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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Chapter 461 - Chapter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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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1화

양지원은 조금 전에 깨어났다.양지원이 누워 있는 침대 옆으로 양민아가 양지원을 위해 뜨거운 죽을 식히고 있었다.어린 딸이 엄마를 알뜰살뜰 살피는 모습에 다들 효녀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하지만 가식적인 가면 아래 양민아는 사실...그때 병실 문이 벌컥 열렸다.양혁수가 빼꼼 들어오더니 양지원의 얼굴을 살피며 말했다.“역시 엄마는 달라요. 병문안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다 섰다고요.”양지원은 양혁수를 보며 착잡한 기분이 들었지만 이 자리에는 양지원도 함께였기에 애써 덤덤하게 말했다.“누구 왔어?”“안시연 씨요.”그 말에 양민아가 실수로 숟가락을 떨어뜨렸고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양지원은 감정에 북받쳤지만 양민아의 소란에 다시 경계 태세를 했다.그리고 침착하게 물었다.“안시연 씨는 어떻게 왔어?”“누가 바래다줬어요.”“연정훈?”이에 양혁수가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양지원이 고개를 끄덕였다.“들어오라고 해.”“네.”병실 문이 더 크게 열리고 안시연이 과일 바구니를 들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 뒤로 연정훈도 따라 들어왔다.안시연은 편안한 옷차림에 두꺼운 외투를 입었는데 목에는 귀여운 머플러가 둘려 있었다. 추운 곳에서 따뜻한 곳에 들어오니 두 볼에는 빨간 홍조가 나타났으며 이에 또래보다 훨씬 어리게 보였다.안시연이 병실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양지원은 천천히 안시연의 얼굴을 살폈다.눈, 코, 입, 얼굴형까지.그리고 안시연이 쿠키를 먹고 식물 중독에 걸렸던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양지원은 의사에게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지 물었고, 의사는 체질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모든 사람이 양석진과 안시연처럼 격한 부작용이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안시연...어쩌면 양지원과 양석진 사이의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생각에 양지원은 코끝이 시큰거리고 눈물이 앞을 가렸으며 표정 관리가 어려웠다.“양 대표님.”안시연이 한 걸음 더 다가가 다정하게 양지원을 불렀다.양지원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애써 침착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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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양지원에게 볼일이 있어 보이자 안시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양 대표님 바빠 보이시는데 저희는 이만 돌아가 볼게요.”양지원은 핸드폰을 손에 꼭 쥔 채로 안시연을 올려다보았다.속은 문드러지고 해졌지만 행여나 다른 사람이 눈치챌까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벨 소리는 여전히 울리고 있었다.안시연과 연정훈이 돌아갈 준비를 했고 양지원은 덤덤하게 통화 거절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연정훈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어머니께서 걱정이 많았을 텐데 괜찮다고 말 좀 전해주렴.”“네. 몸조리 잘하시고 설 연휴에 다시 보러 올게요.”“그래.”양지원은 양민아를 시켜 손님 배웅을 하라고 했다.양민아는 아직 친자 확인 결과를 받지 못했다. 벌써 이틀 동안 안절부절 기다리고 있었는데 불안한 마음에 안시연이 병실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양지원의 얼굴만 살피고 있었다.하지만 양지원의 얼굴을 아무리 살펴도 단서를 찾아낼 수 없었다.양민아는 미소를 지은 채로 안시연과 연정훈을 배웅했고 조금 있다가 센터에 다시 연락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한 무리 사람들이 모두 병실을 나서고 양지원은 그제야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뭔가 통하는 것이 있는 건지 양지원이 전화를 걸려는 순간 양석진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양지원이 심호흡을 하고 수신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지원아.”양석진의 목소리가 조금 차가웠다.“병원에 입원한 거야?”양석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양지원은 눈물이 앞을 가렸다. 양석진은 나이가 지긋하지만 여전히 여러 가지 일들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양지원은 눈물을 들킬 까 빠르게 벽을 향해 돌아누웠으며 한참 호흡을 고르게 하고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조금 피곤했나 봐요.”상대는 잠시 뜸을 들였다.“무슨 일 있었어?”“아무 일도 없어요...”“그런데 왜 울어?”그 순간 양지원은 겨우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이 풀렸다.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흐르고 양지원은 몸을 일으켜 빠르게 휴지로 눈물을 닦았다.그러나 양지원은 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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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복도에서 안시연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양혁수의 기분이 조금 울적해 보이자 안시연이 먼저 양혁수에게 말을 걸었다.“양 대표님 컨디션 좋아 보이는데 너무 걱정하지 마요.”양혁수는 양지원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뀐 것 같아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안시연을 향해 아무렇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이제 어딜 가는 거예요?”“집으로 가야죠.”“오늘은 시간이 없고 이틀 뒤에 다시 약속 잡아요.”양혁수의 기분이 조금이라도 풀리도록 안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엘리베이터 안에서 안시연과 연정훈이 앞줄에 섰고 양혁수는 두 사람 뒤에 섰다. 그래서 양혁수와 대화하려면 안시연은 계속 고개를 돌려야 했는데 그래도 귀찮은 내색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그렇다 보니 안시연은 내내 연정훈을 등지고 고개를 돌린 자세였다.몇 초 사이 연정훈의 얼굴은 완전히 굳어버렸다.양민아는 세 사람의 오른쪽 쪽에 섰고 불편해하는 연정훈을 눈치챘다. 그런데 여전히 양혁수와 ‘알콩달콩’ 대화하고 있는 모습에 양민아도 화가 났다.검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양민아는 왠지 벌써 걱정이 태산이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걱정은 커졌다.그리고 양민아는 또 다른 의문이 하나 있었다.만약 양혁수가 정말 소현정의 자식이라면 안시연과 양혁수는 배다른 형제였다. 그런데 왜 두 사람은 혈연관계가 없는 걸까?설마...양지원이 다른 사람과 아이를...이 생각만 하면 양민아는 소름이 돋았다.띵.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한 무리 사람이 그 안에서 내렸다.안시연은 양혁수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려 했고 양민아는 연정훈과 대화를 하고 싶어 했다.하지만 모든 게 무산이 되었다. 연정훈이 안시연의 손을 잡고 막무가내로 그 자리를 떠나버린 것이었다.남겨진 양민아의 얼굴은 보기 좋게 구겨졌고 양혁수는 헛웃음을 지었다.안세연은 두어 번 뒤를 돌아다보다가 연정훈의 빠른 발걸음에 맞추기 위해 다시 정면을 바라봤다.긴 다리로 이렇게 빨리 걸다니, 짧은 다리 안시연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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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안시연은 연정훈이 정말 연락을 한 건지 잠시 고민했다.그러자 연정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지금 전화 걸어봐도 좋아.”“...”안시연이 입을 삐죽이며 다시 차에 올랐다.‘바래다주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고 하지 뭐. 어차피 연정훈 시간만 낭비하는 건데. 연정훈 시간이 좀 비싼 것도 아니고.’안시연이 또다시 번복이라도 할 까봐 연정훈은 노심초사해했다.“안전벨트.”연정훈의 말에 안시연이 묵묵히 벨트를 착용했다.딸깍.안전벨트가 잠금장치인 듯 안심하며 연정훈은 차에 시동을 걸었다.동네 부근에 도착하고 연정훈은 뒷좌석의 선물 세트와 안시연의 짐을 위층으로 올렸다.외할머니는 안시연을 발견하고 잔소리를 늘어놓다가 뒤를 따른 연정훈을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연정훈더러 같이 저녁 식사를 하자며 제안했다.“이 사람 바빠요.”안시연이 대신 거절했다.“...”연정훈은 안시연의 말에 태클을 걸고 싶었으나 우선 하고 싶은 말이 있었기에 안시연의 말대로 했다.“조금 있다가 약속이 하나 있어서 오늘은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이틀 뒤 설 연휴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그래, 그래.”외할머니는 활짝 웃으며 알겠다고 답했다.주방에서 소현정은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귀는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여우 같은 계집애, 운도 참 좋지. 정말 연정훈을 꼬시기라도 한 거야?’그러나 이 생각에 소현정은 또 짜증이 났고 괜스레 긴장되었으며 오성호에게 빨리 이 사실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이제 모든 걸 서둘러야 했다. 사실이 들통이 나기 전에 오성호가 하루빨리 양지원의 사업을 손에 넣어야만 했다. 여우 같은 모녀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는 건지 운도 참 좋았다.다른 한편, 안시연은 연정훈을 배웅하러 집을 나섰다. 그러나 집을 나선 안시연은 바로 표정을 굳혔다.바람보다도 더 빠른 태도 전환에 연정훈은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연정훈은 안시연의 손을 잡고 싶었으나 안시연이 슬쩍 손을 뒤로 빼버렸다.그렇게 층계 앞까지 걸어간 안시연이 말했다.“이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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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잠시 정적이 맴돌았다.안시연은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고 연정훈을 등진 채로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며칠 만나지 못한 사이 연정훈은 입만 더 번드르르해진 것 같았다. 강남에서 질문했을 때만 해도 연정훈은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안시연이 조금 흔들렸다는 걸 눈치챈 연정훈이 뒤로 안시연을 꼭 껴안았다.안시연은 품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쳤으나 소용이 없었다.“이 손 놔요.”“지금 나랑 같이 돌아가고 싶지 않으면 그렇게 해도 좋아. 이틀 뒤 연휴에 널 데리러 올게. 우리 같이 밥 먹자.”연정훈은 안시연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으며 삐진 여자 친구를 달래는 말투였다.안시연이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그날 외할머니랑 있을 거예요.”“외할머니한테 2시간만 허락 맡을게.”“허락 못 맡아요.”안시연은 왠지 지금 자신의 모습이 조금 유치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품 안에서 점점 목소리가 낮아졌다.연정훈이 두 팔로 안시연을 꽉 껴안고 말없이 체온을 나누었다.안시연은 여전히 뾰로통해 했지만 방금처럼 가시를 세우지는 않았다.얼마 뒤 연정훈은 안시연의 턱을 잡고 빠르게 입술에 뽀뽀했다.!그리고 연정훈은 바로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이마를 맞대며 말했다.“새해 선물은 이미 강남에 준비해 뒀어.”“...”“그러니까 나랑 밥 좀 먹자. 선물 받아 가고 올해 행복하게 지내는 거야. 우리 이렇게 서먹하게 지내지 말자, 응?”연정훈이 안시연을 얼리고 달래며 자신의 울타리에 서서히 가두었다.안시연은 더 이상 연정훈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았으나 사람 마음은 칼같이 잘리는 게 아니었기에 자꾸 흔들렸다.성공이 코 앞으로 다가오자 연정훈은 안시연의 입술을 지그시 바라보며 조금씩 다가갔다.입술이 맞닿고 안시연은 심장이 떨려왔다.그러나 그때!안시연이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연정훈을 밀어내며 품 안에서 뛰쳐나왔다.“...”거의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 연정훈이 입맛을 다셨다.“시연아.”“빨리 돌아가 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안시연이 연정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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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안시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고 부승희와 반우희가 보였다.반우희가 활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언니, 해피 뉴 이어.”“해피 뉴 이어.”막 스타일링을 마친 부승희는 머리가 찰랑거렸다. 부승희는 연 푸른 색 털 외투와 하얀 바지를 맞춰 입었다.그리고 외출용 부츠는 비율을 더 길게 보이게 했다.반우희는 부승희의 옆에서 왠지 더 자그마하게 보였다.“이 집 너무 찾기 힘들었어요. 정훈 오빠는 왜 이런 집을 찾아준 거예요?”부승희가 입을 삐죽였다.그러자 반우희가 되물었다.“여기가 찾기 어려웠어요?”“네? 아... 아니에요.”“...”안시연은 살짝 웃음을 터뜨렸다.“이 집은 제 어머니가 외할머니랑 같이 살려고 찾은 집이에요.”부승희가 고개를 끄덕였다.부승희는 안시연을 데리러 왔는데 마침 반우희와 마주쳤다. 그리고 반우희까지 함께 데리고 가려고 했다. 왠지 반우희라면 자신의 얼음 같은 오빠를 녹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가요. 제가 작은 파티를 하나 주최했어요.”그리고 부승희는 방문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외할머니에게 말했다.“외할머니, 저희 안시연 씨랑 놀러 갈게요. 저녁 먹기 전에 돌아올 것 같은데 그래도 괜찮을까요?”외할머니는 부승희를 처음 만났지만 스스럼없는 부승희에 조금 당황해했다.“어? 그래, 그래.”외할머니는 얼떨결에 대답했고 안시연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아직 시간도 이르니 외출해 바깥 공기를 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안시연은 옷을 갈아입고 두 사람과 밖으로 나갔다. 반우희는 어린 동생들도 함께 데리고 떠났다.그렇다 보니 차 안은 북적북적 소란스러웠다.부승희는 붙임성이 좋은 편이라 간식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부승희가 말한 파티는 인조 호수를 낀 파티장에 위치했으며 온갖 오락 시설을 갖춘 곳이었다. 바닥에는 인조 눈도 쌓여 있었고 나뭇가지 위에도 예쁘게 장식을 하니 바깥세상과는 동떨어진 동화 세계 같았다.그리고 누군가 준비한 과일 와인의 향이 아주 좋았다.차에서 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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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양씨 저택.새해 전날 어르신이 집을 찾았고 저택 안의 사람들은 애써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했다.그러나 위층 양지원의 방은 전등 하나 켜지 않고 캄캄했다.어젯밤 양지원은 친자 확인 결과를 받았다.양지원과 양혁수는 정말 혈연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그리고 안시연이 친딸이 맞았으며 안시연과 양혁수는 혈연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다.만약 양혁수가 오성호의 자식이라면 안시연은 양지원과 양석진 사이의 딸일 것이다.행여나 검사 결과에 문제가 존재할까 양지원은 사람을 시켜 다시 검사를 진행해 보라고 했다.하지만 결과는 일치했다.사실 예상은 했었지만 그래도 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양지원은 오늘 하루 양혁수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똑똑똑.노크 소리와 양혁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삼촌 왔어요.”양지원은 심장이 철렁했다.양지원이 미처 대답을 하기도 전에 문이 조금 더 열렸다.양혁수가 고개를 빼꼼 내밀며 물었다.“여사님, 아들 들어가도 될까요?”양혁수는 어릴 때부터 눈치가 빨랐고 이틀 동안 양지원의 이상을 눈치챘다.양지원도 이를 알아차렸고 왠지 코끝이 찡해졌다. 그래서 침대 무드 등을 더 어둡게 조절하며 말했다.“들어오렴. 그리고 엄마 외투 좀 찾아줘.”“네, 좋아요.”양혁수는 미소를 띤 채로 방 안에 들어갔다.정원의 소란스러운 소리에 양지원은 심장이 쿵쾅거렸으며 양혁수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양혁수는 외투를 양지원에게 건넸다.“그럼 전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그래.”어둠 속에서 양지원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가라앉혔고 천천히 외투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양석진의 등장에 거실은 더 북적거렸다.양지원은 층계에서 양석진과 시선을 마주했다.“몸은 좀 어때?”양석진의 질문에 양지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많이 좋아졌어요.”저녁 식사 전 양석진은 간단하게 세수하려 했다.그래서 양지원을 지나쳐 방으로 걸어가는 데 무의식적으로 움찔거리는 양지원이 보였다. 양지원은 짙은 다크써클이 내려오고 많이 수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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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양지원은 얼떨결에 자리에 앉았고 여전히 잔뜩 긴장한 얼굴이었다.양석진은 양지원의 뒤에서 손을 뻗어 양지원의 이마를 만졌다.양지원은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따뜻한 양석진의 손바닥은 양지원의 이마에 잠시 머물다가 떨어졌다. 따뜻한 온기가 사라지자 양지원은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열도 나지 않고 감기도 아닌데 왜 얼굴에 핏기 하나 없는 거야?”양석진이 덤덤하게 물었고 양지원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막 잠에서 깨서 그래요...”양석진은 말없이 옆자리 의자로 나란히 앉았고 오래전 양지원의 공부를 가르쳤던 그 시절이 겹쳐 보였다.양석진은 샤워하고 편한 셔츠로 갈아입었는데 옅은 우드 향을 풍겼다.양지원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일은 다 끝냈어요?”연휴 첫날에 온다던 양석진이 오늘이 되어서야 나타났고 아마도 볼일이 있었다고 생각되었다.“끝냈어.”“이번엔 얼마나 있을 거예요?”“이틀.”“그래요...”양지원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조금 어색해진 분위기에 양지원이 펜을 잡고 종이 위로 글을 끄적였으나 대체로 낙서에 가까웠다.양석진에게 두 사람 사이에 딸이 있다는 걸 알려준다면 양석진이 어떤 표정일지 궁금했다.그러나 인상을 찌푸린 양지원이 낙서를 끄적이는 모습에 양석진은 기분이 점점 나빠졌다.오성호 같은 소인배를 계속 마음에 담아두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새해인데 그 사람한테 연락은 했어?”아마도 부부 싸움이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두 사람이 아직도 법적상 부부라는 생각에 얼굴을 굳혔다.양지원은 며칠 동안 꿈을 꿔도 오성호를 죽이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심혜설과의 약속 때문에 오성호와 바로 관계를 끊지 않은 게 후회가 되었다. 그리고 어르신이 자주 재혼을 제기하자 이혼을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고 이젠 오성호와의 이혼이 점점 어렵게 되었다.양석진이 입에서 오성호라는 이름이 나오자 양지원이 얼굴을 팍 찌푸렸다.“무슨 연락을 해요.”양석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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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양창수는 양석진의 오랜 오른팔이었고 양씨 가문에서는 양혁수의 삼촌 대접을 받았다.같은 시간 양창수는 양씨 가문 사람들과 정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위층을 올려다보니 양석진의 방은 컴컴했지만 양지원의 방에는 전등이 켜져 있었다.쯧쯧.양창수가 혀를 차며 양석진이 내려오기만을 기다렸다.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양지원의 전등마저 꺼지자 양창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양석진이 양지원의 방에 있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과연 그 예상이 맞았다.몇 분 후, 등 뒤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에휴, 양석진 의원도 참.’‘국가 대사에는 참 이성적인 분이 여자관계는 참 서툴러.’양석진이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 양창수는 예의를 갖춰 차를 따랐다.“더 시키실 일이 있으신가요?”양창수가 입을 열자 양석진이 바로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고 양창수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그렇게 웃지 마. 눈가 주름 생겨.”“...”‘젠장.’‘여자관계가 순탄하지 않은 건 모두 저 입 때문일 거야.’그러나 양창수는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네, 알겠어요.”양석진은 평소에 담배를 자주 피우는 편이 아니었으나 양지원을 만나는 날이면 꼭 담배를 찾았다.양창수는 눈치껏 양석진에게 담배를 건네주었다.‘왜 애꿎은 담배만 찾아.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아가씨에게 직접 하면 되잖아.’“내일 오후 시간을 내서 그 사람 주변 조사 좀 해줘.”그 사람은 당연히 양지원을 의미했다.양창수가 조금 놀란 얼굴로 물었다.“아가씨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요?”“그래. 나한테 뭘 숨기고 있는 것 같아.”양석진이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이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양석진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양지원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하지만 양지원은 여전히 양석진에게 선을 그었다.하필이면 그 종이에 오성호라는 세 글자만 계속 적을 건 뭔가?양창수가 입을 열었다.“아가씨 쪽 일은 손문병 씨가 맡고 있습니다.”“그 사람한테 직접 물어.”“절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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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반우희는 조금 멈칫했다.다른 여자였다면 얼굴을 붉혔을 테지만 반우희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하늘을 향해 맹세했다.“변호사님께 사심이 있다면 다음 생에도 변호사가 되지 못하는 벌을 받겠습니다!”이승우가 눈썹을 찡긋거리며 물었다.“변호사 하고 싶은 이유가 승원이랑 가깝게 지내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었어요?”반우희는 여전히 바른 자세였다.안시연은 반우희가 정자세로 선 모습이 왠지 어색하게 보였다.“아니에요. 전 정말 법이 좋고 법으로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반우희의 말에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그러나 부승희는 쯧 하고 혀를 찼다.“에이, 난 또 우리 오빠 좋아하는 줄 알았네.”“아니에요.”반우희가 다시 자리에 앉자 곁에 앉은 부승원은 덤덤한 얼굴로 와인을 삼켰다.그때, 이승우 옆자리 여자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맹세는 주먹 쥐고 하는 게 맞아요?”...그러자 주변은 갑자기 조용해졌다.이승우는 여자의 이마에 짧게 키스하며 말했다.“우린 모른 척 넘어가 주면 돼.”여자는 부끄러운 듯 이승우의 품을 파고들었고 부승희는 무표정으로 일관했다.이어 사람들의 시선이 자꾸 반우희를 향했으나 반우희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음식을 입에 욱여넣었다.그러나 안시연은 반우희의 귓불이 살짝 빨개진 걸 눈치챘고 빨개진 귓불은 반짝이는 불꽃 아래에서 크게 티가 나지 않았다.사람들은 또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부승원을 살폈다.부승원은 조금 불편한 기색으로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반대편에 있는 다른 여변호사와 대화를 나눴다.부승원은 차가운 성격이지만 필요하면 언제든지 여자 친구를 만들 수 있었다.그러니 부승원이 왈가닥 소녀를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없었다.반우희가 조용해진 걸 발견한 안시연이 먼저 다가가 말했다.“우희 씨, 우리도 이만 돌아갈까요? 외할머니가 기다릴 거예요.”“아... 네!”반우희는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동생들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부승희는 그제야 방금 자신의 질문이 선을 넘은 질문이었다는 걸 깨달았다.술을 마셨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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