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Chapter 831 - Chapter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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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1화

다음 날, 전북망은 직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 늦어지는 바람에 심고환을 사지 못한 탓에 민소진에게 다음 날 약왕당에서 심고환 여덟 알을 사 오고 유모와 산파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다해이 민소진이 흔쾌히 수락했다. 어차피 시어머니를 위한 단설환도 미리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비록 예전엔 몸이 불편해 가사를 돌보지 못했지만 그녀는 장군부가 얼마나 큰 곳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약을 사러 가기 전날 장부에 들러 은자를 찾으려 했을 때, 장부에는 은자 열 냥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돈이 부족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장군부 전체에 고작 은자 열 냥만 남아 있다는 것은 정말 예상 밖의 일이었다.최소한 이삼백 냥 정도는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둘째네는 아직 분가 전이기에 대부분의 돈도 공금으로 바쳤다. 그녀의 서방과 시아버지, 그리고 전북망의 녹봉에 하사받은 황금 백 냥까지 포함하면 아무리 적어도 2,300냥은 남았을 텐데 왜 열 냥밖에 남지 않은 거지?장부를 확인했더니 시누이가 혼수품에 사용한 은자도 상당했고 이방의 인출과 왕청여의 월간 지출도 상당히 많았다. 게다가 시어머니의 약값과 하인들에게 들어가는 돈까지 어느 하나 적은 것이 없었는데 그녀는 한 달에 연자육을 한 근이나 먹었고, 다른 보약들도 꾸준히 챙겼다. 민소진은 그런 왕청여의 소비가 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집에 이미 보약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었다. 전북망이 부상을 당했을 때 많은 이들이 보약을 보내왔고 왕청여의 친정에서도 여러 번 보약을 보내왔었다. 집에 있는 보약을 먹으면 되는데 왜 굳이 외부에서 따로 사야 하는 건지, 민소진은 답답한 마음에 문희거로 찾아가 왕청여에게 물었다. 민소진은 워낙 성품이 온화해 그저 궁금해서 찾아간 것일 뿐 다른 뜻은 전혀 없었는데, 왕청여는 그녀가 임신 중인 자기의 소비를 문제 삼는다고 오해해 크게 화를 냈다. 심지어 가위까지 들고 와 민소진에게 뱃속의 아이를 찔러서 없애라며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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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시녀와 함께 약왕당에 도착한 그녀는 심고환의 가격을 물었는데 심고환의 가격은 하나에 무려 다섯 냥이나 했다. 근데 전북망이 민소진에게 심고환 여덟 알을 사 오라고 했으니.. 민소진은 추운 날씨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눈물을 머금은 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민소진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약왕당의 약부가 다가와 말했다. “부인, 이 심고환은 기혈이 부족한 산모에게 쓰는 것인데 단순히 기혈을 보하는 것이라면 그냥 약재를 사다 달여 드시면 됩니다. 게다가 이 약은 산모가 기운을 보태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 한 알이라도 충분합니다. 여덟 명이 한꺼번에 아이를 낳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민소진은 눈물을 닦으며 급히 물었다. "한 알이면 충분한가요? 정말인가요?""예, 한 알이면 충분합니다. 불안하시면 두 알을 사셔도 좋습니다. 사실 이 약은 산모가 기운을 잃었을 때 도움을 주는 것이니 산모가 힘이 없을 때 한 알이면 충분합니다. 만약 난산이나 출혈이 심하다면 이 약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니 참고하세요. 남은 한 알은 출산 후 반달 정도 지나서 복용하시면 좋습니다."민소진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은자를 건넸다. "그럼 두 알로 살게요. 그리고 단설환도 두 알 주시지요."약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무게를 달아 가격을 계산한 후, 엽전을 건네며 말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단설환은 다음 달부터 가격이 오를 예정입니다. 원재료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요. 사실 노부인의 병은 전에 단 의원이 봐주셔서 많이 호전되었지요. 앞으로 두 해만 더 치료하시면 병이 다 떨어질 수도 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약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민소진은 애써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이젠 단 백부님을 모셔 올 수도 없고 처방도 계속 똑같이 쓸 수는 없으니 단설환이 부담스러워지면 하는 수 없이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요."약부는 그녀에게 약을 전달하는 동시에 심고환의 복용법을 재삼 당부했다. “이 약은 꼭 네 시진 간격으로 복용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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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민소진은 김순희의 분노에 가득 찬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휴서를 내려 쫓아내겠다니..?민소진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번했다.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멍하게 일어나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갔다."돌아오지 못해? 아직 내 욕도 다 못 했는데 감히 가긴 어딜 가! 시어머니한테 장신구를 팔라고? 염치도 없는 년, 이 천한 것 같으니라고!"김순희는 민소진의 뒷모습에 대고 격분하며 소리를 질렀다. “당장 돌아오지 못해! 여봐라, 저년을 붙잡아라!” 민소진의 떨리는 몸은 마치 깨져버린 꽃병과도 같게 느껴져 아무도 감히 그녀를 붙잡지 못한 채 말로만 막을 뿐이였다. “부인, 멈추세요.” 하지만 민소진은 그 소리를 듣지 못한 듯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가다가 복도 끝에서 홍이의 부축을 받는 왕청여를 보았다. 민소진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순간 가위를 들고 그녀에게 다가왔던 왕청여의 이전 모습이 떠오른 탓에 온몸이 떨리며 겁이 났다.“형님,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두 알만 사셨다니요? 일여덟 알은 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왕청여가 불만을 토로했다. "은자가 없다는 말은 하지 마시지요! 어젯밤 그이하고 의논 끝에 이제 형님이 가계부를 맡으면 그이 녹봉의 3할을 공금으로 낼 생각입니다. 남은 건 우리가 알아서 할 거고요."“3할이요?” 정신을 차린 민소진은 그제야 얼굴이 화끈화끈해지는 것을 느끼고 볼을 감쌌다. “3할이요? 왜 3할인가요? 모두가 그대로 바치는데… 단 3할로 어떻게 가게를 꾸린단 말입니까?” “안 될 건 뭐가 있습니까?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집니다. 예전에는 우리 그이 녹봉이 지금보다 훨씬 적었어도 잘 지내왔던 거 아닙니까?”“그러니까.” 민소진은 침을 삼키고 계속 말했다. “앞으로 3할을 바치고 의식주는 알아서 해결하겠다는 말입니까?” 그러자 왕청여는 싸늘하게 웃었다. “형님, 머리가 어떻게 되셨습니까? 그럴 거면 제가 3할은 왜 내겠습니까?” 민소진은 머리가 새하얘져 귀가 윙윙거렸지만 그래도 이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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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이제는 정말 마지막 남은 희망까지 사라져 버렸다. 지친 나날들, 숨이 막힐 듯한 시어머니와 동서, 그리고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 남자들, 거기에 길상거에 틀어박혀 있다가 가끔 나와서 물건을 빼앗아 가는 악녀 이방까지. 이 집은 더는 쉴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마치 새장과도 같았다.그녀는 노부인의 방으로 끌려가 침대 옆에 억지로 무릎을 꿇었다. 그녀는 망연히 고개를 들어 시아버지와 전북망을 보았는데, 두 사람의 표정에는 그녀를 탓하는 기색이 담겨 있었다.다시 남편인 전북경을 보자 그의 눈에도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그는 그녀의 따귀를 한 대 때리고는 김순희에게 사과했다.“어머니, 부디 화를 푸십시오. 제가 이미 훈계했으니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아들의 진심 어린 사과에 그제야 김순희는 민소진을 용서했다. “됐다. 어차피 저 아이는 귀족 출신이 아니라 손이 작고 궁상맞은 것도 어쩔 수 없지.”민소진은 뺨의 통증보다 마음의 고통이 더 컸지만 결국 무뎌지는 자신을 느꼈다.다음 날 새벽, 장을 보러 가는 하인이 일어나 고기를 사러 나가려는데 열린 뒷문으로 차가운 바람이 훅 들어왔다.“아니, 대체 누가 뒷문을 잠그지 않은 것이야? 이렇게 덤벙대서야. 뭐라도 잃어버리면 어쩌려고 그래!” 하인은 투덜거리며 외투를 여미고 뒷문을 닫더니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중얼거렸다.“날이 점점 더 추워지네. 올해 겨울옷은 왜 아직도 안 나오는 거지?”그는 낡은 뜰로 나가 수레를 밀고 골목길로 발걸음을 옮겼다.민소진이 보이지 않았지만 전북경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매일 일찍 일어나 어머니의 방으로 가곤 했으니 말이다.어젯밤 한바탕 훈계했으니 더 부지런히 행동할 것이라 여겨 마음 한편이 편해진 것 이다.그러면서 자기는 둘째와 다르게 아내에게 휘둘리기는커녕, 아내를 손안에 꽉 잡고 있다고 우쭐렁거렸다. 곧이어 남자들은 각자 관청이나 당직을 위해 떠났고, 얼마지나지 않아 김순희가 크게 화를 내며 말했다. “내 아침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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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그 말에 손마마는 민소진이 여기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바로 돌아가서 보고했다. 김순희는 어제 일을 떠올리며 싸늘한 웃음을 지었다.“어제 일 때문에 마음이 언짢아서 그런 거겠지. 어미가 정말 버릇없이 키운 것 같구나. 그리고 그년이 어디 갈 수나 있겠어? 친정은 이제 진성에 없고 아버지는 타지에서 작은 관리로 지내며 진성엔 돌아오지 않아. 돌아온다고 해도 계모가 있으니, 그런 와중에 감히 소란이라도 피우겠어?”손마마는 조금 걱정스러워하며 말했다. “그럼... 사람을 보내서 찾아볼까요? 한 번도 이렇게 아무 말 없이 나간 적이 없으셨는데...”그러자 김순희는 더욱 분노가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그년이 어디가 잘났다고 찾는다는 게야? 찾으면 자기가 아주 잘난 줄 알아. 잘못한 건 그년이야. 집안일도 제대로 못 하고 심지어 나에게 장신구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라고 하다니. 허나 그 많은 돈이 다 어디로 간 거지?”손마마는 그녀가 화가 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민씨를 위해 용기내서 한마디 했다.“부인은 정말 열심히 하셨습니다. 불평 없이 매일 노부인을 돌보며, 아이들까지 챙겼습니다…”“나를 돌보는 건 그년의 본분이야. 게다가 아이들을 돌보는 것 또한 그년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 그리고 내가 어디 그년에게 야박하게 군적이 있었느냐? 장군부에 시집와서 그년이 어디 고생이라도 했느냐? 심지어 예전에 몸이 아프다고 해서 일도 하지 않았을 때 난 눈도 감아줬단 말이다! 오늘 밤 북경이가 돌아오면 다시 한번 제대로 혼쭐을 내줄 거다.” “우선… 기다려 봅시다.” 손마마는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하지만 김순희는 여전히 확신에 찬 말투로 자신의 화를 풀 뿐이였다. “반드시 돌아올 거야. 휴서를 내려 내쫓겠다고 하니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너도 보지 않았느냐?!” 김순희는 어떤 사람은 날개를 숨긴 채 평소에는 순종적이지만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날아가 버린다고 생각한다. 바로 송석석처럼 말이다. 또 어떤 사람은 날개가 잘린 산닭 같다고 생각했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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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이전엔 황제가 사온의 역모사건을 중시했기 때문에 송석석은 조정에 나가지 않았었다. 하지만 오늘은 송석석이 바쁜 사건을 끝낸 후 처음으로 조정에 나가는 날이라 진복이 황실에 왔을 땐 송석석과 사여묵이 진작에 황궁으로 떠나고 저택에 있지 않았다. 진복은 아가씨를 만날 수 없게 되자 그 사실을 염 선생에게 알렸다. 염 선생은 장군부의 일이니 무시하지 않고 먼저 진복을 안으로 들여 차를 대접했다. 먼저양마마와 이야기를 나누게 한 후 시만자를 불러 물어보기로 했다. 그는 왕비가 시만자 아가씨에게 전북망이 연왕과 계속 왕래하는지 주시하라고 부탁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시만자 아가씨께서 장군부의 일을 조금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만자는 하품을 하며 대충 말했다. “나도 모릅니다. 장군부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몰래 연왕의 행방을 주시하라고 했습니다만. 그가 누구와 접촉했는지는 알고 있지만 장군부의 일은 정말 모릅니다.” 그러자 염 선생이 말했다. “거 참 이상한 일이군요.” “장군부의 일을 왜 상관하십니까?” 시만자는 사실 이 일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민 씨에게 적의는 없었지만 호감도 없었다. “장군부의 일은 우리가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민 씨가 국공부의 앞에서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갔다는데 만약 그녀에게 일이 생기면 괜히 국공부도 영향을 받을 것 아니겠습니까?” 시만자는 졸려서 여전히 연신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귀찮은 듯 싶었다. “그럼 내가 사람을 시켜 찾아보라고 하겠습니다. 내가 알기론 민 씨가 장군부에서 노부인의 천대를 많이 받고 있는 데다 이방과 왕청여 때문에 억울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네.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염 선생은 말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대체 국공부 앞에는 왜 앉아있었던 거지? 평상시에 왕비와 왕래도 없었는데 말이야..’ 장군부와 왕비가 물불 같은 사이는 아니였는데, 서로 왕래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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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홍작이 말했다. “사부님이 전 씨 가문의 노부인을 치료하러 가기 싫어하지만 단설환을 복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민 씨가 약을 사러 올 때마다 직원에게 분부해서 사정을 물었습니다. 그래서 민 씨가 직원과 친해지며 억울함이나 괴로움을 토로하기도 했는데 어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울기만 하더랍니다. 예전에 그녀는 집안의 크고 작은 일들을 모두 자기가 처리해야 하고, 노부인까지 보살펴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장부는 왕청여가 관리하고 있어 돈도 마음대로 지출할 수 없어 때론 자신의 물건을 팔아가며 약을 산다 더군요. 아무튼 여러모로 억눌려서 사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양마마의 방에 들어가자 진복이 아직 있었다. 두 사람은 옛이야기를 나누었고 보주는 옆에 함께 앉았다. 양마마는 안색이 좋지 않은 데다 그들이 민 씨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자 답답한듯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너무 연약한 게 문제입니다. 친정이 실력이 없는 데다 아버지가 밖에서 작은 벼슬을 맡고 있다고는 하지만 듣기 좋게 말해서 벼슬을 맡고 있지 사실은 폄적된 것이었습니다. 장군부가 엉망진창이어도 친정에 의지할 사람이 없으니 생활이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를 봐서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겠지요. 아버지는 친아버지이지만 어머니가 계모이니 아버지도 도와주는 게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시만자가 말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미 억울함에 습관 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양마마가 말했다. “억울함에 습관이 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억울함을 가만히 냅두다가는 언젠가는 폭발해버릴 것입니다. 장군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장군부에서 버틸 수 없다면 친정에도 기댈 수 없으니 죽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을 것입니다.” 양마마는 계속 말했다. “그래서 애초에 그녀가 아가씨께 단설환을 사가지 않으면 노부인에게 쫓겨날 것이라며 빌 때 아가씨께서도 그 처지가 딱해서 약왕당에 가서 무릎을 꿇고 빌라고 한 것입니다. 시어머니에게 효도를 다하는 며느리로 소문이 난다면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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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송석석은 민 씨와 1년 동안 동서지간으로 지냈던 기억을 더듬었다. 사실 송석석은 기억을 떠올리지 않아도 민 씨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민 씨는 나약하고 겁이 많아서 장군부에서 가장 괴롭히기 쉬운 상대이다. 민 씨도 지금 장군부의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전 씨 노부인의 병은 줄곧 낫지 않지, 왕청여는 임신 중이라 시중을 들 수 없었다. 심지어 이방은 매일 길상거에 숨어서 나오질 않으니 지금 노부인을 시중들 수 있는 사람은 민 씨밖에 없었다. 예전에 송석석이 장군부에 있을 땐 주로 그녀가 노부인을 시중들었다. 하지만 그땐 노부인이 송석석을 귀찮게 굴었지만 혼수 때문에 그녀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민 씨는 달랐다. “아마도 억울해서 그랬겠지?” 송석석이 묻자 시만자가 동의했다. “하긴, 당연히 억울하겠지. 근데 얼마나 억울하면 한밤중에 뛰쳐나왔을까? 양마마의 말로는 장군부에서 버틸 수 없다면 다른 살길도 없다던데. 염 선생이 이미 찾으러 갔고, 나도 홍시에게 장군부에서 사람을 파견해 민 씨를 찾고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어. 장군 부인이 사라졌으니 그들도 매우 조급해 할 것이야.” 송석석이 말했다. “하긴, 그들이 민 씨를 중시하진 않지만 지금으로선 정말 그녀가 없으면 안 되니까.” 하지만 송석석은 내심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민 씨가 왜 국공부 앞에 앉아 있었을까? 나를 찾으려면 북명황실로 와야 한다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을 텐데.’ 송석석은 입맛은 없지만 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시만자와 함께 식사를 했는데, 그와 달리시만자는 아침도 먹지 못한 탓에 엄청 많이 먹었다. 저녁 식사 후 홍시가 와서 전했다. “장군부에서는 사람을 파견하지 않았고 둘째 노부인이 하인들을 보내 알아보라고 했답니다.” 송석석은 둘째 노부인은 이미 큰 집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하인을 보내 민 씨를 찾으라고 한 것을 보면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잠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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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둘째 노부인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처음엔 나도 몰랐단다. 그리고 지금 난 큰 집 일을 상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진작에 살림을 따로 하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우리 전 씨 가문이 단합하지 않는다고 수군거릴까 봐 그만두었던 것이다. 요즘 장군부에 일이 많았는데 왕청여가 임신한 후 명목상으로만 안주인이지, 실제로는 민 씨가 모든 일을 관여하고 있다네. 다만 은자를 받을 때만 왕청여의 허락을 받아야 했는데 그동안 노부인의 병세가 심각해져 민 씨가 곁에서 시중을 들었단다. 하지만 노부인의 성질을 너도 잘 알지 않느냐? 그는 본래부터 민 씨를 얕잡아 보며 무슨 일을 해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단다.” 송석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민 씨의 처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 민 씨가 사라진 후 장군부를 샅샅이 뒤져도 찾지 못하자 나한테 와서 민 씨를 숨겼다고 사람을 내놓으라고 하질 않던가? 내가 없다고 했는데도 믿지 않다가 내가 화를 내자 그제야 알겠다 하더군. 나중에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보니 민 씨와 왕청여가 돈 때문에 한바탕 싸웠다고 했다. 왕청여가 민 씨보고 가문을 관리하면 전북망의 봉록을 3성을 준다고 하자 싸움이 일어난 것이지. 왕청여는 울며불며 민 씨가 자기를 죽이려고 한다며 가위를 민 씨에게 쥐여주며 자신의 배를 찌르라고 협박까지 했다지!” 둘째 노부인은 민 씨가 큰 노부인과 전북경이 민 씨의 따귀를 때렸다며 자기가 알고 있는 사실을 모두 송석석에게 알려주었다. “그걸 알고 나니 나도 좀 불안하긴 했지만 큰 노부인이 멀리 가지 못할 것이라며 찾지 않아도 된다고, 밖으로 뛰쳐나가 사람들에게 겁을 주려고 하는 것이라며 돌아오면 혼내겠다고 하더군. 민 씨가 아무리 억울해도 집을 뛰쳐나간 적은 없지 않았니? 그래서 나는 이상하게 생각하고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사람을 보내 찾아보라고 했던 것이었단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장군부가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닙니까?!” 시만자는 탁자를 치며 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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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약왕당의 점원은 민 씨와 잘 아는 사이라 어제의 상황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내 추측에 의하면 그녀는 전당포에서 장신구를 전당하고 온 것 같았습니다. 그녀는 들어올 때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내가 그녀 손에 쥐고 있던 종이조각을 보니 만보당의 전당표였습니다. 그녀는 심고환을 일곱여덟 알을 달라고 했지만 나는 두 알이면 충분하다고, 하나는 출산할 때 사용하면 되고 하나는 산후조리 때 사용하면 되니 많이 살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그녀가 울었던 건 맞소?” “예, 분명히 울었습니다. 그녀가 들어올 때 눈물이 마르지도 않았으니까요.” “알려줘서 고맙소.” 송석석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시만자를 데리고 만보당으로 갔다. 그녀가 관복을 입고 어제 장군부의 큰 부인이 전당포에 왔다 간 일을 묻자 조봉은 그녀가 전당 한 물건을 꺼냈다. 송석석은 물건을 보더니 자기가 예전에 민 씨에게 선물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조봉은 송석석에게 말했다. “그녀가 나중에 되찾아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그녀가 전당 할 때까지만 해도 장신구를 되찾을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었는데 나중에 돌아가서 꾸중을 듣고 뺨까지 맞으며 심지어 이혼이라는 말을 듣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집을 뛰쳐나왔던 것이다. 민 씨는 겁이 많고 어둠을 두려워하는 여자였기기에, 송석석은 그런 사람이 한밤중에 집을 나왔다는 건 엄청 큰 충격을 받았다는 뜻이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큰 진성에서 민 씨는 대체 어디로 갔을까? 장군부에서 신고를 하지 않았으니 경위와 순방영에게 찾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송석석은 사람을 파견해 민 씨의 친정에 가서 그녀가 돌아갔는지 확인하게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보냈던 사람이 돌아와서 민 씨의 친정에 자물쇠가 잠겨 있었는데 녹이 슨 것을 보아 오랫동안 사람이 오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성문 쪽에도 물어보았는데 오늘 아침 혼자 성을 나간 여자는 없었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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