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만자는 화를 내는 고청란을 보며 왠지 산에서 내려와 석석과 전쟁터에 나가고 다시 진성으로 돌아와 많은 일을 겪다 보니 인내심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진 것 같았다. 예전 같았으면 고청란에게 이런 말을 들으면 바로 자리를 떴을 텐데 말이다. 그녀는 원래 독단적이었는데 지금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젠 시만자는 고청란의 분노와 두려움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줄곧 친척에게 이용당해 왔을 뿐만 아니라 근 몇 년 동안 조금의 신뢰도 받지 못했다. 고부진과 어머니, 그리고 언니를 가족으로 생각해 왔는데 고부진은 자신을 배신했고, 이젠 언니마저 어머니를 해하려고 했다고 하니, 그것도 외부인이 말하니 당연히 믿지 않을 만도 했다. 시만자는 화를 내지 않고 계속 말했다. “당신이 믿든 말든 이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공주부의 의원이 거짓증언을 했다해도 대리사 사람들을 속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언니가 공주부의 의원을 이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와 잠자리를 했기 때문입니다.” 고청란은 온몸을 떨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만하십시오. 어떻게 우리 언니를 그렇게 모욕할 수 있습니까? 언니가 명기라서 그러는 것입니까? 언니도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가게 된 것입니다. 언니도 충분히 고통스러운데 왜 당신들마저 그를 모욕하고 우리 세 모녀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것입니까?” 그러자 시만자가 말했다. “그래요. 믿거나 말거나, 그건 당신의 선택입니다. 나는 알려줬으니 내 도리를 다 한 겁니다. 나중에 장사를 하려 거든 언제든지 나한테 은냥을 빌리러 오십시오. 우리 사이에 친분을 봐서 내가 은 300 냥은 빌려줄 수 있습니다.” 시만자는 친구를 대할 때 항상 돈으로 관계를 계산했다. 이것은 시씨 가문의 관례인데 어떤 큰 인물에게서 배운 것이라고 했다.석석에겐 한도가 없어 그녀에게 빌려주든 그저 주든 말만 하면 모두 줄 수 있었다. 하지만 몽동이에겐 오늘 아침 이 주먹으로 인해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청란과는 함께 일을 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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