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Chapter 761 - Chapter 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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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1화

부인이 되어서 감히 남편의 얼굴을 때리다니! 장군부의 문벌을 생각지 않더라도, 평범한 백성들조차 직접 서로의 얼굴은 때리지 않는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몸을 몇 번 두드릴 뿐이었다. 어차피 여인의 주먹은 그리 큰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게다가 얼굴을 때린다는 것은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기도 했다.밖에는 하인들도 있었으니, 전북망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 것이다. 이제 승진까지 하여 어전 시위 대장이 되었는데 따귀를 맞는 바람에 조금 남아있던 기쁨마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왕청여는 이를 악문 채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녀도 자신이 조금 지나쳤다는 것을 알았으나, 차마 사과할 면목은 없었다. 전북망은 울분을 삼키며 말했다. "됐소, 그만 나가시오..!" 더 이상 다투고 싶지 않았던 전북망은 그저 분노를 삼킬 수밖에 없었다. 부부간의 불화는 그에게 너무 큰 고통이었고, 너무도 지치게 만들었다. 따귀를 때린 것 때문에 조금은 죄책감을 느낀 왕청여는 그가 냉정하게 내뱉는 한마디에 또다시 마음이 아팠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배가 불렀으면서 당신을 돌보며 하루빨리 회복하고 임명식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건만 당신의 태도는 저를 한없이 실망시키고 있군요." 전북망은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더 이상 다투고 싶지 않았기에 대꾸하지 않았다.차가운 그의 태도에 왕청여는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그녀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눈물을 닦으며 한마디 던지고 돌아섰다."그리도 저를 보고 싶지 않으시다니 친정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전북망은 그녀의 친정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왕청여는 알고 있었다. 임신한 몸으로 친정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는 분명 조급해질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홍이의 부축을 받으며 한참을 걸었지만, 전북망은 그녀를 불러들이라는 명령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분노와 슬픔에 휩싸였다. 전북망은 정말로 그녀를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는 것이었다. 왕청여는 홧김에 홍이와 함께 친정으로 돌아갔다.갑작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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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평서백부인이 아직 그 정도로 사리 분별을 못하는 사람은 아니었다.그녀도 자신의 딸이 어떤 품행을 지닌 자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임신한 몸으로 눈물을 흘리며 돌아온 딸을 보니, 마음이 약해졌을 뿐이다.게다가 최근에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예전 일들은 이미 지나갔으니, 어머니로서 줄기차게 그 일만 붙잡고 늘어지고 싶지 않았다.하여 전북망이 왕청여를 소홀히 대하고, 임신한 몸으로 친정에 돌아오겠다고 해도 무관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며느리들을 불러 이 부부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하려 했었다.최 씨가 도착했을 때 이미 이방의 남희도 노부인의 방에 앉아 있었다. "형님이 오셨군요!" 자리에서 일어선 남희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도망갈 궁리를 해야 할 판이었기 때문이다. 최 씨는 남희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노부인께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어머님께 인사드립니다." "그래, 잘 왔다." 정좌에 앉아있는 노부인은 매우 엄숙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그녀의 곁에는 눈물이 마르지 않은 왕청여가 앉아 있었다. 왕청여는 임신한 몸이라 흐느끼며 "형님"이라고만 할 뿐 예는 갖추지 않았다.최 씨는 자리에 앉으며 아무것도 모르는 척 물었다. "왜 울고 있는 것이냐? 누가 널 괴롭히라고 하였는가?" 왕청여는 본래 친정에 와서 도움을 청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그저 전북망을 겁주려던 것인데 그것이 통하지 않자 뽑은 칼을 도로 집어넣을 순 없어 돌아온 것이다.그런데 어머니를 보자 억울함이 밀려왔다. 하지만 또 작은 일로 친정을 찾은 딸은 되고 싶지 않았기에 전북망이 자신을 일부러 냉대한다며 장군부의 다른 사람들 역시 녀를 가볍게 여긴다고 늘어놓았다.그 말에 어머니는 바로 큰며느리와 작은며느리를 불러들였던 것이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큰 형님 앞에서 오늘 일을 곧이곧대로 말한다면 자신의 잘못이 분명했다. 하여 최 씨의 질문에는 어머니께 말한 대로 답하지 않았다."조금 다퉈서 며칠 친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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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자초지종을 알게 된 노부인은 너무 화가 나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너무 분노한 나머지 손가락으로 왕청여를 가리키며 꾸짖기 시작했다."정말로 말도 안 된다! 전서방이 승진했는데 어찌 그것이 좋은 일이 아니란 말이냐? 너는 어째서 자꾸 불길한 말을 하고, 왕비를 끊임없이 거론하느냐? 그쪽에서 네가 그리 언급하는 것을 반기겠느냐? 그리고 내가 언제 남편의 얼굴을 때려도 된다고 가르쳤느냐? 그러고선 염치도 없이 감히 친정으로 돌아와 질질 짜고 있는 것이냐! 나는 지나간 일로 또 다투었다고 걱정하고 있었는데 결국 네가 혼자 난리를 친 것이구나! 전서방이 심하게 다쳤는데, 너는 아내로서 그를 잘 돌보지는 못할망정 몇 마디 말 때문에 그의 따귀를 때리다니, 너는 정말 그 고약한 버릇을 고치지 못하는구나! 내가 너 때문에 제명을 다하지 못하겠다!"왕청여는 고개를 숙였지만, 여전히 억울했다. 하지만 감히 소리내어 반박하지는 못해 그저 흐느낄 뿐이었다. "저도 그 사람과 다투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제가 이리 고생하여 아이를 가졌는데도 그는 여전히 송... 아니, 전 부인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체 어느 누가 참을 수 있겠습니까?" 최 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주제에는 다시는 개입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시어머니도 합리적이신 분이라 앞으로 왕청여의 일은 어머님께 맡기고, 자신은 그저 옆에서 조용히 앉아 있기로 했다. 노부인은 왕청여가 아직도 그런 소리를 하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크게 소리쳤다. "그럼, 내가 묻겠다. 전서방이 네 앞에서 늘 그녀 이야기를 꺼내느냐?" 그러자 왕청여는 화가 치밀어 오른듯 즉시 눈을 부릅떴다."그가 감히 그럴 수 있겠습니까?" "그럼, 집안 식구들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이냐? 혹 밖에서 떠벌이고 다니느냐?" "장군부에서는 이방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런 말을 꺼내지 않습니다. 밖에서야 감히 말할 리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입 밖으로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고 해도 마음속으로는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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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송석석은 왕청여가 친정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저 최 씨에게 전할 일이 있어 찾아온 것이었고 밤에 방문한 이유는 낮에 사건을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평서백부와 공주부는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기에 대낮에 경위대를 이끌고 오는 대신, 밤에 혼자 방문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대낮에 움직였다면 여느 가문들처럼 경위대를 동원해야 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차별 대우가 될 수 있었다.관복이 아닌 여성복을 입고 있는 송석석의 모습에 최 씨는 살짝 안심하며 말했다. "왕비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시아가씨도 그간 무탈하였습니까?" 시만자는 웃으며 답했다. "부인덕분에 무탈하였습니다." 시만자는 최 씨에게 특별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오늘 많이 피곤했지만, 송석석이 평서백부에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녀도 동행했다.최 씨는 환하게 웃으며 손님을 맞았다. "어서 편히 앉으세요." 그녀는 하인들에게 차를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자리에 앉은 최 씨가 입을 열었다."용건이 있으시다면 사람을 보내 제가 찾아가면 될 것을, 어찌 이렇게 몸소 오신 것입니까?" 송석석은 고개를 저었다."그리 격식을 차리실 필요 없습니다. 오늘 제가 여기에 온 이유는 몇 가지 말씀드릴 것이 있어서 입니다." 송석석은 주변에 있는 하인들을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조용히 이야기 나눌 수 있겠습니까?" 최 씨가 금숙에게 눈짓을 보내자 금숙이 즉시 하인들에게 명했다. "모두 나가거라. 더 이상 시중들 필요 없다." 하인들이 자리를 뜨자 최 씨는 송석석을 보며 말했다. "무슨 일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자 송석석이 물었다. "부인은 만씨 가문의 만가다장인 만옥이란 여인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십니까?" 최 씨는 즉시 왕청여의 작은 도련님이 만두를 사던 그날 바므 만옥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때도 이상하게 여겼던 최 씨는 그 만옥이라는 여인이 수상하다고 생각했다. 순간 긴장한 최씨는 숨기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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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최 씨는 의자 손잡이를 꼭 쥐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심경이 복잡해졌다. '남편을 아는 사람은 아내뿐이니깐...'최 씨의 남편은 남강으로 향하면서 두 명의 첩을 데려갔고, 그곳에서 또 두 명을 들였다. 비록 아직 명분은 없었지만, 이미 그들을 들인 이상 첩으로 삼는 것은 시간문제였다.최 씨는 집안을 엄하게 다스렸기에, 평서백부의 첩들은 항상 그녀를 공경해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 하지만, 고청우가 남편에게 접근한다면, 취향에 맞추는 수고조차 필요 없어질 것이다. 그저 꽃다운 기녀의 미모만 드러내도, 남편은 충분히 마음을 빼앗길 것이다.시만자는 최 씨를 조용히 응시했다. 보아하니 그녀도 남편이 고청우의 미모를 쉽게 넘어갈 것임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시만자는 이 상황이 매우 안타까웠다.최 씨는 훌륭한 여성이지만, 그녀는 좋은 남자를 만나지 못했다. 왕표가 아무리 남강을 지키는 장수라고는 하지만 최 씨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최 씨는 온 마음을 다해 집안을 돌보며, 시어머니를 섬기고, 시누이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평서백부를 위협하는 모든 일들을 막아내고 있지만, 그녀는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이내 평정심을 되찾은 최 씨는 송석석에게 감사를 표했다. "귀띔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곧 편지를 보내 주의시키겠습니다." 송석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고청우는 이미 이름을 바꾸었고, 사온도 그녀의 정체를 공개한 적이 없기에, 그녀가 평서백부에 어떤 목적으로 접근할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최 씨는 송석석의 말뜻을 곧바로 이해했다. 고청우는 더 이상 기녀가 아니었고, 장공주도 이미 몰락했으니 이제 자유의 몸이었다. 그녀가 의지할 사람을 찾고자 한다면, 왕표는 그녀에게 훌륭한 보호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고작 그런 이유라면, 최 씨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고청우는 공주부의 서녀이고 이 사실을 대리사와 송 지휘사는 알고 있었다. 그러니 만약 왕표가 그녀와 얽히게 된다면, 사건은 복잡해질 것이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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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그때 재빨리 앞으로 나선 금숙이 홍이와 함께 왕청여를 부축이며 말했다. "의원님이 말씀하시기를 아가씨께서는 너무 많이 걸어 다니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어서 돌아가 쉬시지요. 부인께서 왕비님을 배웅하시면 되오니 아가씨는 몸부터 돌보는 것이 좋은 듯합니다." 금숙이 "왕비님"이라고 연신 부르자, 왕청여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려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형님이 그녀의 일을 이야기하려고 했다면, 어찌 송석석을 직접 초대했겠는가? 틀림없이 장공주의 반역 사건에 관련된 일일 것이다. 극도로 당황한 왕청여는 마음이 불안해졌다. 그녀는 엉성하게 몸을 숙여 송석석에게 인사한 후,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서로 눈을 마주친 송석석과 시만자는 의아해했다. 또 왜 저러는 거지..?시만자는 최 씨가 그들을 배웅하는 틈을 타 조용히 물었다. "청여아가씨는 이 밤중에 왜 여기 있는 겁니까? 또 친정으로 돌아온 건가요? 남편과 다투었습니까?" 시만자는 호기심 때문이라기보다는 왕청여의 행동이 너무 이상했기 때문에 물어본 것이었다. 게다가 굳이 이 타이밍에 전북망과의 일을 거론하는 걸 보면 분명 송석석과도 관련이 있어 보였다. 집안의 수치스러운 일들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지만 왕청여가 저지른 짓들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솔직히 말했다. "왕비님과 시 아가씨를 볼 면목이 없습니다. 아가씨는 남편과 말다툼을 하고 친정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그러다 태기가 불안해서 잠시 머물고 있는 중입니다." 시만자는 얼굴을 찡그렸다."전북망이 승진했고 부상으로 요양 중인데도 다투었단 말입니까? 혹시 또 송석석을 엮을 것입니까?" 그러자 최 씨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저 제가 혼자 설친 것 뿐이니.. 왕비님과 시 아가씨께서는 부디 마음에 두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러자 시만자는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체면을 위해 낮은 목소리로 욕설을 내뱉었다. “드디어.. 미쳤구나?”이미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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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며칠 동안 장공주부의 사람들도 어느 정도 심문하였으니 이제는 사온을 심문할 때가 되었다. 오늘, 송석석은 평양후부로 가서 가의 군주를 만날 예정이었고, 사여묵은 사온을 심문하여 두 쪽에서 동시에 움직일 계획이었다.사온은 지하 감옥에 갇힌 지 이제 여섯 날째였다. 처음에는 미친 척하며 피하려 했지만,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후로는 더 이상 몸부림치지 않았고 자신의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게 보였다.심문실, 사여묵과 사온은 마주 앉았고, 사온은 한의절 밤에 입었던 흰옷 그대로였다. 며칠 동안 지하 감옥에 갇혀 있던 탓에 옷은 구겨졌고,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생기가 없었고, 눈 밑에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심지어 몇 일 사이에 살이 급격히 빠져 수척해진 얼굴 때문에 실제 나이보다 다섯, 여섯 살은 더 들어 보였다. 중년의 여인이 갑자기 살이 빠지면, 더욱 비참해 보이기 마련이다. 특히, 본성이 모진 사온이었기에, 그 모습은 더욱 표독스러워 보였다.사여묵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오랫동안 첩들을 지하 감옥에 가두더니 이제 그곳에 살게 되었군요. 지낼 만합니까?" 갑자기 고개를 든 사온은 웃음을 지었다."공주부보다는 형편없구나." "전하께서 공주 직위를 박탈하라고 명하셨으니 오늘 경조부의 공양이 공주부를 조사하러 갈 것입니다." 그 말에 사온은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냉소적으로 말했다."직위를 박탈하면 어떻고 공주가 아니면 어떠냐? 나는 여전히 황실 출신이고 내 부친은 문엄 황제에, 내 모친은 의귀비다. 이는 누구도 바꿀 수 없는 사실이다." 그녀의 말속에는 냉소뿐만 아니라 원망도 섞여 있었다. 마치 문제의 딸로 태어난 것이 불행이라는 듯이 말이다.사여묵은 절차를 밟듯 차분하게 물었다. "그 무기들은 어디서 난 것입니까? 왜 반역을 꾸민 것입니까? 배후에 대체 누가 있는 것입니까?" 사온은 입가를 비틀며 말했다. "이미 반역죄로 확정된 마당에 더 물어볼 필요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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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고개를 돌린 사온은 웃음을 멈추고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항상 네 부중의 염 선생이 나와 연락을 하지 않았더냐? 벌써 잊은 것이냐? 너는 직접 나서지 못한다며 약점을 잡힐 수 없다고 처음 나에게 반역을 제안한 후, 모든 일은 염 선생이 담당했지. 그자를 데려다가 엄하게 심문하면, 모든 것이 명백해지지 않겠느냐? 아, 그리고 네가 전장에서 돌아온 뒤에는, 그자뿐만 아니라 송석석도 나와 연락을 했었지. 그 무기들은 모두 그녀가 무림 사람들에게 시켜 보낸 것이 아니더냐? 그녀를 데려다가 고문하거라. 그러면 진실을 자백할 것이다." 사온은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그들을 고문하지 않는다면, 나에게도 형을 내릴 수 없겠지. 그건 명백한 차별 대우가 될 테니까. 또 하나 더, 내가 너를 배후로 지목했으니, 너는 이 사건을 담당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을 보내거라." 하지만 사여묵은 동요하지 않았다. "그건 당신이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전하께서 당신 진술을 보시고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다른 사람이 나설 것입니다. 그러면 다음번에 저를 보지 않을 수 있겠지요." 웃고 있는 사온은 눈빛에 악의로 가득 찼다. "정말 다시는 널 보고 싶지 않구나. 이처럼 역겨울 수도 없느니라. 전장에서 공을 세운 친왕이 이미 시집갔던 여인을 아내로 맞다니. 우리 황실의 체면을 네가 다 망쳐버렸구나." 사여묵은 이전 기억을 상기시키듯 말했다. "당신은 더 이상 황실의 사람이 아니니, 그 체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자 사온이 비웃었다. "넌 정말로 부끄러움을 모르는구나. 내가 이리 욕을 해도 화를 내지 않다니. 너의 그 뻔뻔한 모습이 사람을 화나게 하는구나. 네게 약점을 잡히지 않았더라면, 이용당하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다. 쓸모없는 자식, 자신의 저택에는 감히 무기를 두지 못하고 전부 공주부에 숨겨 두었지. 그 무기들 중 많은 것은 네가 남강 전장에서 몰래 운반해 온 것들이지 않느냐? 갑옷도 있었지 아마?" 보좌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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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사여묵은 미소를 지으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오늘의 심문은 여기까지다." 그러자 사온이 비웃으며 말했다."벌써 끝인 것이냐? 겨우 이 정도냐?!" 하지만 사여묵은 여전히 차분했다."제가 묻지 않더라도, 다른 이가 심문할 터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늘 밤은 아미 밤새 심문이 이어질 테니 마음의 준비는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사온은 사여묵을 노려보며 말했다. "내가 두려워할 것 같으냐? 누가 와서 심문하든 내 답은 변함없을 것이다. 사여묵, 네가 무슨 수작인지 내가 모를 줄 아느냐? 네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죄는 벗을 수 없을 것이다. 무슨 수단이든 다 써보거라." 사여묵은 조용히 답했다. "별로 특별한 수단은 없습니다. 모든 것은 그저 법에 따라 처리될 뿐이지요." 말을 마친 그는 성큼성큼 심문실을 나섰다. 그렇게 사여묵이 나가고 곧바로 진이가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사온, 나는 그대의 반역 사건을 묻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우리는 공주부의 오래된 우물에서 여러 구의 시체와 수십 명의 영아 해골을 찾아냈다. 이미 하인들을 심문했고 그들은 모두 그대가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대는 이를 인정하느냐?" 차갑게 진이를 한 번 쳐다보던 사온은 아무 말 없이 경멸 어린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그 모습에 진이는 몸을 뒤로 기대며 느긋하게 덧붙였다."괜찮다. 천천히 생각해보거라." 한편, 평양후부에서는 가의 군주가 매서운 눈빛으로 송석석을 노려보고 있었고 평양후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 오늘 송석석은 이들 부부를 심문하러 왔고, 다른 이들은 자리에 없었다.평양후의 노부인은 장공주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들은 친족이었지만 서로 왕래가 거의 없었다. 가의 군주는 조금만 화가 나면 친정으로 돌아가려 했고 대장공도 이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평양후의 노부인은 장공주와 왕래할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되었다.평양후는 답답한듯 한숨을 내쉬었다."저흰 정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 지하 감옥에 대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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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송석석은 가의 군주를 앞으로 밀쳐내고는 냉정한 목소리로 경고했다."묻는 대로만 답하면 됩니다. 협조하지 않으면 이제 더 이상 기회는 없을 것이고 바로 대리사로 끌고 갈 것입니다. 당신 어머니는 이미 서민으로 강등되었지만, 전하께서는 옛정을 생각해 당신의 군주 자리는 건드리지 않았지요. 그러나 이대로 협조하지 않으면, 황춘연을 죽인 일은 오늘 바로 천청에 올라갈 것입니다. 군주가 사람을 죽였다고 한다면 어느 누가 당신을 지키려 하겠습니까?" 가의 군주는 왼팔이 탈구되어 너무 아픈 나머지 눈물이 흘러 내렸다. 송석석이 죽일 듯이 미웠지만, 그녀가 한다면 하는 여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저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그 광경에 평양후는 급히 가의 군주를 부축해 자리에 않히더니 차갑게 말했다. "송 대감께서 일을 처리하는 중이니 묻는 것만 대답하도록 하오." 그는 가의 군주가 어떻게 되든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그녀가 잡혀간다면 반드시 자신이 이혼장을 써준 후에야 가능한 일이라 생각했다. 절대 평양후 부인의 신분으로 관청에 끌려가는 것은 허용할 수 없었다. "난 그녀를 죽이지 않았다!" 가의 군주는 분노에 차 소리를 질렀다. "그저 몇 대 때리라고만 지시했을 뿐인데 스스로 벽에 머리를 박은 것이다." 그녀는 오른손을 들어 넓은 소매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벽에 머리를 박을 거라는 걸 내가 어찌 알았겠느냐? 예전에도 얼굴이 퉁퉁 부풀어 오르도록 맞았지만 자살하지는 않았다. 단지 화풀이하려고 고작 따귀 몇 대만 때리라고 한 것뿐이다. 다투고 화가 난 나머지 공주부로 돌아갔으니까." 평양후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뭐라고 했소? 나와 다툴 때마다 친정에 간 이유가 하인들에게 화풀이하기 위함이었소? 심지어 사람을 죽이기까지 했단 말이오?" "그렇게 될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그녀가 나쁜 마음을 먹은 것이 저와 무슨 상관이냔 말입니다!" 가의 군주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왼쪽 팔은 여전히 아팠고, 눈물은 계속해서 흘러내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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