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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Chapter 471 - Chapter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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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김세연이 연달아 두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연정훈은 모두 거절했다.안시연은 연정훈의 품에 기댄 채로 물었다.“가족 모임 없어요?”“없는데? 그럼 너희 집에서 같이 밥 먹어도 돼?”“...”이에 안시연이 작게 중얼거렸다.“정말 뻔뻔하긴.”연정훈은 잠시 멈칫하다가 웃음을 터뜨렸다.나이가 서른 가까이 되도록 처음으로 누군가 자신에게 뻔뻔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했다.안시연은 여러 차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으나 연정훈이 강제로 자신의 품 안으로 앉게 했다. 안시연이 입을 열려고 하면 바로 키스로 말을 삼키게 했다.“음...”안시연이 발버둥 쳤다.“이거 놔요...”연정훈은 술을 마셨고 좀 더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그래서 안시연을 꽉 끌어안고 뜨거운 온기를 품은 손으로 안시연의 스웨터 위를 더듬었다.동거했을 때는 밤낮으로 붙어 지냈으니 이렇게 오래 떨어지긴 처음이었다. 그렇다 보니 더 예민해지고 작은 자극에도 몸이 후끈 달아올랐다.안시연이 작게 신음을 뱉자, 차 안의 공기는 더 뜨거워졌다.연정훈은 안시연을 들어 자기 다리 위로 앉혔다. 그리고 정면으로 자신을 마주 보게 했다.안시연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아래로 꾹꾹 눌러 자극을 주었다.안시연은 달뜬 숨을 내쉬며 얼굴을 붉혔으며 온몸의 힘이 풀렸다.“기사, 기사가 있어요.”연정훈은 안시연의 목에 키스하며 말했다.“담배 피우러 나갔어.”“그래도 안 돼요...”연정훈은 한 손으로 안시연의 두 팔목을 잡고 머리 위로 올렸다. 그리고 스웨터를 올려 허리를 더 깊게 매만졌다. 이어 손은 서서히 안시연의 바지 벨트로 향했다.“연정훈 씨...”안시연이 고개를 쳐들고 작은 목소리로 연정훈의 이름을 속삭였다.“소리 내지 말고 천천히 느껴.”안시연은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온몸이 불덩이가 된 것 같았다.외할머니는 집에서 자신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 어떻게 차 안에서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건지 믿기지 않았다.머릿속으로 아우성을 쳐도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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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부승원은 한참이 지나도록 건물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안시연은 가만히 앉아 있기 힘들었다. 차 안에는 아직 불씨가 남아 있었고 자칫하면 불장난이 또 시작될 수 있었다.“내가 내려서 확인해 볼게요, 변호사님이 우희 씨 집 안으로 들어갔는지도 모르잖아요.”그리고 안시연은 옷을 정리하고 차에서 내렸다. 발이 바닥에 닿는 순간 다리가 후들거리는 게 느껴졌다.방금 전의 상황을 떠올리며 안시연은 또 얼굴을 붉혔다.연정훈도 안시연을 따라 차에서 내려 건물로 향했다.“여기까지 온 이상 외할머니께 인사는 드려야지.”연정훈의 당당한 모습에 안시연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설 명절에 연정훈 가문이 가족 모임을 가지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자꾸 본인의 집을 찾는다니. 이러다가 연정훈의 어머니가 또 골치 아픈 일을 만들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두 사람이 나란히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데 층계 쪽에서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난 너한테 전혀 관심 없어. 너랑 난 절대 가능성이 없다고.”차가운 목소리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안시연은 그 자리에 굳었다.너무 심한 말에 듣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안시연이 깜짝 놀라 자리에 굳어버렸고 부승원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다.“아이들의 얼굴을 봐서 다시 한번 말해줄게. 네가 변호사가 될 가능성은 없어.”“그런데 난...”“네가 읽고 있는 책은 너에게 오히려 독이 될 거야.”“...”“그리고 안시연 씨와 연정훈을 그만 지켜봐. 네가 안시연 씨를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아? 두 사람이 결혼할 가능성도 미지수인데 너라고 다를 것 같아? 그러니까 정신 차리고 현실 직시 제대로 하고 네가 할 수 있는 것만 바라고 살아.”안시연은 입을 꾹 다물었다.안시연 뒤에 선 연정훈의 얼굴도 굳어져 있었다.두 사람이 결혼할 가능성이 미지수라니.부승원은 거절하려면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만 말하지 왜 애꿎은 다른 커플을 저주한다는 말인가?부승원은 할 얘기를 마치고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그리고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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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선물이요?]안시연의 질문에 연정훈이 답했다.[외투 주머니 확인해 봐.]주머니?안시연은 의아해하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고 거실에 내려놓은 외투를 찾아 양쪽 주머니를 뒤졌다.왼쪽 주머니에는 어느 주얼리 브랜드의 영수증이 있었다.그리고 안시연은 이 브랜드가 보석 브랜드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연정훈이 메시지를 또 보내왔고 안시연은 깜짝 놀라 굳어버린 몸을 서서히 돌렸다.[그건 예약금 영수증이고 이미 여러 디자인을 골라뒀어. 출장 다녀오면 같이 가서 결정하자.]안시연은 그 자리에 멈췄다.소파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생각에 잠긴 안시연은 무슨 대답을 할지 몰라 망설였다.며칠 전만 해도 결혼 생각이 없다더니 갑자기 무슨 감정 변화가 찾아온 건지 모를 일이었다. 이번에도 또 자신을 홀리는 수작이 아닌지 의심이 가기도 했다.‘정말 나와 결혼하려는 걸까?’[이 브랜드가 별로라면 다른 브랜드도 좋아.]연정훈의 메시지를 보며 안시연은 머리카락을 흩트렸다. 그리고 한참 고민 끝에 메시지를 전송했다.[여긴 대부분 결혼반지일 텐데요.][나도 알아.]...[결혼하는데 반지 아니면 뭘 사겠어?]연정훈은 아주 직진이었다.안시연은 소파에 몸을 기댄 채로 맞은 편의 식탁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서프라이즈가 아니었다면 거짓말이었다. 갑자기 원하는 걸 손에 넣게 된 기분은 뜬구름 위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자칫하면 구름 아래로 떨어질 것 같은 공포가 찾아왔다.그래서 자꾸 설마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갔다.그렇게 한참을 침묵 속에 있는데 연정훈이 전화를 걸어왔다.갑작스러운 벨 소리는 조용한 집에서 유난히 우렁차게 들려 황급히 거절 버튼을 눌렀다.[가족이 자고 있어요.][난 너도 잠이 든 줄 알고.]...안시연은 무릎을 껴안은 자세로 한 손으로 타자했다.[내가 원하는 결혼은 혼인 서류를 작성하고 법적 효력이 있는 부부 사이를 원하는 거예요. 반지 하나만 있는 그런 결혼이 아니에요.][응. 일반적인 결혼은 원래 그런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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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그날 밤 안시연은 긴장되고 불안한 마음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다행히 그다음 날에는 별다른 일정이 없었다.연정훈도 아마 고객사를 만나러 가야 할 테니 시간이 없을 것이다.도심과 조금 떨어진 이곳은 친구와 가족이 없다면 명절 느낌이 덜했다.안시연은 반우희와 버섯 머리 아이들과 근처를 함께 걸었고 명절 기운을 조금 느꼈다.그리고 이른 시간, 양혁수가 문자를 보내왔다.[해피 뉴이어.]안시연은 이모티콘으로 답변했다.양혁수는 읽었지만 다른 말이 없었다. 왠지 양혁수의 기분이 별로인 것 같았다.점심시간이 되고 주임이KTX 시간을 놓치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냈다.“설 연휴인데 제대로 쉬지도 못하게 회사는 왜 너한테 일을 시키는 거야?”외할머니는 푸념하시며 안시연을 위한 간식을 챙겨주었다.소현정은 한편에 앉아 간식이나 먹으며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오성호는 화서시로 떠났다. 이틀 전 양지원이 새해부터 양혁수가 일을 이어받게 할 것이라 말했고 아예 화서시의 전체 산업을 양혁수에게 물려줄 것이라 했다.‘흥.’‘내 아들은 양씨 가문에서 복을 누리고 있는데 저 계집애는 마음대로 하라지 뭐.’안시연은 계속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외할머니의 잔소리를 들으며 불안한 마음이 더 증폭되었다.“내가 곁에 없어도 무슨 일이 생기면 나한테 꼭 연락하세요. 급한 일이면 위층의 우희 씨를 찾으셔도 되고요.”안시연이 걱정스러운 마음에 말을 늘어놓았다.외할머니는 안시연의 손을 토닥이며 말했다.“무슨 걱정을 해? 네 엄마가 여기 있는데.”안시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소현정은 믿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나이 지긋한 외할머니가 아직도 삼시 세끼를 차리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정말 외할머니만 아니었다면 엄마와의 관계는 진작 끊었을 것이다.시간이 되고 외할머니가 아래층까지 안시연을 바래다주었다.택시는 이미 기다리고 있었고 안시연은 짐을 싣고 난 뒤에 외할머니한테 폭 안기며 말했다.“혼자 있어도 잘 지내야 해요.”“그래. 걱정하지 말거라.”자꾸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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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양창수가 그곳으로 가보니 의자에 묶인 손문병은 다친 곳이 별로 없었다.‘허? 그런데 벌써 입을 연 거야?’양창수는 흥미롭다는 얼굴로 맞은편에 앉았다.“아가씨를 위해 어떤 일을 했나요?”손문병은 몸집이 큰 편이고 아주 진중한 얼굴이었다.주변 사람들을 힐끔 둘러보던 손문병이 입을 열었다.“주변 사람들을 모두 내보내 주세요.”“빨리 입을 여는 게 좋을 거예요. 안 그러면 정말 크게 다칠 테니까.”손문병이 말했다.“아가씨는 오성호를 죽이라고 지시했습니다.”양창수가 인상을 찌푸렸다.“뭐라고요?”“양혁수 도련님은 아가씨의 아이가 아닙니다.”양창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러나 손문병은 여전히 무표정으로 무자비하게 사실을 폭로했다.“안시연이라는 여자아이가 아가씨의 딸입니다.”이 말을 마치고 손문병은 양창수를 바라보았다.양창수는 큰 충격에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이런 일로 농담한다면 정말 목숨이 위험해질 겁니다.”“제가 직접 친자 결과를 받아왔습니다.”양창수는 여전히 믿을 수가 없었다.엄청난 진실에 양창수는 차라리 헛소리라고 믿고 싶었다.양창수는 뒤로 뒷걸음 하다가 인상을 찌푸리며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2초 뒤, 양창수가 분노 가득한 얼굴로 손문병을 바라보았다.“감히 이렇게 큰 일을 의원님에게 숨기다니!”‘정말 죽으려고 작정했나?’“아가씨가 그렇게 지시했습니다.”“아가씨가 죽으라고 하면 그쪽은 정말 죽을 수 있어요?”“그건 아닙니다.”“...”양창수는 두 눈을 감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더 이상 손문병과 쓸데없는 대화는 하고 싶지 않았다. 서둘러 사건 전말을 알아내야 했다.손문병이 직설적으로 말했다.“제가 보고를 하지 않았던 건 사실 찝찝한 구석이 하나 있어서 그랬습니다.”“말해요!”“안시연 씨는 아가씨의 친딸이 맞지만 그렇다면 그 아이의 아버지는 누구일까요?”양창수가 인상을 찌푸렸다.“거야 당연히...”“안시연 씨는 양혁수 도련님과 혈연관계가 없습니다.”너무 큰 정보량에 양창수는 다시 한번 벙어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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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양창수는 30년 넘게 양석진 밑에서 일했다. 양석진이 양지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거의 다 알고 있었다. 모르는 게 있다면 아주 은밀한 부분이었다.예를 들어 양석진과 양지원 사이에 은밀한 관계가 있었는지 말이다...손문병의 말도 틀린 게 없었다. 만약 그 아이가 양지원과 다른 남자의 아이라면 양석진은 분노할 게 분명했다.양창수는 의자에 앉아 계속 담배를 피웠다.손문병은 계속 부추기듯이 말했다.“양석진 씨가 화병이라도 나서 돌아가시면 아마 전국적으로 보도되고 뉴스에도 나오지 않겠습니까?”양창수는 헛웃음을 지었다.“손문병 씨는 양석진 씨가 돌아가신 후의 일에 관심이 많은 것 같네요.”손문병은 잠시 말없이 있었고 양창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이 일이 잘 풀리면 양석진에게는 일적이조인 셈이었다. 첫 번째는 양지원과의 아이가 생기는 것이고 두 번째는 양지원이 오성호를 죽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양석진이 이 사실을 알면 매우 기뻐할 것이다.하지만 일이 잘못되면 큰 문제가 될 것이다.‘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검사를 해보는 게 좋겠군.’손문병이 가볍게 기침했다.양창수가 말했다.“할 말 있으면 말하세요.”“제가 좀 성급한 제안이 있긴 한데 일이 빠르게 풀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양창수는 고개를 들었다....양지원은 2층에서 나와 복도를 지나가다 마침 양창수와 마주쳤다.“디저트를 준비해 두었으니 가서 좀 드세요.”양지원이 말했다.양창수는 미소를 지으며 주위를 살피고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말했다.“디저트는 괜찮습니다. 대신 확인할 게 좀 있습니다.”양지원의 심장이 털컥 내려앉았다.양창수의 미소를 보며 양지원은 더욱 긴장감을 느꼈다.“무슨 일인데요?”“괜찮으시다면 이쪽으로 가시죠.”양창수가 손짓으로 안내한 곳은 온실이었다.양지원은 양창수를 잠시 바라본 후 따라나섰다.온실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방 안은 따뜻했고 주변의 꽃들도 잘 가꿔져 있었다.양지원은 차를 준비하라고 시키고 양창수에게 자리를 권했다.“어서 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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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오성호 씨를 먼저 처리할 생각인가요?”온실에서 양창수는 양지원의 말을 듣고 잠시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오성호 씨는 이미 화서시에 도착했어요. 그 후의 일은 제가 모두 준비해 놨어요.”참, 빠르다.양창수는 고개를 들고 미소를 띠며 물었다.“예전에 그렇게 오성호 씨를 의지하셨는데 이제 이렇게 쉽게 놓을 수 있나요?”양지원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녀에게는 사람을 잘못 본 것이 평생 후회로 남은 상처였다.양창수에게 약점을 들킨 탓에 반박할 힘조차 없었다. 양지원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저는 양씨 가문을 위해서 하는 거예요. 이미 다 설명했으니 양창수 씨도 알아서 판단하길 바랍니다.”“일이 끝나면 바로 양석진 씨에게 말씀하실 겁니까?”“...네.”양창수는 속으로 비웃었다.이 말투로 보아 양지원은 스스로 말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양창수는 양지원이 진심으로 당황해 보였기에 더 이상 몰아붙이지 않기로 했다.“먼저 비밀로 해드릴 수는 있겠지만, 이후 일은 저에게 맡겨 주셔야 합니다.”양지원은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양창수가 덧붙였다.“이런 일은 큰아씨보다 제가 더 잘 처리할 수 있습니다.”“정말 양석진 씨에게 말하지 않을 건가요?”“말하길 원하십니까? 아니면 말하지 않길 바라시는 건가요?”양창수는 비꼬듯 되물었다.양지원의 표정은 금세 무거워졌다.양창수는 속으로 혀를 찼다.‘이런 고집불통인 성격은 양석진 씨니까 참아주는 거지.’‘됐어. 먼저 큰아씨를 진정시켜야겠어.’저택에는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이 있었다. 만약 양석진에게 모든 걸 털어놓으면 양지원이 분노할 테고 그로 인해 양석진도 사태를 수습하기 어려워질 것이었다.양창수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3시쯤 양석진 씨가 총통부 쪽 집에서 손님을 맞이할 예정입니다. 그 손님 중에 여성분도 있으니 한 번 다녀오세요. 일이 끝날 때까지는 평소처럼 행동하세요. 양석진 씨께선 눈치채지 않으셔야 합니다.”양지원은 약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양창수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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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쾅!거실 문이 바람에 의해 세게 닫혔다.양지원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고 얼굴을 돌려 양석진의 강렬한 시선을 피하고자 했다.양석진은 시선을 피하지 않고 양지원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한 걸음 더 다가왔다.그녀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두 걸음 후 양석진의 구두 끝이 양지원의 하이힐 끝에 닿았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서 그녀는 싱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양지원의 머리 위에는 양석진이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얼굴이 있었다.그녀는 침착해지려고 애쓰며 양석진을 올려다봤지만, 평소처럼 ‘석진 씨’라고 부르며 부를 수 없었다.“오빠...”양석진은 그 말을 듣자 목젖이 위아래로 움직였고 차가웠던 얼굴이 조금 풀어졌다.양석진의 가슴은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명백히 커다란 충격 속에서도 광기나 분노에 빠지지 않은 상태였다.한참 동안 대치가 이어졌다.양석진은 입을 열고 평온한 목소리로 하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양창수에게서 방금 몇 가지 얘기를 들었어.”양지원은 고개를 숙이고 손을 꽉 쥐었다.“양창수가 오후에 너를 찾아갔고 네가 인정했다고 했어.”“난...”“양창수에게 녹음이 있어.”양지원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양창수...죽을 놈의 양창수!’긴장으로 굳어 있던 양지원의 어깨는 완전히 늘어졌다.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비즈니스의 냉철함은 모두 무너져내렸고 한순간에 여러 해 전으로 돌아가 양석진에게 혼나던 모습이 되었다.양지원의 반응을 본 양석진은 마음속이 요동치며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양석진은 입을 열고 다시 물었다.“양창수가 말한 것이 다 사실이야?”“...”양지원은 어떻게 양석진에게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와 다퉜던 당시의 상황이 떠올랐다. 그 후에 약도 먹지 않고 마치 미친 사람처럼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허락했던 자신이 어처구니없었다. 임신한 후 매일 걱정했지만, 그 아이가 양석진의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는 크게 실망했다.양지원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양석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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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거실에는 숨이 막힐 듯한 정적이 스쳤다.양석진의 목소리엔 긴장감이 서렸다.“네가 무슨 근거로 그렇게 확신하는 거야?”“...”양지원은 양석진을 안고 있던 손을 천천히 내려놓고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대답했다.“나...나는 확신할 수 있어요.”“오성호가 함부로 남의 아이를 데려와 바꿔치기할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 거겠지. 맞아?”“...그런 거 아니에요.”“그런 네가 무슨 근거로 확신해?”“그냥 알 수 있어요.”양지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평소처럼 단호하게 대답했지만, 그 속엔 부끄러워 차마 다 말하지 못하는 어색함이 스며 있었다.양석진은 양지원을 바라보며 양석진의 검은 눈동자 깊은 곳에서 억눌린 감정이 꿈틀댔다.만약 양지원이 양혁수가 반드시 오성호의 아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면 남은 가능성은 하나뿐이었다. 그 시간 동안 그녀가 관계를 맺은 사람은 오직 오성호뿐이라는 것이다.하지만 그럴 리 없다.만약 그랬다면 양지원은 더 일찍 알아차렸을 것이다.양석진의 시선을 느낀 양지원은 부끄러워져서 두 걸음 물러난 뒤, 옆으로 몸을 돌렸다.양지원은 정말로 양석진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당시 오성호가 약을 썼던 것은 분명했지만, 그녀는 너무 어리석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성호가 자신을 거의 건드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양지원은 그저 양석진과만 관계를 맺었을 뿐이었다...두 사람은 나란히 서 있었으나 각자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양지원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미 너무 늦었어요. 시연 씨가 보고 싶다면 내일 아침에 공적인 이유를 내세워 출발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 당신을 주시하게 될 거예요. 그러면 석진 씨도 시연 씨도 위험해질 겁니다.”양석진은 대답하지 않았다.양지원은 그를 한 번 흘깃 쳐다봤지만, 아무 반응이 없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양석진은 분명 그녀가 오랜 세월 고집을 부린 탓에 그들의 아이가 그렇게 오랫동안 고생했다고 원망하고 있을 것이다.눈가가 뜨거워졌고 지원은 빠르게 눈을 깜빡여 눈물을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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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부엌에서.양석진은 소매를 반쯤 걷고 얼굴을 굳힌 채 조리대 앞에 서서 몇 개의 냄비를 확인했다. 뒤에서는 오븐 안에 아직도 한가득 디저트가 있었고 양석진은 디저트를 조심스럽게 꺼냈다.양지원은 문 앞에 멈춰 서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양석진은 양지원을 한번 쳐다보았다.그녀는 입술을 오므리면서 말했다.“제가 도와드릴까요?”“...”양석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디저트 좀 옮겨줘.”“네!”일이 생긴 양지원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서둘러 안으로 들어와 작은 접시에 담긴 블루베리 파이를 우아하게 들어 나갔다.양석진은 양지원에게 한 번에 간식을 다 가져가라고 쟁반을 가져다주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진지하게 걸어 나가는 양지원을 보고는 말문이 막혔다.양석진은 한동안 말없이 양지원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여전히 믿기지 않는 듯했다.양지원은 옛날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수년 동안 양석진은 양혁수를 자주 보지 못했기에 양지원이 이미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더 이상 예전의 소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했다.지금에서야 안시연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들이 정말로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20여 년 동안 양지원을 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양지원이 보낸 쿠키에 독이 들어 있었다 해도 양석진은 그것을 아껴 조금씩 먹었을 것이다. 마치 서서히 독에 물드는 것처럼 말이다.생각할수록 답답하고 화가 치밀었다.이제 이 자리에까지 왔는데도 여전히 이렇게 한심하다는 생각에 답답함이 밀려왔다.그때 양창수의 말을 따랐어야 했다.오성호를 없애고 양지원을 지구 어딘가 외진 곳에 던져놨으면 그녀를 길들일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 끝났어. 아이가 아이를 낳을 만큼 세월을 허비했으니!’양지원은 블루베리 파이를 내려놓고 자리를 살짝 조정한 후 고개를 돌리니 양석진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양석진의 눈빛은 마치 사람을 잡아먹을 듯했다.양석진이 여전히 자신에게 화가 난 것 같아 겁에 질린 그녀는 억지로 태연한 척하며 작은 접시들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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