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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Chapter 431 - Chapter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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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안시연은 연정훈이 어떻게 그토록 태연하게 자신을 속일 수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안시연이 연정훈에게 재단에 대해 말했을 때 연정훈은 안시연을 안아주며 그녀가 이런 자질구레한 일에 휘말리는 것이 본인의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사실 연정훈은 진작에 재단 전체를 소현주에게 맡기겠다고 소현주와 약속한 상태였다.연정훈은 매일 집에 돌아가 밥을 먹고 안시연의 옆에서 잤다. 하지만 안시연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시연이 애타게 그를 기다리고 있을 때 연정훈은 어쩌면 이미 소현주의 집을 드나들었을지도 모른다.과연 집이 맞긴 한 걸까? 어쩌면 호텔일지도 모르겠다.얼마나 친밀한 사이길래 소현주가 좋아하는 냄새까지 묻혀온단 말인가.“시연 씨, 그럼 저희는 먼저 가보겠습니다.”원장은 복잡한 표정으로 안시연에게 말했다. 반짝이는 눈은 안시연을 속이 메스껍게 만들었다.소현주는 이미 몸을 돌렸지만 안시연을 한 번 더 돌아보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얽혔다. 안시연은 표정 따위 없는 무념무상이었지만 소현주는 옅은 미소를 짓는 것도 모자라 안시연을 향해 살짝 고개도 끄덕였다.“웩!”안시연은 구역질을 하며 황급히 풀숲으로 달려갔다.반우희가 깜짝 놀라며 다가왔다.“언니, 괜찮아요?”안시연은 저녁도 먹지 않아 공복이었으므로 아무것도 토해낼 수 없었다. 하지만 위는 여전히 경련이 일어나 진짜 토를 하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반우희는 재빨리 물을 사다 안시연에게 주고 조심스레 등도 토닥여줬다.“위가 불편한 거예요? 지금이라도 병원에 갈까요?”반우희는 잔뜩 걱정하며 물었다.텅 빈 공허한 눈으로 풀숲을 바라보던 안시연은 고개를 저으며 잔뜩 갈라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괜찮아요.”“그럼...”반우희가 보기에 안시연은 영혼이라도 빨린 것처럼 상태가 나빴다.안시연은 애써 진정하고는 반우희에게 말했다.“우리 경찰서도 가야 해요.”“오, 그러네요.”반우희는 고개를 끄덕였다.“경찰서는 저 혼자 가도 되니까 언니는 불편하면 안 가도 돼요.”“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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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그렇게 한참을 서로 눈만 바라보다 안시연이 연정훈에게 팔을 내밀었다.그 행동의 의미를 알아챈 남자는 안시연의 허리를 감싸고 품에 소중히 안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여 안시연과 이마를 맞대고 물었다.“갑자기 술은 왜 마신 거야?”안시연은 나른하게 풀린 눈을 하고 연정훈의 목을 감싸며 가볍게 속삭였다.“정훈 씨가 하도 안 와서 기다리다 짜증이 나서 그랬어요.”“이런 식으로 성질을 부린다고?”남자는 안시연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조금 늦은 것뿐이잖아.”안시연은 입꼬리를 당겨 의미를 알 수 없는 묘한 웃음을 지었다.안시연은 눈을 감고 연정훈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했다. 그리고는 살며시 떨어지며 팔로 그의 목을 감싸고 목에도 키스했다.연정훈은 안시연이 가끔 보여주는 주동적인 모습을 좋아했다. 술을 마신 후의 나른하고 매력적인 모습은 연정훈을 금방 달아오르게 했다.연정훈은 셔츠 단추를 풀면서도 안시연의 옆모습을 감상하면서 그녀를 달랬다.“조금만 기다려 줄래? 금방 씻고 올게.”안시연은 대답 대신 조용히 연정훈의 목 부근에 코를 갖다 대고 냄새를 맡았다.남자는 실소를 터뜨렸다.“무슨 냄새 맡는 거야? 나 오늘 담배 안 피웠어. 요즘은 담배를 가지고 다니지도 않아.”안시연은 눈을 꾹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땐 아까의 온화함은 온데간데없고 차디찬 냉담함만 남았다.안시연은 연정훈의 어깨에 기대 고개를 돌려 연정훈을 바라보았다.“정훈 씨 몸에서 다른 여자 냄새가 나는지 맡아보던 중이었어요.”안시연의 목소리는 잔잔하고 어딘가 가라앉아 있었다. 어떤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했다고 보기엔 어려운 정도였다.연정훈은 안시연의 귀를 작게 꼬집고는 말했다.“또 멋대로 생각한 거야?”안시연은 연정훈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연정훈은 어딘가 잘못됐음을 알아채고 고개를 돌려 안시연을 바라보았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안시연의 눈동자를 마주한 연정훈은 말없이 눈썹만 꿈틀거렸다.둘을 감싸던 묘한 흥분감은 모두 사라졌다.“왜 그래?”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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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하나의 거짓말은 무수한 거짓말을 낳는다.연정훈은 한치의 후회도 없이 안시연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소현주를 보러 갔어.”안시연은 순간 숨이 턱 막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잠시 후에야 안시연은 겨우 입을 뗐다.“그때 한 번뿐만이 아니죠?”“...”“우리가 병원에서 그분을 만났던 날, 아, 두 분이 다시 만난 날이기도 하겠네요. 그날도 정훈 씨는 소현주 씨를 만나러 갔어요.”연정훈은 여전히 평온함을 유지하며 말했다.“그때는 얘기할 게 있어서 만난 거야.”“무슨 얘기 했는데요?”안시연은 한 걸음 한 걸음 연정훈에게 다가가며 몰아붙였다.“정훈 씨가 얼마나 소현주 씨를 그리워했는지, 아니면 소현주 씨가 정훈 씨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나요?”연정훈의 미간은 더욱 일그러졌다.연정훈은 잘못한 것도 맞고 그것 때문에 안시연에게 미안한 것도 맞았지만 무엇보다도 안시연을 좋아했다. 하지만 뼛속에 새겨진 하늘을 찌르는 자존심만은 꺾이지 않았기에 사형 선고 같은 안시연의 촘촘한 의심에 반감이 들었다.안시연은 술을 마셨지만 머리와 발음은 오히려 평소보다 더 또렷해졌다.안시연은 입술을 한번 축이고 잔뜩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몸을 돌려 찬물 한잔을 따라서는 선 자리에서 벌컥벌컥 들이켰다.“그 두 번 말고도 만나 적이 있나요?”“없어.”“아직도 절 속일 건가요?”안시연은 소파에 기대앉은 채 어이없다는 얼굴을 하고 말했다.“재단을 그 사람에게 주는 게 얼마나 큰일인데 어떻게 사적으로 몇 번 만나서 소통도 하지 않고 결정할 수 있나요?”‘그래서 그랬던 거구나.’연정훈은 그제야 알아챘다.연정훈은 안시연의 연약함을 보아냈고 사태가 더는 악화하도록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다.“재단에 관한 일이라면 이해해.”“말해보세요, 듣고 있잖아요.”안시연은 옅은 웃음으로 회답했다.하지만 안시연이 침착할수록 상황은 더 심각하다는 것을 연정훈은 알아챌 수 있었다.연정훈은 생애 처음으로 범죄자처럼 심문을 당했지만 하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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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역겹다.안시연은 결국 그 말을 뱉어버렸다.연정훈의 낯빛은 여간 어두운 게 아니었다.거실에는 한참 동안 정적이 흘렀다. 안시연은 상처 입은 눈을 하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정훈 씨가 약속했잖아요, 더는 절 속이지 않겠다고요.”연정훈은 마땅한 이유를 찾지 못해 반박하지 못했다.연정훈은 다시 한번 마음을 가라앉히고 안시연에게 사과했다.“너한테 숨긴 건 내 잘못이 맞아. 근데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건 절대 아니야. 난 정말 소현주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너한테 약속한 그 날부터 내 마음속은 온통 너였어.”안시연이 조금 진정된 것으로 보이자 연정훈의 안시연의 손목을 끌어당겼다.하지만 안시연은 감전이라도 당한 것처럼 화들짝 놀라 연정훈의 손을 뿌리쳤다.그 동작이 하도 컸던 탓에 손에 쥐고 있던 반지도 날아가 버렸다.안시연의 손에서 탈출한 반지는 바닥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녔다.안시연은 잔뜩 흔들리는 눈빛으로 얼른 허리를 숙여 반지를 찾았다.연정훈도 잠시 감정을 뒤로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한참을 두리번거린 끝에 둘은 마침내 발견했다.반지는 테이블 모서리에 있었다.연정훈은 걸음을 옮겼고 안시연도 마찬가지였다.동시에 손을 뻗었지만 안시연이 조금 더 빨랐다. 안시연은 손끝에 닿는 느낌을 확인하고는 반지를 가져갔다.고개를 들자 허공에서 둘의 시선이 얽혔다.안시연은 반지를 들어 올리며 쓸쓸하게 웃었다.“이게 바로 정훈 씨가 말한 온통 저밖에 없다던 그 마음인가요?”“저희 외할머니께서 주신 반지를 정훈 씨는 떳떳하게 끼고 싶지 않아 하네요. 제가 주제넘은 생각이라도 할까 봐 그래요? 외할머니를 위해 주문한 목걸이는 정훈 씨 서재 서랍 안에서 고스란히 모셔져 있잖아요!”연정훈은 분명 목걸이에 대한 해결책을 말해줬지만 안시연은 지금 이런 순간에 그 일을 다시 입에 올렸다.연정훈은 머리가 지끈거려 눈썹을 마구 찌푸리고 말했다.“넌 지금 쓸모없는 것에 집착하고 있어.”안시연은 입술을 깨물며 연정훈을 노려보았다. 눈에는 그 어떤 해석도 듣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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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안시연은 더는 다툴 힘이 없었고 알코올에 잠식된 신경은 언제든지 그녀를 쓰러뜨리기에 충분했다.머리는 터질 것처럼 아팠지만 그보다도 마음이 더 아팠다.안시연은 연정훈을 한 번 더 보고는 눈을 내리깐 채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연정훈은 지금 이런 상태의 안시연을 나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연정훈은 재빨리 다가가 안시연을 끌어안았다.“놔줘요!”안시연은 어디서 났는지 모를 힘으로 뒤에서 끌어안은 연정훈에게서 벗어나려 발버둥 쳤다. 연정훈에 의해 몸이 돌려졌고 안시연은 그런 연정훈을 밀어내는 동시에 참지 못하고 그를 때려버렸다.혼란한 틈 속에서 손이 주제를 모르고 나댔다.짝!뺨이 얼얼했다.안시연은 선체로 굳어버렸다.옆으로 돌아간 연정훈의 뺨에는 빨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둘은 너나 할 것 없이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안시연의 손은 덜덜 떨렸고 한동안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연정훈은 턱에 힘을 주고 2초간의 침묵 끝에 무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안시연을 바라봤다.“너 지금 제정신 아니니까 밖에 나가지 마. 화를 내더라도 집에서 내.”안시연은 자신의 손톱에 긁혀 상처가 난 연정훈의 눈가를 보았다.안시연은 멍하니 넋이 나간 채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안시연이 방심한 틈을 타 연정훈은 안시연의 손을 잡아끌고 위층으로 향했다.침실에 들어선 후 분위기는 그야말로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 같았다.연정훈은 안시연을 침대에 앉혔다.연정훈은 아무 말 없이 옷장을 열어 옷을 꺼냈다. 샤워하려는 것 같았다.안시연은 그렇게 다투고 난 뒤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태평하게 앉아있을 수 없었다. 다시 정신을 차린 안시연은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연정훈은 안시연보다 먼저 문 앞으로 가서 문을 손으로 누르고는 시선을 내려 안시연을 바라보았다.“날 보고 싶지 않은 거면 오늘 밤은 내가 서재에서 잘게. 넌 여기 있어. 술 좀 깨고 나서 다시 얘기해.”“저 정신 멀쩡해요.”“너 취했어.”연정훈은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그런 연정훈의 평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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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연정훈은 서재로 돌아가 서둘러 샤워를 했다.샤워하는 동안에도 연정훈은 아주머니에게 안시연을 지켜봐 달라고 부탁해야 했다.10시쯤 되자 안시연은 갑자기 나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전 외할머니한테 갈 거예요.”아래층으로 내려간 안시연은 연정훈과 대치해야 했다.연정훈은 안시연의 붉은 얼굴을 보고 그녀가 반쯤 취해있단 사실을 알 수 있었다.연정훈은 참을성을 가지고 안시연을 설득했다.“너 지금이 상태로 가면 외할머니께서 어떻게 생각하시겠어.”“반우희 씨를 찾아가도 돼요!”“그 아가씨는 집에 아이들도 있잖아. 이 밤중에 찾아가서 귀찮게 하려고 그래?”“그럼 호텔에서 묵으면 되죠!”어쨌든 안시연은 연정훈을 보고 싶지 않았다.“...”연정훈은 말이 없었다.아주머니는 멀지 않은 곳에서 그 둘이 또 싸우기라도 할까 봐 마음 졸이고 있었다.위층의 두 잘생기고 예쁜 사람은 난간 사이로 고개를 내밀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안시연은 한 치의 양보도 없었고 연정훈도 다른 방도가 생각나지 않았다.“그래, 그럼 내가 반우희한테 데려다줄게.”안시연은 연정훈의 말에 전혀 고마워하지 않았다. 안시연은 그저 차갑게 얼어붙은 태도로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신고는 마당에서 연정훈을 기다렸다.연정훈은 직접 차를 몰아 안시연을 아파트 아래까지 데려다주었다.끝내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안시연은 안전띠를 풀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건물로 올라갔다.연정훈은 여전히 시름이 놓이지 않았지만 또다시 안시연을 자극할까 봐 따라 올라가지 않았다.칠흑 같은 복도에서 빠른 걸음으로 반쯤 걸어간 안시연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안시연은 벽을 짚고 서서 주위의 어둠과 적막함을 느꼈다. 혈액 속에서 들끓었던 알코올도 점차 차게 식는 것 같았다.안시연은 당연히 외할머니를 보러 올라가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모습을 외할머니가 본다면 걱정하실 게 뻔했기 때문이다.단지 연정훈과 같은 공간에 있기 싫었을 뿐이다.그 집은 둘이 함께 살아온 추억으로 가득하다.침실의 구석구석에도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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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제가 꼬셔서 넘어오게 한다면 어떻게 하실래요?”“네가 정말 안시연을 꼬셔서 넘어오게 만들면 그때 인정해줄게.”양지원은 속으로 어차피 양혁수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양혁수는 순식간에 활기를 되찾았다.“그래요. 어머니께서 인정해주신다면 그걸로 충분해요.”양혁수는 다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양지원은 몸을 곧게 세우며 물었다.“너 뭐 하려고 그러니?”“어머니한테 콩국 좀 사다 드리려고요.”“무섭게 왜 갑자기 안 하던 효도를 하고 그러니.”양혁수는 그저 웃었다.“기다리세요. 이 아들이 콩국 사 들고 돌아와서 효도할게요.”양지원은 양혁수가 혹여나 무슨 일이라도 벌릴까 봐 당부했다.“이 늦은 밤에 괜히 찾아가서 재수 없게 굴지 말아라. 이 시간이면 다들 잠들었을 거야.”양지원은 ‘잠들었을 거다’라는 말을 괜히 더 강조했다. 양혁수는 그저 피식 웃기만 할 뿐이었다.이미 잠들었다면 그거야말로 양혁수에게는 그 둘에게 혼란을 주기 딱 좋은 기회였다.양혁수는 주머니를 뒤적이며 밖으로 나가면서 바로 안시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밤에 갑자기 찾아가는 건 안시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여겨 설명해야 했다.양혁수는 전화를 걸면서도 안시연이 과연 받을까 내심 마음 졸이고 있었는데 안시연이 바로 받을 줄은 차마 예상하지 못했다.“여보세요?”양혁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안시연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갑자기 울린 벨 소리에 다른 사람들이 놀랄까 봐 황급히 응답 버튼을 누른 탓이었다.“무슨 일이야?”안시연은 다 갈라지는 목소리로 겨우 말을 하자 듣고 있던 양혁수는 이상함을 감지하고 물었다.“선배님 우셨어요?”“...”안시연은 코를 훌쩍이고는 다시 물었다.“무슨 일이야?”‘반복재생기도 아니고 이게 뭐야.’양혁수는 잠깐 조용히 생각하다가 말했다.“이 밤에 불쑥 전화를 드린 건 죄송합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선배님의 어머니께서 너무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참을 수 없었어요.”“...”안시연은 말이 없었다.말을 마친 양혁수는 뒤늦게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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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양혁수는 안시연에게 가까이 다가가 살짝 냄새를 맡고는 물었다.“많이 마셨어요?”안시연은 몸을 움직여 양혁수에게서 조금 멀리 떨어졌다.양혁수는 안시연의 맞은편에 앉아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이렇게 취하셨는데 연정훈 씨는 선배님이 그냥 나오게 내버려 뒀어요? 늑대가 선배님 물어갈까 봐 걱정도 안 되시나 봐요.”“나 이래 보여도 정신은 맑아.”참 겁도 없다.양혁수는 손으로 가위를 만들어 안시연의 눈앞에서 흔들었다.“이게 몇으로 보여요?”“... 팔.”“어이구 진짜 말짱하네요?”“...”안시연은 온몸이 아팠지만 웃지 않을 수 없었다.그런 안시연을 본 양혁수는 소파에 기대앉아 다리를 쭉 뻗고는 말했다.“뭐 좀 먹을래요?”안시연은 고개를 저었다.위가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아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았다.“그럼 제가 알아서 주문하고 올게요.”양혁수는 몸을 일으켜 QR코드를 찍어 경인의 지역 특색 음식을 한가득 시켰다. 그중에 콩국 두 접시는 포장해달라고 부탁했다.“우리 집 아가씨 거예요.”안시연은 콩국을 힐끗 보고는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연정훈이 아팠던 날, 안시연은 한밤중에 양나비를 보러 갔다. 돌아오는 길에 연정훈에게 줄 콩국을 샀지만 양혁수의 차에 모두 쏟아버리고 말았다.그때도 밤새 다퉜었다.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얼마 되지 않은 일이었다.하지만 이 짧은 반년 사이에 너무 많은 일이 발생한 나머지 어떤 일들은 아주 오래전 일처럼 느껴진 것이다.양혁수는 테이블을 두드렸다.“이보세요, 선배! 무슨 생각 해요?”안시연은 집 나간 정신을 다시 붙잡아 왔다.양혁수는 혀를 찼다.“지금 저를 앞에 두고 마음속으로는 연정훈 씨를 생각하는 거예요?”“...”안시연은 양혁수가 마음을 읽는 능력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양혁수는 안시연의 표정을 보고 자신이 맞게 짚었음을 알아챘다.양혁수는 순간 기분이 잡쳤지만 죽 한 그릇을 안시연의 앞으로 밀어주었다.“좀 먹어요. 얼굴 안색이 너무 안 좋아요. 남자랑 싸웠다고 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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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연정훈은 본인이 충분한 매너와 인내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장 달려들어 가 애송이와 한 여자를 두고 싸우는 건 본인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여겼다.안시연에 자신에게 화가 났다는 건 연정훈도 안다.안시연이 그저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을 원했고 그게 양혁수라는 점도 이해한다.시간이 되면 얌전히 자신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것. 연정훈은 그거 하나면 충분했다. 연정훈은 안시연이 정말로 양혁수와 무슨 일을 벌일까 의심하지 않았다.안시연은 원래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양혁수가 주문한 음식들이 하나둘 나오자 새삼 입맛이 돌았다.중간에 닭발 한 접시가 나왔다. 양혁수는 스테인리스 숟가락으로 닭발의 뼈를 발라냈다. 막힘없는 양혁수의 전문적인 손놀림은 안시연을 놀라게 했다.“... 배웠어?”“우리 집이 전생에 무뼈닭발을 팔던 집이었거든요.”안시연은 또 바람 빠지게 피식 웃었다.“먹어요. 그리고 힘없이 처져있지 말아요. 보고 있는 제가 다 힘들어요.”양혁수는 분명 찻잔을 들고 있었음에도 술을 마시는 모양으로 쿨하게 두 모금 마셨다.안시연은 다시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나서야 고개를 숙이고 음식을 먹었다.안시연은 연정훈의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온갖 애를 썼다. 그러려면 양혁수에게 먼저 말을 거는 수밖에 없었다.혁수 씨 상처는 어떻게 됐어?”“지금 벗어서 보여드릴까요?”“... 아무래도 그만하는 게 좋겠어.”“그래요. 날씨도 추워서 저도 감기 걸릴까 봐 무섭네요.”...두 사람은 끊길 듯 이어지는 대화를 주고받으며 음식을 거의 바닥냈다.양혁수는 안시연을 데리고 드라이브를 하며 밤공기를 마시게 해줄 계획으로 안시연을 차에 태웠다.하지만 차에 앉은 안시연은 또다시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했다. 게다가 아까 많이 먹은 탓에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더 심해졌다.“나 좀 쉬고 싶어...”양혁수는 둘의 좌석을 모두 뒤로 눕히고 선루프를 열어 안시연에게 별을 보여주었다.안시연은 밤하늘에 홀로 반짝이는 외로운 별을 보며 눈을 깜빡였다. 마음은 평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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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안시연은 밝은 빛에 놀라 눈을 뜨자마자 코앞에 있는 양혁수의 얼굴을 발견했다.안시연은 깜짝 놀라 무의식 간에 뒤로 물러났다.양혁수는 쯧쯧 혀를 찼다.양혁수는 손을 들어 빛을 가리는 것이 아닌 차에 시동을 걸고 따라서 라이트를 켰다.안시연은 하는 수 없이 겨우 몸을 일으켜 어떤 재수 없는 사람이 이 도련님의 심기를 건드렸나 확인하려 했다.사실 양혁수도 맞은 편의 사람이 누구인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두 자동차 라이트가 경쟁이라도 하듯이 마주 보고 밝히고 있으니 시야에는 온통 하얀 빛만이 들어차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3초 정도 대치 끝에 상대방이 물러설 기미가 없자 양혁수는 작게 욕을 읊조리며 차에서 내렸다.양혁수는 칼에 찔린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만약 누군가와 싸움이라도 난다면 정말 큰 일이었다.안시연은 손을 뻗어 양혁수를 잡아 세웠다.“충동적으로 굴지 마.”양혁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안시연에게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하려던 찰나, 강렬한 빛을 뚫고 성큼성큼 다가오는 남자를 어렴풋이 확인했다.‘연정훈? 하!’순식간에 침착해진 양혁수는 다시 운전석에 앉아 안시연에게 더 바짝 붙었다.안시연이 여전히 당황해하고 있을 때 차 문손잡이가 당겨졌다.눈치 빠른 양혁수가 한발 먼저 차 문을 잠갔다.그러고 나서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창문을 두드리는 힘은 전혀 작지 않았다.안시연은 고개를 들어 남자의 잔뜩 가라앉은 두 눈을 마주하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연정훈이었다.안시연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해하고 있을 때 양혁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선배님 뭘 무서워하고 그래요. 저 사람은 전애인과 여전히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 사이잖아요. 근데 선배님이 저 좀 만나고 저랑 말 몇 마디 한 게 무슨 큰일이라고 그래요.”안시연은 입술을 깨물었다.양혁수의 말이 맞았다.안시연은 양혁수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소현주의 냄새를 온몸 가득 묻히고 온 연정훈과는 감히 비교도 안 되었다.창문을 사이에 두고 서로 한참을 대치했다.그러자 안시연의 핸드폰이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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