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국공부, 관직이 있는 아들들은 이미 외출하였고, 그 외 모든 이들을 정청에 모이게 하였다. 밖에서는 주기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위국공은 모든 감정을 얼굴에 그대로 드러내는 자로 한치의 숨김이 없었다. 그는 전장에서 공을 세워 얻은 위국공이었으며, 비록 그의 아들과 자손들이 조정에서 벼슬로 지냈지만, 관직이 높지 않아 시기를 받거나 황제의 의심도 받지 않았다. 하여 그가 살인을 저지르지 않는 한, 누구도 감히 방자하게 굴지 못했다. 현갑군 지휘사라고 하지만, 그는 '현갑군'이라는 세 글자만 중시했을 뿐, 지휘사는 하찮다고 여겼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다시 들리자, 위국공은 천천히 차를 들이켰다. 그러더니 긴장한 얼굴로 서 있는 자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신경 쓸 필요 없다. 저대로 내버려두어라." "문전박대는 지나치지 않겠습니까? 어찌 되었든 황명을 받고 일을 처리하는 중이지 않습니까?" 위이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위이준은 무장 출신으로, 한때 금군 지휘사로 있었으나, 선제께서 붕어하시기 전에 물러났다. 그는 위국공부의 세자였고, 위국공이 세상을 떠나면 그가 국공의 작위를 이어받을 것이었다. 국공의 작위는 3대째 이어지고 있었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부귀는 이어질 것이었다. 하지만 온화한 성격의 위이준은 항상 신중했다. 반면 그의 부친인 위국공은 과단성이 없다 여기어 그를 썩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위국공은 다섯 아들 중에서도 특히 넷째 아들, 위해철을 가장 아꼈다. 위해철은 서자였고, 넷째였기에 적장자가 있는 데다 둘째, 셋째까지 있어 그가 작위를 물려받을 가능성은 없었다. "뭐가 지나치다는 것이냐?" 위국공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뭘 두려워하느냐? 소심한 것이 대업을 이룰 기질이 없구나. 한낮 여인이지 않더냐!" 위해철은 아버지의 말을 거들었다."맞습니다, 형님. 헌데 대체 무엇이 두려우신 것입니까? 내버려두시지요. 저러다 돌아갈 것입니다." 그는 병부에서 무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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