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35화

작가: 유애
그 말에 손마마는 민소진이 여기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바로 돌아가서 보고했다.

김순희는 어제 일을 떠올리며 싸늘한 웃음을 지었다.

“어제 일 때문에 마음이 언짢아서 그런 거겠지. 어미가 정말 버릇없이 키운 것 같구나. 그리고 그년이 어디 갈 수나 있겠어? 친정은 이제 진성에 없고 아버지는 타지에서 작은 관리로 지내며 진성엔 돌아오지 않아. 돌아온다고 해도 계모가 있으니, 그런 와중에 감히 소란이라도 피우겠어?”

손마마는 조금 걱정스러워하며 말했다.

“그럼... 사람을 보내서 찾아볼까요? 한 번도 이렇게 아무 말 없이 나간 적이 없으셨는데...”

그러자 김순희는 더욱 분노가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그년이 어디가 잘났다고 찾는다는 게야? 찾으면 자기가 아주 잘난 줄 알아. 잘못한 건 그년이야. 집안일도 제대로 못 하고 심지어 나에게 장신구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라고 하다니. 허나 그 많은 돈이 다 어디로 간 거지?”

손마마는 그녀가 화가 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민씨를 위해 용기내서 한마디 했다.

“부인은 정말 열심히 하셨습니다. 불평 없이 매일 노부인을 돌보며, 아이들까지 챙겼습니다…”

“나를 돌보는 건 그년의 본분이야. 게다가 아이들을 돌보는 것 또한 그년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 그리고 내가 어디 그년에게 야박하게 군적이 있었느냐? 장군부에 시집와서 그년이 어디 고생이라도 했느냐? 심지어 예전에 몸이 아프다고 해서 일도 하지 않았을 때 난 눈도 감아줬단 말이다! 오늘 밤 북경이가 돌아오면 다시 한번 제대로 혼쭐을 내줄 거다.”

“우선… 기다려 봅시다.”

손마마는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하지만 김순희는 여전히 확신에 찬 말투로 자신의 화를 풀 뿐이였다.

“반드시 돌아올 거야. 휴서를 내려 내쫓겠다고 하니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너도 보지 않았느냐?!”

김순희는 어떤 사람은 날개를 숨긴 채 평소에는 순종적이지만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날아가 버린다고 생각한다.

바로 송석석처럼 말이다.

또 어떤 사람은 날개가 잘린 산닭 같다고 생각했다. 바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이지연
처음엔 얌생인지 알았는데..진짜 몸이 약한거였누...기댈 곳이 없어 피할수 밖에 없던 거였누..짠하네..ㅜㅜ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36화

    이전엔 황제가 사온의 역모사건을 중시했기 때문에 송석석은 조정에 나가지 않았었다. 하지만 오늘은 송석석이 바쁜 사건을 끝낸 후 처음으로 조정에 나가는 날이라 진복이 황실에 왔을 땐 송석석과 사여묵이 진작에 황궁으로 떠나고 저택에 있지 않았다. 진복은 아가씨를 만날 수 없게 되자 그 사실을 염 선생에게 알렸다. 염 선생은 장군부의 일이니 무시하지 않고 먼저 진복을 안으로 들여 차를 대접했다. 먼저양마마와 이야기를 나누게 한 후 시만자를 불러 물어보기로 했다. 그는 왕비가 시만자 아가씨에게 전북망이 연왕과 계속 왕래하는지 주시하라고 부탁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시만자 아가씨께서 장군부의 일을 조금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만자는 하품을 하며 대충 말했다. “나도 모릅니다. 장군부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몰래 연왕의 행방을 주시하라고 했습니다만. 그가 누구와 접촉했는지는 알고 있지만 장군부의 일은 정말 모릅니다.” 그러자 염 선생이 말했다. “거 참 이상한 일이군요.” “장군부의 일을 왜 상관하십니까?” 시만자는 사실 이 일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민 씨에게 적의는 없었지만 호감도 없었다. “장군부의 일은 우리가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민 씨가 국공부의 앞에서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갔다는데 만약 그녀에게 일이 생기면 괜히 국공부도 영향을 받을 것 아니겠습니까?” 시만자는 졸려서 여전히 연신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귀찮은 듯 싶었다. “그럼 내가 사람을 시켜 찾아보라고 하겠습니다. 내가 알기론 민 씨가 장군부에서 노부인의 천대를 많이 받고 있는 데다 이방과 왕청여 때문에 억울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네.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염 선생은 말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대체 국공부 앞에는 왜 앉아있었던 거지? 평상시에 왕비와 왕래도 없었는데 말이야..’ 장군부와 왕비가 물불 같은 사이는 아니였는데, 서로 왕래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37화

    홍작이 말했다. “사부님이 전 씨 가문의 노부인을 치료하러 가기 싫어하지만 단설환을 복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민 씨가 약을 사러 올 때마다 직원에게 분부해서 사정을 물었습니다. 그래서 민 씨가 직원과 친해지며 억울함이나 괴로움을 토로하기도 했는데 어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울기만 하더랍니다. 예전에 그녀는 집안의 크고 작은 일들을 모두 자기가 처리해야 하고, 노부인까지 보살펴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장부는 왕청여가 관리하고 있어 돈도 마음대로 지출할 수 없어 때론 자신의 물건을 팔아가며 약을 산다 더군요. 아무튼 여러모로 억눌려서 사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양마마의 방에 들어가자 진복이 아직 있었다. 두 사람은 옛이야기를 나누었고 보주는 옆에 함께 앉았다. 양마마는 안색이 좋지 않은 데다 그들이 민 씨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자 답답한듯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너무 연약한 게 문제입니다. 친정이 실력이 없는 데다 아버지가 밖에서 작은 벼슬을 맡고 있다고는 하지만 듣기 좋게 말해서 벼슬을 맡고 있지 사실은 폄적된 것이었습니다. 장군부가 엉망진창이어도 친정에 의지할 사람이 없으니 생활이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를 봐서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겠지요. 아버지는 친아버지이지만 어머니가 계모이니 아버지도 도와주는 게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시만자가 말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미 억울함에 습관 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양마마가 말했다. “억울함에 습관이 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억울함을 가만히 냅두다가는 언젠가는 폭발해버릴 것입니다. 장군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장군부에서 버틸 수 없다면 친정에도 기댈 수 없으니 죽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을 것입니다.” 양마마는 계속 말했다. “그래서 애초에 그녀가 아가씨께 단설환을 사가지 않으면 노부인에게 쫓겨날 것이라며 빌 때 아가씨께서도 그 처지가 딱해서 약왕당에 가서 무릎을 꿇고 빌라고 한 것입니다. 시어머니에게 효도를 다하는 며느리로 소문이 난다면 장군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38화

    송석석은 민 씨와 1년 동안 동서지간으로 지냈던 기억을 더듬었다. 사실 송석석은 기억을 떠올리지 않아도 민 씨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민 씨는 나약하고 겁이 많아서 장군부에서 가장 괴롭히기 쉬운 상대이다. 민 씨도 지금 장군부의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전 씨 노부인의 병은 줄곧 낫지 않지, 왕청여는 임신 중이라 시중을 들 수 없었다. 심지어 이방은 매일 길상거에 숨어서 나오질 않으니 지금 노부인을 시중들 수 있는 사람은 민 씨밖에 없었다. 예전에 송석석이 장군부에 있을 땐 주로 그녀가 노부인을 시중들었다. 하지만 그땐 노부인이 송석석을 귀찮게 굴었지만 혼수 때문에 그녀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민 씨는 달랐다. “아마도 억울해서 그랬겠지?” 송석석이 묻자 시만자가 동의했다. “하긴, 당연히 억울하겠지. 근데 얼마나 억울하면 한밤중에 뛰쳐나왔을까? 양마마의 말로는 장군부에서 버틸 수 없다면 다른 살길도 없다던데. 염 선생이 이미 찾으러 갔고, 나도 홍시에게 장군부에서 사람을 파견해 민 씨를 찾고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어. 장군 부인이 사라졌으니 그들도 매우 조급해 할 것이야.” 송석석이 말했다. “하긴, 그들이 민 씨를 중시하진 않지만 지금으로선 정말 그녀가 없으면 안 되니까.” 하지만 송석석은 내심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민 씨가 왜 국공부 앞에 앉아 있었을까? 나를 찾으려면 북명황실로 와야 한다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을 텐데.’ 송석석은 입맛은 없지만 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시만자와 함께 식사를 했는데, 그와 달리시만자는 아침도 먹지 못한 탓에 엄청 많이 먹었다. 저녁 식사 후 홍시가 와서 전했다. “장군부에서는 사람을 파견하지 않았고 둘째 노부인이 하인들을 보내 알아보라고 했답니다.” 송석석은 둘째 노부인은 이미 큰 집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하인을 보내 민 씨를 찾으라고 한 것을 보면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잠시 생각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39화

    둘째 노부인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처음엔 나도 몰랐단다. 그리고 지금 난 큰 집 일을 상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진작에 살림을 따로 하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우리 전 씨 가문이 단합하지 않는다고 수군거릴까 봐 그만두었던 것이다. 요즘 장군부에 일이 많았는데 왕청여가 임신한 후 명목상으로만 안주인이지, 실제로는 민 씨가 모든 일을 관여하고 있다네. 다만 은자를 받을 때만 왕청여의 허락을 받아야 했는데 그동안 노부인의 병세가 심각해져 민 씨가 곁에서 시중을 들었단다. 하지만 노부인의 성질을 너도 잘 알지 않느냐? 그는 본래부터 민 씨를 얕잡아 보며 무슨 일을 해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단다.” 송석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민 씨의 처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 민 씨가 사라진 후 장군부를 샅샅이 뒤져도 찾지 못하자 나한테 와서 민 씨를 숨겼다고 사람을 내놓으라고 하질 않던가? 내가 없다고 했는데도 믿지 않다가 내가 화를 내자 그제야 알겠다 하더군. 나중에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보니 민 씨와 왕청여가 돈 때문에 한바탕 싸웠다고 했다. 왕청여가 민 씨보고 가문을 관리하면 전북망의 봉록을 3성을 준다고 하자 싸움이 일어난 것이지. 왕청여는 울며불며 민 씨가 자기를 죽이려고 한다며 가위를 민 씨에게 쥐여주며 자신의 배를 찌르라고 협박까지 했다지!” 둘째 노부인은 민 씨가 큰 노부인과 전북경이 민 씨의 따귀를 때렸다며 자기가 알고 있는 사실을 모두 송석석에게 알려주었다. “그걸 알고 나니 나도 좀 불안하긴 했지만 큰 노부인이 멀리 가지 못할 것이라며 찾지 않아도 된다고, 밖으로 뛰쳐나가 사람들에게 겁을 주려고 하는 것이라며 돌아오면 혼내겠다고 하더군. 민 씨가 아무리 억울해도 집을 뛰쳐나간 적은 없지 않았니? 그래서 나는 이상하게 생각하고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사람을 보내 찾아보라고 했던 것이었단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장군부가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닙니까?!” 시만자는 탁자를 치며 화를 냈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40화

    약왕당의 점원은 민 씨와 잘 아는 사이라 어제의 상황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내 추측에 의하면 그녀는 전당포에서 장신구를 전당하고 온 것 같았습니다. 그녀는 들어올 때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내가 그녀 손에 쥐고 있던 종이조각을 보니 만보당의 전당표였습니다. 그녀는 심고환을 일곱여덟 알을 달라고 했지만 나는 두 알이면 충분하다고, 하나는 출산할 때 사용하면 되고 하나는 산후조리 때 사용하면 되니 많이 살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그녀가 울었던 건 맞소?” “예, 분명히 울었습니다. 그녀가 들어올 때 눈물이 마르지도 않았으니까요.” “알려줘서 고맙소.” 송석석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시만자를 데리고 만보당으로 갔다. 그녀가 관복을 입고 어제 장군부의 큰 부인이 전당포에 왔다 간 일을 묻자 조봉은 그녀가 전당 한 물건을 꺼냈다. 송석석은 물건을 보더니 자기가 예전에 민 씨에게 선물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조봉은 송석석에게 말했다. “그녀가 나중에 되찾아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그녀가 전당 할 때까지만 해도 장신구를 되찾을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었는데 나중에 돌아가서 꾸중을 듣고 뺨까지 맞으며 심지어 이혼이라는 말을 듣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집을 뛰쳐나왔던 것이다. 민 씨는 겁이 많고 어둠을 두려워하는 여자였기기에, 송석석은 그런 사람이 한밤중에 집을 나왔다는 건 엄청 큰 충격을 받았다는 뜻이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큰 진성에서 민 씨는 대체 어디로 갔을까? 장군부에서 신고를 하지 않았으니 경위와 순방영에게 찾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송석석은 사람을 파견해 민 씨의 친정에 가서 그녀가 돌아갔는지 확인하게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보냈던 사람이 돌아와서 민 씨의 친정에 자물쇠가 잠겨 있었는데 녹이 슨 것을 보아 오랫동안 사람이 오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성문 쪽에도 물어보았는데 오늘 아침 혼자 성을 나간 여자는 없었다고 했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41화

    그러자 송석석의 얼굴에 순식간에 화색이 돌았다. “정말 찾았다는 것이냐?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 필명은 허리를 굽히고 두 손을 무릎에 괴더니 숨을 크게 쉬며 말했다. “예, 단혼교에서 찾았습니다. 근데 빨리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녀가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는데 저희가 도무지 설득할 수 없어서요. 그저 대인님을 만나겠다고만 해서 급히 왔습니다. 바람이 너무 세서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자 전북망이 놀라며 물었다. “뭣이오? 왜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는 것이오?!” 송석석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곧장 뛰어나가며 외쳤다. “어서 말을 준비하거라!” 단혼교는 진성의 서북쪽에 있었는데 아래에는 동림강이라 불리는 강물이 급하게 흘렀다. 동림강은 단혼교 일대에서 매우 세차게 흘렀는데 상류가 넓고 하류가 좁은 데다 가파르기까지 해서 물살이 매우 거칠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리에서 떨어지면 거의 살 수 없다고 보면 된다. 그 다리는 원래 동림이교라고 불렀었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백성들이 단혼교라고 불렀던 것이다. 전북망은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 필명에게 사람을 시켜 장군부로 가서 형님에게 알리라고 부탁하고는 바로 말을 타고 단혼교로 향했다. 시만자는 이미 멀리 달려간 뒤였다. 그녀는 가는 길에서 필명을 만났는데, 민 씨가 단혼교에서 뛰어내리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먼저 단혼교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만자가 단혼교에 막 도착했을 무렵에 해가 방금 져서 하늘에는 붉은 노을만이 남아있었다.해질 무렵의 단혼교는 바람이 차고 강물은 세차게 흘러 특히 아름다웠다. 하지만 다리 위에 흔들리는 사람이 서 있다면 아름다운 게 아니라 무서운 풍경이었다. 시만자가 도착했을 땐 놀라서 혼비백산할 뻔했다. 왜냐하면 민 씨가 서 있는 곳이 다리 가운데 기둥이 있는 자리였는데 그 자리엔 그녀가 겨우 서있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좁았다. 게다가 바람이 너무 거세서 그녀는 정신이 혼미한 듯 덜덜 떨며 휘청거렸고, 덮은 망토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42화

    그러자 경위 한 명이 즉시 횃불을 찾으러 갔다. 시만자는 민 씨가 피곤함과 추위에 시달려 눈을 감으려는 것을 보고 온몸을 떨며 급히 소리쳤다. “잠들면 안 됩니다! 송석석을 만나고 싶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석석이가 지금 여기로 오고 있으니 절대로 눈을 감으시면 안 됩니다!” 민 씨는 눈을 떠 아래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았는데, 비록 이곳에 서 있는게 무척이나 두려웠지만 장군부에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뛰어내리기만 하면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해 이 곳에 온 것인데 거센 바람과 추위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자신이 왜 이곳으로 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였다. 그저 송석석에게 전당표를 건네고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전북망이 송석석과 이혼하려고 할 때 아무 말도 해주지 못했던 것이 미안했고, 송석석이 장군부에 있을 때 자신에게 진심으로 잘해줬던 것이 너무 고마워 이 마음을 전해주고 싶었다. 또한 전당포에 넘긴 장신구를 그녀는 되찾을 기회가 없으니 송석석에게 돌려받으라고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건 송석석의 물건이기 때문이었다. 다만 은자는 모두 써버려서 송석석이 자신을 탓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렇게 잠시 후 말발굽 소리가 바람소리를 가르며 곧장 단혼교로 달려갔다.송석석이 먼저 도착하자 시만자가 뛰쳐나와 막았고 송석석은 급히 고삐를 잡아당겨 말을 멈추고 뛰어내렸다.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두 명의 경위는 손에 횃불을 들고 있었지만 민 씨가 있는 곳을 비추지 못하니 사람들에게 횃불을 더 추가하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송석석은 희미하게 민 씨의 모습을 보았다. 어둠 속에서 그녀의 모습은 더욱 가냘프게 보였고 찬바람에 펄럭이는 망토는 기둥에 걸린 깃발처럼 보였다. “민 언니, 저 송석석입니다!” 민 씨가 송석석의 형수였는데다 지금 자살까지 하려고 하니 송석석은 도저히 민 씨라고 부를 수 없었다. 민 씨는 휘날리는 망토를 당기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울기만 했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43화

    송석석은 하고 싶은 말들이 순식간에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전북망이 달려가려 하자 시만자가 그의 무릎을 걷어차 버렸다. “안 됩니다! 그녀를 자극하지 마십시오.” 전북망이 넘어지자 시만자는 그의 머리를 누르고 민 씨를 향해 소리쳤다. “이 사람도 무릎을 꿇고 당신에게 사죄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니 무슨 말이 있으면 얼마든지 하십시오. 욕해도 됩니다.” “소용없습니다…!” 민 씨는 울부짖었다. “소용없다고요…! 지금 사과한다고 해도 돌아가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난 돌아갈 친정도 없고 돈도 없습니다. 혼수로 가져갔던 장신구마저 모두 팔아 이혼을 한다면 굶어 죽을 것입니다. 그렇게 돼 느니 차라리 지금 죽는 게 나을 것입니다.” “멍청하게 굴지 말고 당신의 아이를 생각하십시오!” 송석석은 시만자에게 눈짓을 보내 전북망을 잡아두고 더 이상 말을 못 하게 했다. “방금 그들이 당신을 때렸다고 했는데, 대체 왜 때린 겁니까? 나한테 말하면 내가 나서서 막아주겠습니다.” 송석석은 말을 하는 동시에 소리 없이 한 걸음 앞으로 걸어 나갔다. 지금 속도대로라면 날아가도 민 씨가 뛰어내리는 것보다 빠르지 못할 것이었다. 민 씨가 뛰어내리기라도 한다면 송석석은 급류 속에서 그녀를 구할 자신이 없었다. “돈 때문입니다…” 민 씨는 여전히 울면서 절망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장군부에서는 내가 뭘 하든 다 틀렸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단설환을 살 수 없는 것도, 심고환을 살 수 없는 것도 내 잘못이었습니다. 내가 가문의 생계를 유지하려고 왕청여에게 돈을 달라고 하자 왕청여는 나에게 3성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녀와 이방에게 하인이 너무 많아서 내가 좀 내보내겠다고 하자 그들은 체면을 세워야 한다고 했지요. 하지만 장군부의 체면을 깎을 수 없다면 생계는 누가 유지하겠습니까? 이방을 들일 때 팔 수 있는 모든 산업을 팔았고 왕청여를 들이기 위해 모든 사람이 함께 모은 돈을 다 썼으며 전소환의 혼수를 마련하기 위해 많은 돈을 썼습니다. 돈이 없는데

최신 챕터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20화

    복소의의 태는 안정적이었기에, 태의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겨울이 지나면서 태가 점점 불안정해져, 두 번의 출혈을 경험했다. 금태의는 그녀의 태를 지키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그 덕분에 그녀는 겨우 안정을 찾을 수 있었지만 계속해서 침상에 누워 있어야 했기에 바닥에 내려갈 수가 없었다.갑자기 이런 상황이 발생하자, 태의는 신중히 식단과 궁에서 사용하는 모든 것들을 점검했다. 하지만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아마 황제가 장기간 약을 복용한 탓에 태아가 불안정해진 것일 가능성이 있었다. 숙청제는 그녀의 태에 매우 긴장하고 있었다. 숙청제는 그녀가 침상에서 요양을 시작한 후 거의 이틀에 한 번씩 그녀를 보러 갔으며, 가끔은 같이 식사를 하기도 했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는 수빈의 궁에 자주 가지 않았고, 삼황자를 어서방에 불러 들이지도 않았다.덕비는 후궁을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었기에 시간이 날 때마다 이황자와 함께 복소의를 보러 갔고, 이로 인해 황제와 함께 몇 번의 식사를 함께했다.복소의는 첩여 시절 후궁에서 자신이 의지할 사람을 찾으려 했고, 비밀리에 수빈과 덕비에게 아첨하며 양쪽을 오갔다. 하지만 수빈은 늘 거만하게 행동했으며, 그녀가 한때 황제의 총애를 얻었기도 했기에, 복소의는 수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반면 덕비는 후궁에서 유명한 온화하고 자애로운 인물로,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며 위치가 낮은 여인들까지 보살펴 주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복소의는 점차 덕비에게 더 접근했지만 지금은 조금 고심했다. 황제가 그녀에게 올 때, 덕비가 여러 번 이황자를 데리고 왔고, 그 목적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수빈의 성격에 이런 일을 할 리가 없었기에, 그녀는 오히려 수빈의 도도함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결국 불만을 마음속으로에만 토로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덕비는 후궁을 관리하는 권한이 있기에 그녀를 적대할 수도 없었다. 이러한 날들이 지속되자, 그녀는 덕비가 오지 않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19화

    후궁에서는 황제의 병에 대해 추측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지금 복소의가 임신을 했다고는 하지만, 단신의가 궁에 들어와 치료하고 있다는 사실은 황제의 몸이 단순히 요양을 하면 괜찮아질 상태가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황제의 편애가 계속될수록 몇몇 사람들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특히 황후는 더욱 불안해했다. 그녀는 황제의 병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지금 단신의가 궁에 들어와 치료하고 있지만 치료의 효과는 확실하지 않다고 생각해, 그녀는 황제가 심각한 상태라고 여겼다. 황후는 복소의의 임신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아이의 성별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을 뿐더러, 설령 황자가 태어난다고 해도 그에게 까지 순서가 올 리 없었다. 그러나 삼황자에게 집중된 황제의 편애는 그녀에게 위기의식을 가져다 주었던 것이다.황제는 그녀에게 선택권을 주었을 때 그녀는 황후 자리를 선택하며 생명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며칠의 시간을 보내자, 황후는 황제가 대황자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요즘 대황자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며, 태부와 황숙도 그를 칭찬하고 있었다. 황제도 대황자의 그러한 모습에 매우 만족해 한다고 전해 들었다.이황자와 삼황자는 그녀에게 모두 위협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황후는 황제가 이황자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여겼다.최근 몇 달 동안 그녀는 거의 이황자를 본 적이 없었고, 또한 이황자가 이제는 예전처럼 열정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후는 강력한 뒷배경이 없는 덕비가 여전히 유력하지 않다고 여겼지만 수빈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수빈의 아버지는 형부상서이며, 사여묵과 같은 공문이었다. 공무의 일이든 사적인 일이든 접촉이 분명 많았을 것이고, 수빈의 어머니인 이씨 부인은 송석석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공방에 많은 돈을 기부했다. 어쩌면 이미 그녀를 손에 넣었을지도 모른다.“마마, 오늘 대황자께서 또 왕야의 칭찬을 받으셨습니다.”란주 상궁이 들어오며 웃으며 말했다.황후는 별다른 감정을 보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18화

    숙청제는 신하들을 어서방에 불러들였고, 그들은 밤늦게까지 논의했다. 논의는 결국 단신의가 들어가서 시간이 많이 늦었음을 알리며 중단을 요청할 때까지 지속되었다. 숙청제는 팔을 뻗고 웃으면서 말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다니. 그럼 궁문도 이제 잠가야겠으니 다들 돌아가시게.”그는 여전히 기운이 넘쳤고, 특히 지금은 얼굴에 혈색이 돌아 병든 사람 같지 않아 보였다.송석석은 논의 중이던 사여묵을 기다렸다. 그들은 함께 궁을 떠나 황실로 돌아갔다. 매우 피곤했던 그녀는 사여묵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마차가 황실 문 앞에 도착하자 사여묵은 그녀를 안아 들었다. 송석석은 그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내려오기 귀찮았기에 그대로 안겨 있었다. 그의 넓고 따뜻한 품은 정말 편안했다.그와 떨어져 있던 세 달 동안 그녀는 성릉관에서만 편히 잠을 청할 수 있었으며, 그 외의 곳에서는 늘 경계하며 지냈다. 이제 집에 돌아오니 자연스럽게 긴장이 풀렸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불안함을 느꼈다. 무언가 뜨겁고 큰 손이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단 백부 말씀을 잊으셨나요?”귓가에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단 백부가 이제 괜찮다고 말씀하셨소.”송석석은 감고있던 눈을 떠, 뜨겁고 열정적인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마주하며 물었다.“정말인가요?”“틀림 없소.”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입술이 덮였다.불꽃이 강렬하게 타올왔다. 침실의 온도마저 높아진 듯 했다.두 사람은 뜨겁게 사랑했다.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기에 마치 새롭게 결혼한 듯한 기분이었다!한 달 후, 상국은 시박사를 설립할 예정이었다. 이는 상국과 해외 북당과의 화물 교류를 담당할 기관이었다.원래의 시역업도 시박사의 운영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며, 상국에서 다른 국가에 판매할 수 있는 화물 목록을 정리하여 서경으로 사신을 파견해 화물 교환 협정을 체결할 것이다.이 한 달 동안 단신의는 약을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17화

    10월 15일, 사절단은 드디어 진성에 도착했다.현갑군은 그 자리에서 먼저 해산했고, 이덕회와 홍려사경은 궁에 들어가 황제를 뵈러 갔다. 그동안 몸이 약해져 혼자서는 거동할 수 없었던 진왕은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자신도 궁에 가겠다고 말했다.송석석은 이미 성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여묵에게 인도되어 황실로 돌아갔다.그동안 사여묵은 매일같이 성문 앞에서 그녀를 기다렸고, 때로는 낮잠시간에 직접 가서 기다리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이 되어서야, 드디어 기다리던 그녀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이덕회와 그들이 궁에서 황제에게 보고할 때, 송석석은 이미 태비께 인사를 드린 후였다.혜 태비는 송석석이 피곤해 보이자, 가서 씻고 옷을 갈아입으라고 말했다.송석석은 사여묵과 함께 나와서 매화원으로 돌아갔다.목욕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나왔을 때, 송석석의 입술이 어쩐지 조금 부풀어 있었다. 서주는 깜짝 놀라 왕야를 바라보았다. 왕비가 목욕하는데 왕야께서 꼭 직접 모셔야 한다며 들어가더니, 보아하니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것이 틀림없었다.서방에서는 염선생과 심청화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송석석은 그들에게 서경에서의 일들을 말해주었다. 협상 결과는 그들이 이미 알고 있었기에, 송석석은 길에서 일어난 암살 시도, 원신제의 곤경, 그리고 북당의 안풍친왕이 말한 3년과 5년의 기한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다.사여묵은 두려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었는데, 서경이 그렇게 혼란스러웠음에도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았음에 안도하며 다행이라 여겼다.안풍친왕이 성릉관을 자유롭게 오고 간 것과 그가 말한 3년, 5년 기한에 대해서, 심청화는 사부에게 편지를 보내면 알 수 있을 거라 말했다. 사부는 그들을 잘 알기 때문에 그 말의 숨은 의미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었다.이야기를 마친 후, 사여묵은 송석석이 휴식을 취하게 하기 위해, 송석석에게 더 이상 질문하지 못하게 그들을 막았다. 그는 오후에 휴가를 내어 일을 쉬려고 했지만, 황제가 사람을 보내 궁에 오라고 일렀다.송석석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16화

    성릉관에서 다섯 날을 지낸 진왕은 어느 정도 몸이 회복이 되었다.그가 회복되었다는 것은 이제 다시 진성으로 향해야 함을 의미했다.이별은 너무나 아쉬웠지만, 송석석은 눈물을 삼키며 그저 작별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소 대장군 앞에서 여러 번 절을 했는데, 그로 인해 소 대장군도 눈물이 거의 터져 나올 뻔했다.이덕회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바로 소 대장군이었다. 소 대장군은 상국을 위해 수십 년 동안 성릉관을 지킨 노장이었기 때문이다.송석석은 눈물을 삼켰지만, 그는 얼굴을 가리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이 평생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미 노령에 접어든 듯, 이전에 만났을 때보다 훨씬 더 노쇠해 보였다. 설령 황제가 그를 진성으로 돌아가게 허락한다 할지라도, 긴 여정과 고된 일정을 고려했을 때 소씨 가문 사람들이 그를 돌아가지 못하게 할 수도 있었다.소 대장군은 이덕회와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그러자 이덕회는 더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외숙모 남씨는 회 왕비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았었다가 이별을 앞두고서야 송석석을 옆으로 데려와 그녀의 상황을 물었다.송석석은 회 왕비가 지금 감옥에 있다는 사실과 란이가 그녀를 위해 손을 써주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힘든 상황은 아닐 거라며, 혹시 태자가 세워지면 대사면이 내려져 그녀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남씨는 살짝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외조부께서 말씀하시지는 않으셨지만, 엄청 신경 쓰고 계실 거다. 세상에 정말로 모진 부모는 드무니까. 네 외조부는 모진 분이 아니시다. 그때 그녀가 란이에게 그렇게 까지 모질게 대했던 게 안타깝다. 란이가 여전히 그녀를 돌보아야 하다니."송석석이 말했다. "걱정 마세요. 란이는 지금 편안하고 자유롭게 지내고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더 잘 지낼 거예요.""그렇지. 분명히 잘 지낼 거야." 남씨는 아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송석석을 바라보다가, 이내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15화

    귀환길에 오를 무렵, 이미 9월 초가 되어, 날씨는 더 이상 뜨겁지 않았으며, 오히려 약간 선선했다.수란키는 직접 군대를 이끌고 나와 그들을 녹분성까지 배웅했다.이번 귀향길에서는 암살 시도가 없었기에 매우 순조로웠다.이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산을 넘어가 상국의 경계에 들어섰다.소 대장군에게 사전에 도착 예정일을 알리지 않았기에 아무도 마중을 나오지 않을 줄 알았지만, 상국의 경계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전북망이 이끄는 소씨 가문 군대와 마주했다.무사히 돌아온 그들을 보자, 전북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없이 말을 몰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는 말에서 내려 진왕과 이덕회를 비롯한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며 말했다."왕야와 이상서, 그리고 여러 대감님들, 소 대장군께서 저를 시켜 이곳에서 여러분을 맞이하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성릉관까지 호위하겠습니다."그러자 이덕회가 호기심에 차서 물었다. "대장군께서는 우리가 오늘 돌아올 것을 어떻게 아신 것입니까?"전북망이 대답했다. "대장군께서는 모르셨습니다. 매일 여기서 기다리라고 명하셔서 계속 기다린 것입니다.""그렇군요." 이덕회는 소 대장군의 매우 신중함에 감탄했다. 진왕은 오는 동안 몸이 좋지 않았다. 그는 마차의 발을 올리고 한 번 쓱 둘러보았다. 자신이 상국에 돌아온 것을 확인하자, 그는 그제서야 기운을 조금 차리며 말했다. "빨리 출발하게.""예!" 전북망은 재빨리 대답하고 말에 올라 선두를 이끌었다.시만자는 그가 한 손으로 능숙하게 말을 다루는 모습을 보며, 그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말의 고삐를 잡고 송석석에게 말했다. "이 사람 나쁘지 않네. 어머니께서 그 당시 사람을 잘못 본 것이 아니었나봐. 마음을 예측하기 어렵긴 하지만..."송석석은 시만자가 전북망을 칭찬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사실 시만자는 여전히 전북망에 대한 모친의 기대를 저버린 것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었기에, 이 말을 함으로써 모두 안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송석석은 아무 말도 하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14화

    안풍친왕이 말했다."이번 여정은 서경과 상국을 위한 것이지만, 북당을 위한 것이기도 하니 감사할 필요는 없습니다. 국가 간의 교류는 언제나 이익을 우선으로 하니까요. 개인적인 인연이 있을 때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죠."송석석은 깨달음을 얻은 동시에 궁금한 점이 있어 물었다."혹시 제 사부 임양운을 아십니까?"안풍친왕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알지요. 그는 북당에 와서 제 채성루에서 잠시 머문 적이 있습니다. 제 호위 지휘사인 흑영위가 당신의 사부와 매우 친한 사이입니다. 그들은 자주 함께 술을 마셨죠.""그렇군요." 송석석은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 중 어떤 사람이 흑영위 선배인지는 모르겠지만, 만날 수 없다면 정말 아쉬운 일이었다.안풍친왕은 이내 그녀의 마음을 눈치 챘는지 웃으며 말했다.“우리 북당은 3년 혹은 5년 후에 상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그때 흑영위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송석석이 막 감사의 말을 하려는데, 시만자가 말했다."왜 3년 혹은 5년 후인가요? 좀 더 일찍 갈 수 없나요? 왕야와 왕비께서 가시는 걸 기대하고 있습니다."안풍친왕은 미소를 지으며 깊은 뜻이 담긴 말을 했다."지금은 아직 그때가 아닙니다."그들이 말하지 않으니 더 이상 물어보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옆에서 조용히 앉아 있던 안풍왕비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으며, 그저 눈앞의 간식들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아무것도 특별할 것 없는 설탕절임과 육포였지만, 그녀는 그것을 매우 맛있게 먹었다.송석석은 탁자 아래에서 그들이 손을 서로 맞잡고 있는 것을 보고, 그들의 사랑이 누구보다 깊다는 것을 느꼈다.두 나라 간의 교류에 대해 더 얘기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들은 잠시 가볍게 잡담만 나눈 뒤 그들을 보내주었다. 떠나기 전에 안풍친왕비가 먼저 입을 열었다.“송대감, 시 소저, 4년 후에 상국에서 뵙겠습니다."송석석은 급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네. 왕야와 왕비께서는 반드시 오셔야 합니다."그들이 떠난 후, 별관 문이 닫혔다.송석석과 시만자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13화

    이틀 동안 돌아본 후, 수란키가 송석석에게 말했다. "귀국에 단신의라는 신의가 계십니다. 그분이 만든 단설환의 한 가지 재료인 설연화가 귀국에서 생산량이 매우 적다고 알고있습니다. 남강에 있기는 하지만, 설산 정상에 자생하고 있어 채집하기 매우 어려우며, 또한 드뭅니다. 하지만 저희 쪽에서는 설연화가 그리 희귀한 것이 아닙니다. 고산지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요. 그가 사용하는 설연화는 모두 서경 약장수에게 몰래 사서 쓰는 것으로,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그 가격으로 단설환을 팔면, 한 알을 팔아서 한 알을 잃는 셈입니다."송석석은 단설환이 부족한 이유가 일부 약재를 구할 수 없기 때문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단 백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약재가 부족하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서경과 상국은 그동안 무역을 하지 않았고, 특히 약재는 더 조심스럽게 다뤄졌기 때문에 그가 서경 사람에게 약재를 산 것을 비밀로 한 이유가 이해가 됐다.수란키와 원신제는 한 마음으로 이렇게 세세하게 조사를 진행했으며, 두 나라 간에 상호 교역을 이루려는 계획이 이미 있었을 것이다. 안풍친왕을 불러들인 것도 이 일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단설환은 생명 구제용 약이라, 만약 약재만 부족하지 않다면 평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실로 민생에 큰 이익이 된다. 송석석은 그들이 지나쳤던 약재 시장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럼 왜 약재 시장에서는 설연화를 본 적이 없죠?" 수란키가 웃으며 답했다. "그건 당연합니다. 우리 서경에서 설연화가 많이 자생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희귀한 재료입니다.고산지대를 올라가야만 채집할 수 있기에 위험하기도 하지요. 게다가 약효가 뛰어나지 않습니까. 심장을 강하게 하고 통증을 멈추는 효과가 있어, 시장에서 거래되는 법이 없습니다. 송대감께서 믿지 못하신다면, 제가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서 설연화 한 바구니를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그것을 상국으로 가져가서 단신의께 검증받으시면 됩니다."그는 말을 마친 후 시 사람을 시켜 설연화 한 바구니를 가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12화

    그가 앉은 자리는 북당이 이번 협상에서 취한 입장을 대표했다.그는 중립의 위치에 있었다. 송석석은 다시 한 번 국가가 강성한 것이 정말 좋다며 감탄했다. 협상의 처음 부분은 조금 지루했다. 양쪽 모두 똑같은 말을 반복하며 강조하였고, 양쪽의 역관들이 그것을 전달하며, 모두 역사적 문제를 강조했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처음부터 양보를 한다면 계속해서 양보하게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따라서 첫 번째 협상에서는 아무런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서로의 한계를 시험하는 데 그쳤다. 다음 날, 바로 두 번째 협상이 시작되었다. 역시 초반에는 전날처럼 양쪽에서 강조하는 말들이 오갔다.그러다가 잠시 후, 안풍친왕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이렇게 계속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두 나라의 국경 문제는 이미 수십 년간 지속되어 왔고, 이것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우선 국경 문제는 잠시 제쳐두고, 본왕은 두 나라가 서로 친선을 맺고, 서로 침범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의 말에, 모두 두 나라가 더 이상 분쟁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며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안풍친왕은 한 장의 목록을 꺼냈다. 그 목록에는 양국의 상품들이 나열되어 있었고, 그 중에는 곡물, 가축, 비단, 직물, 수공예품, 찻잎, 모피, 도자기, 종이, 벼루, 각자의 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약초, 향료, 청염, 철광, 옥석 광물 등이 있었다. 양쪽은 그것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처음의 긴장감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막대한 이익 앞에서, 어떤 일들은 협상이 가능했다. 협상이 되지 않으면 잠시 미룰 수도 있었다. 수년간의 전쟁은 두 국가의 국고를 이미 소진시켰기에 양쪽 모두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었다. 북당의 발전 경험에 따르면, 농업을 중시하고 상업을 억제하는 것은 뒤처진 생각이며, 농업과 상업을 동시에 중시하는 것이 살길이었다. 상업세 또한 매우 높았다. 안풍친왕의 이 목록 덕분에 두 나라는 국경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