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991 - 챕터 1000

1742 챕터

제991화

이 모든 건 그녀와 여이현의 결정이었다.신무열은 온지유의 자신감과 굳건함에 결코 말리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언제나 늘 그랬듯이 온지유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기로 했다.“지유야, 여긴 언제든지 와도 돼. 전체 마을을 관리하고 싶다면 우두머리 자리까지 너한테 줄 수 있어. 그리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나한테 전화해. 내가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재력을 따져보자면 여이현도 부족하지 않았고, 온지유도 어느정도 모아둔 재산이 있었다.권력이라면... 여씨 집안의 권력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 떠나기 전 모든 지분을 여희영에게 넘겨준 것 같아도 사실 여희영의 것도 아니었다.지금은 여희영 명의인 지분을 돌아가서 다시 받아 여이현의 장사 머리까지 더하면 충분히 비즈니스 제국을 만들수 있었다.물질적으로든 환경 면으로든 부족한 것이 없었다.“너...”신무열은 결국 깊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온지유한테는 꼼짝하지 못했지만 여이현한테는 할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전에 있었던 일은 저도 다 들었어요. 제 동생이 이현 씨 곁을 7년이나 지킨 것도 모자라 5년이나 더 기다렸더라고요. Y 국에 남아있을 생각이 없다면 경성으로 돌아가자마자 결혼식부터 올리세요. 제 동생을 슬프게 하는 날엔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신무열의 눈빛은 순간 예리해졌다.여이현이 정말 잘못을 저지른다면 그 어떠한 대가를 치러서라도 그에게 본때를 보여주리라 다짐했다.“당연히 결혼식을 올려야죠.”여이현은 그윽한 눈빛으로 온지유를 쳐다보았다.정말 온지유한테 미안한 일들이 많았다. 전에는 자기감정을 헤아리지 못했고, 나중에는 죽은 지 5년이나 되었다고 오해하게 했으니 죽어도 쌌다.“그러면 돌아가는 대로 준비해 봐. 날짜가 정해지면 알려주고. 아버지랑 함께 참석할 거니까.”“알았어요.”여이현과 온지유가 동시에 대답했다.이 둘은 내일 경성으로 돌아가기로 했다.옷 몇벌 빼고는 별로 챙길 물건도 없었다.이때, 법로가 오면서 온지유에게 은행카드 한장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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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별이는 이곳에 있으면 좋은 일만 있었지 나쁜 일은 없을 것이 뻔했다.“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알아. 별이를 곁에 두면 브람이 너희가 정말 방심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 그런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거야.”법로가 잠시 후 나지막하게 말했다.“절대 잊지 마. 브람은 S 국 대통령인 거. 만약 능력이 없다면 그 위치까지 올라갈수 있었겠어?”온지유는 잊고 있었던 사실에 결국 침묵하고 말았다.“그러면 별이를 여기에 남겨두고 저랑 이현 씨만 먼저 가볼게요.”“안전해지면 다시 데려가. 지유야, 난 너한테 못 해준 거 보상해 주고 싶어. 걱정하지 마.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별이 안전은 꼭 책임질 거니까.”법로는 중저음의 목소리로 엄숙하게 말했다.이에 온지유는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그녀는 법로가 별이를 위해 한 노력을 잘 알고 있었다.“아버지...”온지유가 법로를 안았고, 법로는 그녀의 등을 토닥토닥해 주었다.“지유야, 사실 Y 국에 남아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 수도 있어. 그런데 네가 가겠다고 하는데 억지로 잡지도 못하겠어. 꼭 무사해야 해. 난 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면 감당할 자신이 없어...”법로는 울먹거리기 시작했다.전에 온지유가 종군 기자를 하겠다고 했을 때도 극구 반대했지만 결국 신무열의 설득에 넘어가고 말았다.온지유는 가시가 돋친 장미처럼 결정한 일은 아무도 말리지 못했다. 무엇을 하기로 했으면 무조건 행동으로 옮겨야 했다.법로는 그래도 마음이 안 놓이는지 온지유를 보호하라고 옆에 많은 사람을 붙여놓았다. 화국 부대에 있을 때는 신무열이 있어서 잠깐 방심한 적이 있었다. 화국 범위 내에만 있으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브람의 팔이 그렇게 많이 뻗어있을 줄 몰랐다.노석명이 온지유를 데려왔을 때 진짜 딸인 줄 알고 저격술, 호신술을 가르쳐주면서 그동안 해주지 못했던 것을 보상해 주고 싶어 더없이 사랑을 쏟아주기도 하고, 엄격하게 대하기도 했다.그런데 나중에 가짜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첫 반응은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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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그리고... 아빠!”이별은 원래 슬픈 것이었다. 그런데 별이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온지유와 여이현은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 듯이 아파져 왔다.“별이 데리러 꼭 올 거야.”온지유와 여이현은 바로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목이 메어와 고통스럽기 그지없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그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별이는 떠나가는 이 둘의 모습을 보면서 울지도 않았다.이때 법로가 자상하게 물었다.“별이는 뭘 갖고 싶어? 할아버지가 뭐든지 사줄게. 나가서 놀고 싶어? 아니면 학교에 다니고 싶어?”Y 국에서는 다섯 살 된 별이 또래 아이들은 유치원을 마치고 곧 초등학생이 될 나이였다. 별이는 신체적 문제로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그런데 친구와 함께 노는 것을 한창 좋아할 나이였다.별이도 역시나 후자를 택했다.그는 고개를 쳐들고 기대가 가득찬 눈빛으로 법로를 쳐다보았다.“할아버지, 저... 학교 다니고 싶어요.”별이는 학교라는 두 글자를 유난히 느리게 말했다.별이가 학교 다니고 싶다는데 법로는 무조건 그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다. 신무열은 전에 Y 국 북부지역에서 선생님을 했던 적이 있어 별이를 그에게 맡기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법로는 이참에 바로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신무열은 별이가 학교 다니고 싶어 한다는 발에 더없이 기분이 좋았다. 일대일로 별이를 가르쳐주겠다고 하자 법로는 반대표를 던졌다.“별이가 학교 다니고 싶다잖아. 그러면 진짜로 학교에 가야지. 아니면 내가 왜 여기까지 데려왔겠어.”신무열이 전에 선생님을 해봤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많겠다 싶어 데려왔는데 일대일로 가르쳐주겠다고 할 줄 몰랐다.“저도 알아요. 그래도 미리 적응시키고 나중에...”“나중에 뭐? 별이가 얼마나 똑똑한데. 배우면 바로 알 텐데 미리 배워둘 필요가 뭐가 있겠어.”신무열이 아직 말을 끝내지도 않았는데 법로가 버럭 화를 냈다.신무열 역시 법로와 같은 생각이긴 했지만 문제는 별이가 다른 아이와는 달랐다.큰 수술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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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원래부터 말하기 싫어했던 별이는 낯선 사람 앞에서 더욱 말하기 싫어했다.녀석들은 별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말도 하지 못하는데 뭘 배우겠다고 그래? 우리를 부르지 말았어야 했어. 장애인 특수학교에 가야 했다고.”“맞아.”...녀석들은 학교도 가지 못하고 여기 불려 온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친구 하나를 친해서 갈 줄 알았는데 벙어리일 줄이야.’별이는 녀석들을 힐끔 보더니 말했다.“미안해.”별이는 단지 말하기 싫어했을 뿐이지 벙어리도, 죽은 사람도 아니었다.녀석들이 계속해서 별이를 비웃으려고 했을 때, 신무열이 성큼성큼 걸어들어왔다.“선생님!”녀석들이 이구동성으로 맞이했다.별이는 아무 말 없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신무열을 바라볼 뿐이다.신무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개 숙여 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별아, 괜찮아?”“선생님, 별이가 저희랑 말도 하지않고 같이 놀자고 했더니 드림이를 밀쳐냈어요.”이때 까무잡잡한 피부에 흰 티를 입고있는 녀석이 별이를 가리키면서 말했다.순간 표정이 어두워진 신무열은 별이의 손을 잡고 차가운 눈빛으로 녀석들을 쳐다보았다.“별이한테 체험시켜 주려고 너희들을 불러온 거야. 왜 어린 나이에 거짓말을 하는거지?”신무열은 별이에 대해 무조건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온지유가 아직 별이가 자기 아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 때부터 별이를 옆에 두었던 것은 녀석이 사람 마음을 끄는 무언가가 있어서였다.별이는 온지유 옆에 있으면서 한번도 뭘 사달라고 한 적이 없었다. 법로와 함께 실험실에 있었을 때도 한번도 뭘 원한다고 했던 적이 없었다.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았을 때도 불평불만 한번 없었다.“선생님, 저는 거짓말한 적이...”녀석들은 어두워진 신무열의 눈빛을 보고 깜짝 놀라 더는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돌아가서 반성문이나 써. 그리고 다시는 여기에 올 필요 없어.”신무열이 엄격하게 호통을 쳤다.아무리 어린 나이라고 해도 잘못한 부분을 고쳐주지 않으면 영원히 그 버릇을 고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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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신무열은 별이를 안고서 밖으로 향했다....한편으로 온지유와 여이현이 탑승하기로 한 비행기에 문제가 생겨 비행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온지유와 여이현의 계획대로였다.브람이 사람한테 시켜서 온지유와 여이현을 잡아 오라고 했고, 억지로 환승지인 S 국에 도착한 온지유와 여이현은 브람을 마주하게 되었다.브람은 이 둘을 갈라놓으려고 했지만 여이현이 워낙 온지유의 손을 꽉 잡고 있어서 보디가드는 결국 이 둘을 떼어내지 못하고 함께 브람 앞으로 데려갔다.“여이현을 좋아한다며. 함께하기로 했으면서 여이현 체내에 있는 독을 나 몰라라 할거야?”브람은 뒷짐을 쥔채 온지유에게 질문했다.그는 온지유를 싫어했기 때문에 말투가 상냥하지 못했다.이때 온지유가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대통령님께서 먼저 이현 씨를 찾았잖아요. 보상해 주기도 모자랄 판에 독이나 타고. 이런 일은 대통령님만 할수 있을 거예요.”여이현은 그동안 그래도 상태가 안정된 상태였다. 실험실을 계속 다니기도 했고, 법로도 그의 체내에 있는 독을 없애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법로가 여이현을 완치해 줬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여이현이 억지로 참고 있으면서 온지유한테 말하지 않았던 것이다.“너만 아니었으면 독을 타지도 않았어. 너는 네가 잘했다고 생각해?”브람은 한껏 가소롭다는 말투로 말했다.여이현이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을 때 큰 힘을 들여 그를 찾아냈지만 상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상업에 종사하는 것과 정치에 종사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이었다. 그때는 별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여이현에게 또 다른 신분이 있을 줄 생각지 못했다.여이현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여이현이 그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온지유를 중독시켜서 아이를 뺏어오면 여이현이 흔들릴 줄 알았다. 그런데 여이현이 여전히 화국 부대에 남아있겠다고 할 줄 몰랐다.전쟁 중에 여이현이 총을 맞아 Y 국 강에 빠졌을 때, 큰 힘을 들여 강에서 건져내게 되었다.몇 해가 지나도 깨어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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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브람의 이미지는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고, 국제포럼에는 온통 그에 대한 욕으로 도배되어 있었다.생방송에 그의 얼굴이 정면으로 잡힌 것이다.“너였어...”브람의 눈빛은 분노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지금 드는 생각은 오로지 온지유를 죽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이 모든 것은 온지유 때문이야! 저년이 없었더라면 이현이 저렇게 변하지도 않았고, 나한테 반항하지도 않았을 거야.’그런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라이브 생방송 중이었기 때문에 온지유한테 손찌검할 수 없었다.이순간 온지유는 브람의 질문에도 전혀 흔들임 없이 두려워하지도 않았다.“저 맞아요. 대통령님께서 먼저 너무하셨잖아요. 저희는 그냥 우리끼리 잘살고 싶었는데 계속 방해하셨잖아요. 저희가 모를 줄 알았어요? 별이를 옆에 두면서 병도 치료해 주지 않았던 건 별이를 이용해 이현 씨를 협박하려던 거였잖아요.”여이현이 5년 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이유는 혼미 상태에 빠져있었던 것도 있었고, 자기만의 생각이 있어 모든 것이 안정되면 식구들과 다시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그런데 모든 계획이 틀어지는 바람에 온지유가 다칠까 봐 보다 일찍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다행히 별이를 온지유 옆으로 돌려보낸 건 맞는 결정이었다. 덕분에 별이를 Y 국으로 데려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순간 브람의 눈빛은 차갑기만 했다.“치료 방법이 있었더라면 내가 별이를 죽게 내버려 뒀을 것 같아?”“그런데 저희 아버지는 별이를 치료해 줬거든요.”온지유는 브람의 어두운 눈빛과 마주하면서 한마디 한마디 내뱉었다.브람은 더욱 가소롭다는 말투로 말했다.“그거야 너희 아버지가 실험하기 좋아해서 그렇지.”“그런데 대통령님은 왜 애초부터 해독제를 가지고 있었는데요?”온지유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브람이 해독제를 가지고 있으면서 여이현과 거래하려고 했던 것이 핵심이었다.온지유가 카메라로 모든 것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말을 아껴야 했다.온지유는 그의 눈빛에서 모든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시각, 국제포럼에는 브람을 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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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온지유는 브람이 다시는 찾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브람은 놔주어도 강서현은 불가능했다.이때 강서현이 여이현 앞에 나타나 이들의 길을 막았다.“이현 씨, 지유 씨를 데리고 가는 거, 제 의견을 물어봤어요? 저야말로 이현 씨 약혼녀잖아요! 절대 안 돼요!”“그건 대통령님이 엮어준 거잖아. 내가 원하는 건 아니었어. 지유야말로 내 아내라고. 너는 다른 인연을 찾아봐.”여이현은 바로 거절하고는 온지유를 감싸 안고 밖으로 향했다.강서현이 쫓아가려고 하는데 여이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강서현, 따라오지 마!”강서현은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강서현한테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었다.어떻게든 여이현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고 했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받은 이 치욕, 꼭 갚아주리라 다짐했다.‘아니면 내가 강서현이 아니지!’한편으로 신무열은 별이와 함께 외식을 마치고 녀석이 치료받을 수 있게 법로한테 맡기고는 방으로 들어갔다.일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김혜연이 문 앞에 서 있는 것이다.그녀는 정성스레 직접 고른 셔츠 하나를 건넸다.블랙 앤 화이트 컬러에 꽃무늬 자수가 박혀있는 것이 딱 신무열한테 어울렸다.그런데 신무렬이 죽어도 안 받는 것이다.“입을 옷이 많아. 없다고 해도 내가 직접 가서 사면 돼.”선물 따위는 필요없었다.김혜연은 그의 숨은 말뜻을 알아들었지만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자세를 낮추고 애원하는 말투로 말했다.“도련님, 이거 제가 정말 오랫동안 고른 선물이에요. 한정판이라 어렵게 구한 건데 한번 입어보실래요? 마음에 안 들면 버리셔도 돼요.”김혜연은 이 셔츠를 보자마자 신무열한테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아무리 애원해봤자 신무열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이때 신무열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김혜연, 내가 똑바로 말했을 텐데. 널 좋아하지 않는다고. 좋아하는 마음이 요만큼도 없다고.”김혜연도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신무열의 입에서 직접 듣자니 슬픈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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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김혜연은 속이 말이 아니었지만 계속 신무열의 방에 있으면 그가 화를 낼까 봐 바로 방에서 나왔다. 신무열의 심기가 불편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김혜연은 신무열 대신 법로 찾으러 갔다.법로는 눈시울이 붉어진 김혜연을 보더니 말했다.“무열이가 괴롭힌 거라면 내가 대신 혼내줄게.”다른 일은 몰라도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었다.법로는 지금 이 위치까지 오르기까지 겪어보지 못한 것이 없었다. 오랫동안 신무열의 곁을 지켜온 김혜연이 무슨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진작에 알고 있었다.감정이라는 것은 억지로 될 일이 아니었다.그것도 모자라 신무열은 늘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었으니 말이다.김혜연은 법로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할 줄 몰랐는지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말했다.“법로님, 저 좀 도와주면 안 돼요? 저 도련님을 정말 사랑해요... 도련님 곁에 여자도 없는데 제가 평생 옆을 지키면서 내조해 드릴게요.”어쩔 수 없이 법로한테 도움 청하러 온 김혜연은 울먹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쭉 신무열을 사랑했었다.전에 고백하지 못했던 이유는 신무열의 곁에 있을 자격이 없을까 봐 공부도 열심히 하고 모든 노력을 다했다.겨우 고백할 용기와 기회가 생겨 고백했거늘 신무열이 거절할 줄 몰랐다.김혜연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나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김혜연은 심지어 눈치없이 온지유한테 상처를 줘서 그런거라면 사과할 마음도 있었다.법로를 찾아온 것은 그저 신무열과 단둘이 있을 기회를 얻고 싶어서였다.그런데 법로가 이런 태도일 줄은 몰랐다.“김혜연, 너희 아버지가 Y 국에 큰 공헌을 하셔서 나도 너를 잘 챙겨주려고 했어. 다른 일이라면 도와줄 수 있지만 이 부분은 나도 어쩔 수 없어.”법로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전에 신무열한테 소개팅을 주선하려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봤는데 신무열이 극구 싫다고 해서 다시는 물어본 적이 없었다.만약 신무열도 김혜연을 좋아한다면 그녀가 자기한테 도움을 청할 일도 없다고 생각했다.온지유와 여이현을 통해 중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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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화

온지유는 그제야 깨닫고 여이현의 손을 잡았다.“체내에 독이 아직 남아있는 거예요?”“미안해...”여이현의 힘없는 목소리에 온지유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저는 이현 씨한테서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요. 저희 이만 돌아가요!”온지유는 여이현을 데리고 다시 브람을 만나러 가고 싶었다. 여이현한테 아무런 이상이 없어 법로가 체내에 있는 독을 깔끔히 처리한 줄 알았다.그런데 여이현이 참고 있었을 줄이야...온지유는 너무나도 괴로웠다.그런데 여이현이 그녀의 손을 꽉 잡으면서 고개를 흔드는 것이다. 온지유가 지금 당장 브람 찾으러 가고 싶어 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다만 브람이 만약 해독제를 줄 마음이 있었다면 아무 말 없이 보내주지 않았을 것이다.“순순히 줄 마음이 없을 거야. 우리랑 협상하려고 할 거라고. 난 그 사람이랑 협상하고 싶지 않아. 그렇다고 내가 죽게 내버려 두진 않을 거야.”여이현은 온지유의 손을 꽉 잡고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었다.그는 온지유가 자기 때문에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았다.반대로 온지유는 여이현이 무사하기만 하다면 무슨 짓이든 할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치 여이현이 자신을 위해 목숨마저 내바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이현 씨가 죽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았다면 왜 떠날 때 해독제를 주지 않았는데요.”브람은 사실 여이현이 돌아와서 비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지금 찾아가봤자 해독제를 주지 않을 거야. 지유야, 우리 이만 돌아가. 아버님이 별이를 치료해 주고 있잖아.”Y 국에는 법로 말고도 인명진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독제를 구할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다.온지유는 여이현을 이해했지만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시도해 보는 것보다 차라리 브람을 찾는 것이 더 빠르다고 생각했다.다음 순간, 여이현은 온지유를 품에 안고 그녀의 등을 토닥토닥해 주었다.“괜히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널 혼자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했잖아. 일단... 별이 찾으러 가. 우리를 보고 싶어 할 거야.”“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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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화

온지유와 여이현은 Y 국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이었다.뒷좌석에 앉아있던 온지유는 수시로 여이현의 상태를 확인했는데 그래도 다행히 상태가 너무 나쁘지는 않았다.가는 도중에 누군가 길을 막길래 여이현은 직감적으로 브람이 시킨 짓이라고 생각했다.그는 온지유더러 차 안에 있으라고 했다.“내가 내려가서 확인해 볼게. 상황이 안 좋으면 기사님더러 가던 길 계속 가라고 해. 네 예상이 맞았어. 무조건 Y 국에 남아있어야 했어.”만약 브람이 국제포럼 반응을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다면 여이현은 온지유와 별이의 안전을 위해서 이곳에 남아있기로 했다.그런데 온지유가 확신에 찬 모습으로 고개를 흔드는 것이다.“저한테 무슨 일이 있든 제 옆에 있겠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저 보고 떠나라고요? 안 돼요. 이현 씨, 약속 꼭 지켜요.”온지유의 말이 끝나자마자 차 한 대가 앞을 막았다. 그 뒤에 있는 여러 대의 차량은 가까이 오지 않았고, 오히려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여이현의 표정은 확 어두워지고 말았다.그런데 차에서 한 사람만 내리는 것이다. 여이현은 그가 브람의 보디가드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고 아래위로 훑어보았다.다행히도 보디가드는 무기를 휴대하고 있지 않았다.보디가드는 성큼성큼 걸어와 차 옆에 멈추더니 공손하게 인사했다.“도련님, 대통령님께서 해독제를 보내오라고 하셔서요.”온지유와 여이현은 별로 기뻐하지 않았다. ‘떠날 때까지도 해독제를 줄 생각을 하지 않더니 보디가드한테 해독제를 보내주라고 했다고? 무조건 꿍꿍이가 있을 거야.’보디가드는 굳게 닫힌 문을 보고, 또 꼼짝하지도 않는 여이현의 모습을 보더니 계속해서 말했다.“도련님, 지금 전 세계에서 관심을 가지고 대통령님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만약 대통령님께서 언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면 S 국에서 바로 처리했겠죠. 도련님한테 나쁜 마음을 품고 있다면 저만 보내지 않았겠죠. 정말 못 믿으시겠으면 이 해독제의 성분을 확인해 보시든가요.”보디가드는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여이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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