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거 아니에요?”나는 비록 윤미화의 남편을 보지 못했지만 그 사람이 분명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윤미화는 가정 형편이 분명 좋을 거다. 그것도 윤씨 가문 못지않게. 게다가 평소 돈을 물 쓰듯 쓰는 걸 봐도 윤미화 집안이 매우 부유하다는 걸 알 수 있다.물론 윤미화 스스로도 돈을 벌 수 있지만 윤미화 남편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도 배제할 수는 없다.그리고 그렇게 능력 있는 남자는 때때로 통제욕이 강하다.“모르겠어. 아무튼 이상해. 혹시 지난번에 샀던 그 이상한 물건 기억해?”당연히 기억한다. 그 물건은 이영미가 나더러 사용해 보라고 구매했던 거니까.그런데 그걸 유미 사모님 집으로 보내 윤미화에게 들키는 바람에 윤미화가 본인이 쓰겠다며 몰수해 갔다. 그때 나도 마침 쓸 일이 없어 윤미화에게 넘겨줬었고.때문에 그 결과가 나도 무척 궁금했다.“남편분이 사용했어요?”“사용하긴 무슨. 내가 그걸 가져온 걸 보더니 내가 나쁜 물이 들었다며 어찌나 뭐라고 하던지. 그날 밤 싸웠어. 그리고 이상한 게 뭔 줄 알아? 이튿날에 영성용 토이만 바리바리 사 왔더라고.”“내가 자기한테 사용하는 건 안 된다면서 나한테는 사용하고 싶은가 봐. 너무 이상하지 않아?”이건 확실히 이상해 나도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그러던 그때, 내 머릿속에 대담한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윤 사장님, 혹시 남편분이 이상한 성벽이 있는 거 아니에요?”윤미화는 내 말에 흠칫 놀랐다.“어머,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그러고 보니 우리 남편이 나 쫓아다닐 때 내가 어릴 때 알고 지내던 누나 같다고 했거든. 설마 그런 취미가 있는 건 아니겠지?”윤미화는 생각하면 할수록 무서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143화

    우리는 곧바로 호텔로 돌아갔다.그런데 류준원은 여전히 마교준과 진이준을 걱정했다.이에 나는 방금 화장실에서 우연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던 일을 솔직히 털어놨다.“내 기억이 맞다면 너도 두 사람과 같이 입사한 거 아니야? 평소 셋이 친해 보이던데, 셋이 같은 학교 동기지?”류준원은 얼른 해명했다.“우리가 같은 학교 동기인 건 맞지만 전 두 사람이랑 친하지 않아요. 두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도 몰랐고요.”“난 너 믿어. 그러니까 나 실망하게 하지 마.”나는 손을 뻗어 류준원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류준원은 그나마 얌전하고 성실해 보여 나는 좀 더 관찰할 생각이었다.윤미화를 방에 눕힌 뒤 우리는 방을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윤미화가 갑자기 내 옷소매를 잡아당기는 게 느껴졌다.나는 그제야 윤미화가 진짜 취한 게 아니라 취한 척한 거라는 걸 알아챘다.나는 류준원을 먼저 보내고 핑계를 대서 윤미화 방에 남았다.류준원이 떠난 뒤 나는 침대에 앉아 윤미화에게 말을 걸었다.“취한 거 아니었어요?”“취했어. 속이 안 좋고 메스꺼워.”윤미화는 발음이 명확하고 논리가 민첩한 게 아무리 봐도 취한 것 같지 않았다.“취한 게 아니면서 마교준과 진이준이 윤 사장님 돈을 그렇게 펑펑 쓰는데 왜 당하고만 있었어요?”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제야 윤미화는 또렷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사기? 내가 말했잖아. 오늘 소비는 모두 내가 계산할 거라고.”“그럼 지금 내가 쓸데없는 참견을 했다고 탓하는 거예요?”윤미화는 한 손으로 이마를 짚더니 싱긋 웃으며 나를 봤다.“너도 못 만지게 하면서 젊고 잘생긴 총각들도 못 만지게 했으니 네 탓 맞잖아.”“대체 다들 왜 이러는 거예요? 이미 결혼했으면서 좀 얌전하게 살면 안 돼요?”“내가 언제 얌전하게 지내지 않았는데? 젊은 애들과 즐겁게 노는 것뿐인데. 내가 그 애들과 선 넘는 짓을 한 것도 아니잖아.”윤미화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그래요. 사장님도 생각이 있을 테니 다시는 뭐라 하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142화

    “윤 사장님도 우리랑 다니는 거 은근히 좋아하지 않아? 내가 볼 때 우리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내가 어디서 들었는데 사장님이 정수호를 자주 찾으러 간대. 딱 봐도 정수호한테 관심 있는 거 같아.”“원래 욕구불만인 젊은 사모님들은 우리처럼 젊고 잘생긴 남자 좋아해. 우리가 사장님 눈에 들면 남은 인생 고생할 필요 없어.”“그 정수호 때문에 우리는 기회가 없을 것 같은데. 사장님이 정수호랑 맨날 시시덕거리잖아. 대체 정수호가 뭐가 좋다고.”“아니면 오늘 밤 사장님 자빠뜨려보는 건 어때? 딱 봐도 취했던데 우리 같이 사장님 방으로 데려다주는 척하면서...”여기까지 들은 나는 너무 화가 나서 이가 갈렸다. 그러다가 결국은 참지 못하고 차가운 얼굴로 나갔다.“말 다 했어?”두 사람은 내 목소리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흠칫 놀랐다.나는 너무 화가 나서 대뜸 물었다.“윤 사장님이 평소 너희한테 어떻게 했는데 뒤에서 이런 말을 해? 일하기 싫으면 나가.”마교준은 내 말에 바로 반박했다.“나가든 말든 사장님이 결정할 일이지. 네가 뭔데 나서?”진이준도 얼른 맞장구쳤다.“맞아. 우리는 윤 사장님이 모집한 직원이야. 윤 사장님이 우리 사장님이야. 네가 뭔데 이래라저래라 하는데?”나는 두말없이 다가가 진이준의 손목을 밖으로 세게 비틀었다. 그 순간 진이준의 입에서 돼지 멱따는 소리가 흘러나왔다.그때 옆에 있던 마교준이 나를 마구 삿대질해 댔다. 하지만 그가 화내기 전에 나는 마교준의 손을 잡아 밖으로 비틀었다.그러자 두 사람은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이거 놔. 정수호. 네가 뭔데 우리한테 이러는 거야?”“너도 우리처럼 윤 사장님 밑에서 일하는 직원이잖아. 너 우리한테 이럴 자격 없어.”나는 손을 놓아주지 않고 싸늘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너희가 판단할 게 아니야. 지금은 내가 판단해. 오늘 너희는 호텔에 가지 말고 다른 곳 알아봐.”“우리가 왜 그래야 하는데? 정수호, 네가 뭔데 이래?”마교준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141화

    “서은성이 내일 저랑 같이 Y 머니 캐피탈에 가면 저랑 임천호 관계를 알 거 아니에요. 그러다가 제가 일부러 서나연 씨한테 접근했다고 생각하면 어떡해요.”내가 걱정되는 점은 이 부분이었다.그런데 서광진이 정말 나한테 이토록 대단한 사람을 붙여줄 줄이야.그때 윤미화가 입을 열었다.“그걸 왜 신경 써? 우선 돈부터 받아내고 봐야지. 나 이미 사진 꽤 많이 찍어서 고용주한테 보여줄 거 충분해. 수호 씨만 임무 완성하면 바로 강북으로 돌아가면 돼.”“서광진이 수호 씨와 임천호 관계를 알아내면 뭐 어때? 그때면 수호 씨가 이미 여기 없는데. 설마 서광진이 강북까지 쫓아오겠어?”윤미화의 분석이 일리가 있어 내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됐어. 호텔이나 알아보자고. 오늘 저녁 수호 씨가 밥 사야 해.”일은 그나마 순조롭게 풀렸다. 하루 종일 바삐 돌아친 터라 우리도 이제는 휴식할 때가 되었다.우리는 근처에서 호텔을 잡았다. 윤미화는 통쾌하게 하 사람당 방 하나씩 총 5개 방을 잡았다.나는 샤워를 마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저녁에 뭘 먹고 싶은지 단톡방에 물었다.샤브샤브를 먹자는 사람도 있었고 꼬치를 먹자는 사람도 있었고 고기를 먹자는 사람도 있었지만, 결국 다수결로 고기를 먹기로 결정했다.마침 호텔 근처에 유명한 고깃집이 있었는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 손님이 바글바글했다.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가 운이 좋아 구석 자리 하나가 남아 있었다.우리는 함께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그러던 중 윤미화는 우리에게 S시가 처음인지 물었다. 알고 보니 나와 류준원은 모두 처음이었고 나머지 두 명은 탐정 사무소에서 일하기 전에 S시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다.“그럼 S시온 김에 제대로 둘러봐. 이따 밥 먹고 돌아다니자. 모든 비용은 내가 낼게. 놀고 싶은 거 마음껏 놀아.”그 말에 나머지 세 명은 바로 맞장구쳤다.“사장님, 만세!”“사장님, 한 잔 올릴게요.”“저도 한 잔 올릴게요.”처음에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남자 셋이 번갈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140화

    “대체 어쩌려고 자꾸만 저렇게 죽으려고 하는 건지.”보아하니 서나연이 죽으려 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닌 모양이다. 이러다간 정말 무슨 일이 사고라도 생길 수 있다.그때 BMW 차 한 대가 찻집 문 앞에 멈춰서더니 안에서 정장 차림의 중년 남자가 내렸다.서씨 가문 사람들은 중년 남자를 보자 모두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그 중년 남자는 다름 아닌 서나연의 아버지 서광진이었다.서광진이 나타나자 서나연은 곧바로 진정했다.하지만 얼마 뒤, 서광진이 커피숍 쪽을 바라봤고, 서씨 가문 사람이 나를 가리켰다.그 순간 나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뭐지? 왜 갑자기 나를 가리키지?’내가 어리둥절해 있을 때 서광진이 커피숍으로 걸어왔다.“젠장. 설마 나를 찾아온 건 아니겠죠?”나는 불안에 떨며 윤미화에게 물었다.그러자 윤미화는 내 팔을 잡으며 말했다.“두려워할 거 뭐 있어? 나쁜 일 한 것도 아닌데. 가만히 앉아 있어. 준원아, 얼른 카메라 치워. 발각되면 안 되니까.”우리는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반듯하게 앉아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연출했다.그러자 얼마 뒤, 서광진이 들어와 내 쪽으로 걸어왔다. 그 순간 나는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다. 내가 이번에 S시에 온 목적은 수표를 현금화하기 위해서지 귀찮은 일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다.“반갑네. 혹시 그쪽이 방금 내 딸을 구했나?”“네. 맞아요.”“우리 딸을 구해줘서 고맙네.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나?”서광진이 시비를 걸러 온 게 아니라는 걸 확인하자 나는 겨우 긴장을 풀었다.“정수호라고 합니다.”“정수호 군, 이 카드에 1억이 있으니 받게.”나는 순간 어리둥절했다. 그러다가 서광진이 딸을 구해준 은혜를 보답하려 한다는 걸 바로 깨달았다.나는 서둘러 카드를 밀어냈다.“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봤어도 그렇게 했을 겁니다. 제가 이 돈을 받으면 의미는 변합니다.”“나 서광진은 남한테 빚지는 걸 싫어하네. 이 돈은 받게.”그 순간 나는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해야 하는 일이 문득 떠올랐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139화

    “갑자기 죽고 싶어요. 사람이 죽으면 고통도 사라지고 아무 생각도 안 들 거잖아요. 그럼 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 나 이렇게 사는 거 너무 고통스러워요. 그 사람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나는 다급히 서나연의 팔을 잡고 찻집에 있는 다른 손님들을 향해 소리쳤다.“다들 뭐 하고 있어요? 와서 좀 도와줘요.”하지만 손님들은 오히려 뒤로 물러서며 아무도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손님들의 태도에 나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사람 목숨이 달린 중요한 상황에 어쩜 이럴 수 있는지.서나연이 다른 한쪽 다리까지 밖으로 내밀려 하자 나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어 얼른 그녀의 허리를 껴안고 잡아당겼다.“바보 같은 짓 하지 마요. 그쪽을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 때문에 이럴 가치가 있어요? 그쪽이 죽어도 그 사람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그쪽 부모님만 딸 죽음에 속상해할 거라고요.”서나연은 순간 온 힘이 빠져나간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그런데 나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너무 괴로워요...”그때 몇몇 사람이 우리 쪽으로 달려왔다.“아가씨, 괜찮으세요?”“아가씨, 집으로 모시겠습니다.”그 사람들은 보아하니 서씨 가문 사람들인 듯했다.서씨 가문 사람들도 서나연의 상황이 이상하다는 낌새를 차리고 몰래 서나연을 보호하고 있었던 모양이다.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급히 현장을 떠났다.나는 서씨 가문 사람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때문에 서씨 가문 사람들도 나에게 들러붙지 않기를 간곡히 바랄 뿐이었다.나는 단숨에 커피숍으로 달려갔다.내가 도착하자 윤미화는 바로 궁금한 듯 물었다.“어때? 그 여자 방금 뛰어내리려 하는 것 같던데.”나는 목이 말라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윤미화의 앞에 놓인 커피를 들어 원샷했다.그러고는 두근대는 심장을 달래며 말했다.“말도 마요. 제가 방금 반응이 빨랐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정말 뛰어내렸을지도 몰라요.”“그 여자 임천호를 진심으로 사랑하나 봐요. 임천호 때문에 밥도 못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138화

    서나연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나 어때요? 예뻐요?”“예뻐요. 그런데 혈색이 좀 안 좋고 눈빛에 광채가 없어요.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 거죠? 여자는 혈색이 아주 중요하거든요. 혈색이 없으면 생기가 없어 보여요.”서나연은 눈을 내리깔며 기운 빠진 풍선처럼 말했다.“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기분 좋을 리가 있겠어요?”“그러면 새 사람 찾으면 되지 뭐 하러 한 사람한테만 목을 매요? 옷차림을 보니 있는 집 자제분인 것 같은데 그쪽 좋다는 사람 분명 많을 거예요.”“그런데 나한테는 그 사람뿐인 걸 어떡해요?”서나연은 당장이라도 울것처럼 흐느꼈다.나는 얼른 휴지를 뽑아 서나연에게 건넸다.“그럼 상대한테 사랑을 표현한 적 있어요?”서나연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그 사람은 나한테 그럴 기회조차 주지 않아요.”“하. 그럼 상대가 그쪽 사랑하지 않는 거니까 시간 낭비하지 마요.”서나연은 갑자기 나를 바라봤다.“나한테 왜 그런 말을 해요? 혹시 그 사람이 보냈어요?”“아니요. 전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몰라요. 그냥 우울하게 앉아 있길래 안 좋은 일이 있는 것 같아서 말 건 거예요. 솔직히 저 작가거든요. 그래서 소재 좀 얻으려고 말 건 거예요.”서나연의 눈은 이내 어두워졌다.“그 사람이 보낸 사람이 아니었군요. 이젠 나를 상대하기도 귀찮나 봐요. 그 사람 눈에 난 공기나 다름없어요.”“예전에는 나한테서 벗어나려고 여러 남자를 보내 나를 꼬시게 했는데 내가 모두 거절했거든요. 난 그렇게 하면 그 사람이 마음 돌릴 수 있고 그 사람도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 걸 알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내가 사랑을 아무것도 아닌 거로 여긴대요.”서나연은 말하다가 끝내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한 사람을 사랑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 그 여자는 분명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요. 그 사람 돈만 노리는 건데, 그 사람은 그 여자를 보물처럼 여겨요. 그런데 나는 진심을 모두 줬는데 짐짝 취급을 받고 있고요.”서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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