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석도 시만자도 머리가 복잡해졌다.“영우야, 이모랑 함께 갈래?” 하지만 시만자는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아기에게 조용히 물었는데, 말을 아직 잘하지 못하는 한 살이라 입속으로 엄마만 찾을 뿐이었다.시만자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우리 함께 엄마 보러 가자.”서로 시선을 맞춘 송석석과 시만자는 마음이 무거웠다. 이 아이는 돌아가더라도 엄마 곁에서 자랄 수 없었고 방장이 다른 사람이 돌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유모가 아이를 등에 업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시만자의 등에 업힌 아기는 유모가 따라오지 않자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시만자는 한참 달래주었고 그렇게 한참 후, 아기가 진정되고 나서야 말을 끌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조장 밖에는 마차 한 대가 멈춰 서 있었는데, 마차에 있는 상서부의 표식을 확인한 송석석은 잠시 망설였다. 제상서인가, 제릉서인가, 아니면 또 다른 사람인가?그 광경에 시만자도 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말고삐를 단단히 잡고는 뒤로 손을 뻗어 영우의 엉덩이를 토닥였다.한참 뒤, 마차의 커튼이 열리더니 초췌한 얼굴의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어두운 청색 비단옷을 입은 그녀는 머리에 간단한 보석장식을 하고 있었다.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잠시 송석석과 시만자를 바라보다 입술을 벌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차에는 나이 든 유모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조용히 위로하는 듯했다. 그녀가 바로 제상서의 부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자 송석석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유모 한 명만 동행했기에 분명 아기를 해치러 온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제상서는 잘 처리했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었다. 그는 부인을 기만했다. 하지만 가문을 이끌어가는 그녀였으므로 그리 순진할 리는 없었다. 그녀는 단지 남편 앞에서만 모른 척했던 것뿐이다.송석석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고 그녀 역시 다가오지 않았다. 그저 잠시 눈빛만 주고받다가 송석석은 곧바로 말에 올라탔다.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려는듯
Last Updated : 2024-11-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