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의 모든 챕터: 챕터 751 - 챕터 760

1375 챕터

제751화

떠나는 시만자는 화가 나면서도 속상한 기분이 들었다.그들 모녀는 장공주가 해친 수많은 여인들 중 일부일 뿐이다. 다행히도 가장 비참한 자들은 아니었기에 이렇게 장공주의 저택에서 걸어 나올 수 있었지만, 그들 외 많은 이들은 이미 백골이 되어버렸다.그러니 갈기갈기 찢어버리지 않고서는 결코 풀리지 않을 원한이다.송석석은 아직 대리사에 있었다. 깨어난 방 마마는 국을 몇 모금 들이킨 후 다시 심문실로 보내졌다.사여묵이 더는 심문할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송석석은 꼭 해야 할 말이 있었다. 여전히 똑같은 심문실이었으나, 이번에는 보좌관이 없었고 사여묵이 병풍 뒤에 앉아 있었다.송석석과 방 마마는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었다.송석석은 안색이 어두워지고 눈빛에서 생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남은 것은 오직 쓴웃음과 한숨뿐이었다. "하.. 어찌하여 또 묻는 것이오? 그대는 내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오? 내게 장공주의 반역을 증언이라도 하라는 것이오? 그대들은 이미 지하 감옥에서 증거들을 찾아냈으니 그 어떤 자백도 필요 없지 않소? 폐하께서도 절대 넘어가지 않을 것인데 어찌하여 나를 괴롭히는 것이오? 어찌하여 나를 곤경에 빠뜨리려 하는 것이오? 만약 죄를 저질렀다면 벌은 반드시 받을 것인데 굳이 이럴 필요 있소?" 송석석은 다시 물었다. "그녀가 받을 응보가 무엇을 상쇄할 수 있겠느냐? 또 무엇을 돌릴 수 있냔 말이냐? 저지른 악행은 영원히 그녀 곁에 남아있을 것이고, 죽은 자들은 결코 부활하지 않는다. 너는 그녀가 불쌍하다고 여기지만 그저 내 아버지에게 거절당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존귀한 삶이지 않았느냐? 누군가는 평생을 바라는 것을 그녀는 쉽게 얻었다. 누군가는 모든 것을 바쳐서도 장공주의 저택에 있는 탁자 하나마저 사지 못한다." "그녀는 하늘이 내린 행운아라 끝없는 복과 부를 지닌 채 이생을 순탄하게 살 수 있었느니라. 유일한 상처는 누군가를 원했지만 얻지 못했을 뿐이다. 내 아버지를 사랑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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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방마마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장공주가 결코 소봉아처럼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마음속에는 오직 자신의 억울함뿐이였다. 만약 그녀가 송회안과 혼인해 한 번이라도 그녀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천지가 무너질 듯한 큰 소동을 일으켰을 것이다.송석석은 무시하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그대는 첩들은 천하기에 고구한 장공주가 무엇을 하든 모두 은혜라고 하였구나. 그럼 그런 은혜를 내가 그대에게 하사한다면 어떨 것 같으냐? 내가 너의 사지를 잘라내더라도 너는 기꺼이 바칠셈이냐?" 방 마마는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눈을 아래로 내리깔며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그대가 천하다고 말한 첩들도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자들이다. 부유한 가문이든, 평범한 가문이든 간에 그녀들의 부모 역시 그대가 장공주를 사랑하듯 자신의 자식들을 사랑했을 것이니라. 하지만 그런 그녀들이 납치당해 장공주 저택에서 조용히 죽어갔다. 그런데도 그대는 그녀들이 감사해야 한다 여기느냐? 너무 무서운 세상이라 생각하지 않느냐? 영혼이란 존재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존재한다면 틀림없이 장공주 저택을 맴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매년 한의절에 그토록 영혼을 위로하려 했던 모양이구나. 너는 죽은 첩들과 어린 남아들을 꿈속에서 보지 못했던 것이냐?" 방 마마의 손이 갑자기 입을 틀어막았다. 그녀는 끊임없이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송석석의 차가운 눈이 그녀를 노려보았다. "생명을 경외하거라." 말을 마친 그녀가 자리를 뜨자 사여묵도 병풍 뒤에서 나와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러면서 방 마마를 감옥으로 돌려보내라고 명하였고, 그렇게 방 마마는 비틀거리며 끌려 나갔다. 그녀의 굽은 등은 더 이상 예전의 위엄을 조금도 간직하지 못하였다.송석석이 사여묵에 말했다."며칠 기다렸다가 그녀를 다시 심문해야 할 것입니다. 그녀가 고부진의 딸들이 어디로 갔는지, 장공주가 전에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의 행방과 수없이 교체된 경비와 하인들이 생사를 알고 있을 것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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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진이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저도 방금 확인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도 이 책자 여인들의 정보가 기록되어 있어서 바로 본가에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듣고 있던 사여묵이 대뜸 물었다. "유골을 건져낸 자들은 돌아왔느냐?" "아직이옵니다. 그 우물은 깊고, 오랜 기간 봉쇄되어 있었기에 악취가 조금 가신 후에야 아래로 내려갈 수 있사옵니다. 상자를 찾은 이들에 따르면, 이미 우물 안으로 내려갔으나, 썩어 팽창한 시체는 건져 올리기 힘들고 시체가 너무 많아 유골을 건져내는 것에 방해가 된다 하였습니다." 사여묵이 말했다. "검시관은 현장에 있었느냐? 경조부에서도 검시관을 보내 협력하게 하라." "이미 보냈사옵니다." "좋다! 바로 궁에 들어가 보고해야 한다. 무기는 다 점검하였느냐?" "이미 점검을 마쳤사옵니다. 종류별로 정리해 두었으니 한 번 살펴보시지요." 진이는 급히 책상에서 책자 하나를 꺼내 사여묵에게 건넸다. 사여묵은 책자를 열어보니 거기에는 활 1,000자루, 쇠뇌 5대, 화살 380묶음, 한 묶음은 100발, 전신 갑옷 800벌, 장검 300자루, 창 300자루, 단검 300자루, 검 600자루, 화약 3통, 그 외 도끼, 철봉, 회전창 등 무기가 1,000개 이상 기록되어 있었다.이 무기들이 저택 방어를 위해서 사용된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갑옷에 관한 규정은 매우 엄격하였고, 심지어는 친왕부에도 이런 전신 갑옷을 소유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소유할 수 있었고 오직 그에게만 허락 되었다. 저택의 경비들은 가죽 갑옷이나 대나무 갑옷을 입었다. 또한, 이 갑옷들조차 밖에 입고 나갈 수 없었고 일단 밖으로 입고 나가면 금기를 어긴 것으로 간주되어 처벌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었고 누군가 이를 문제 삼아을지 여부에 달렸다.책자에 기록된 다른 무기들은 그녀가 어찌 둘러대도 무난했겠으나, 활과 쇠뇌, 그리고 갑옷은 반역의 대죄로 간주되었다.사여묵이 송석석에게 말했다. "나는 즉시 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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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한의절 밤, 공주부에서 급히 돌아온 시민주와 김도연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 이후로 연왕은 화살에 놀란 새마냥 불안에 휩싸여 살아가고 있었다.무상 선생의 조언도 필요 없이 이 시점에서 연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하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죄지은 이가 결백을 외치는 꼴이 된다.무상은 그에게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매일 궁에 들어가 병수발을 들며 이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라고 하였고, 함께 온 사람들 또한 경솔하게 행동하지 말라고 명하였다.연왕은 비록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듯 행동했으나, 커다란 불안감과 걱정이 가득했다. 아무리 소식을 알아보려고 해도 방법이 없었다.그는 장공주부와 친밀하게 지내온 사람들이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친왕이라는 신분 때문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생각 끝에, 유일하게 소식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그의 왕비 시민주뿐이었다. 시민주의 사촌, 시만자가 바로 북명왕부에 있었고, 북명왕비 송석석과는 절친한 사이였다.그래서 오늘 아침 연왕은 궁에 들기 전, 시민주의 방에 먼저 들렸다. "그대는 진성에서 아는 사람도 없으니 이 시기가 무척 지루했을 것이다. 내가 기억하기로 그대에게 여동생이 한 명 있고 북명왕부에 있다 들었다. 그녀를 찾아가서 담소를 나무면서 장공주 사건에 대해 알아보거라. 하지만 절대로 티는 내지 말고 자연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괜히 말실수를 하여 사람들에게 의심을 사지 않도록 명심하여라." 시민주는 연왕이 반역과 관련된 일을 꾸미고 있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자신에게 숨기고 있는 것이 있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그날 밤의 일은 아직도 간담이 서늘할 정도였으니 말이다."장공주가 반역 혐의를 받고 있으니, 그녀의 일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옵니다." 연왕은 얼굴을 살짝 굳히며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바로 그 반역 혐의가 있기에 더더욱 알아봐야 하느니라. 그녀는 어머니의 곁에서 자란 내 친여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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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하지만 시민주는 차갑게 말했다. "나와 왕야는 부부다. 부부 사이에 어찌 책망할 수 있단 말이냐? 하지만 왕야께서 급히 처리하고자 하는 일이라면 나도 반드시 중시할 것이다. 가서 마차를 준비하거라. 바로 출발할 것이다." 김도연은 시민주가 나갈 의향을 보이자, 그녀의 경멸 가득한 눈빛도 무시한 채 재빨리 밖으로 나가 마차 준비를 명하였다.하지만 시민주가 막 문을 나서려는 그때, 송석석이 경위들과 함께 연왕부로 다가오고 있었다. 처음엔 송석석을 알아보지 못했고 자세히 살펴보고 나서야 겨우 알아볼 수 있었다.송석석은 필명과 여러 경위들과 함께 일부러 성대하게 과시하고 있었다.이후 세가 집안의 부인들과 고명을 받은 부인들도 심문할 계획이었기에 일부러 위세를 드러내고 세가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었다.연왕부조차 이 정도의 진영을 갖춰었으니, 그들에게 그렇게까지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체면을 살려주는 셈이었다. 그들의 비위를 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감사하다 할 것이니 말이다.시민주는 그들이 연왕부로 들어가려 하자 즉시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뭣들 하는 것이냐? 여기가 연왕부란 것을 잊은 것이냐?" 그러자 필명이 앞으로 나서며 큰 소리로 말했다. "경위는 황제의 명을 받들어 대리사와 함께 사온의 반역 사건을 수사하고 있소. 연왕비 시민주와 측비 김도연에게 몇 가지 물어볼 말이 있소." 시민주는 어리둥절했다."반역 사건과 연왕부가 무슨 연관이 있다. 그러는 것이냐? 물을 것도 없으니 돌아가거라!" 그러자 송석석이 차가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연왕비께서는 황명을 거역하려 하시는 것입니까?" 그때 김도연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정청에서 뛰어나욌다."황제의 어명이니 어서 들어오시지요." 고개를 든 그녀는 그제서야 관복을 입은 송석석을 알아보았는데, 당황하지는 않은 듯 해 보였다. 다른 소식은 모르더라도, 송석석이 현갑군 지휘사로 임명되었다는 것 정도는 그녀도 알고 있었을 테니 말이다."알고 보니 송 지휘사이시군요.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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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옥경의 무례한 태도에도 송석석은 분노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담담한 목소리로 보좌관에 말했다."옥경 현주의 태도는 불손하고 황명을 거역하려는 듯 보였다고 기록하거라!" 보좌관은 즉시 책을 펼쳤고, 필명은 재빨리 먹을 갈며 대답했다. "예."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당황한 옥경이 펄쩍 뛰었다."송석석, 허튼소리 하지 마시오! 내가 언제 황명을 거역했단 말이오?" 송석석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다시 입을 열었다. "옥경 현주가 나에게 호통을 치며 악랄한 태도를 보였다고 덧붙이거라." 보좌관은 재빠르게 글을 써 내려갔다. "이미 기록하였습니다." 옥경은 보좌관이 송석석이 말한 대로 써 내려가는 것을 보고 손을 뻗어 찢으려 했다. 하지만 필명이 칼을 뽑으며 차갑게 말했다!"또 기록하시오. 옥경 현주가 자백서를 찢으려 하였소." 칼에 막혀 뒤로 물러난 옥경은 감히 더는 화를 내지 못했다.송석석이 사촌지간의 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을 본 김도연은 재빨리 화해를 시도했다. "부디 이 아이의 소행을 마음 담아두지 마십시오. 아직 어리고 세상 물정을 잘 몰라 그러는 것뿐입니다. 사촌지간이시니 굳이 이럴 필요까지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송석석은 옥경에게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냉정하게 말했다. "경위가 사건을 수사하는 데는 공정하고 사심이 없야 하니 사촌지간의 정을 운운하지 마시오. 친어머니와도 별다른 정이 없는 자들이 나와 무슨 정이 있겠습니까?" 송석석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린 김도연은 곤란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리하겠습니다. 무엇이든 송 지휘사님께서 물으시는 것들을 아는 대로 모두 대답하겠습니다." 그러자 송석석이 김도연을 주시하며 물었다. "사온이 무기를 은닉한 사실을 그대들은 알고 있었습니까?" 김도연은 즉시 손을 휘저으며 보좌관, 보현을 바라보았다."모릅니다. 우리는 이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합니다. 왕야께서도 아시지 못하는 일이지요." 송석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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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송석석의 질문에 방 안은 잠시 침묵에 빠졌다. 그들이 대답하는 순간 모든 것이 기록되기 때문에 모두가 함부로 입을 열지 못했다.불효는 큰 죄였기에 당장 죄를 묻지 않더라도, 소문이 퍼지면 결코 그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었다.어느 대가에서 불효한 자식을 며느리로 맞이하려 하겠는가? 그들 중 오직 사여령만이 참회의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 또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들을 한 번 훑어보던 송석석이 보현에게 말했다. "선대 연왕비의 적자와 적녀, 서자와서녀들은 모두 아무 말이 없었다고 기록하거라. 그들이 참회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개의치 않는 것인지 알 수는 없구나."그러자 옥경이 서둘러 말했다. "어찌 그리 말할 수 있습니까? 우리가 어찌 어머니를 돌보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그 당시 아버지의 건강도 좋지 않아 아버지를 돌봐야 했고 우리도 어린 나이였기에 시집가지 않았으니 청목암에 갈 수 없었을 뿐입니다." 송석석의 눈에 비웃음이 스쳤다."아버지가 몸이 안 좋으니, 모두가 그를 돌보려고 집에 남았고 정작 위독하신 어머니는 청목암으로 보내졌군요. 왜 연왕부에서 치료하지 않았지요? 그대들이 돌보려 하지 않은 것은 아니오? 아니면 연왕비께서 연왕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끄러운 짓들을 알게 된 것이오?" 김도연이 갑자기 몸을 떨며 말했다. "송 지휘사님, 그 말은 삼가셔야 합니다. 그 당시 왕비께서 청목암으로 가신 것은 본인께서 원하신 것이고 저희가 말렸으나 듣지 않으셨습니다. 더구나 이는 우리 연왕부의 가사 문제이니 경위가 연왕부의 집안일에 관여할 자격은 없습니다." 시민주 또한 선대 연왕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듣기 싫었다. "그렇습니다. 이것은 반역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단 말입니까? 그대가 아무리 높은 관직에 올라있더라도 친왕부의 가사 문제에 관여할 수는 없습니다. 북명왕비일지라도 아래위는 엄연히 지켜야 합니다." "맞습니다. 이건 우리 연왕부의 가사 문제일 뿐이니,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두가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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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말을 마친 김도연은 갑자기 입을 틀어막으며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잔뜩 겁에 질린 눈으로 송석석을 바라보았다. “방금 그 여인이 문턱을 넘은 지 3년 만에 죽었단 말씀입니까? 게다가 손발이 잘려 죽었다 하였습니까?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그녀가 무슨 죄를 저질렀기에 그리도 모질게 대했단 말입니까? 저는 그 여인이 청백한 가문에서 자라 성품이 훌륭해 보여 장공주에게 보낸 것인데.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기에, 장공주께서 그토록 대했단 말입니까?” 송석석이 차갑게 말했다. "그녀의 잘못은 그대 눈에 띄었다는 것입니다." "그건..."김도연은 억울했다.“저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저는 그 여인을 위했던 것입니다. 고후부는 대가였으니, 평민에게 시집가는 것보다는 고후부의 첩이 되는 것이 더 나을 것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송석석은 여전히 냉소적으로 말했다. “그대는 그 여인이 공주부에서 지내게 될 줄 몰랐단 말입니까? 꽤나 교묘하게 피해가는 것 같군요.”김도연은 급히 해명했다.“저는 정말 몰랐습니다. 고부진도 공주부에 살지 않았기에 저는 그 여인 또한 고후부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장공주가 왜 그리 대했는지도 모릅니다.” 평소에 김도연을 돕는 일이 없었던 시민주는 송석석이 큰소리로 호통치는 모습에 위기를 느꼈는지 생전 처음으로 김도연을 위해 나섰다.“송 지휘사님, 저는 김측비가 그 여인은 위해 그런 것이라 믿습니다.” 송석석이 냉소하며 말했다.“좋은 마음이라, 그러면 이 여인이 자발적으로 갔단 말입니까? 아니면 그대가 속여서 끌고 갔습니까?” 김도연은 억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가 자발적으로 간 것입니다.. 저는 그녀에게 진성으로 가면 고부진의 첩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그녀와 그녀의 가족 모두 동의한 것입니다. 또한 저는 혼례금도 주엇고 그녀의 친정에서도 혼수를 보탰습니다. 이것은 조사해도 좋습니다.” “당연히 조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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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제씨 가문은 오랫동안 관직을 이어왔는데, 지금이 바로 절정기라 볼 수 있었다. 제상서는 이미 선제 시절부터 중용되어 선제의 마음은 눈금 보듯 했지만, 현황의 마음은 도저히 알 수 없었다.황제가 왜 송석석을 현갑군 지휘사로 임명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자리는 매우 중요한 자리여서 북명왕부가 반역의 뜻을 품는다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그래서 가족회의를 소집해, 가문 사람들을 엄격히 다스리는 것 외에도 송석석에 대한 불만도 표했다."이리도 경거망동하게 굴다가는 진성의 세가들을 모두 뒤집어 놓을 것이다. 억울한 일도 생길 것 같아 두렵구나. 과거에 그녀가 이리도 급하게 공을 세우고 싶어 하는 사람인 줄은 몰랐다. 연왕부에 칼로 겨눴으니 다른 이들을 봐줄 리가 있겠느냐?" 제방과 제수찬도 자리에 있었다. 제상서의 말에 송석석을 위해 변호하려 했으나 말도 꺼내기 전에 제상서가 냉정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제수찬, 지금 너는 공주와 혼인했고 한녕공주는 북명왕의 친동생이니 그녀 앞에서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해야 할 것이다. 공주의 마음이 너에게 있는지, 아니면 친정에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저와 공주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송 지휘사님이 허튼 짓을 하신 것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그러자 제상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네가 뭘 안단 말이냐? 그녀가 오늘 칼을 꺼내 든 것은 누구의 체면도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이다. 황제께서 당장 그녀를 어쩌진 않겠지만, 이렇게 일을 벌이다간 가문들의 체면이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다. 우리 제씨 가문도 이러한 모욕은 당할 수 없다." 제씨 가문은 도전을 용납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기에 제수찬이 다시 입을 열려 했지만, 제방이 그를 말렸다.가족회의가 끝난 후, 제방과 제수찬은 함께 밖으로 나왔다."왜 말하지 못하게 한 거야? 나는 왕비께서 허튼 일을 하실 리 없다고 믿어. 장공주가 진정 반역을 도모했다면, 분명 그와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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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왕청여는 현재 아이를 가진 상태였기에 한창 생각이 많고 예민한 시기를 지내고 있었다. 전하께서 전북망에게 내린 승진 소식에 기뻐했지만 송석석이 전북망의 상사라는 것을 알고는 슬픈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왕청여는 전북망의 품속에 기대에 흐느꼈다."내가 그녀를 질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항상 당신 위에 있다는 것이 내키지 않을 뿐입니다. 당신이 장공주의 반역 증거를 찾아냈고 당신이 아니었더라면, 아마 지금까지도 장공주의 반역은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 아닙니까? 그저 억울할 뿐입니다. 왜 당신은 항상 그녀에게 억눌려야만 하는 겁니까? 공을 따지고 전과를 논하더라도 당신이 훨씬 뛰어나지 않습니까? 전하께서는 어찌 한 여인에게 지휘관 자리를 내주실 수 있단 말입니까? 한 여인이 현갑군과 금군, 어전 시위대까지 지휘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대장부들의 자존심이 말이 아니지 말입니다."전북망은 그녀의 흐느끼는 소리에 조금 짜증이 났다. 그는 그날 밤 자객이 누구인지는 잘 알고 있었기에 계속 생각이 났다. 이 공로가 정말 그가 얻은 것인가? 아니, 그자가 내어준 것이다.그는 이미 장공주의 반역을 알고 있었을 것이고 한의절에 모든 것을 세상에 드러내려고 했던 것이다. 그는 단지 마침 서원에 있었기에 우연히 쫓아가 그곳에서 무기들을 발견했을 뿐이다. 왜 북명왕은 직접 폭로하지 않고 경위대와 순방영이 폭로하게 한 것일까? 이 얼마나 큰 공로인데, 왜 이 공로를 경위대와 순방영에 넘겨준 걸까? 군공으로 이미 중책을 짊어진 북명왕에게는 이 정도의 공로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전북망의 눈빛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결국 모든 것은 타고난 신분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가 서슴없이 버린 것은 그가 목숨을 걸고도 얻지 못할 것들이었다."걱정하지 마시오. 어찌 되었든 승진했잖소."전북망은 애써 씁쓸한 마음을 억누르며 부드러운 미소 지어 보였다."앞으로 당신은 어전 시위 대장의 부인이오." "허나.. 우리 장군부는 언제쯤 다시 영광을 되찾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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