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는 숨이 막힐 듯한 정적이 스쳤다.양석진의 목소리엔 긴장감이 서렸다.“네가 무슨 근거로 그렇게 확신하는 거야?”“...”양지원은 양석진을 안고 있던 손을 천천히 내려놓고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대답했다.“나...나는 확신할 수 있어요.”“오성호가 함부로 남의 아이를 데려와 바꿔치기할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 거겠지. 맞아?”“...그런 거 아니에요.”“그런 네가 무슨 근거로 확신해?”“그냥 알 수 있어요.”양지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평소처럼 단호하게 대답했지만, 그 속엔 부끄러워 차마 다 말하지 못하는 어색함이 스며 있었다.양석진은 양지원을 바라보며 양석진의 검은 눈동자 깊은 곳에서 억눌린 감정이 꿈틀댔다.만약 양지원이 양혁수가 반드시 오성호의 아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면 남은 가능성은 하나뿐이었다. 그 시간 동안 그녀가 관계를 맺은 사람은 오직 오성호뿐이라는 것이다.하지만 그럴 리 없다.만약 그랬다면 양지원은 더 일찍 알아차렸을 것이다.양석진의 시선을 느낀 양지원은 부끄러워져서 두 걸음 물러난 뒤, 옆으로 몸을 돌렸다.양지원은 정말로 양석진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당시 오성호가 약을 썼던 것은 분명했지만, 그녀는 너무 어리석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성호가 자신을 거의 건드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양지원은 그저 양석진과만 관계를 맺었을 뿐이었다...두 사람은 나란히 서 있었으나 각자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양지원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미 너무 늦었어요. 시연 씨가 보고 싶다면 내일 아침에 공적인 이유를 내세워 출발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 당신을 주시하게 될 거예요. 그러면 석진 씨도 시연 씨도 위험해질 겁니다.”양석진은 대답하지 않았다.양지원은 그를 한 번 흘깃 쳐다봤지만, 아무 반응이 없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양석진은 분명 그녀가 오랜 세월 고집을 부린 탓에 그들의 아이가 그렇게 오랫동안 고생했다고 원망하고 있을 것이다.눈가가 뜨거워졌고 지원은 빠르게 눈을 깜빡여 눈물을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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