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달빛은 너무 아름다웠고 술은 너무 달콤해서 양석진의 방어와 감정의 억제가 서서히 풀려갔다.양지원은 양석진의 허리를 안고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나 머리가 좀 어지러워요...”그녀는 말하면서 양석진의 턱에 머리를 비볐다.그들은 바닥에 나란히 앉아 있었고, 주위에는 먹을 것과 놀 것들이 흩어져 있어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양석진은 한 손으로 양지원의 머리를 받쳐주며 그녀를 천천히 눕혔다.양지원은 자연스럽게 그의 목을 감고, 양석진은 한 손으로 몸을 지탱하며 가까운 거리에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오빠도 어지러워요?”양지원은 나른하게 물었다.“잘 모르겠어.”양석진은 조용히 답했다.양지원은 미소를 지으며 양석진의 품에 더 깊이 파고들었다.“오빠, 바보예요? 어지러운지 안 어지러운지는 스스로 느껴지는 거잖아요.”양지원은 그렇게 말하고 나서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저는 졸려요…오빠, 나 좀 안고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어요?”어릴 적부터 늘 그랬기에 양지원은 자연스럽게 말했다.그러나 양석진은 움직이지 않았다. 양석진은 양지원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양지원은 볼을 부풀리며 양석진 손바닥의 시원한 감촉을 즐기다가 고개를 돌려 양석진과 눈을 마주쳤다.비몽사몽한 상태였지만, 양석진이 어두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순간 그녀는 잠시 정신이 들었다.“오빠...”입술이 맞닿는 순간 양지원은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 양석진의 숨결이 몰아치며 그녀의 입 안으로 파고드는 순간이었다.“으읏!”독한 술과 과일 향 그리고 성숙한 남성의 체취가 뒤섞여 있었다.양지원의 머릿속은 폭발할 듯 어지러웠고 그녀는 눈을 크게 떴다.양석진이...그녀에게 키스하고 있었다.그 이후의 기억은 고통스럽고 씁쓸했다. 마치 무딘 칼날이 상처를 다시 후벼파는 듯 아팠다.그날 양지원은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그 사건 뒤에 그녀는 양석진에게 매정하게 말했다.“오빠, 미쳤어요!”“난...난 오빠의 여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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