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릉서는 방에 들어선 후 모두에게 나오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온 집안의 사람들이 모두 뛰쳐나와 황공한 태도로 자신의 신분을 말했다. 여인도 무릎을 꿇었다. 붉은색 드레스에 팬치색 망토를 두르고 있어 그녀의 작은 얼굴이 더욱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다. 그녀는 오늘 사람들이 와서 딸을 데려갈 때부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고 있었다. 물론 그전부터 그녀는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 알고 있었고, 장공주가 무너졌으니 이제 당연히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름이 뭡니까?” 제릉서가 분노로 찬 눈빛으로 물었다. “고청묘.”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쉬었지만 꽤 매혹적이었고, 제릉서는 여전히 그녀를 노려보며 계속 물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본 게 언제입니까?” 고청묘는 사실대로 대답했다. “어제 오후에 상서께서 이곳에서 한 시진 정도 쉬다 가셨습니다.” 제릉서는 한 대 맞은 듯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제 오후에도 아버지가 왔었다는 말인가? 아버지는 이부를 장관 하시는데 점심엔 대부분 이부 후아에 계셨지. 설마..?’ “그는 항상 정오에 옵니까?” “예, 맞습니다.” 제릉서가 화가 난듯 이를 갈며 물었다. “얼마 만에 한 번 옵니까?” 고청묘는 냉정한 눈빛으로 사실대로 대답했다. “이틀에 한 번씩 오십니다.” “말도 안 돼!” 제릉서는 벌컥 화가 나서 냅다 소리쳤다. 고청묘는 고개를 들어 제릉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믿을 수 없다면 하인들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는 딸을 보러 자주 왔습니다.” 제릉서가 째려보자 모든 사람이 너도나도 급히 무릎을 꿇었다.방금 그들은 자신의 신분을 말했었는데, 계산해 보면 시녀 8명, 시종 3명, 유모 2명, 호위 2명, 차부 2명, 정원사 1명, 그리고 조리사 4명 정도가 된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모두 그녀와 그녀의 딸을 모신다는 말인가...?’ 제릉서가 두 마마에게 눈짓을 보내자 두 마마는 즉시 고청묘를 끌고 들어갔다. 고청묘는 소리를 지르지도 않고 매우 협조적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