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집사가 한 여인과 함께 걸어나왔다. 벚꽃이 수놓인 드레스를 입은 여인은 풍만한 체형에 둥글둥글한 복부가 특히 돋보였다.매우 뚱뚱한 것은 아니었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탓에 더욱 살쪄 보였다. 하지만 아무리 살이 쪘어도 미모는 가릴 수 없었고,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뽀얀 피부, 붉은 입술이 그녀의 매력을 더했다. 집사는 이미 그녀에게 귀빈들이 누구인지 말해두었기에 들어오자마자 예를 차렸다."고청영, 두 분께 문안인사 올립니다." 그녀의 눈은 별처럼 반짝였고, 예를 다하고 나서도 밝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 모습은 마치 달콤한 과일처럼 사랑스러웠다. "고청영이라니, 정말 예쁜 이름이구나." 송석석은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는데, 고청영은 다른 고씨 서녀들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녀는 고청무처럼 요염한 매력을 풍기지도 고청란처럼 강인한 자존심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게다가 고청아처럼 갸냘픈 면도 없었다. 그녀는 그저 밝고 사랑스러웠다. 맑게 빛나는 눈은 어떤한 상처도 받지 않은 듯했다. 고청영도 웃으며 답했다. "저희들 이름은 모두 예쁩니다. 아버지께서 다른 건 몰라도 학식은 좀 있는 분이거든요. 고청영, 참 예쁜 이름이죠. 하지만 뜻은 그닥 좋지 않습니다. 평생 그림자처럼 살아야 한다는 뜻이잖습니까? 여기 휘왕부에서 충분히 누릴 만큼 누렸습니다. 이제 데려가셔도 됩니다.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너를 데려가려 했다면, 밝은 낮에 경위를 대동하겠지, 늦은 밤에 선물을 들고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고청영은 그제서야 눈을 반짝이며 송석석의 얼굴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송 지휘사님은 우리 여인들에게 큰 영광을 안겨주셨습니다. 저도 지휘사님처럼 되고 싶군요... 아니, 이제 그렇게는 될 수 없습니다. 관리는 너무 힘이 드니 차라리 먹고 노는 것이 훨씬 좋을 듯합니다." 송석석은 그만 웃음을 터뜨리며 휘왕을 바라보았다. "예상치 못한 보배를 얻으셨군요. 사랑스러운 여인이 곁에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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